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같은 선거제도 전선
대표부터 시작해서 더블민주당에서 나오는 얘기가 주로 이런 식인데, 가령 진성준씨 발언을 보라.
◆ 진성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위성정당 방지법 또 위성정당 금지법으로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거나 금지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방법은 비례대표에만 후보를 추천하는 정당들, 이른바 비례 정당.
◇ 김현정> 위성 정당, 비례 정당.
◆ 진성준> 당연히 지역구에도 후보를 내야 된다고 하는데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요. 지역구에도 다 후보 내면서도 사실상 비례의석을 목표로 하는 정당을 만들 수 있고요. 또 하나의 방법은 그렇게 위성정당이 나중에 합당을 하게 되면 국고보조금을 삭감하자.
◇ 김현정> 한 반 정도, 만약 합당해버리면 모당하고. 그러면 국고보조금 반으로 싹뚝 자르자는 게 지금 방지법이잖아요.
◆ 진성준> 그렇습니다. 그런데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 김현정> 돈 가져가시오. 그냥 우리 합치렵니다 하면 방법이 없다.
◆ 진성준> 방법이 없죠.
(…)
◆ 진성준> 아까도 얘기했던 것처럼 저희는 이번 총선을 통해서 윤석열 정권의 이런 무능과 무책임, 또 역사적인 퇴행을 반드시 막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국민적인 요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것과 정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선거 제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가지고 임하겠다. 그건 용납하기 어렵죠.
◇ 김현정> 그걸 용납하기 어렵다고 속으로 지금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반은 넘습니까?
◆ 진성준>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반을 넘는다. 지금 공개적으로 말씀하신 분은 진 의원밖에 안 계시는 걸로 제가 아는데 실제로는 반이 넘는다. 그런데 어제 75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 열었습니다.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으로 추진하고 준연동형 유지하는 쪽으로 가자. 진 의원님 말씀대로라면 이상, 그 이상 원칙, 이대로 가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든 의원도 75명이나 계셨어요. 특히 이 선봉에 서 있는 이탄희 의원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지역구 용인정을 내놓고 험지 출마하겠다고 어제 선언을 했습니다. 내가 먼저 기득권 내려놓고 험지 가는 희생을 택할 테니 이 진정성을 좀 믿어달라. 부디 병립형 회귀라는 국민의힘의 퇴행에 손잡지 말아 달라, 그러면 안 된다 이거거든요. 이 선언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진성준> 우리 이탄희 의원님의 그런 정치적 소신이나 진정성, 이건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막 지역구를 버려가면서까지 주장하실 일인가 싶습니다. 또 한편의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는 그 지역구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제 당신의 정치적 주장을 선명하게 하고 그 호소력을 높이기 위해서 지역구에 불출마하겠다 하는 말씀까지 하셨는데 꼭 그렇게 하실 일은 아니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75분의 민주당 국회의원께서 위성정당 방지법에 찬성하고 공동 발의하는 기자회견을 하셨는데 그분들이 모두가 다 준연동형으로 가야 된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래요? 준연동형이 있을 때 위성정당이라는 게 나오는 건데 같은 연결선상 아니에요?
◆ 진성준> 같은 얘기이기는 한데 지금 병립형으로 돌아가거나 하는 식의 새로운 선거법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냥 현행대로 가야 되는데 이 현행대로 간다고 하는 것은 지난 선거 때 적용했던 준연동형이 더 넓어지는 겁니다. 지난번에는 47석 가운데 30석 정도에 한해서만 연동형을 적용한다고 하는.
◇ 김현정> 캡을 씌워놨었죠.
◆ 진성준> 제한적인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47석 전체로 넓어지는 거거든요.
◇ 김현정> 캡도 없어요.
◆ 진성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게 되면 그야말로 아까 말씀드린 현실의 문제에 부딪혀가지고 복잡해지는 상황이 오니 하다못해 위성정당을 창당할 수 없도록 해야 될 게 아니냐라고 하는 문제의식 속에서 하는 것이지.
◇ 김현정> 그분들도 그럼 병립형 회귀가 낫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꽤 계시다는 거예요?
◆ 진성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얼마든지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
◆ 진성준> 왜 야합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지금 정치학 원론이 너무 난무하고 정당학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정치학만 있고 정당학이 없습니까?
◆ 진성준> 지금 현대 정치는 정당 정치인데 민주당에 소속되어 있는 의원들께서 다당제가 지고지선이다라고 자꾸 주장하면서 민주당의 의석을 헐어가지고 다른 소수 정당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하게 하자라고 하는 주장을 하는 게 자기모순 아닙니까? 자가당착 아닌가요? 그분들은 왜 그러면 민주당에 소속되어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노력하시는 거죠?
