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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이준석

젊은이들에 대한 몇 가지 얘기들

2025년 6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최근 미국 교수님이 자기 블로그에 젊은 세대의 보수화에 대해 연달아 몇 개의 글을 올렸는데, 톤이 좀 세긴 하지만 기본 골격에 있어서는 그 전부터 비슷한 생각을 하던 차였다.

https://sovidence.tistory.com/1298

https://sovidence.tistory.com/1299

https://sovidence.tistory.com/1300

https://sovidence.tistory.com/1301

그 글 중 하나의 표현을 좀 빌자면, 젊은이의 보수화는 1) 경제론적 설명, 2) 문화론적 설명, 두 가지 모두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1)은 경쟁을 통한 상층으로의 진입 기회 확보와 동시에 중산층으로서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이것은 양극화의 피해자, 즉 러스트 벨트의 노동자들이 지위 하락으로 겪는 불안이 극우포퓰리즘에 대한 선호로 나타났다는 서구의 상황과는 양상이 다른 것이다.

2)는 그런데 이러한 집단적인 심적 상태가 하필이면 여성주의에 대한 이런 저런 반감으로 특히나 심각하게 표출되는 이유가 뭐냐고 하는 것에 대한 여러 설명이다. 나는 개중 하나를 능력주의와 경쟁지상주의랄까, 효율성과 손익관계의 세계관이랄까, 하여간 그런 세계관을 재생산하는 도구로서의 게임과 그 게임을 소재로 한 담론을 공유하는 매체로서의 인터넷, 그리고 그것을 특정한 코드로 조직하는 정치의 관계를 말하려고 한 것이다.

나는 이런 설명에 대체적으로들 공감하고 동의하리라 봤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당혹스러운 것은, 그런 얘기로 나아가기 전에 아예 젊은이들의 보수화라는 의제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담론적 흐름이 선거 이전에 나름대로 강력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로 나타났다고 보이는데, 1) ‘이대남이 보수화 되었다’고 섣불리 평가하는 바람에 실제로 이대남이 보수화 되는 흐름이 더욱 가속화 된 것 아니냐는 반성적(?) 평가의 영향, 2) 이번 선거를 또다시 젠더 구도로 치러서는 20대 남성의 표를 충분히 끌어올 수 없다고 보는 정파적-공학적 판단의 영향이 그것이다.

1)에 대해서는 최근 다음과 같은 글(김정희원 교수)을 통하여 반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더 말을 얹지 않겠다.

청년 세대의 보수화 및 극우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만의 특수성도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 현상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담론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청년 세대를 비난하거나 구제불능의 집단으로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되고, 동시에 “청년 세대는 극우화하지 않았다”라는 방어 논리에 집중해서도 안 된다. 청년 세대의 보수화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며, 신남성연대를 비롯한 일부 청년은 이미 폭력에 가담하는 극우 세력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감정적이고 반사적인 담론 싸움을 끝내고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

사실 젠더를 불문하고 청년 세대는 보수화하고 있다. 이때 ‘보수화 경향’이 관찰된다고 해서 특정 인구집단이 “아무런 차이가 없는 단일하고 고정적인 집단”이라는 뜻은 아니다. 당연히 20대 여성 및 남성 내부에는 다양성과 유동성이 존재하며, 이런 설명은 ‘이대남’뿐만 아니라 다른 인구집단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청년 남성 보수화 담론에 유보적 입장을 취하면서, 그들의 다양성과 유동성을 우선시하는 입장은 너무나 두려운 역효과를 가져온다. “청년 남성은 다양하고 유동적이므로 보수화 진단을 경계하자”라는 주장은 우리가 실질적인 정책적 대응에 임하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어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극우 세력의 성장에 대응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누차 강조해왔지만 나는 “남성 일반이 극우”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극우화 ‘경향’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을 보여주는 지표는 모두 언급하기 힘들 정도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3138373&CMPT_CD=P0010

