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삶
이제 팔자에 없는 유튜브 운영자가 되었다.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 유튜브를 진행하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다. 혼자 읽을 때는 1시간도 안 걸릴 분량을 남에게 소개를 해주면서 설명까지 곁들여 하려니 2시간이 금방 간다. 완벽히 준비를 해서 빨리 빨리 진행하면 더 압축적으로 할 수 있을텐데, 그럴려면 거의 잠을 안 자고 준비와 방송만 거듭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상당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오늘은 김변호사님과 함께 하는 유튜브 방송을 저녁 때 했는데, 사람들이야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적절한 수준에서 얘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이재명 얘기만 하는 것이 불만이라며 뛰쳐 나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쨌든 시사 방송인데 이재명 뉴스만 있는 날 이재명 얘기가 주가 되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런 분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그냥 이재명 욕을 시원하게 하면 된다. 내가 볼 때는 결국 그런 것을 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 그런데 그냥 남의 편 욕하는 걸 즐기고 싶은 마음은 시사 뉴스를 알거나 논하고 싶은 마음이 맞는가? 오히려 그거야 말로 이재명에 저당 잡힌 인생 아닌가? 둘째, 뉴스 주요 주제를 다 포기하고 진보쓰 주제만 논하면 된다. 이 경우의 문제는 이러면 유튜브는 망한다는 것이다. 처음에야 진보쓰들이 약간 관심 가질지 모르지만 결국은 이것도 해달라 왜 이건 안 하냐 이것도 해야 되지 않느냐 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얘기만 요구하다 결국 자기들도 안 보게 되어 있다. 나야 뭐 채널이 내 소유도 아니고 상관은 없는데 김변호사는 슬픈 처지가 된다. 지금도 요즘 숫자가 줄어 자기 출연료를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신세다. 현실을 외면할 수 있는가?
평론가니 뭐니 하고 다니고 있지만, 솔직히 이게 다 뭐하는 짓인지 회의가 느껴질 때가 많다. 오늘은 모 대표님이 국민저항권 얘기하더라. 이거 집에 가야 되는 거 아닌가 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거라도 잘 전달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지만, 다른 방송에서 유튜브 채팅 창을 보다 보면 과연 무슨 얘길 하는 건지 알아 듣고 쓰는 게 맞나 싶은 것들이 많다. 뭐 당장 앞뒤옆에 앉아있는 동업자들도 뭔 말인지 알아들을 생각은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와서 내 유튜브 채널의 숫자를 확인을 해보는데, 이런 댓글이 달려있는 것이었다.
오래전 부터 민하님 팬이예요. 아주 오래 됐습니다. 착한 사람이라 생각되서요. 그런데 그게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해요. 쓸데없어 보이는 존칭도 그렇고 기계적 중립, 밋밋한 논평이 많아서요. 조금씩 나이지고는 있지만 임펙트가 없어요. 이왕 평론가로 나섰는데 사랑받는 사람이 되었으몃 좋겠습니다.
이거 어디서 뭐라고 해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냥 신고했다. 미안합니다. ‘기계적 중립’, ‘밋밋한’, ‘임펙트’… 여기서 뭘 원하는지 알 거 같아서… 이런 말씀은 우리 공화국에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명백하게 상냥한 편이다. 요즘은 유튜브 구독자도 자기가 구독자라는 이유로 유튜브 운영자에게 소비자주의를 발현할 수 있는 시대 아닌가? 손님은 왕이 아니라 구독자가 왕인 시대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살어야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