◇ 김현정> 그 당으로 가라. 그거까지는 아니지만.
◆ 진성준> 아니, 꼭 그런 말씀은 아닙니다만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현대 정치에 필수적인 것이고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 공통된 정책에 입각해서 모인 결사체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정당이 집권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한다. 더 앞으로 나아간다라고 하는 확신 때문에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거고 그 정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서 노력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또 그 정당의 공천을 받아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이런 자세로 선거법에도 임하고 선거에도 임해야지 마치도 민주당은 한계가 많으니까 다른 정당, 그러자면 민주당에 남아서 정치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다른 정당을 해야 되는 것이죠. 물론 여러 정당들이 있지만 이 정당들이 국민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 목소리를 다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당인으로서는 그런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당 내에서 담아내려고 하는 노력을 먼저 해야지 우리 당은 안 되니까 새로운 정당 만듭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정당이 자꾸 만들어지도록 선거제도를 열어줍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좀 자기모순적이지 않나, 저는 그런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것도 맞는 말씀인데 다만 이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지금 거대 양당의 폐해가 너무 심각하다. 국민들이 정치 혐오에 지금 진저리를 친다. 이렇기 때문에 다른 당도 좀 필요한 거 아니냐, 이런 논리는 가능하지 않나요?
◆ 진성준>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 지적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거대 양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그 무당층 대중을 위한 정당을 새로 만들겠다라고 한다면 그거는 인정됩니다. 그런 정치 세력이 등장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무당층들의 정치적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다면 그분들이 선거에서 유의미한 승리를 거두겠죠.
◇ 김현정> 그분들을 위해서 제대로 좀.
◆ 진성준> 그런데 민주당의 당원이고 당인이라면 우리 민주당이 그런 무당층의 목소리도 담읍시다. 당의 외연을 확대합시다. 당의 노선을 더 유연하게 합시다라는 주장을 당내에서 먼저 펴는 것이 정석이죠.
오늘 의원총회는 취소했다지만, 어찌됐건 더블민주당을 중심으로 보면 선거법 전선은 두 개 선택지다. 1) 조국 신당을 포함한 위성정당 난립을 용인하며 중도 득표력 상실을 감수하고 준연동형을 유지할 것이냐, 2) 깔끔하게 양당 중심으로 하되 권역별이나 ‘캡’ 타령 일부 유예를 두는 조건을 덧붙인 병립형으로 돌아갈 것이냐… 저 같은 놈 입장에서 비유하자면 변비냐 설사냐의 싸움이랄까?
이탄희의 눈물은 뒤늦게야 나올줄 알았는데 어제 뭔가를 선언하면서 좀 일찍 나온 느낌이다. 어제 라디오 방송에선 제도 자체의 논의는 실종되고 주판알 튕기는 얘기만 하는 건 좀 그렇다고 말씀드렸다.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상적인 것의 어떤 한도 내에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
방송에서는 그 정도 말하지만, 늘 하는 생각을 또 할 수밖에 없는 거다. 상당한 정도의 국민적 여론의 압력이 있지 않으면 양당이 자기들 유리한대로 룰 셋팅을 하지 그냥 순순히 ‘좋은 제도’ 도입에 고개를 끄덕이겠는가? 그거를 원내 협상 전략으로만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원내 진보 정치의 문제라고 그 당시 협상 국면에서도 말씀드렸는데, 저를 구박이나 하고, 이제와서 백날 천날 더블민주당 원망이나 하면 뭐하는가?
이런 얘기하면 투쟁은 환상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데 내가 언제 거리로 나가라고 그랬어? 또는, 그냥 선거법 개정 홍보를 열심히 했어야 한다, 이런 것도 아니고요. 국민적 여론의 압력을 만들어 내는 정치라는 게, 요새 말로 그런 ‘빌드업’이라는 게 뭐냐고. 그런 ‘빌드업’이라는 거는 원내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 그런 얘기다 이겁니다.
모르겠다. 뭐 어차피 밖에서 하는 얘기니까… 지지난주인가 라디오 방송에서 한 얘긴데, 이번에는 반 정도 병립형, 다다음 총선부터는 완전 병립형으로 또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한 16년 정도 후에 선거법 개정이 또 새로운 이슈인 양, 어떤 정치적 불공정의 표상인양 하면서 막 분위기 타는 날이 또 오기도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