2)는 이번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확인된 바인데,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이대남’을 비난하기 보다는 ‘4050이 나라를 구했다’는 식의 평가에 몰두하는 일부 조류의 경우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다음과 같은 글은 실제의 구도를 다분히 오해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새 정부는 다른 한편에서 위 구도로 포착되지 않는 ‘이준석의 득표 지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청년 남성의 보수화나 극우화라고 단정하고 깎아내리기엔 내란·반내란 정치가 모두 용인해오던 승자독식의 원리, 능력주의, 힘의 지배에 대한 숭배, 각자도생 등이 반영된 결과다. 정치가 외면하던 우리 사회 증상들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불평등이 정당화됐고 공정이 차별과 혐오의 근거가 됐다. 새 정부의 진짜 과제는 41.15%의 득표율보다 8.34%의 득표율 뒤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의 두 번째 성패 포인트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갈지에 있을 것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082101025

‘보수화’나 ‘극우화’를 말하면 일반화 하지 말라던가, 다른 이유가 있다던가 하면서 난리 난리를 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규정을 하는 이유는 원인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지 특정인, 특정 세대를 배제하거나 내쫓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물론 배제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잘못된 행태이고, 또다른 증상이다. 그러나 이 메모에서 그런 얘기를 해봐야 네 잘못? 내 잘못? 그럼 누가 먼저 잘못? 네 책임? 내 책임? 이딴 얘기나 하게 되니까, 그런 얘긴 여기서는 치우자. 여기서 강조해야 할 것은 ‘승자독식의 원리, 능력주의, 힘의 지배에 대한 숭배, 각자도생’을 거부하지 않고 삶의 원리로서 받아들이며, 그러한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우리는 ‘보수화’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다.

왜 ‘보수화’가 뭔지에 대한 이런 혼동이 존재하는가? 같은 날, 같은 매체에 실린 아래 글은 같은 맥락에서 이 문제에 대한 1)의 문제와 혼동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인다.

‘청년 남성의 보수화’라는 주장에 대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정하려는 입장과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있다. 전자는 20대 남성의 최근 투표 성향과 이번 선거에서 74%가 보수 후보를 지지한 것을 근거로 이런 ‘경향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자는 보수화라는 프레임으로 가둘 것이 아니라 청년 남성들의 정치적 행위가 국면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유동성에 주목하자는 입장이다.

(…)

사회학자 최태섭은 청년 남성의 극우화를 ‘보수 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 안티 페미니즘, 소수자 차별시정에 대한 반발(‘공정’ 담론), 문화산업에서 PC(정치적 올바름)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에 대한 거부, 극단주의적 사상과 행동에 대한 주도 또는 동조’로 정의하고, 이런 경향성이 ‘사상’으로 굳어지기보다는 ‘국면적 선택’에 가깝다고 보았다(‘내란 이후의 젠더 정치와 남성(성) 문제’ 발표문). 이런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남성들은 보수화 경향을 보이지만 앞으로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082103025

실제로 최태섭 님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어 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연구자 입장에서는 신중한 태도가 요구되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앞서 잠시 언급한 ‘문화론적 설명’에 대해서는 의기투합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많았다. 아무튼 그 자리에서도 말씀드린 바인데, ‘경향성이 사상으로 굳어지지 않았다’는 서술은 옳을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미국 교수의 글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그렇다면 ‘경향성이 사상으로 굳어진’ 계층 혹은 세대는 존재할 수 있는가? 86세대의 진보성이 사상으로 굳어졌다면 ‘위선’을 말할 수 있을리도 없을 것이다. 또한, ‘경향성이 사상으로 굳어졌다’는 건 어떻게 측정하고 결정하는가? 결국 유권자 성향이라는 것은 행동주의(behaviorism)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고, 그 유력한 수단은 문재인 정권 때부터 다양한 기회를 통하여 제기되어 온 이런 저런 조사와 연구, 투표 행태를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같은 기준으로 다음 글의 다음 대목을 논할 수 있는데…

김문수 후보 지지층에 대한 분석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이준석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다양한 이유를 이준석식 정치의 극악한 면모 몇 가지로 환원한다. 노골적 여성 혐오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 가운데 여성들마저 이준석 후보에게 상당한 지지를 보낸 이유나, ‘반페미니즘’ 말고도 젊은 남성들이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 또 다른 이유들은 시야에서 쉽게 삭제한다. 8%의 시민들은 졸지에 혐오로 무장한 ‘이준석주의자들’이 되고, ‘이준석주의자들’을 낳은 한국 사회는 구제불능이라는 결론이 뒤따른다.

