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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트럼프, 법치, 노동계급

2024년 11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토요일에 읽은 인터뷰 기사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안병진 교수 얘기다. 이거를 중앙일보에서 읽었다고 토요일날 유튜브 방송에서 잘못 말했는데, 한국일보였다. 한국일보에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경제 문제가 핵심이었다는 거는 여러 군데서 얘기하지만 ‘법과 질서’ 역시 중요한 한 축이었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이거는 제가 얼마 전에도 여기다가 적은 트럼프와 법치 얘기랑 비슷한 말씀인 거 같다.

“시대정신이 트럼프에게 있었다. 선거 초반부터 해온 얘기인데,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 먹고살기 팍팍하다는 거다. 식료품 물가상승으로 치명타를 입은 저소득층에게 임금 수준이 나아졌다는 통계치를 줘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이제 반성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문제니까 넘어가자. 다른 하나는 한국에 덜 알려진 ‘법과 질서’, 즉 로 앤드 오더(law & order) 문제다. 미국 정치의 핵심 키워드인데 너무 간과됐다.”

-법과 질서라는 건 어떤 건가.

“미국 내 ‘진보의 아성’이라 불리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곳의 민주당 정치인들은 엄청 곤혹스럽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같은 사람이 ‘너희 진보가 그렇게 훌륭하다고? 어디 한번 당해봐’ 이러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버스, 비행기에 태워서 진보 도시에다 보냈다. 진보 도시들은 이민자를 수용하느라 정신없다. 그 결과 뉴욕 내에서도 가장 진보적이라는 브롱스, 퀸즈 같은 곳에서도 트럼프 표가 2~3배 이상 늘었다. 또 하나는 펜타닐 문제다. 서부에 가보면 약물 오남용 중독자들이 길거리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이런 혼란상이 싫으니 정리해달라는 게 법과 질서의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은 1968년 대선 당시 리처드 닉슨의 승리와 동일하다.”

-그러고 보면 닉슨도 그 유명한 ’68혁명’ 와중에 승리했다.

“묘한 평행이론이다. 그때도, 지금도 현직 대통령 린든 B 존슨과 조 바이든이 재선 출마를 포기했고 현직 부통령 휴버트 험프리와 카멀라 해리스가 출마했다. 험프리도 전임 존슨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가운데 닉슨은 ‘법과 질서’를 내걸었다. 닉슨에겐 케빈 필립스라는 탁월한 전략가가 있었다. 그는 ‘사회 진보, 민권 신장 다 좋은데 이렇게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운 건 싫다는 이들, 침묵하는 다수를 공략하자’고 했다. 이 전략이 1968년 유혈사태로 치달았던 민주당 전당대회 등과 맞물리면서 미국민들에게 먹혀들었다. 올해 민주당 행보, 대선 흐름과 판박이다.”

-해리스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경력을 내세웠다.

“너무 안이했다. ‘검찰총장하면서 마약 카르텔, 아동 성 착취범들을 단호하게 처벌했다’고 했는데 그뿐이었다. 사실 해리스는 민주당 진보파들에겐 의심의 대상이었다. 사형제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것 등 여러 요인들이 있다. 그 때문에 해리스는 검사로서의 커리어를 내세우면 법과 질서에서 뒤지지 않는다 생각한 것 같은데, 그건 민주당 내에서나 통할 이야기다.”

(…)

-해리스가 ‘법과 질서’란 이름 아래 내놓을 수 있는 제안은 무엇이었을까.

“공화당이 초당적 이민법을 안 해줘서 그렇다, 라고 변명하기보다 여러 혼란과 불편함에 대해 일단 사과하고 그다음에는 이민 담당자로 강력한 인물을 내세워야 했다. 박근혜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를 생각해보라. 복잡하게 설명하느니 ‘김종인 영입’으로 그냥 보여줬다. 그게 대선 캠페인의 기본인데 그걸 못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1308360001887

인터뷰 전문을 보면 그 외에 이대남 얘기도 있고 지난 번에 메모로 적어 놨던 거랑 겹치는 얘기가 이래 저래 있다. 이외에 또 눈길이 가는 대목은…

-한때 인구구성 변화 등으로 미국의 ‘백인 정체성’이 옅어지면 민주당이 장기집권하는 거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2008년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 이후 민주당에서 나온 주장이다. 흑인, 히스패닉계에 이어 청년, 여성까지 끌어들였으니 이제 ‘레이건 민주당원’은 중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다.”

