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탓
며칠째, 그리고 잊을만하면 조선일보가 불량 여론조사 얘기를 하는데 요즘 여당 일각의 분위기에 발을 맞추는 거 같다. 아무리 해도 선수가 못 뛰면 심판을 견제해라… 라디오 방송 패널 얘기, 네이버 알고리즘 얘기, 실시간 검색어 얘기 다 여기에 해당한다고 본다. 그래도 조선일보가 맞장구를 좀 쳐주는 건데…
근데 이런 방식이다. 어떤 특정 사례를 얘기한다. 여론조사 업체가 잘못된 사례다. 그걸 들어서 마치 ‘여러분이 보고 있는 그 여론조사 다 믿을 수 없습니다’ 식의 냄새를 풍긴다. 어디까지나 냄새만 풍긴다. 직접 그렇게 주장하면 문제 커지니까…
예를들면 이 글인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5/16/YR5E6M3P6BHQFDQYYAB5C2WX3I/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글이 처음이 아니다. 조선일보가 계속 하고 있다. 여기서 거론하는 업체는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이다. 난 들어본적도 없다. 우리가 보통 보고 참고하는 조사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 글 읽은 사람들은 ‘역시 여론조사 믿을 수 없다’며 여론조사가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듯한 주장을 막 한다. 여당은 법도 만들자고 한다. 뭐 법은 필요할 수 있다. 아무튼 마녀사냥이라는 거다.
생산적인 논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가령 지금 주요 여론조사 수치를 믿을만한가? 이 질문을 글자 그대로 이해하고 답하면 ‘안 믿을 이유는 없다’는 답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질문을 바꿔서, ‘수치에 대한 여론조사업체의 해석은 믿을만한가’라고 한다면 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그냥 기계적으로 대충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더 나아가서, ‘이 수치로 총선을 예측할 수 있는가’라고 한다면 ‘아니다’라고 해야 할 거다. 지금 여론조사 답하는 사람조차 정치에 관심이 상당한 사람일 뿐, 대다수 사람들은 관련 뉴스에조차 별 관심 없는 상태다. 총선이 목전에 다가와야 의견 갖는 사람들이 상당수고 이 사람들이 줄을 죽 서야 총선 예측이 가능하다. 다만, 지금대로면 지금 여론조사 하는 거나 그때가서 하는 거나 정치권이 이 모양 이 꼴이란 것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건 비슷할 것이므로 별 차이 없을 거다란 얘기가 가능한 정도이다.
오히려 일부 ARS 조사의 경우와 전화면접조사의 차이 등은 따져볼만한데, 이것은 동아일보의 칼럼을 참고해보자.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516/119308294/1
이 칼럼에 등장하는 여론조사 굥정 아니 공정은 에스더기도운동본부라는 데하고.. 아니, 아닙니다. 가끔 대통령실이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NBS 그 중에서도 한국리서치를 겨냥한 게 아닌가 의심이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따지자면 그마저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얘기 비슷하다는거~ 제발 좀 칼럼을 쓰면 잘 좀 읽어보시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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