그러나 정치는 시민사회의 단순한 반영이 아니다. 자생적 ‘이준석주의자들’이 아래로부터 성장한 덕분에 이준석식 정치가 상승세를 탄 게 아니다. 무정형의 시민사회에 꼴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기능이다. 양대 정당 독점 구도에서 유일한 원내 제3세력으로 남은 혐오주의자 이준석이 존재하고 행동했기에, 다른 형태로 결집할 수도 있었을 시민사회 내 흐름들이 하필이면 혐오주의자 이준석 지지층으로 결집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생적 ‘이준석주의’의 요소들(가령 일베나 펨코식 부족주의)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신랄하게 비판받아야 할 대상은 극우 포퓰리스트 이준석 말고는 양대 정당 바깥에서 다른 대안이 성장하지 못하게 가로막아온 현 정치 체제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60910200008507

가령 이준석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에는 언제나 나타나는 제3지대 선호층 역시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렇다는 사실이, 그 선택이 젊은 세대의 보수화를 뒷받침한다는 사실의 반론이 되지는 않는다. ‘양당이 싫은 건 알겠는데 하필 왜 권영국이 아닌 이준석을 찍었나’란 추가 질문에 답을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극우 정치의 실천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근본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할 수 있다. 반극우 정치라고 부르던 뭐라고 하던 이 국면에서 진보정치의 제 역할 찾기는 반드시 필요하고, 심지어 그것은 역사적 사명이다. 적어도 두 가지 지점에서 진보정치는 자기 역할을 찾아야 한다. 첫째는 노동이고 둘째는 소수자 관련 쟁점이다.

이 정권이 선을 크게 긋는 개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다 떠나서 윤석열이 싼 똥 치우는 것만으로도…) 노동 문제의 특정 부분에 대해서는 태도가 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과거 지자체장 할 때의 일부 태도 등에서 그런 사례가 있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노동 문제 전반이 아니라 ‘특정 부분’이다.

소수자 관련 쟁점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이 정권은 중도적 태도, 가령 ‘되도록이면 젠더 문제는 쟁점화 하지 말자’는 식의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가령 성평등부는 남성의 불만도 담당하는 부서라는, 대통령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 힌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국무위원들과 질의응답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에겐 “남성들이 불만을 가진 이슈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느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한다. 신 차관이 “없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아닌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해서 폭넓게 그런 것들을 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2716

진보정당으로서는 이런 대목에서 각 쟁점에 맞는 방식으로 자생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자기 어젠다 없이 다른 정치세력과의 거리, 다른 정치세력에 대한 태도, 다른 정치세력과의 관계로만 평가 받는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이 얘기 길지만, 시간도 없고… 여기까지만 한다.

덤) 이 글을 보고 뭔가 덧붙일 말이 생각났다면, 다시 앞으로 가서 링크된 글까지 읽으신 후에 덧붙이는 것이 좋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보수화, 이대남, 이준석

윤석열 이재명이 없어지면 뭐가 해결되나

2024년 11월 30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아침에 그나마 있던 일이 없어졌기 때문에, 좀 여유가 있다. 이제 12월 중순이 되면 그나마 매일 오전에 있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이유가 다 있는데, 그건 말하지 않겠다. 그렇다고 할 일 없는 주말이 됐다는 것은 아니고, 마감을 코 앞에 둔 글쓰기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토일간 글쓰기에 집중해야 한다. 소재는 유머이다. 대략의 골조는 구상했다. 유머의 조건, 거리두기, 냉소, 시니시즘과 키니시즘, 이상을 잊지 않는 것의 소중함 등에 대해서 쓸 것이다.