-레이건 민주당원이란 어떤 이들인가.

“말 그대로 민주당원인데 대통령으론 레이건을 찍는 백인들을 말한다. 사회경제적으론 민주당, 프랭클린 루스벨트, ‘뉴딜 민주주의’를 좋아하지만 문화적으론 보수적인 백인들을 말한다. 오바마 승리 이후 ‘흑인 히스패닉 여성 청년, 4개의 카드만 있으면 레이건 민주당원이 없어도 우리가 이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농촌, 백인, 노동자의 분노가 2012년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중이 줄었다 해도 그들은 여전히 다수다. 거기다 흑인, 히스패닉, 여성, 청년이 무조건 진보적이라는 것도 착각이다. 특히 히스패닉의 경우 백인 주류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트럼프의 승리’라기보다는 ‘해리스의 패배’라는 건가.

“만약 트럼프가 좀 더 온건한 후보였다면 훨씬 더 크게 이겼을 거라고 본다. 민주당의 오만함이 너무 싫은데 트럼프라서 차마 찍지 못한 이들도 많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는 극단성 때문에 이긴 게 아니라 되레 손해를 본 경우라고 봐야 한다.”

이걸 버니 샌더스 등의 지적과 연결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나는 버니 샌더스 등의 지적을 ‘민주당이 보다 좌파적이 되지 못해 패배했다’는 식으로 연결하는 논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유권자가 ‘좌파적인 민주당’을 원하는 그런 판인지 의문이고, ‘좌파적인’ 게 뭔지조차에 합의하지 못하는 게 오늘날 전 세계 진보쓰들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레이건-민주당에 대한 위 규정이 그런 건데, 1) ‘뉴딜 민주주의’를 좋아하지만 2) 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인 백인이라는 거 아닌가? 1)로 보면 진보적인데가 있다고 할 수도 있고 2)로 보면 중도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오바마 이후 민주당은 1)에서는 뉴딜 이후 그래왔던 것처럼 (그게 자의든 타의든) 사실상 답이 없거나 더디거나 말 뿐이거나 하고, 2)에서는 급진화 되었다. 그러니 안 교수가 말하는 ‘레이건 민주당’은 오바마 이후의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는 거고, 이번 대선에도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 레이건-민주당을 잡을 해법은 뭘까? 이들이 2)에 대해 갖는 거부감은 낮추면서 1)에 대해선 대안적 해법 제시가 필요하다. 이걸 버니 샌더스식으로 말하면 노동계급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 되는 거다. 사실상 똑같은 얘긴데, 이렇게 얘기하면 중도층 잡으라는 얘기가 되고 저렇게 얘기하면 노동자 계급 잡으라는 얘기가 된다. 즉 우리는 중도층을 잡는 것과 노동계급에 대안을 제시하는 게 비슷한 얘기인 세상에 살고 있다.

그게 그렇게 된 이유는 뭐다? 주류 정치가 세상에 대한 총체성, 즉 통치를 전제한 어떤 상을 잃어버린 탓이다… ‘나는 뭘 하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저런 뭘 해주겠다’고 말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 그런데 트럼프는 그나마 ‘뭘 하겠다’에 가까운 것처럼 보였고, 그게 승패를 가른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든다는 그런 얘기를 계속 드리고 있다는 것.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레이건 민주당, 안병진, 트럼프, 해리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들

2024년 11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지난 주 금요일에 판결 나올 때 어쩌다 보니 모 변호사님과 같이 있었다. 변호사님에게 말했다. 1심 징역1년이면 2심에서 깎여도 의원직 유지는 어려운 거 아닌가요? 변호사님은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 무조건 무죄를 받아야 하는데, 법원의 태도를 볼 때 쉽지는 않다. 더군다나 위증교사도 있다. 다른 재판은 길어질 수 있어도 선거법과 위증교사는 빨리 끝날 거다. 조희대의 6.3.3 준법론에 의하면 내년 상반기에 선거법은 확정된다. 이재명은 대선 못 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토요일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분명한 분과 마주쳐 말했다. 이재명은 안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뭔가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 그 분이 유시민이 어떨까 하더라. 흠… 그냥 아무 얘기 안 했다. 다른 분이 당신 생각은 어떠냐 했는데, 난 그런 거 없다 말씀드렸다. 첫째로 정치 성향상 봐도 그렇고, 둘째로 직업적으로 봐도 그렇다. 평론가는 누가 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일 수는 있어도, 누가 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일 수는 없다.

