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미친 듯 길길이 날뛰었다 라고 쓰면 어떡하니
즉 자유민주주의는 ‘독재’나 ‘전체주의’와는 결이 다른 진짜 민주주의라는 원론적인 의미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몇몇 정치인들이 “독재와 전체주의는 결국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쓴 표현”이라며 미친 듯 길길이 날뛰었다.
이게 기자수첩이니 이런 어떤 칼럼도 아니고 이렇게 쓰면 어떡하냐… 오늘 본 기사 중에 최고 웃겼다.
그리고 우리 추장관님이 “정권 쳐다보는 해바라기 돼선 안돼”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제목 막 뽑고 조선일보는 “추미애 장관 이런 말을” 이라고 까지 붙였는데, 행간을 잘 봐야지. “현재의 정권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추호도 넘보려 하지 마라, 이런 뜻이다.
오늘 아침 라디오에선 검찰 인사를 갖고 한쪽은 검찰 주류를 바꿨다고 하고 한쪽은 정권 수사를 막기 위해 윤석열 라인을 눌렀다고 하니, 새로 요직에 앉은 분들이 정권 수사를 잘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 했다. 물론 기대는 안 한다. 빅4가 호남이다, 이게 재밌는 얘긴 게 원래 그래왔다. 군이든 검찰이든. TK가 지면 정권에 따라 비주류 특정 지역들이 뜨고, 비주류가 지면 다시 TK가 뜨고… 우병우 선생님의 육성을 들어봐라.
“TK 출신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도 웃겨요. 옛날에는 경북고만 TK였어요. 제가 노태우 정부 때 검사에 임용됐는데 그때가 경북고 전성기야. 검찰 내 경북고 동문회는 서울 시내 호텔 한복판에서 했고, 경기고 동문회는 눈에 안 띄게 했고. 숫자는 경기고가 많았지만.
제가 모신 첫 부장검사가 천모 부장검사라고 후에 변협회장도 하셨는데 제게 묻더라고요, ‘너 고등학교 어디 나왔냐?’라고. ‘영주고’라니까 가만히 생각하시다가 ‘너 이제 강원도 출신이라고 해라’라고 하셨죠. 영주고 출신은 검찰에서 TK 출신이 잘나갈 땐 TK 출신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정권이 바뀌든지 해서) TK 출신이 밀려날 땐 TK 출신으로 인정받는다는 거죠. 강원도는 이도저도 아니니 더 낫다는 거죠. 그분이 정말 진심으로 조언하셨어요.”
오늘 후니월드가 열일 했는데 하나는 공소장 공개이고 또 하나는 전병헌 수사에서 여당들이 죄 방해를 했지만 내가 멋지게 직을 걸고… 뭐 이런 무용담이다. 공소장은 중앙일보가 친절히 공개한 전문을 보시고.
https://news.joins.com/article/23845424
전병헌 씨는 뭐 과거에 원내대표도 했도 정세균계고 해서 주변에 인물들이 많으니 일종의 구명탄원을 했을 순 있다. 정치인 잡는데 그 정도 없겠는가. 그렇다 해도 권력의 핵심이라든지 그렇게 보긴 어렵다. 솔직히 청와대도 잡혀가시라고 보내준 것 아닌가. 이 양반이 이전에도 보좌진이 수사받고 잡혀가고 이런 게 있어서 그냥은 안 넘어갈 거라는 느낌도 있었고. 방통위원장 얘기 때문에 이 사례를 꺼낸 건데, 후니월드가 이것 때문에 내가 여당에 찍힌 거 같다 이렇게 얘기할 문제는 못 된다고 본다. 아무튼 이런 쇼맨십에 능해야 유능한, 사료를 먹지 않는 늑대와 같은 검사가 될 수 있다.
이거 쓰다가 생각났는데 하다 못해 우리 우병우 선생도 무용담은 있다.
2003~2004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가 모 대기업 수사를 진행 중일 때 이 기업은 부장검사부터 평검사까지 인맥, 학맥을 다 찾아 로비할 사람을 붙였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부부장이던 우 수석만 수사 중 이 기업 측 사람을 절대 만나주지 않았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남아 있다. 또 대구지방검찰청(대구지검) 특수부장 시절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 비리 사건에서 지역 인맥과 배경이 상당했던 강신성일 전 의원, 여당(열린우리당) 소속의 배기선 의원을 수사할 때 압력이 꽤 있었지만, 우 수석이 이를 다 막아내고 ‘대구지검 특수부’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 김평수 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수사의 돌파 과정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다. 김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이 두 번 기각됐지만, 반 년 이상 수사를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며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해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모두 2억5700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를 추가로 밝혀냈고 결국 그를 구속했다. 김 전 이사장이 “차라리 첫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구속되는 편이 나았을 뻔했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우 수석은 당시 영장이 두 번 기각돼 좌절감에 빠진 수사 검사에게 전권을 맡기며 “너는 딴 수사는 하지 말고 김 전 이사장 건만 하되, 제대로 될 때까지 나한테 보고하러 오지도 마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이거 기사 쓰게 시키신 분은 무슨 또 다른 논란이 있었는데 그게 재판에서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
https://newstapa.org/article/kb4hO
이런 좋은 글도 쓰신 분인데 참…
https://ggc.ggcf.kr/p/5bef474b8ba1f97bb60a2eed
취재욕심이라는 세계가 다 그런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