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근 소감
아까 김활란 얘기 쓰면서 생각해보니 이 분이 창씨개명을 했는데 성이 아마기다. 아마기… 라고 하면, 누구를 떠올려야 하느냐? 아마기 유키코쨩… 아마기 유키코쨩은 이나바시의 오래된 료칸의 후계자인 고교생으로 페르소나는 코노하나사쿠야이다. 성우는 코시즈미 아미가 맡았다.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고. 오늘은 날씨가 좋고 돈도 궁하고 해서 자전거 출근을 했다. 상쾌했다. 문에서 문까지 40분 정도 걸렸는데 실제 페달을 굴린 시간은 30분 정도 될 거다. 돌아올 때는 좀 더 여유있게 굴렸다.
요즘에 자전거 카페가면 로드 욕 뿐이다. 한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라오는 거 같다. 자전거를 타러 나갔는데 로드를 떼지어 타는 사람들이 개념이 없이 이런 저런 악행을 벌여 기분이 나빴다든가 직접적으로 충돌을 했다든가 하는 식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자기가 옛날에 겪은 일을 또 구구절절 올리고 한다. 나도 좀 적을까 하다가 그만뒀다. 아무래도 내가 보는 카페들에 모인 사람들이 접는 자전거나 미니벨로를 타고 있기 때문에 더 로드 욕을 하는 걸테다. 아마 로드타는 사람들 카페 가면 따릉이나 뭐 그런 거 욕하고 있겠지…
근데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용감해진다. 안 하던 개같은 짓거리를 용감하게 해놓고는 배째라 한다. 갈수록 더 하는 거 같다. 뭔지 모르겠다. 오늘은 출근길에 로드를 나란히 타고 가는 청년들을 보았다. 이른바 병렬주행이다. 로드건 뭐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좁은 자전거 도로에서 이러면 안 된다. 근데 이놈들이 심지어 그 상태 그대로를 유지한 채로 추월을 시도하는 거였다. 미친놈들인가? 그렇게 추월을 시도하는 와중에, 그러니까 3대가 옆으로 일직선이 돼버린 상황에, 점점 내쪽으로 거리를 좁혀오는 거였다. 뭐지? 잘 보니 클릿 페달에서 슈즈가 빠졌는지 거기를 보며 신경을 쓰느라 조향감을 잃은 거 같더라. 나도 모르게 “뭐야”라고 했는데, 그제서야 앞을 보는 게 아닌가. 완전 미친놈이었다. 그 상태가 0.5초만 더 유지됐어도 대형사고였다.
출근길은 7시부터 8시 사이다. 그래도 여유가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9시 반부터 10시를 좀 넘겼는데, 이미 도떼기시장이었다. 안양천에 로드가 막 6, 7명씩 떼지어 몇 개 그룹이 나오더라. 뭐지? 오늘 무슨 날인가? 나오는 거야 상관없는데 그 긴 행렬을 전부 추월하려고 뒤에서부터 달려오는 또다른 로드와 반대편에서 나를 추월하는 또다른 로드가 아슬아슬 스쳐 지나가는 등… 저런 사람들이 ‘자전거 탈 줄도 모르면서 한강 나온 따릉이'(자전거 카페에 의하면 어떤 로드 유저가 이렇게 소리치고 갔다고 함) 욕할 것을 생각하니 우울해졌다.
윤통과 오세후니는 자꾸 딴짓거리 말고 한강에다가 로드 전용 아우토반을 따로 만들어주는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