월요일에 앞으로 비명계 움직임 어떻게 될 거 같냐고 라디오 방송에서 묻기에, 다들 이재명 지키기 하면서 ‘이번엔 난가?’ 하지 않겠느냐 라고 했다. 지지자를 의식한 친명으로의 세탁에 돌입하는 거지. 가령 임종석이 썼잖아. 이재명에 대한 판결은 가혹하다 어쩌구 저쩌구, 쓴 다음에 마지막에 뭐라고 썼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고민이 깊으시군요…. 정치인이 고민이 깊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뭐 뻔한 거 아닌가? 그러니까 털보아저씨도 이재명이 손 들어주는 사람이 이긴다 뭐 이런 얘기 이제 하는 거 아냐? 물론 이 얘기 해서 또 신성모독이라고 누가 들이받고 있지만….

오늘은 또 유시민대안론, 조국대안론 등 시중에 떠도는 여러 대안론의 버전을 들었다. 처음 딱 들었을 때는 어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싶은 것도 있는데, 뭐 늘 그렇듯이 다 나름대로의 자기 논리가 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차기 대선에 여당 언저리에선 누가 나올 수 있나를 생각했다. 동후니횽과 명태균쓰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나 역대급 개판 대선이 될 게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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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주진우 등은 징역형 나올줄 알았을 것

2024년 11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몇 안 남은 공중파 방송 같은 데를 가면 어떻게든 절반 정도는 이재명 얘기를 시킨다. 안 그러면 방송 시간 내내 윤석열 욕 하고 끝나니까. 한동훈 편을 들어도 윤석열 욕이 되는 정국이었잖냐. 하여간 방송국 입장에선 더블민주당 얘기하는 시간을 어떻게든 안배해야 하는 건데, 할 게 없으니까 결국 그때마다 하는 얘기가 이 재판 얘기다. 11월 위기설 현실화 될까요… 형량 얼마 나올 걸로 예상하세요… 의원직 상실형 나오면 비명계 움직일까요… 이걸 9월부터 때마다 물어봐…

근데 그 때도 보수라는 사람들까지 다 선거법 위반은 유죄가 떠도 당선 무효 안 되는 100만원 이하 나올 거고, 위증교사가 좀 어려울 거다라고 얘기하고 다녔다고. 신문도 봐봐. 대체적으로 그런 분위기였다니까. 더블민주당 사람들이 그랬다는 게 아니고, 보수들이 그러고 다녔다고. 대기실에서도 그 얘기를 다 했다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뭔가 이상하다 싶은 분위기가 잡히기 시작한 게 주진우 씨가 재판 생중계 요구하면서부터지. 그때 좀 의문이었다. 100만원 이하 나오면 어쩌려고 그러지? 뭔가 확신이 있지 않으면 주장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그러면서도, 뭐 정치적 구호로는 할 수 있다고 봤다(물론 사법부를 흔드는 것 아닌가, 라는 차원의 지적은 가능하다). 그런데 판결이 가까워지면서 구체적으로 ‘징역형’, ‘징역 1년’을 언급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윤상현 씨가 앞서 보수 패널들의 경우처럼 ’80만원’ 언급했다가 분위기 파악 못 하느냐며 린치 당했지. 그 과정에서 역시 검사 출신 곽규택 씨가 12일날 나와서 얘기하는 거 봐라.

▶곽규택
양형을 이제 고려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되는데 일단 이게 대선 국면이었다는 거죠. 지방선거라든지 총선하고는 또 다른 아주 선거의 또 급이 있는 것이고 또 지금 현재 공소사실에 포함된 게 두 가지인데 돌아가신 김문기 씨를 알았느냐 몰랐느냐 그 발언하는 과정 그리고 국토교통부에서 협박에 의해서 대장동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들이 본인이 얼떨결에 어떤 방송 인터뷰를 간단하게 하면서 얼떨결에 나온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고 김문기 씨하고의 관계라든지 국토교통부하고의 관련성은 당시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 오고 있던 상황이고 방송 토론을 앞두고 그것이 쟁점이 될 것이라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답변을 준비했다고 봐야 되거든요. 그리고 국토교통부 관련된 부분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부분에 대한 답변을 당연히 준비를 해서 이제 발언을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것이 우연히 어떤 쟁점에 대해서 모른다 부정하는 그런 취지가 아니고 이것은 본인이 충분히 그런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볼 수가 없죠. 그리고 재판을 받으면서도 그런 사실관계에 대해서 다 부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만약에 형이 선고될 때는 벌금 80만 원 이렇게 할 사안은 아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실형일지 아닐지는 조금 쟁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마는 징역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는 선고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가.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22794

