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Author: 이상한 모자

거기나 여기나

2020년 7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여의도를 가려고 5호선을 탔는데, 저쪽에서 시끄러운 거야. 그래서 뭔가 하고 봤지. 어떤 아저씨랑 할머니가 시비가 붙었더라고. 아저씨가 할머니한테 막 마스크 쓰시라고… 할머니가 소리를 빽빽 지르는데 솔직히 뭐라는지는 잘 모르겠고, 난 코로나 아니다 마스크도 있다 내가 우습냐 이런 얘긴 거 같더라고. 그리고 주섬주섬 뭘 쓰는데, 아저씨가 저러는 거는 그렇다 치고 마스크가 있으면 진작 좀 쓰시지…

여튼 아저씨는 다른데로 가버렸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이쪽으로 걸어오면서 뭘 얘기하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 거야. 난 아 이거 포교활동인가 했어. 근데 내용을 잘 들어보니까 아니야. 최근 일어난 모든 사건을 엮어서 음모론을 만들었더라고.

그러니까 이런 식이야. 김여정이 돈을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안 주니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대. 그래서 문통이 앗 뜨거 해서 대북송금을 했대. 아마 그러려고 국정원장을 갖다가 대북송금 전문가로 그렇게 했겠지? 그런데 돈이 부족했든지 하여간 서울시가 갖고 있는 통일기금 그걸로 보냈다는 거야. 그런데 이게 밝혀질 위기에 처하게 되니 문통이 박시장한테 시켰다는 거지. 네가 안고 가라… 그래서 일이 이렇게 됐다 너희는 아느냐 너희 젊은 것들은 빨리 탄핵을 안 하고 뭐하냐 너희가 가만히 있으니 치매 걸린 이 할머니가 나서서 이렇게 떠든다…

말하다 답답한지 마스크는 벗어버리더라고. 내가 분명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할머니 구취가 느껴져서 아 이거 큰일났다 싶었어. 내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바로 내 앞에 딱 붙어서 계속 소리를 질러… 내가 개저씨나 할아버지한테는 들이받을 수 있겠는데 할머니는 안 되겠더라고. 이게 그림이 너무 좀 그렇잖아. 최대한 눈을 피해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전염되나? 감염이 되셨으면 이렇게 멀쩡하게 다니시진 않을 거 같고… 아니 그래도 잠복기에 무증상 감염이… 뭐 오만 생각을 다했어. 뭐 한 두어 정거장 남았는데 다행히 옆칸으로 가더라고.

그러고 나니 저 할머니가 말하는 거랑 내가 하는 일이, 물론 퀄리티나 뭐 그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른가 싶기도 하고, 좀 그렇더라 이 말이야.

오늘 아침에 인터넷 방송한 거 주제가 백선엽 씨 문제예요. 아마 친일이력 대 6.25전공 구도로 얘기를 만들고 싶었겠지. 근데 난 솔직히 어디다 안장을 해도 상관없거든. 그거에 하나 하나 의미부여를 하는 것도 국가주의 아니야? 그런데 굳이 말을 하라고 하면 친일 대 전공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 내 생각을 정리해보면 이래.

현충원에다가 누구를 모신다는 거는 그냥 상을 주는 게 아니고 우리 사회가 뭔가 그것에 대해 기억을 하고 기린다는 것이다. 백선엽 씨의 무엇을 왜 기억하고 기려야 하는지를 그럼 따져야 한다. 백선엽 씨의 전공이라고 회자되는 건 첫째 전쟁을 잘했다, 둘째 국군을 조직적으로 추슬렀다, 셋째 고속승진을 했고 친일이니 뭐니 논란에도 오랫동안 잘 먹고 잘 살았다… 이런 걸 뭐 특별하게 기억할 필요가 있나?

대비되는 예로 채명신 중장 얘길 많이 하는데 이 양반은 베트남전의 영웅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베트남 군인 불러서 대화도 하고 나름대로 화해의 제스추어 비슷한 걸 연출하려고도 했다. 사후에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는데 장군 묘역을 거부하고 사병들과 함께 묻혔다. 나름 책임을 다하려 한 모습 아닌가? 이런 건 뭐 기억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선엽 씨는 잘한 건 본인이 했다고 하고 좀 안된 건 어쩔 수 없었다거나 아랫사람들 잘못이라고 하는데 무슨 귀감이 되는 건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논란을 계속 만드는 건 결국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거다. 백선엽 씨의 이력, 친일 전력에도 불구하고 능력으로 평가받아 실제 능력을 발휘해 미국과 손을 잡고 한미동맹 파워로 공을 세워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을 막아내고 국군을 사실상 만들었다… 이런 거. 이런 게 메이저이고 이 땅의 주인이다 라고 하고 싶은 거지. 근데 문통은 지난 번에 뭐라 그랬냐면 국군의 뿌리는 광복군이라 그랬다. 김원봉 합류를 붙여서 사회주의는 왕따시키냐 논란을 우회한 것 같기도 하고 한데, 어쨌든 이런 거는 사짜고 혹시 빨갱이세요 이 얘기다. 그래서 역사 논쟁 정체성 논쟁 이거를 계속 하자는 게 미통분들의 뜻…

지겹고. 근데 박원순은 되는데 왜 백선엽은 안 되냐 이 난리 난리를 치니까 결국 다들 조문을 갔잖아? 그게 이 사태의 가장 웃긴 지점이라고 본다. 배트맨과 조커는 동전의 양면인 거니? 그러니까 이 두 역사적 파벌이 서로 싸우지만 뿌리는 비슷해요. 그거는 저 책을 보면 나와. 그 저 책… 제목 잊어버렸네. 대한민국을 맨든 사람들? 찾아보긴 귀찮으니까 나중에 얘기하고…

