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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흑수저 박사 명박사

2024년 10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엊그제 실짱님 말씀 보고 좀 웃었다.

▶윤태곤 : 그러니까 지난 한 달 동안 저도 이 업, 이 업으로 사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느껴진다. 그런 게 있었어요. 무슨 말씀이냐 하면.

▷김태현 : 명태균 씨 저럴 때 나는 뭐 했나 이런 거?

▶윤태곤 : 그런 것도 포함할 수 있는데 이제 우리가 흔히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과거 같았으면 이런 이슈는 중요한 게 아니야, 본질에 집중해야 돼. 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그런데 이런 이슈들이 본질이 돼버리고 흔들어버리고 그런 것들. 지금 글로벌한 관점에서 보면 제일 아마 이슈가 되고 있는 거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가지고 확전을 하려는 것. 그걸 이제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거기서부터 그게 중동,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북한까지 연결되는 이런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통상적으로면 대통령실이라든지 여야에서도 이거 어떡할 거냐는 논의들이 많고. 제가 안 보는 데서 했으면 좋겠습니다마는 국감에서도 그런 게 좀 다뤄지고 해야 되는데.

▷김태현 : 안 다뤄질 것 같은데요.

▶윤태곤 : 이게 뭔지 잘 모르겠고 거기다가 저도 기자도 해봤고 대선 선거 참모도 해봤고 컨설턴트도 하지만 과거에 우리가 말하자면 조중동이다, 한겨레, 경향이다 이런 데랑 소통을 하려고 하고 기사를 좀 유리한 방향으로 하려고 하고 또 선거철이 되면 어디에 대해서는 에너지 부분에서는 누가 석학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누구, 약간 진보적인 쪽으로 누구. 이런 식으로 이야기도 좀 들어보자고 하는데 서울의 소리, 미래한국연구소 이런 데들이 뭘 좌지우지하니까 이게 제가 잘못 산 건가, 세상이 바뀐 건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지금도 보면 제가 개인적으로 보는 리포트들이 있고 신뢰하는 여론조사 회사들이 있어요. 갤럽이라든지 한국리서치, 글로벌리서치, NBS 나오는 곳. 그런 데들은 규모도 크고 업력도 있고 현장 경험도 있고 학문적 바탕도 돼 있고 또 기업 일들도 하기 때문에 전략적 시야들이 높은데 이런 사람들은 정치권 사람들이 안 찾아가고 안 만나고 도사다, 내가 비단주머니 들고 있다. ARS 여론조사에 대해서 되게 능하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면 전반적으로 이게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수준이 떨어지고.

▷김태현 : 레벨이 떨어진다.

▶윤태곤 : 국가의 그런… 그래서 제가 자괴감이 든다는 이야기예요.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26386

그러니까 명박사는 뭐 흑수저 요리사다 이런 느낌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명박사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그렇잖아. 김박사와 명박사. 제가 요즘 계속 자조 얘기를 하는데, 이 분들이야 말로 반지성주의라는 맥락에서 자조의 대표격들이신데…. 한 분은 거의 억지로 박사가 되시고… 다른 한 분은 애초에 박사가 아닌데 그냥 박사라고 부르는 걸로 하시고…

그러니까 윤통이나 김박사나 명박사나 다 세계관이 통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판이 되는 건데, 김박사 명박사는 그렇다 쳐. 윤통은 서울법대에 초엘리트 검사 출신이 대체 뭐냐 이거야. 여기는 뭐가 문제냐, 이쪽 분들은 워낙에 지잘난 분들이어서 다 편의적으로 보고 세상만사 다 좆도 아닌 걸로 보는 게 문제인 거지. 이념 사상 제도 도덕 윤리 다 좆도 아닌 거야 그깟거! 그냥 벳기고 수갑채워서 감옥에 처 넣으면 니나나나 똑같이 먹고 싸는 인간이라니깐. 채널A 사건, 그거 검언유착 아니냐 하니까 이거는 이러저러해서 너네들이 죄다 이렇게 접근하는게 아니고 바로 고발사주 반격으로 엎어치기 하고…. 그거 고발사주 아니냐 하니까 또 제보사주라고 엎어치기 하고…. 장모랑 배우자는 조직으로 방어하고…. 그게 다 그런 것임.

오늘은 기사를 보는데, 어제부터 대통령실이 싸다 만 똥 같은 설명을 해서 두들겨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일보가 이걸 썼더라.

윤 의원은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021년 9월 대선 경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했을 당시 명씨가 윤 대통령 가까이에 간 일이 있었다”며 “이에 윤 대통령에게 ‘명씨는 위험한 인물이니 가까이 하지 말라’고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은 “그래”라고 답했다고 한다.

