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된 금성이

금성이 아니 저 우리 유변호사님한테 오랜만에 전화를 드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오전 11시 반에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시더라. 정오가 지나서 콜백이 왔는데, 산책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거다.

나는 옳다쿠나 해서, 오 그래 네가 벤고시가 되더니 아주 팔자가 폈구나, 이제는 전화를 못 받았다는 핑계가 산책을 하느라로구나, 그래 산책을 하시느라 전화를 못 받는 분이로구나 네가, 오냐 그래 내가 변호사님 산책을 방해했구나, 어~~ 그래 어쩌면 좋냐 소중한 산책 시간이 방해를 받아가지고 아이고 우리 변호사님 이거… 뭐 이런 얘기를 계속 했는데, 그게 아니고 배우자가 출산을 마친 지 불과 수일이 지나 몸을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기에 그랬다고… 어쩐지 자꾸 전화를 하고 싶더라니…

뭐 필요한 게 있느냐 등등 의례적인 말을 했지만 이미 준비는 다 마친 상태로 출산에 돌입했을 테니 그런 게 있을리는 없다. 나중에라도 뭐 필요하면 말씀하시라 하면서 자잘한 얘기를 좀 나눴는데, 그의 절친인 흉노님은 새로운 앱을 개발했다고 한다. 일기를 쓰는 앱이라는데… 애플이 공식 일기 앱을 내놓은 마당에?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아직 써보진 않았다. 이렇게 잠깐 언급을 하고…

https://apps.apple.com/kr/app/%EB%8B%B4%EB%8B%A4-%EC%98%A4%EB%8A%98%EC%9D%84-%EB%8B%B4%EB%8A%94-%EC%9D%BC%EA%B8%B0/id6476119666

그리고 수원의 정세를 좀 얘기하고, 너는 사회지도층이 돼갖고 나랏일에 이렇게 관심이 없느냐 면박을 준 후 일 때문에라도 서울 오면 연락하라 말하며 끊었다. 이 녀석을 알고 지낸 지도 이제 거의 20년이다. 나는 남에게 거의 전화를 먼저 걸지 않는데, 아무 때나 전화를 걸 수 있는 한 5명 중 1명일 거다. 그런데 이 녀석까지 아빠가 되다니… 다들 모여서 떠들썩하게 늦게까지 놀고 이런 일은 이제 앞으로도 어렵겠군, 하고 생각했다.

기왕 전화를 건 김에 근 2년 만에 김변태님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알렸다. 목소리만 들어선 잘 지내고 계신지 어떤지… 알 수 없었다. 김변태님도 이제 나이가 거의… 아니다… 가슴 아픈 얘기다. 아무튼 금성이에게 전화를 한 번 주시라 말씀드렸다.

한 50세 쯤에는 그래도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이를 이렇게 먹어 놓으니까 괜히 시간이 아쉽고 사람이 궁금하고 그렇다. 벌써 2월이 다 갔다.

옛날 생각

아침에 가는 유튜브 방송 관계자에게 전에 뭐 하셨냐 물었더니 어떤 대안매체에서 파업을 했다 하시더라. 따져보니 내가 미디어스 있을 때다. 아마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팀에서 취재를 했었을 거다. 살다보니 이래 저래 접점이 있는 사람들이 의도치 않은 데서들 만나는 구나 싶었다.

얼마 전에 나루님을 모셔다가 집에서 식사도 하고 잡담도 하고 그랬다. 보통 사람들은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만나면 맨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한다. 그날 얘기한 주제는… 휴대용 게임기 자랑, 기나 멀티 이펙터의 발전, 기타 앰프 활용과 AI의 접목 가능성, 기타 볼륨 노브의 역할, 최근 인상적이었던 기타 모델 등등이었는데… 볼륨 노브 얘기는 이런 거였다. 그러니까 리니어테이퍼냐 오디오테이퍼냐 하는 곡선 얘긴데 볼륨 노브를 드라이브톤 조절용으로 활용하는 경우에 어떤게 활용도가 높은가에 대한 얘기였다. 어차피 답이 나오는 얘긴 아니고 특히 나 같은 취미 수준의 연주자에겐 크게 상관없는 얘기다. 아무튼 그런 얘기가 우주적인 데까지 펼쳐졌는데… 얘는 다른데선 누구랑 이런 얘길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젊었을 때는 같이 집에 가면서 맨날 이런 얘기(뜬구름 잡는) 했던 거 같은데… 그러고보니 나루님이 에피폰… 옛날 에피폰이 아니라며 레스폴 모던 중고로 알아보라 그랬는데, 얼마 전에 보니 지가 산 거 같더라.

오늘은 뭘 좀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다가 갑자기 3cf라는 사이트가 걸려버렸다. 이런 게 있었지. 나는 별 관계없는 사이트지만, 대신에 3cf랄지 이런데 호스팅을 제공했다고 돼있는 teamcscw라는 데를 조금 알고 있다. 그 사이트에서 총싸움 게임 서버를 운영했기 때문에… 그 게임을 하면서 IRC로 그쪽 관계자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했던 거 같다. 오랜만에 사이트 주소를 눌러보니 2023년에 공지글 비슷한 걸 걸어놨다. 어떤 횽님이 댓글도 달아놨는데, 이 횽님이 같이 총싸움 하는 팀에 함께했던 횽님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일도 있다. 그것이 벌써 20년 전…

그런데 평소에 떠올리지 않으면 기억이 희미해지는 게 사실인 거 같다. 민주당에 박 모 의원님이라고 있는데… 아니다. 저번에 얘기 한 거 같으니 그 얘긴 그만하고. 아무튼 오랜만에 떠올렸더니 그 시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용과 같이 8을 하는데 슬퍼서 할 수가 없다. 왜 키류노아니키가 환자가 돼야 하나요? 타이치가 든든한 소방관이 되어서 눈물이 찔끔 났다. 오키나와 꼬마였던 시절부터 봐온 것 아닌가. 일종의 등장캐릭터 후일담 콜렉팅을 컨텐츠화한 것은 대단하다. 이게 게임이니까 가능한 연출이다. 키류쨩이 죽지 않았으면 하는데… 카스가 녀석은 왠지 정이 가지 않는다. 친구가 너무 많다. 나는 친구가 없단 말이야! 나까마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이런 거 성질에 맞지 않는다고. 흠… 왠지 게임제작자가 되고 싶어졌다. 역시… 옛날 생각으로 시작해서 일본게임 얘기로 끝내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