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선거
뭐 맨날 똑같은 거 하는 거다.
미국 선거에 대해선 정치지형이 트럼프냐 반트럼프냐의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고들 분석한다. 건 당연하다. 이런 측면에서 민주당이 좌파로 간 게 문제다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보도. 좌파가 아니고 손에 잡히는 성과가 있는 실용으로 가야 한다는…
그런데 트럼프주의는 매카시즘이 아니고 반엘리트주의를 핵심으로 해서 이런 저런 우파 담론을 덧붙여 놓은 것이다. 민주당의 좌파화는 트럼프주의를 어떤 주류로 보는(젠더든 인종이든 자본이든) 좌파포퓰리즘에 편승한 거였다. 즉 양쪽 모두가 반주류담론에 기댄 거였는데, 이런 경우 언제나 몰락은 실제로 주류가 됐을 때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스스로 이제부터는 반-주류가 아니고 실제적인 주류로서 책임있게 행동하기로 하곤 하는데, 많은 경우 이게 다시 반엘리트주의의 표적이 된다. 그러나 엘리트 정치세력의 입장에선 자기들의 정공법 외에 별 뾰족한 수는 없다. 그래서 트럼프냐 아니냐가 계속되는 거다. 그리고 이 과정을 영원히 반복하며 제자리 걸음 하는 것이 현대의 대의민주주의이다.
일본의 선거 결과를 두고도 여러 얘길 하는데, 대표 야당의 자리를 유신회가 꿰차게 될 거고 그럼 더더더 우클릭 할 거다 라는 얘기를 하면서 호떡집에 불난 듯이… 왜 이렇게 되었느냐. 이러쿵 저러쿵 해도 현대 정치에서 유권자가 지지를 철회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1) 부정부패, 2) 나의 이익. 즉, 경제란 이런 저런 거시경제의 수치가 아니고 실제 ‘나’에게 미치는 어떤 이해관계의 영향을 말한다. 최근으로 보면 코로나19도 마찬가지.
일본의 55년 체제가 망가진 것은 1) 덕분이다. 부정부패 -> 자기들끼리 나눠먹는 정치가 문제 -> 파벌 타파 -> 선거제 개혁… 이 순서로 정치개혁 논의가 흘러갔는데 사회당이 선거제 개혁 논의에서 구정치의 옵션으로 같이 묶여버리면서 망해버린 거다. 사회당을 대신해 새롭게 실질적 야당의 지위를 차지한 것은 부정부패의 본진으로 인식된 자민당-파벌정치로부터 탈출을 감행한 오자와 이치로와 비사회당 아웃사이더들이었는데, 여기도 반주류담론으로 집권했다.
근데 자기들도 집권을 하고 보니 역시 방법 없는 거지. 첫째, 미군기지 이전이라든가 현금성 복지 강화라든가 이런거 약속 못 지켰거나 시늉만 한 데다 소비세 인상… 고환율이 문제라면서 엔고 용인… 후쿠시마 핵발전소… 유권자들이 볼 때 손에 잡히는 이익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오자와 이치로로 대표되는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미지까지… 이 당시의 이런 기억이 지금도 민주당이 회복을 못하는 이유일 거다. 그러니 다른 대안 찾는 거지. 유신회가 극우다 이런 건 문제도 아니고. 또 코로나19 대응도 중앙정부보다 낫게 했다고들 하니 눈길을 줘보는 것.
각자 타산지석 삼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