하여간 어제는 이런 글을 보았다.

이재명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정치의 구조적 변혁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두 반민주적 독재적 지도자에게 온 국민이 포획돼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한 사람은 마땅한 국민적 요구에도 마이동풍 식으로 잘못된 제 길만 고집하고, 또 한 사람은 금성탕지(金城湯池)의 철옹성을 쌓은 채 오직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제1당의 정치력을 허비하고 있다. 어느 쪽도 틈새는 보이지 않는다. 대안도 거론할 수 없는 이 절망적 정치 상황은 최소한 민주화 이후 최악이다.

국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그라지는 지금, 내부의 변화가 무망하면 외력에라도 눈길 줄 수밖에 없다. 그 외력(이 대표로 한정하자면)의 하나가 사법 리스크일 것이다. 정상 사법절차에 따른 그의 불가피한 후퇴가 강고한 정치구조에 균열을 내는 계기가 되리란 기대를 숨기진 않겠다. 누차 강조했듯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벗을 길은 처음부터 없었으며, 여태껏 그래왔듯 방탄 외의 운신이 어려워 그 막강한 다수의 힘으로도 윤 정권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쓴 문구를 다시 소환하자면, 법적 판단은 판사 개인의 소신에 따른 것이나 그 무게는 종종 시대적 흐름을 좌우할 만큼 무겁다. 어쨌든 새 정치에 대한 희망은 또 아득히 멀어졌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2816270001212

이런 얘기를 나도 종종 듣고는 하는데, 이재명이 없어야 윤석열도 혼내줄 수 있고, 그래야 나라가 똑바로 된다 뭐 이런 식의 얘기다. 정치에 대한 얘기, 판결에 대한 얘기도 다 좋고, 이재명 물러나라 윤석열 탄핵하자 이런 얘기도 다 좋은데, 그 결과가 뭔가가 해결되는 것일까?(주장할 수 있고, 이재명 사퇴나 윤석열 탄핵이나 각각의 의미가 있지만, 이 글에서 얘기하는 대로 그게 시대적 흐름을 바꾸고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어떤 대단한 뭐가 되느냐는 거다. 아래의 얘기는 이 전제에서 하는 얘기임.)

오늘은 이재명-윤석열-한동훈이 삼각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모 주간지의 기사를 읽었다. 여의도와 그 근방의 사람들이 그런 얘길 한다는 것이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300900011/

요약하면 이재명 핑계로 윤-한 갈등이 봉합돼있던 게, 공직선거법 1심 판결로 이재명이 위험해지니까 바로 친윤에서 한동훈 죽이기에 나선 거고, 이재명이 특검을 다시 들고 나오니까 또 친한이 이걸로 친윤에 반격하니 당분간 봉합 구도로 가고 뭐 그런 건데, 역시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사법부가 뭔가 대못을 딱 찍는 순간 이 균형이 무너지지 않겠느냐 그런 전망.

이 타임라인이 팩트냐에 대해 좀 의문이 있긴 한데, 삼각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평가 자체는 그럴듯한 얘기다. 다만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거는, 여의도 얘기를 그런 식으로 풀면 서로 적대적 공생이 아닌 사람들이 지금 어디있나? 셰미래 뭐라는 분들은 어떤가? 이준석의 개혁신당은? 여의도 사람들이 어떻게 얽히고 섥히는지는 이번에 미륵불 말씀의 연대기를 정리해나가다 보면 그 일부를 알게 된다.

이 얘기를 뒤집으면 어떻게 되느냐, 이재명 윤석열을 제거해봤자 짧은 열광과 실망이 있을 뿐, 그 뒤의 상황은 비슷하다니까. 더블민주당에선 누구 말마따나 ‘이재명이 손들어 주는 인물’이 바통을 이어 받는 거고, 범보수권에선 한동훈과 팀 미륵불(오세훈 이준석 등등)이 헤쳐모여 하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럼 뭐 달라지나? 아까 앞에 글 쓰신 분은 또 똑같이 한탄할 거고…

그런 점에서 이건 어떤 악당들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를 이렇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늘 말씀드리는 것임.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게, 그렇지 않고서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똑같이 될 수가 있는가? 아래는 최근 일본 선거 관련 얘기 누가 쓴 거. 이런 글 자체가 비슷한 증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2808010001724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이재명, 이준석, 포퓰리즘, 한동훈

일본, 병원, 연금, 공천

2024년 9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세금 징징 얘기나 올리고 말면 좀 그러니, 요즘 여기저기서 하고 다닌 얘기를 묶어보자.

