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딱 내리면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 0.1초만에 든다. 사실 비행기에서 여행객들이 짐을 짐칸에서 꺼내면서부터 느껴진다. 한국에 왔구나…. 가령 일본이다 라고 하면, 일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율과 답답함이 있다. 그게 모두를 옥죄지만 그 덕에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배려 안 하면 나쁜놈 되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 반면 한국에는 자유와 생존이 있다. 생존…! 이게 중요하다. 살아 남아야 한다. 한국은 살아남는 곳이다. 씨바 내가 낸데 어쩔건데, 다 이런 식으로 하는 데가 한국이다. 둘 중에 어디가 좋냐 그러면, 한국 사람은 무조건 100이면 100 다 한국이 좋다 한다. FREEDOM! 뭐 아닐 수도 있어…. 진정해.
엊그제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로드를 탄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횡단보도(한강 자전거 도로에도 횡단보도가 있다. 사람들 건너라고…)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거였다. 이번에도 역시 의미를 알 수 없는 짐승의 소리였다. “끄어어어어억!!!” !? 뭘까, 뒤따라 가던 나도 속도를 줄였다. 횡단보도를 건너오던 사람들도 멈칫 했다. 그러자 로드를 타고 달리는 아저씨가 손을 뻗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향해, 길 가장자리 쪽으로 물러 서라는 듯, 손을 마구 휘젓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물러났고 로드 아저씨는 자기가 달리던 속도로 순식간에 복귀해 횡단보도를 지나 달려 나갔다. 그러니까 그의 그 격한 울부짖음과 손짓은, ‘내가 달려야 하니 길을 건너지 말고 비켜!’라는 뜻이었던 거다.
지난 번에는 또 이런 일도 있었다. 횡단보도를 아주머니들이 건너고 있었다. 또다른 로드 아저씨가 아주머니들과 부딪힐 뻔 하다 아슬아슬 멈춰섰다. 아주머니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그런데 로드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하긴 커녕 뭔 또 눈을 부라리고 삿대질을 하더니 지나가는 거였다. 뭐지? 솔직히 쫓아가서 뚝배기를 아닙니다.
심지어 다른 어디 나라는 차도 횡단보도가 있으면 일단 조심한다. 어느 나라는 자전거도 횡단보도가 있으면 무조건 일단 멈추는 게 원칙이다. 이건 자전거가 뭔… 자전거 타는 게 뭔 유세라고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더러 내가 지나가야 되니 넌 꺼지라고 하는가? 그런데? 한국인은 그냥 내가 낸데 내가 빨리 가야하니 비키쇼 한다. 그마저도 제대로 뭘 하는 것도 아니고 “끄어어어어어~~” 하면서… 이게 뭐냐.
이런 분들하고 부대끼고 살면서, 살아남어야 된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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