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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을 아껴라

조회 수 910 추천 수 0 2004.04.28 18:29:00
나는 정말로 훌륭한 당원이었구나. 뭐 이런 글을 다 쓰고 있었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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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학교를 가다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노회찬 사무총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손석희의 맑고 단정한 목소리와 심히 대비되는, 피로하고 탁한 목소리였다. 물론 그 목소리가 시선집중의 다른 출연자에 비해 뒤진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총장 특유의 명쾌함과 능글능글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노회찬 사무총장, 국회의원 당선자는 2004년 총선이 만들어낸 최대의 스타이다. 몇몇 토론프로에서 그의 핵심을 찌르는 비유가 히트를 친 이후 그는 토론프로의 귀빈이 되었고, 검색사이트의 검색순위에서 수위에 올랐으며, 팬클럽 '리얼노사모'가 생겼을 정도이다.


언론의 혜택을 본 기억이 별로 없었던 민주노동당은 노회찬으로 인해 언론의 혜택을 톡톡히 입었다. 그래서 토론이 있을 때마다 노회찬을 내보내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물론 방송국에서도 그를 지명해서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막판 유세 현장에서 노총장은 건강이 악화되어 제대로 연설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연설현장에 나타났다. 그것이 선거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람은 일을 많이 하면 소진되기 마련이다. 특히 노회찬 총장처럼 능글능글하게 튀는 타입은 피로해서는 진가를 발휘할 수 없다. 최근의 일간스포츠의 노회찬 인터뷰 논란은 진위여부야 어찌됐든 '피로한 노회찬'이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본다. 좋지 않다.


당의 입장에서도 노회찬의 '원맨쇼'는 좋을 것이 없다. 깨지면 깨지는 대로, 다른 사람을 계속해서 내보내야 한다. 토론의 기술을 배우는 한편, 대중에게 민주노동당의 어눌함을 익숙하게 만들 줄도 알아야 한다. 심상정 당선자나 김종철 대변인은 토론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본다. (조승수 당선자도 좋았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반응이 좋은 사람들에게 역할을 분산시키면서, 다른 이들에게도 수련의 기회를 줘야 한다.


흔히 '좌파는 인물이 아니라 시스템'이라 한다. 하지만 그 말이 인물을 우습게 여기고 멋대로 소진시키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게다가 노총장을 계속해서 내보내는 건 '당장의 인물론'에 연연하는 것이 아닌가. 당분간 노회찬 총장은 언론에서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나중에 나타난 그가 대중의 인기를 얻던 바로 그 모습 -능글능글하면서 촌철살인인-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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