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래도 그랬지만 요즘은 더더욱 세상만사에 시큰둥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 자체가 더 화를 돋우는 면도 있다. 오랜만에 정의당 어떤 분에게 연락이 왔는데 대뜸 “요즘은 티비 안 나오시나봐요”라는 거였다. ^^ 제가 직업이 티비인 것도 아니지만… 선거 끝났는데 뭐 어쩝니까… 요즘 죽고 죽이고 때리고 사고치는 뉴스 해설 같은 거 하고 있슴다…

언젠가 또 시사 프로에 나가서 방송 시작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데 진행자가 그러는 거였다. 요즘 시사프로 하기 너무 싫다, 다들 지겨운 얘기만 계속 반복한다… 그래서 그랬다. 한참 한심한 얘기만 하던 때보다는 그래도 좀 나은데요. 그것도 그렇다고 하더라.

언제는 또 어떤 진행자가 그랬다. 자기가 옛날부터 이 얘길 꼭 하고 싶었다며… 비판을 애정을 갖고 해라… 뭐지? 이게 무슨 얘기냐… 누구는 나더러 왜 더 세게 안까냐고 자꾸 그러던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어떤 방송을 끝마치고 어느 보수인사에게 말했다. 다 잘 돼라고 하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아이 그럼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얘기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저는요, 그 제가 말이예요. 반지성주의에 대해선 진짜 한 시간도 얘기합니다… 그냥 참고 자전거 타고 집에 갔다.

지난 주 경향신문에서 레드북스 문 닫는 얘기를 보았다. 김선생님께 지난 번에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좀 그랬다. 많은 추억이 있다. 운동권 학습 모임도 거기서 했고, 서대문 시절에 비상 회의 같은 것도 했다. 도 전 편집장과 간짜장도 먹었다. 뭔가 그렇게 자꾸 없어지기만 하고, 나는 미아가 되는 느낌이다.

오늘은 한겨레의 저널리즘책무 어쩌구 위원회 좌담회 기사를 보았다. 나도 지난 번에 김완님 만나서 얘기했다. 기사로 조지는 거는 얼마든지 환영이다. 실제 최근에 선방한 게 많이 있다. 근데 제목으로만 조지려고 하면 안 된다. 여기다가 차마 못 적는 얘기도 많이 했다. 좌담회 기사를 보는데, 위원들의 얘기를 못 알아먹는 건지 그냥 모르는체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항변할 거리가 많았던 것인지 모르겠다. 말은 구시렁 구시렁 했어도 앞으로 잘 하리라 막연히 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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