1.

일본 얘기는 여기다가도 쓰고 하도 많이 해서 더 정리할 건 없다. 오늘 기시다 횽님이 오셨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리바이벌을 총체적으로 해야겠는데, 지난 화요일날 참세상이라는 데에다가 쓴 글이 있다. 나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좌파의 입장에서 썼다. 결론부는 이랬다.

본질을 되살려야 한다. ‘괴담을 유포하며 반일민족주의에 편승하고 더불어민주당에 굴복한다’는 저차원적 프레임을 되뇌이는 이들을 스스로 우습게 만들어야 한다. 왜 ‘북한, 중국, 러시아에는 침묵하느냐’고 묻는 피장파장-내로남불 논리의 애호가들 역시 더 할 말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평화군축이라는 대의명분에 더욱 분명하게 호소하는 것으로서 말이다.

https://newscham.net/opinions/column/109850

2.

의료대란의 문제는 오늘 마치 용산이 동훈쓰에게 한 수 접어준 것처럼 되었다. 그러나 나름의 계산이 있다고 본다. 지지율도 와장창, 거기다가 추석도 가까워지는 상황에 신경이 쓰이긴 할 거다. 더군다나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는 우리 윤통도 더 참아주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고 본다. 내가 그렇게까지 응? 기자들한테 현장 가보라고 쫑코를 줘가면서까지 해놨는데, 아무것도 안 되잖아!! … 아니, 그렇잖아. 지금 군의관들은 어떻게 됐냐? 그래서 제가 볼 땐 격노가 좀 있으시고, 그래서 보건복지부를 못 믿게 되었고, 그리하여 대통령실이 직접 직원을 병원에 파견해 직보하도록 한 것.

하여간 추석 앞두고 뭔가를 해야 하는데, 왜냐면 추석 때 다들 모이잖아? 아무리 이제는 정치 얘기 안 하는 명절이라고 해도, 다들 병원 못 간 얘기 할 거거든. 그러면 그 전에 적어도 23%의 용사들이 뭐라도 하실 말씀의 소재를 쥐어줘야 해요. 윤석열이 좀 꺾였던데? 이제 정신 좀 차리나? 한동훈한테 기대를 좀 해보자고…. 이런 얘기라도 할 수 있어야 되거든. 그러니까 보복부는 못 믿겠고 동훈쓰한테 공을 넘기는 거지. 대신에 용산이 불안한 거는 한동훈이 야당하고 무슨 협의랍시고 하면서 갑자기 특검 이런 거를 받아오는 거거든. 근데 그거는 최근에 안 하기로 확실히 뭔가 단도릴 했다고 본다.

요런 모양새일텐데…. 근데, 그 여야의정협의체 그거 한다고 뭐 합의가 되겠어? 저는 안 된다고 본다. 추석 지나고 이제 용산이 이렇게 나올 수 있게 되겠지. 자, 거봐라. 너네도 못하지? 안되지? 거봐, 의새들이 문제라니깐. 그러면서 이제 9월 넘기고, 올해 넘기고, 뭐 그냥 가는 거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 게, 인사는 어떻게 되냐? 왜냐면 여당 내에서 장관이든 차관이든 갈자고 들고 일어나고 이러잖아. 이런 때는 추경호 홍준표 하는 얘기를 보면 돼. 인사 얘기는 하지 맙시다 이러지? 이게 용산의 내심이다. 보건복지부가 마음에 안 들지만 밀리는 방식으로는 인사를 하지 않겠다 이것임. 그래서 여야의정협의체 이것도 별 거 없었다, 이 정도 맥락이 형성되고 나야 차관이든 장관이든 그만둬도 둘 거라고 본다.

