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참모들이 수습을 하려고 하는데도 자꾸 대통령이 “난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보는데?” 이래서 다들 멘붕… 하도 답답해서 오늘 아침 방송에서 나름 코치를 했는데, 짧은 시간이라 상세히 얘기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 논쟁의 경과, 이렇다. 이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개편안의 핵심은 40시간+12시간 연장근로, 도합 주52시간의 현행 틀을 ’12시간 연장근로’에 대해 주단위로 맞추지 않고 노사의 서면합의를 통해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맞출 수 있게 하며 연장근로의 총량 자체는 단위가 길어질수록 단축할 수 있게 한다는 거다(연단위로 하면 주평균 48.5시간 설이 그것). 다만 이 경우도 과로사 인정 기준인 주’평균’ 64시간을 넘을 수 없고 출근과 퇴근 사이에는 11시간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 11시간 휴식을 보장할 수 없는 경우 주단위로 64시간을 맞춰야 한다. 이 기준대로 계산을 하면 주 단위로 한 번에 몰아서 일하게 되는 최대 근로시간은 69시간이 될 수 있다(다른 여러 대목을 고려하면 여기서도 더 늘어난다는 게 한겨레 등의 계산이다).
여기에 대한 일반의 우려는, 69시간을 몰아서 하는 거는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는데 몰아서 한 만큼 나중에 쉬는 거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다는 거다. 정부와 여당은 애초에 ‘주 69시간’으로 홍보가 된 게 문제고, 따라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책임이며, 주 69시간은 극단적인 사례일 뿐 오히려 연장근로 총량은 단축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 여당의 이러한 설명도 애초의 우려, ‘일 시킬 때 몰아서 시키는 회사가 나중에 곱게 쉬게 해줄리는 없다’는 것에 대한 답은 안 되는 거여서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다. 단속을 잘 해보겠다고 하지만 지금의 주52시간도 그냥 뭉개는데 갑자기 그게 어떻게 되겠나.
그런데 여기서? 자꾸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아닌가? 이러는 거다. 다시 말하지만 정부 개편안은 몰아서 일 시키면 69시간까지도 시킬 수 있으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하니 과로사 인정 기준 내에서 합의해야 한다 라는 건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주당 최대 노동시간은 60시간이다’라는 개념이면 이건 주당 노동시간 상한을 별도로 정하자는 얘기가 된다. 그러면 애초에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연장근로 총량 관리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개편안의 핵심이 무너지는데다 ‘휴식은 보장이 안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하면 이건 그냥 ‘주52시간’이 ‘주60시간’이 되는 효과에 다름 아니게 된다. 그러니까 대통령의 천금 같은 말씀에 장관이 글쎄 그건 무슨 얘긴지 제가 한 번 살펴보겠다 이러고 대통령실 참모는 그게 대통령의 개인적인 우려이고 가이드라인은 아닙니다~~ 이런 전화를 언론에다가 돌리고 있는 거다.
그니까 잘 해석을 해봐. ‘대통령이 개인적 우려를 말한 거지 가이드라인은 될 수 없습니다~’라는 대통령실 참모의 해명은 일상어로 번역하면 뭐야? ‘대통령이 잘 몰라서 하는 말씀이고 그거 아니예요~’ 이거잖아. 근데 그렇다고 지금 윤통이 레임덕이라거나 그렇다고 볼 수는 없잖아? 21세기 들어 사상최강의 대통령이지. 그럼 뭐냐, 사실 대통령은 주52시간을 하든 69시간을 하든 120시간을 하든 별 관심은 없는 거다… 그니까 좀 관심을 가지시고 참모들과 주무부처가 하는 얘기를 상세히 좀 들어봐라, 이게 나의 진언이다.
물론 우리 좌파들은 노동시간 늘어나는 건 어떤 형태로든 무조건 반대하지. 근로조건 하향없는 노동시간 단축! 투쟁 투쟁 단 결 투쟁~
크루세이더 킹즈 3이라는 게임을 해보려는데 새로운 영주를 만들려니까 가훈을 쓰라대… 가훈: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