여기에 더불어서, 1심 판결이 가까워지면서 극우 유튜브들이 판사 성향에 대해 떠들기 시작한다. 주요 소스가 서 모 변호사야. 서 모 변호사가 자기 유튜브에서 주장한 거. 아무튼 막 이런다. ‘한성진 부장판사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기는 하지만, 판결 하나는 확실하게 한다고 한다.’ 그 밑에 막 댓글 달더라고. 다행입니다~ 공정한 판결 기대합니다~ 원래대로면 어떻게 돼야 해? 국제인권법연구회-좌파 판사-솜방망이 판결 가만두지 않겠다, 이렇게 가야 하잖아? 근데 무슨… 평판을 수집해보니 판결 하나는 확실히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정의당도 혼내준 사람이다 막 이런다니까! 그리고 뭐 무슨 서 모 변호사가 꼽은 수원지법 양심 4인방 어쩌구 등등…. 하여간 웃긴 얘기 많은데, 이런 거 다 그냥 웃어 넘겼다고. 근데 판결이 이렇게 나오니까, 어? 하는 거지.

돌이켜보면 동후니횽이 윤통 들이받는 액션 취할 때도 명분이 뭐였냐? 이재명 1심 나올 건데 그 전에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이거 아니었나?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 결과들이 11월 15일부터 나온다”며 “우리는 그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나.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1심 결과가 나오면 “민주당이 집권하면 안 된다는 점에 많은 국민이 점점 더 실감할 것”이라며 “반대로 민주당은 그 상황에서 더 폭주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더욱 민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이 모이면 이야기하는 ‘불만 1순위’라면 마치 오멜라스를 떠나듯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23071851001

선거법 위반 1심이 기대한 대로 나온다는 전제가 없으면 이런 말을 어떻게 하나? 이런 말을 하면서 ‘특별감찰관을 조건없이 임명하자’로 점프한 건데,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특별감찰관 등 요구 수용과 이재명 선고를 왜 데드라인을 맞추나? 당시에 박씨들이 장악한 KBS 대담에서 (물론 친윤 포지션이 일정 부분 반영된 거지만) 김재원 씨도 이런 주장이 이상하다고 한다.

◎송영석: 일단은 이것 좀 두 분께 여쭤보고 싶었어요. 한동훈 대표가 지금 계속해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꼭 해결해야 된다고 하면서 시한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 1심 선고 전에 반드시 해야 된다고 하면서 하는 얘기가, 11월 달, 다음 달 15일 날 1심 선고가 있잖아요? 첫 1심 선고가 있는데, 1심이 선고되면 이반된 민심을 여권이 받아야 되는데, 그러려면 최소한의 조건을 갖춰야 된다는 거예요. 이게 다음 달 상황을 미리 예단해서 지금 상정한 상황에서, 그래서 우리가 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인데. 한 대표가 얘기하듯이 민심이 이반되려면 적어도 지금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친명계 일색이기 때문에 단일대오가 튼튼한데, 이게 흔들려야 되는 거 아니에요?

▼홍익표: 그러니까 한동훈 대표 희망사항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이제 11월 15일 날 재판 결과가 어떤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본인의 마음속에는 아마 자신이 원하는 재판 결과가 나올 거라는 전제하에, 그러면 민주당으로부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만약의 경우라도 잘못 나오면 민심이 우리한테 올 테니 그때 민심을 받으려면 이래야 된다, 이런 희망이, 몇 가지 가정이 지금 들어가 있는…

◎송영석: 가정이 들어가서 주장을 하는 거잖아요, 필요하다고.