3.

정부가 내놓은 연금안은 논의하자면 못할 건 없는 안이라고 본다. 이게 ‘더 내고 덜 받자’로 귀결되는 안이라는 거는 저번에 구체적인 내용 나오기 전에 여기다가도 쓴 거 같고. 국회든 어디든 잘 논의를 하면 되는 안인데, 이 ‘잘 논의를 하면 되는’ 이라는 조건이 문제인 것임.

저번에 국회 논의 과정 자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본다. 그냥 양당이 짬짜미하고 그런 거면 모를까, 공론화-숙의 과정이 포함돼있었다는 걸 가볍게 다루면 안 된다. 그 결과가 ‘더 내고 더 받자’는 거였으니 최대한 그 취지를 존중하는 취지에서 정부안을 내고 논의를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부안이 국회 논의 과정을 존중했다고 말할 수라도 있는 걸 고르라면 지급보장 명문화 정도인데, 그러면 절차에 관한 얘기가 반드시 나오게 된다. 최소한 소득대체율은 더블민주당안 수준에라도 맞추고 자동안정화장치 등을 내놨어야 얘기가 된다.

더군다나 지난 번에 정권이 국회 합의 자체를 거부한 명분은 ‘모수개혁 만으로는 안 되고 구조개혁을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 주장 자체가 틀린 거라고 볼 수는 없다. 그간 연금개혁 논의에서 나온 정부의 행태로 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가 될 뿐이지…. 근데 이번에 내놓은 얘기는 모수개혁 플러스 알파 정도의 얘기일 뿐이다. 그러면 국회 합의에 대해선 왜 어깃장을 놨던 거냐?? 이런 게 설명이 안 된다.

전에도 썼듯, 최소한 연금개혁 논의 초반부에 이런 안을 내놨으면 논의 구조 안에서 소화하기라도 했을 것이다. 이 안을 설명한 이 모라는 국장이 그렇게 못난 사람도 아니라고 알고 있다. 정권이 가닥을 잡고 의지를 가졌으면 바로 내놓을 수 있는 얘기였다. 뭐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 뭘 얘기한들 무슨 소용이겠냐만….

4.

여사님 공천 개입 얘기는 사실 모두의 상상 속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 된 얘기였다. 도마도 기사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들었는데, ‘물증’에 있어서는 중요한 이들이지만 이 사건의 전체 맥락에선 그렇게까지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김영선 씨가 여사님이 시키는대로 지역구 이주를 하는 쑈를 했는데도 컷오프가 됐고, 그래서 열받아서 당시 한참 현역 영입에 공들이던 준서기 아니 726좌의 당으로 이주하려고 했고, 여사님이 김영선 씨를 밀어내고 꽂으려던 사람이 그대로 꽂혔으면 그걸 빌미로 삼아 김영선 씨로 장사를 좀 해보려고 했던 726좌가 여사 pick이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컷오프되자 그걸 포기했고, 그래서 김영선 씨가 공중에 붕 뜬 상태가 된 게 본질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

그럼 여사pick은 왜 경선에서 탈락 및 컷오프 됐느냐? 누가 짤랐나? 그게 이제 동훈쓰인거지. 그러니까 나중에 비례공천까지 가서는 윤통이 뭐 이런 놈이 다 있냐고 또 화내고 그런 거 아니냐. 이게 다 동훈쓰가 비대위원장 가기 전에 예상됐던 것임. 우리의 호프 TV조선. 동훈쓰가 비대위원장도 아니던 시절에 이렇게 보도를 하고 있었다 이거다. 아래가 지난해 12월 11일.

