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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탄핵공조에 대한 코멘트다. 여기서 '윤리적'이라는 말은 일상적인 용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스스로 이 글을 진보누리에 올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글루스 블로그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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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내가 '윤리적'이란 말을 사용할 때, 그 말은 일상언어의 용법과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어떤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에 의해 모든 행동의 적절함을 평가하는 그런 윤리가 아니라, 한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책임감 있게 감당한다는 의미에서의 윤리다.


그런 윤리의 측면에서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금까지의 행동은 얼마나 비윤리적이었던가. 생각해 보라. 언제는 그들이 '탄핵' 안 당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지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발언은 성숙한 시민사회의 야당 대표라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질스러운 것이다.

(나는 노무현식 어법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최병렬의 발언을 문제삼지 않는 사람이 노무현의 발언을 문제삼을 때엔, 그의 기준이 '합리적'이라기보단 '감정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


게다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그들이 국정혼란의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는 코메디를 연출할 때, 그것이 "우리는 책임있는 위치에 서고 싶지 않다. 다만 노무현의 그늘에 숨어서 아주아주 손쉽게 노무현이 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고 계속 계속 바락바락 소리지르고 싶다!"는 의도의 표출이 아니고 무엇이었겠는가. 그것은 김대중 정권 때부터 드러난 야당의 습성이었는데, 게다가 김대중 정권 때의 야당은 김대중 정권의 모모 정책이 사회주의적이니 어쩌니 하면서 시비를 걸었던 반면에, 노무현 정권 들어 터져나온 야당의 '시비'는 그야말로 아무 내용도 없는 공허한 시비에 불과했던 것.


그런 그들이 이제와 국민 70%가 반대하는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드러내고, (그러함으로써 언행의 자기일관성을 유지하고) 그 욕망에 대한 결과에 대해 '책임'까지 지겠다는 의미에서 매우 '윤리적'인 행위가 아니겠는가. 나는 탄핵안 가결을, "앞으로의 국정 혼란은 우리 두 당이 100% 책임지겠어요오오오~~"라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대통령의 권한이 중지된 상황에서, 국정 운영의 책임을 대통령의 권한을 중지시킨 주체들에게 묻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행위다.


혹시 이들은 그 사실을 몰랐던가? 몰랐다면 그들은 구제불능의 멍청이가 될 것이요, 알았다면 자신들의 능력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것일 테다. 혹시 이전에 무슨 능력이 있었다 한들, 일년이 넘게 정책적 사안과는 반대없이 '반노'만 외쳐온 그들에게 무슨 사태수습 능력이 남아있겠는가. 노무현의 그림자 속에서 인생 편하게 엔조이하던 그들에게, 이제 노무현-바깥으로 튀어나온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을 터, 미리 조의를 표한다.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표시하고, (탄핵안 가결) 그 욕망에 따르는 결과 (지지율 하락) 에 책임을 지는 것은, 윤리적 행위의 주체가 마땅히 짊어져야 할 짐일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의 행위를 (이전의 행위들보다) 윤리적인 것으로 인정하며, 그 행위에 합당한 결말 (몰락) 이 선포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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