(…)

윤 의원은 “다른 친윤계 의원에게도 명씨를 조심하라고 당부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윤 의원 측 관계자는 권성동·이철규·정점식 의원을 거론했다. 명씨가 이들에게도 접근했지만, 윤 의원의 사전 경고 덕분에 관계를 끊고 손절했다는 것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0919230003925

그러시구나. 맥락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 기사가 왜 나왔나 싶을텐데, 맥락을 고려하면 퍼즐이 딱딱 맞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 원래 창원의창은 박완수씨 지역구인데 2022년 지방선거에 경남도지사로 출마하면서 지역구가 비게 돼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 박완수씨는 명태균씨와 함께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윤통을 만난 인물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 윤한홍씨는 경남도지사 후보를 박완수씨로 하자는데 동의하지 않았다.
  • 명태균씨는 창원의창 재보궐에 김영선씨 공천을 원했는데 당시 주변 인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대”라고 했다.
  • 실제 공천은 경남도지사 선거에 박완수씨, 창원의창 재보궐에 김영선씨로 되었다.

이게 의미하는 것: 2022년 지방선거-재보궐을 놓고 윤핵관과 명박사 사이의 알력이 있었는데 용산이 명박사 쪽 손을 들어준 거라는 추정이 가능.

궁금한 것: 윤한홍씨가 권성동, 이철규, 정점식에게 경고를 했다고 하는데 장제원씨에게는 경고했다는 얘기를 안 하네요? 명박사를 아세요~? (이 시기는 이미 윤핵관의 분화가 이뤄지던 때였고 이게 2022년 8월의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이용호의 경선으로 표면화 되었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공천 개입, 김건희, 명태균, 윤한홍, 윤핵관

흙뷁요리사의 결말 – 언더독 엘리트

2024년 10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계속 강조하지만, 한 편도 보지 않았다. 다만 계속 기사가 나오고, 또 유튜브 등에 접속하면 숏폼으로 계속 뜨고, 어떤 사이트를 가도 이 얘기를 소재로 한 게시물이 올라오니 내용을 모를 수가 없다. 그런 걸 토대로 나만의 뇌피셜을 얘기해보면….

전에 쓴 메모에서 이 쇼는 대중과 엘리트의 대립을 재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자조 얘기를 했는데, 호프스태터가 얘기한 자조라는 게 뭐냐면 이런 거다. 기득권이 말하는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지식이니 뭐니 이런 것은 필요 없고,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것 이게 진정한 지식이고 진정한 지혜이며 능력이다 라는…. 이게 산업시대 자본주의와 엮여 기업가 정신이니 하는 얘기로 표출된 거다. 당시의 자본가들 그러니까 기업가와 금융인들이 대학에서 길러졌나? 아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지식과 이에 근간한 체계를 업신여기게 됐고, 이게 미국의 반지성주의의 토양을 형성했다는 게 호선생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들, 기득권-지식과 결별한 상태인 기업가들의 활약상은 곧 새로운 기득권과 지식체계를 형성했는데 그게 현대 경영학이고 주식이론이고 금융이고 그런 거지. 그래서 제가 흙수저 요리사가 이러한 조류에 대한 비유인 거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씀드린 것.

그에 반해 뷁수저 요리사들은(물론 그들의 실제 인생은 그렇지 않지만) 이 쇼에서는 이미지상 기득권-지식의 편(앞서의 구분법을 굳이 동원한다면)에 서있는 인물들이라는 것. 뷁종원과 안선생의 대립 구도가 그렇고 20대 80의 구도가 그렇고 이걸 굳이 ‘계급전쟁’이라고 이름 붙여 놓은 것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이런 구도를 갖고 왔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포퓰리즘에 대한 쇼(그게 아니면 엘리트-대중, 계급, 흑수저 백수저가 의도적으로 배치되는 이유가 뭐겠나)일 수밖에 없는 이 프로그램에서 흙수저 요리사의 우승은 사실 예견된 결말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흙수저 우승자보다 많은 열광을 받고 있는 게 뷁수저 준우승자인 거 같다는 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거기서 주목해 볼 점은 이 뷁수저 엘리트의 경우 서러운 이민자 출신이라는 서사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분은 요리에 관한 능력에서부터 소위 말하는 ‘인성’, 그리고 구도자적 자세까지 모든 게 만렙인데 거기다가 언더독이다. 내가 볼 때는 언더독이라는 코드가 없었으면 앞의 다른 요소들이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을 것 같다.

