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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일본 여자 프로레슬링 드라마

2024년 10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밥을 먹으며 넷플릭스를 하염없이 누르다가 일본의 여성 프로레슬링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잠시 보게 되었다. 오프닝만 봤는데도 무슨 얘긴지 알 거 같은데,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덤프 마츠모토라는 악역 얘긴데, 지금이야 악역도 연기를 평가하고 해서 잘하면 각광받는 그런 문화가 자리잡혀 있지만 그 시절에는 그런 게 없었을테고, 더군다나 이건 일본의 여자 프로레슬링이 아닌가. 그럼에도 악역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뭐긴 뭐야 그것밖에 방법이 없으니까 그렇지… 오프닝만 보고 울지 않을 방법이 있는가?

5부작의 4부까지 봤는데, 오늘날의 미친 세상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 든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며 제대로 된 프로레슬링을 하고 싶다는 녀석도 있지만, 대중의 열광과 관심은 그런 것보다는 피와 난투, 스타성에 쏠린다. 여자들이 죽을 힘을 다해 서로 때리고 물어 뜯으며 온갖 끔찍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 개저씨들은 편하게 앉아 사장입네 하면서 돈 벌 궁리나 한다. 결코 좋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흑화하며 자기 자리를 찾는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카라타 에리카와 고리키 아야메가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받아야 하는) 선역을 연기한다. 현실에선 이 배우들은 미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드라마에서의 연기는 멋지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극악여왕

흑수저 박사 명박사

2024년 10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엊그제 실짱님 말씀 보고 좀 웃었다.

▶윤태곤 : 그러니까 지난 한 달 동안 저도 이 업, 이 업으로 사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느껴진다. 그런 게 있었어요. 무슨 말씀이냐 하면.

▷김태현 : 명태균 씨 저럴 때 나는 뭐 했나 이런 거?

▶윤태곤 : 그런 것도 포함할 수 있는데 이제 우리가 흔히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과거 같았으면 이런 이슈는 중요한 게 아니야, 본질에 집중해야 돼. 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그런데 이런 이슈들이 본질이 돼버리고 흔들어버리고 그런 것들. 지금 글로벌한 관점에서 보면 제일 아마 이슈가 되고 있는 거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가지고 확전을 하려는 것. 그걸 이제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거기서부터 그게 중동,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북한까지 연결되는 이런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통상적으로면 대통령실이라든지 여야에서도 이거 어떡할 거냐는 논의들이 많고. 제가 안 보는 데서 했으면 좋겠습니다마는 국감에서도 그런 게 좀 다뤄지고 해야 되는데.

▷김태현 : 안 다뤄질 것 같은데요.

▶윤태곤 : 이게 뭔지 잘 모르겠고 거기다가 저도 기자도 해봤고 대선 선거 참모도 해봤고 컨설턴트도 하지만 과거에 우리가 말하자면 조중동이다, 한겨레, 경향이다 이런 데랑 소통을 하려고 하고 기사를 좀 유리한 방향으로 하려고 하고 또 선거철이 되면 어디에 대해서는 에너지 부분에서는 누가 석학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누구, 약간 진보적인 쪽으로 누구. 이런 식으로 이야기도 좀 들어보자고 하는데 서울의 소리, 미래한국연구소 이런 데들이 뭘 좌지우지하니까 이게 제가 잘못 산 건가, 세상이 바뀐 건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지금도 보면 제가 개인적으로 보는 리포트들이 있고 신뢰하는 여론조사 회사들이 있어요. 갤럽이라든지 한국리서치, 글로벌리서치, NBS 나오는 곳. 그런 데들은 규모도 크고 업력도 있고 현장 경험도 있고 학문적 바탕도 돼 있고 또 기업 일들도 하기 때문에 전략적 시야들이 높은데 이런 사람들은 정치권 사람들이 안 찾아가고 안 만나고 도사다, 내가 비단주머니 들고 있다. ARS 여론조사에 대해서 되게 능하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면 전반적으로 이게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수준이 떨어지고.

▷김태현 : 레벨이 떨어진다.

▶윤태곤 : 국가의 그런… 그래서 제가 자괴감이 든다는 이야기예요.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26386

그러니까 명박사는 뭐 흑수저 요리사다 이런 느낌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명박사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그렇잖아. 김박사와 명박사. 제가 요즘 계속 자조 얘기를 하는데, 이 분들이야 말로 반지성주의라는 맥락에서 자조의 대표격들이신데…. 한 분은 거의 억지로 박사가 되시고… 다른 한 분은 애초에 박사가 아닌데 그냥 박사라고 부르는 걸로 하시고…

그러니까 윤통이나 김박사나 명박사나 다 세계관이 통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판이 되는 건데, 김박사 명박사는 그렇다 쳐. 윤통은 서울법대에 초엘리트 검사 출신이 대체 뭐냐 이거야. 여기는 뭐가 문제냐, 이쪽 분들은 워낙에 지잘난 분들이어서 다 편의적으로 보고 세상만사 다 좆도 아닌 걸로 보는 게 문제인 거지. 이념 사상 제도 도덕 윤리 다 좆도 아닌 거야 그깟거! 그냥 벳기고 수갑채워서 감옥에 처 넣으면 니나나나 똑같이 먹고 싸는 인간이라니깐. 채널A 사건, 그거 검언유착 아니냐 하니까 이거는 이러저러해서 너네들이 죄다 이렇게 접근하는게 아니고 바로 고발사주 반격으로 엎어치기 하고…. 그거 고발사주 아니냐 하니까 또 제보사주라고 엎어치기 하고…. 장모랑 배우자는 조직으로 방어하고…. 그게 다 그런 것임.