▼홍익표: 우선 재판 결과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고, 그다음에 우리 당으로서는 여전히 이재명 대표의 어떤 정치적 진로에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지금 판단하고 있고요. 또 설사 1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당장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거나 당이 요동칠 만한 그러한 요인은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그런 측면에서 민심이 이반한다, 그다음에 그 민심 이반을 받기 위해서 그전에 뭔가 조치를 내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한동훈 대표가 제가 보기에는 여러 가지 가정과 전제를 깔아놓고 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송영석: 김재원 최고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게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흔들릴 정도로 민심이 이반되는 상황이 된다면 그동안 김 여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제기했던 여권 내에서는 친한계의 입지도 좀 좁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김재원: 저는 그렇게 보진 않고요. 그것과는 전혀 별개라고 보고. 어쨌든 한동훈 대표가 요구한 것이, 사실은 이른바 용산 대통령실에 있는 본인이 지목한 8명의 김건희 여사 관련된 사람들을 정리해달라는 것이고, 그중에 이미 2명은 전직이죠. 이미 용산 대통령실을 나온 지 오래고, 그 6명을 정리하는 것이 국민들은 사실 그런 사람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 정리하는 것과 그다음에 대통령 영부인이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대통령이 지금도 자제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거다. 그런 답변을 한 상태고. 그다음에 진실 발견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라. 그래서 검찰 수사를 하고 있고 검찰이 또 이제 제기, 고검에 항소를 하면 또 수사하지 않겠습니까? 그거에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이런 정도의 답변을 했는데, 그것을 하기 위한 절차에서 인사 조치가 대체로 남은 것 같은데요. 인사 조치는 어차피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겠죠. 그런데 그것을 조치를 한다고 해서 지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그러면 완전히 정리가 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차피 검찰의 수사 또는 특검 요구 상황은 지속될 것이고 이렇기 때문에 사실 시한이라는 것 자체가 저는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김건희 여사하고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도 불특정한 상태, 특히 검찰 수사 결과는 무혐의 처분이 된 상태거든요. 그러면 앞으로 고검에서 항고가 제기되어서 수사를 다시 한다든가 이럴 때 그냥 약간 미확정 상태에 있는 수사 사건에 불과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건은 선고가 될, 그러니까 범죄가 확정되는 그런 상태이고, 형량이 정해지고 특히 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에는 공민권이 박탈되는 정도의 양형이 있느냐 없느냐의 그런 문제인데, 이 두 가지가 마치 비슷한 사안인 것처럼 동일시, 동일 위치에 두고 시한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은 오히려 좀 혼돈을 하거나 이상한 느낌을 가질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그 시한을 이재명 대표의 법원 선고일자하고 같이 맞춘 것은 좀 약간 특이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89499

물론 형량과 관련해서는 징역형 선고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그건 검찰기자의 취재파일을 보면 알 수 있다(아마 분명 페이스북 같은 데에도 썼을테니, 잘 알려진 논리일 것이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75829

(처음 이 글을 확인한 시점에는 2023년에 형량범위가 수정됐다고 돼있었는데, 지금 다시 확인하니 마지막에 각주로 지난 17일 글을 수정했다는 사실이 적혀있다. 나 같은 경우는 16일 수정되기 전 내용으로 라디오 방송을 했는데… 틀린 내용을 근거로 설명한 셈이 됐다.)

그러나 여기서 대다수의 인사들(방송에 출연하는 보수 패널 포함)이 이 사안을 가볍게 본 건 선거운동기간의 발언도 아니고, 선거운동과 관련한 어떤 문서나 그런 것에 관한 것도 아니고, 더블민주당 측이 항변하듯 개인의 주관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에 가까운, 하여간 다투기 쉽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이지 별 이유가 아니다. 근데 그런 사안에 대해서 여당이 정치적 구호 수준에서 징역형 나옵니다 징역형 나와야 합니다 그러는 것도 아니고, 기대한대로의 결과가 나오는 걸 전제로 무슨 전략을 계속 짜고 실행을 해왔다? 그러면 미리 알았나 싶은 생각 들 수밖에 없는 거지.

미리 알았다면 어떻게 알았을까?

1) 10월부터 서 모 변호사 같은 사람들이 이 판사는 어떤 판사고 어떤 판결을 할 거다를 이미 확신을 갖고 떠들고 다녔다, 여기에 힌트가 있을 수 있겠지.

