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도 좋고 해서 일부러 시간내서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데, 로드 타는 사람 중 일부의, 별 유난을 다 떨고 한강을 다 전세낸 듯이 구는 태도를 보면 국가가 나서서 로드 자전거를 전량 압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될 정도이다.
어린이날인가 휴일에도 자전거를 타러 한강에 나갔는데 사람이 무진장 많았다. 축제 분위기였다. 자전거와 사람이 뒤엉켜 아주 엉망이었다. 그런 장소에서 중무장한 로드바이크 마니아들이 고속질주를 한다. 뭐 하는 것까진 좋은데 막 투덜댄다.
한강 자전거 길이라는 게, 중앙선을 기준으로 상행 하행이 나눠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내가 상행으로 가는데 앞에 가는 자전거 추월을 시도한다 치자. 그래야 될 때가 있잖아. 그러면 중앙선에 붙어서 추월하게 될 거 아니냐. 근데 반대쪽인 하행으로 내려오는 자전거가 있잖아. 그럼 추월하면서 그들과 부딪치지 않게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해야겠지. 그런데 또 마침 하행에서도 추월을 시도하는 자전거가 있잖아? 그럼 중앙선에서 부딪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조심해야된다 이거다.
근데 로드자전거라는 거는 한강 상태가 어떻든 고속주행을 안 하면 큰일이 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슨 예측을 할 수가 없지. 내가 상행에서 추월을 시도하려는데 갑자기 하행에서 로드자전거 떼가 나타나더니 막 추월을 하면서 내려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물론 안전 문제가 있으니까 경고 하려는 거는 이해할 수 있어. 근데 그 소리를 지르는 내용이 “야!!!!!!” 막 이렇다니까. 여보쇼 여기가 경륜 경기장도 아니고 남녀노소 별의별 사람들이 다 나와있는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돼? 속도는 저기 멀리 가서 즐기면 되잖아. 어차피 외곽으로 가면 마니아들만 있을 거 아니냐. 여의도, 마포 이런데서 그것도 휴일에 왜…
근데 여기까지는 그냥 그랬나보다 한다고. 열 받아서 여기다가 한탄을 할 것까진 없지. 페달 굴리느라 흥분한 상태에서 찰나의 순간에 대응을 하려면 뭐 그럴수도 있다 이렇게, 자전거인으로서, 이렇게 이해를 할 수도 있어요.
근데 오늘 말이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어. 골목길에 커브가 있어서 틀었다고. 근데 마침 로드 두 대가 오고 있었던 거야. 중무장들 하시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아이 씨” 그러더라고. 둘 다 빨리 달리고 있던 것도 아니야. 골목길에서 빨라봐야 얼마나 빨리 달리겠어. 근데 왜 아이씨야? 뭐 어떡하라고? 깜빡이라도 켰어야 되냐? 내가 고라니냐?
이 아이씨를 내가 별 것도 아닌 상황에서 특히 로드 탄 사람들한테 몇 차례나 들었다 이거다. 그러면 내가 아무리 편견을 안 가지려고 해도 경험적인 어떤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앞으로도 절대 자전거 옷을 입거나 고글을 쓰지 않을 것이며 지가 무슨 자전거의 신인양 자전거 대선배인양 구는 로드는 끝까지 추적하여 복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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