오늘은 기사를 보는데, 어제부터 대통령실이 싸다 만 똥 같은 설명을 해서 두들겨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일보가 이걸 썼더라.

윤 의원은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021년 9월 대선 경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했을 당시 명씨가 윤 대통령 가까이에 간 일이 있었다”며 “이에 윤 대통령에게 ‘명씨는 위험한 인물이니 가까이 하지 말라’고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은 “그래”라고 답했다고 한다.

(…)

윤 의원은 “다른 친윤계 의원에게도 명씨를 조심하라고 당부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윤 의원 측 관계자는 권성동·이철규·정점식 의원을 거론했다. 명씨가 이들에게도 접근했지만, 윤 의원의 사전 경고 덕분에 관계를 끊고 손절했다는 것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0919230003925

그러시구나. 맥락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 기사가 왜 나왔나 싶을텐데, 맥락을 고려하면 퍼즐이 딱딱 맞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 원래 창원의창은 박완수씨 지역구인데 2022년 지방선거에 경남도지사로 출마하면서 지역구가 비게 돼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 박완수씨는 명태균씨와 함께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윤통을 만난 인물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 윤한홍씨는 경남도지사 후보를 박완수씨로 하자는데 동의하지 않았다.
  • 명태균씨는 창원의창 재보궐에 김영선씨 공천을 원했는데 당시 주변 인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대”라고 했다.
  • 실제 공천은 경남도지사 선거에 박완수씨, 창원의창 재보궐에 김영선씨로 되었다.

이게 의미하는 것: 2022년 지방선거-재보궐을 놓고 윤핵관과 명박사 사이의 알력이 있었는데 용산이 명박사 쪽 손을 들어준 거라는 추정이 가능.

궁금한 것: 윤한홍씨가 권성동, 이철규, 정점식에게 경고를 했다고 하는데 장제원씨에게는 경고했다는 얘기를 안 하네요? 명박사를 아세요~? (이 시기는 이미 윤핵관의 분화가 이뤄지던 때였고 이게 2022년 8월의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이용호의 경선으로 표면화 되었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공천 개입, 김건희, 명태균, 윤한홍, 윤핵관

흙뷁요리사의 결말 – 언더독 엘리트

2024년 10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계속 강조하지만, 한 편도 보지 않았다. 다만 계속 기사가 나오고, 또 유튜브 등에 접속하면 숏폼으로 계속 뜨고, 어떤 사이트를 가도 이 얘기를 소재로 한 게시물이 올라오니 내용을 모를 수가 없다. 그런 걸 토대로 나만의 뇌피셜을 얘기해보면….

전에 쓴 메모에서 이 쇼는 대중과 엘리트의 대립을 재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자조 얘기를 했는데, 호프스태터가 얘기한 자조라는 게 뭐냐면 이런 거다. 기득권이 말하는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지식이니 뭐니 이런 것은 필요 없고,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것 이게 진정한 지식이고 진정한 지혜이며 능력이다 라는…. 이게 산업시대 자본주의와 엮여 기업가 정신이니 하는 얘기로 표출된 거다. 당시의 자본가들 그러니까 기업가와 금융인들이 대학에서 길러졌나? 아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지식과 이에 근간한 체계를 업신여기게 됐고, 이게 미국의 반지성주의의 토양을 형성했다는 게 호선생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들, 기득권-지식과 결별한 상태인 기업가들의 활약상은 곧 새로운 기득권과 지식체계를 형성했는데 그게 현대 경영학이고 주식이론이고 금융이고 그런 거지. 그래서 제가 흙수저 요리사가 이러한 조류에 대한 비유인 거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씀드린 것.

그에 반해 뷁수저 요리사들은(물론 그들의 실제 인생은 그렇지 않지만) 이 쇼에서는 이미지상 기득권-지식의 편(앞서의 구분법을 굳이 동원한다면)에 서있는 인물들이라는 것. 뷁종원과 안선생의 대립 구도가 그렇고 20대 80의 구도가 그렇고 이걸 굳이 ‘계급전쟁’이라고 이름 붙여 놓은 것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이런 구도를 갖고 왔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포퓰리즘에 대한 쇼(그게 아니면 엘리트-대중, 계급, 흑수저 백수저가 의도적으로 배치되는 이유가 뭐겠나)일 수밖에 없는 이 프로그램에서 흙수저 요리사의 우승은 사실 예견된 결말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흙수저 우승자보다 많은 열광을 받고 있는 게 뷁수저 준우승자인 거 같다는 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거기서 주목해 볼 점은 이 뷁수저 엘리트의 경우 서러운 이민자 출신이라는 서사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분은 요리에 관한 능력에서부터 소위 말하는 ‘인성’, 그리고 구도자적 자세까지 모든 게 만렙인데 거기다가 언더독이다. 내가 볼 때는 언더독이라는 코드가 없었으면 앞의 다른 요소들이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을 것 같다.

이전의 메모에도 조금 적었는데, 나는 이 쇼가 거칠게 말해 어떻게 대중이 포퓰리즘적 방식으로 주류화 되는지에 대한 얘기처럼 보인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포퓰리즘적 정치의 성숙기(?)이기 때문에 그런 서사를 느끼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느끼는 것은, 그러니까 엘리트화 되는 포퓰리즘이라는 흐름이 각광을 받을 수 있다면, 동시에 언더독화 되는 엘리트주의라는 게 조명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현실정치에 한 번 대입을 해보시오). 그래서 언더독 뷁수저 요리사가 주목받는 세태가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임.

제가 분명히 안 보고 쓰는 거라고 말씀드렸음. 그리고 여기다가 쓴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뭘 해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 넋두리나 하고 망상이나 적고 그러는 것이므로 좀 뭐라 하지 마시라.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반지성주의, 엘리트주의,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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