2) 어차피 공소유지는 검사가 하는데, 대충 기류를 눈치챌 수 있는 이벤트가 있지 않았을까? ‘징역형’에 대해 굉장히 자신있어 한 게 검사라인이라는 점에서 착안해본다.

3) 누구도 알려준 사람은 없지만 국힘의 검사 출신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가지고 자신있게 내린 결론이었다? 저는 가능성 크지 않다고 봄.

말이 나온 김에, 더블민주당의 항변과는 별개로 이번 판결에서 내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에 대해 별도로 기록한다.

첫째, 골프 발언에 대해 유죄 취지 판단한 것. 먼저 보도에 의하면 재판부는 ‘김문기 몰랐다’는 발언은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하위 직원이라든가 해외 출장을 갔다든가 표창장을 줬다든가 하는 대목에 대해선 인정하는 취지 발언을 했으므로 교유행위 자체를 부정한 건 아니라는 이유이다. 그런데 골프 발언은 ‘김문기 몰랐다는 내 말은 맞다’는 맥락의 발언을 하다 나온 얘기다. ‘김문기 모른다-국민의힘이 골프친 것처럼 사진도 공개했던데 그 사진은 조작됐더라-(모른다는 내 주장에 대한 반론이 안 된다)’ 이건데, 재판부는 이 맥락 자체에 대해서는 또 무죄 취지 판단을 한다. 그런데 쟁점을 옮겨서 김문기를 알았느냐 몰랐느냐가 아니라, 골프를 쳤느냐 안 쳤느냐에 대해 유권자가 판단한다면 그건 허위가 될 수 있으므로 허위사실공표라고 판단한 것. 이게 맞나? ‘김문기를 몰랐다’라는 맥락에서 유권자가 받는 인상에 대해 판단하면 무죄 취지일 수 있는데, 골프를 쳤느냐 안 쳤느냐(애초에 이 쟁점은 김문기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맥락 안에 있다)로 보면 유죄라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클리어 하다고 볼 수 있나? 난 이게 잘 이해 안 된다. 형량을 줄여봐야 100만원 아래로 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하여간 2심에서 쟁점이 될 만한 대목이 아닐까 생각했다. 둘째도 있는데 그것도 쓰면 너무 길어져서 둘째는 나중에 쓰기로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꼭 거품 물고 그러는 분들 있다. 이재명이 잘했다는 거냐, 거짓말 해도 된다는 거냐, 김문기 씨 유족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느냐…. 세상을 이재명 중심으로 보는 분들이다. 여기서 말씀드린 것은 저 행위를 공직선거법 상의 당선목적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할 수 있느냐, 그게 맞느냐의 문제이다. 이재명의 행위는 정치적, 윤리적으로도 얼마든지 다룰 수 있고 비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지난 대선 기간과 그 이후 국면에 수도 없이 했다. 지금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거 아니냐.

세상을 이재명 중심으로 보는 분들의 대표적 증세가, 더블민주당이 뭐만 하면 다 이재명 방탄이고 이재명의 뭔가에 맞춰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거다. 가령 더블민주당 일부에서 탄핵을 얘기하니까 ‘이재명이 대선 못 나가게 되기 전에 대통령 선거를 앞당겨 치르려고 탄핵을 하려는 것’ 막 이랬는데, 더블민주당이 최근에 탄핵 얘기를 일부러 피하려는 듯 하니까 또 이재명이 뭐를 꾸미는 듯이 얘기를 하더라고. 좀 제발 좀 이재명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욕을 할 때는 하고 말 때는 말아야 정확한 상황이 판단 가능한 거라고 늘 말씀드림.

이 문제에 대한 더블민주당의 태도나 전략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기회를 통해 함께 얘기를 하고 있다. 지금 윤통 정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특검 얘기를 하는데 거기서 이재명 구하기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동후니횽이 바라는 바, 라는 것. 집회를 ‘판사 겁박’이라고 하지 않나? 그게 의도하는 국힘의 그림이 있는 거 아니겠나. 그래서 사법적 문제는 법리로서 법정에서 대응하는 게 맞고 밖에서는 특검, 명태균 등등에 대한 얘기를, 여러분들 말마따나 ‘묻히지 않게’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이 연단에 올라 팔팔하게 살아있다 외친 것은 별로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당선목적 허위사실 유포, 선거법,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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