이전의 메모에도 조금 적었는데, 나는 이 쇼가 거칠게 말해 어떻게 대중이 포퓰리즘적 방식으로 주류화 되는지에 대한 얘기처럼 보인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포퓰리즘적 정치의 성숙기(?)이기 때문에 그런 서사를 느끼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느끼는 것은, 그러니까 엘리트화 되는 포퓰리즘이라는 흐름이 각광을 받을 수 있다면, 동시에 언더독화 되는 엘리트주의라는 게 조명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현실정치에 한 번 대입을 해보시오). 그래서 언더독 뷁수저 요리사가 주목받는 세태가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임.

제가 분명히 안 보고 쓰는 거라고 말씀드렸음. 그리고 여기다가 쓴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뭘 해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 넋두리나 하고 망상이나 적고 그러는 것이므로 좀 뭐라 하지 마시라.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반지성주의, 엘리트주의, 포퓰리즘

흙뷁요리사

2024년 10월 7일 by 이상한 모자

요즘 흙뷁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이라는데, 안 봤다. 분명히 밝혔다, 안 봤다고. 안 봤는데 하도 여기저기서 흙뷁요리사 얘기를 하니까 안 봤는데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관련한 글이 신문에도 나오는데, 죽 읽다 보면 대략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는 것 같다. 공정한 경쟁 표방하는 것 같지만 이미 흙수저 뷁수저를 나눈 것부터가 계급 격차를 내면화 하고 있는 거고, 이모님 뭐 이렇게 부르는 것도 여성혐오 아니냐…. 이런 얘기.

좋은 말씀에 100% 동의하면서, 흙뷁요리사라는 기획 자체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흙수저 뷁수저라는 대립은 뷁종원과 안선생님의 대립 구도에서 보듯 대중과 엘리트의 대립이다. 원래 전통적으로 우리 음식-대중은 흙수저에 더 친화적이다. 맛있으면 됐지 뭘 자꾸 따지냐, 평가는 미식-평론가가 아니라 대중과 판매량이 한다, 미식-평론가가 뭘 아냐 이게 보통 하는 얘기 아닌가? 그래서 흙수저 뷁수저의 대립은 근본이 없어도 많이 파는 사람(이쪽 편에 속한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라, 양쪽을 구분하는 구도가 그렇다는 거다)과 가게가 망할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근본이 있는 걸로 유명한 사람의 대립구도라는 점에서 정확히 대중과 엘리트의 구도를 재현한다.

그런데 실제 양팀을 경쟁을 붙여 보면, 흙수저 심사위원도 뷁수저 만큼의 엘리트적 짬바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니까 흙수저도, 거기 나올라면 그냥 되는 게 아니예요. 엘리트적으로 평가받지는 못하지만 ‘실력'(즉 능력…. 이 개념에 대해서는 제가 몇 안 되는 읽은 척 할 수 있는 책인 미국의 반지성주의에 등장하는 ‘자조(self-help)’와 연관지어 볼 수 있음)이 있어야 팔아먹을 수 있는 거지. 이것도 일정 이상이 쌓이면 뷁수저랑 개념과 논리로 다이다이 뜰 수 있는 것임. 기본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뷁수저가 흙수저를 일방적으로 무시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그러면서도 사실 조금 깔봤지만 대한민국 대표 먹짱 뷁종원이 먹으면서 다 맞춰버리니까 깜짝 놀라며 다시 보고 뭐 그런 연출이 그래서 나오는 거다. 그러니까 사실 출신은 흙수저와 뷁수저지만 이들의 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원리, 그 근본을 관통하는 그런 거는 능력주의다 라는 게 기본 구도가 아닐까 하는 것.

이러한 구도를 성급하게 우리 사회의 모습에 갖다 붙여버려 본다면? 대중과 엘리트의 분열과 대립도 능력주의로 커버가 되는 거고, 그 ‘커버’의 과정에서 대중이 엘리트의 원리와 논리를 거부감 없이 학습한다는 것(가령 흙뷁요리사 보면서, 난 그냥 맛있으면 되는 건줄 알았는데 요리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의도를 다 싣고 재료 크기까지 맞춰서 썬다는 걸 보고 감탄했다고 말하는 분들 있을 것임). 그걸 재현하는 쑈가 아닐까 하는 게, 제 머릿 속에 있는 뇌피셜적인 흙뷁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무렇게나 메모를 해놓는 것.

이렇게 쓰면 이제 숏폼 콘텐츠 같은 녀석들이 와서는 ‘응^^ 다음 뇌피셜’ 이런다고 인제. 그래서 블로그에다 썼잖아. 내가 이걸 쓰고 돈이라도 달라 그랬니? 진정하시고. 안 봤다니까 글쎄.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능력주의, 엘리트주의,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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