아무튼 이런 얘기를 하려고 그랬어. 한 70% 정도 얘기한 거 같아. 그랬더니 진행자가 그러더라고. 그래서 결론이 뭐예요? 설명이 왜 이렇게 장황해요? 끝에는 반드시 반대한다로 끝내야 하는 겁니까? 아무튼 갑자기 그 할머니 보니까 생각나더라고. 횡설수설 하는 걸로 보면 결국 다 비슷한 얘기로 되는 거다 이거야… 이게 인생?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백선엽, 음모론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2020년 7월 13일 by 이상한 모자

일이 벌어진 아침인 금요일에 원래는 없는 스케쥴이 생겼다. 라디오에 가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원래 월요일 수요일에만 나가지만 이 일로 특별히 금요일인데도 가게 된 것이다. 워낙 분위기가 좋지 않고 진행자도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이날 아침에 김여정의 대미 입장문 전문이 나왔는데, 왜 디브이디를 달라고 하는 건지에 대해 사담을 했다.

바로 이날 저녁 방송 아이템도 서울시장 문제였는데, 주제를 ‘애도와 2차가해’로 정했다.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비슷한 조건에 있는 여성 하급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고 피해 발생 초기에 비밀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공직사회 내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 대상이 사망했는데 진상규명을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했다. 원고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사건을 보는 어떤 전형적 태도로 느껴져 잠시 우려됐다. 즉흥적으로 답변했는데, 오늘은 또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말미에, 애도를 하면 피해자의 어려움과 가해 사실에 대해 외면하는 사람이 되고 피해자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히면 예의가 없는 소시오패스라는 소리를 듣는 건 성숙하지 못한 사회라고 했다.

일요일은 2개 방송이 있는데, 앞의 방송 진행자의 경우 방송 시작 전에는 좀 우려가 됐으나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 다만 진행자가 특정 상황을 전제로 ‘사자명예훼손’을 거론하여 ‘그런 식으로 볼 것은 아니고…’란 말머리를 붙여 애도는 애도대로 하되 고소장이 제출된 건 사실이니 만큼 2차 가해에 해당하지 않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뒤의 방송에선 다음 주에 하면 안 되냐고 해서 문제의 주제를 다루지 않았다.

오늘 아침 방송에 가면서는 좀 우려가 되었다. 지난 주엔 그런 분위기였는데, 진행자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기우였고 오프닝도 썩 괜찮았다. 뉴스를 전하는 내용에도 나름대로는 균형을 잡았다. 오늘부터는 매주 또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의 유튜브 방송에 나가기로 했는데, 거기서도 그 정도면 괜찮았다. 카페에서 글을 쓰려다가 커피를 옷에 다 흘려 급히 집에 와서 다시 썼다. 아주 모범적인 얘기, 완벽한 얘기는 아니었겠으나 나만의 세계에서 볼 때는 그만하면 나름의 역할을 했다. 세상…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아직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뒤돌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뭐 이게 어딘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원순

수명자가 뭐 어쨌다고

2020년 7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의혹과는 별개로, 언론이란 뭘까? 피곤하다. 대충 검색해도 있네.

재판부는 ‘검찰 떡값’ 부분에 대해서도 “선거과정에서 대통령 후보자를 비롯한 정치인과 선거부정사범 및 모든 형사사건의 최종적, 독립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하는 검찰조직은 국민의 명령에 복종하는 수명자로서 그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해야 하고 그 직무의 순결성이 보장돼야 하는 점 등에 비춰보면 내용 공개의 위법성 조각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에 일침을 가하기도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81117

◆ 박범계> 두 번째는 수명자, 총장께 한 수사지휘인데. 만약 이것을 따르지 않게 되면 수명자가 수명의 종류와 내용을 마음대로 정한다는 문제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그런 지휘는 없는 거죠. 그런 수명은 없는 거죠. 따르는 사람이 명령을 따라야 되는 사람이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라는 말씀을 드려서. 결론적으로 저는 1항은 받아들이고 2항에 지휘하지 말라는 지휘는 불만의 소지가 있으나 그러면 이것은 다 궁극적으로 독립하여 소신껏 이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적 명령, 요구를 누가 더 그럴싸하게 받아들이냐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현재 논의되는 것 중에 특임검사라는 제도가 있는데 진작부터였으면 좋았었겠다는 생각은 갖지만 이제라도 특임검사를 하되 그러나 지금까지 해 놓은 수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했던 수사를 다 그냥 중단시키고 완전히 새로 세팅을 해서 한다는 것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에게 숨통을 터주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특임검사에 현재 있는 수사팀의 일부를 주요 전력을 같이 배치하는 그래서 그렇게 절충하는 방식이 가장 좋지 않을까라는 제 나름대로의 솔루션입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372950

참고로 판사 출신 박범계는 열린분들로부터 윤석열 옹호라고 욕 먹고 있음.

그리고 참고로, 모두들 이제는 잊어버린 판사 출신 추미애의 언어.

이에 대해 추 대표는 “탄핵심판의 취지가 죄상을 묻는 형사소송법과는 달리 신분에 관한 파면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형사책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추 대표는 변호사고, ‘행상책임’이라는 말을 하던데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형사 책임이 아니라는 얘기, 그래서 (탄핵 심판이) 빨리 끝난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설명했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61202/81631594/2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검언유착, 박범계, 수명자, 윤석열, 최강욱, 추미애
« 이전 1 … 415 416 417 … 465 다음 »

최근 글

  • 엘리트-포퓰리즘과 포퓰리즘-엘리트주의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분류

누적 카운터

  • 1,490,503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