문제는 국민의힘에 마땅한 수도권 선거전략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수도권 의원들이 지역을 돌다보면 이대로는 필패한다는 여론을 듣게 되고, 그래서 위기감이 큰데 비수도권 인사들이 총선 전략을 짜면서 수도권 선거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그 논란의 핵심에는 바로 왕총장이라고 불리는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이철규 인재영입위는 단순 인재 영입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공천할 지역과 공직 자리까지 조율하며 사실상 총선판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 바람에 이만희 사무총장은 역할이 미미해졌고, 이철규 위원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친윤들이 윤 대통령과 멀어진 이후에 윤심을 독차지하고 있어, 실세 중에 실세로 꼽힙니다.

[앵커]
대통령 측근들이 많이들 눈밖에 나서 멀어진 상태인데, 어떤 점 때문에 대통령의 측근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거죠?

[기자]
정보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마당발’로 불립니다. 이 의원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친윤계 최대 외곽 조직인 한 보수단체에서 비롯되는데요.

먼저 면면을 한번 보시죠. 박진, 이상민, 원희룡 등 윤석열 정부 실세 장관들입니다. 최근 이들이 한 보수단체에서 강연을 했는데, 이철규 의원이 해당 조직에서 자문위원장을 맡으며 정책과 기획 수립 등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앵커]
조금전에도 봤지만, 배현진 의원이 당의 수도권 전략을 지적한 것도 대통령 측근인 이철규 의원과 박성민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박성민 의원은 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겁니까?

[기자]
이철규 박성민 두 사람은 현재 여권을 움직이는 핵심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울산 중구에 지역구를 둔 초선, 박성민 의원은 사무부총장을 지내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당직에서 물러났는데, 여전히 이철규 위원장과 인재영입 업무를 함께 다루며 막후 조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당 지도부 일각에서 강서구청장 공천에 강력히 반대할 때도 혼자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고, 그 이후에도 실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11/2023121190123.html

자, 제가 예전에도 한 번 여기다가 썼는데, 주목할 대목 어디? 박성민 씨에 대해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인물”이라고 한 점. 여사님과 수시로 소통하시는 분이 강서구청장 공천도 혼자 고집했고 관철시켰으며 그 이후에도 실세였다…. 근데 이철규하고 인재영입위에서 총선판을 짜고 있다…. 선거 이길려면 이 녀석들부터 조져야 한다, 이게 TV조선 얘기지. 이게 다음에 한 번 더 나오는데, 12월 20일, 후니횽이 비대위원장 가기 직전 나온 아래의 보도.

[기자]
잠깐 인요한 혁신위 때로 돌아가보면요, 희생이라는 키워드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큰 위기에 몰렸었습니다. 그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으로 간신히 숨통을 틔웠습니다.

그 이후 희생 이슈는 수면 아래로 꺼졌는데요,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서면 자발적 희생이 아니라 시대흐름에 따른 물갈이, 그러니까 ‘강제적 희생’이 대세가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대통령 측근들과 영남 중진들이 고민이겠어요.

[기자]
현재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 등이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대구 5선 주호영 의원, 부산 5선 서병수 의원을 비롯해 영남의 3선 이상 중진들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물론 선수나 나이만으로 기준을 삼을 순 없을테고, 지역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초선들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20/2023122090126.html

생각해보면 웃기잖아. 왜 자꾸 ‘김건희 여사와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걸 왜 넣냐고. 이때 이미 TV조선 등 우리 보수의 브레인들은 이대로 두면 여사님이 총선에서 어떻게 한다는 것을 예견을 한 거지. 그래서 한동훈 파이팅 이러면서 옆에서 바람을 넣은 거고. 이런 기류를 잘 알고 있는 용산하고 한동훈하고 비대위원장 하기 전부터 물밑에서 여사님 특검 갖고 한바탕 한 거고 그게 ‘너 그만 둬’랑 ‘내가 사과해?’문자, 90도 인사, 공천 등등으로 이어져갔던 것임.

참고로 보시면 알겠지만 저 보도할 때 뉴스 진행자는 박정훈 의원. 단수공천 딱 꽂혔을 때 이게 여사님 pick인가 했는데, 저때부터 지금까지 동훈쓰 pick인 걸로….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시다 후미오, 김건희, 김영선, 연금개혁, 의료개혁, 이준석,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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