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서만 줄테니 네거티브는 너희들이 해라
이것도 뭐 한 번이어야 오해구나 하지, 이재명 씨는 영남후보론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해 7월 라디오 인터뷰.
◇ 김현정> 대선 얘기는 질문을 드려봤자 답 안 나오는 건 알고 있고요. 그래서 이 질문. 이재명에게 이낙연이란?
◆ 이재명> 뭐 훌륭한 분이시죠. 저는 뭐 저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게도 그분에게도. 예를 들면 저는 이 추세들이 잘 지켜지고 저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못 한 게 있잖아요. 예를 들면 동진을 못하셨지 않습니까? 사실 절반까지밖에 못 갔거든요. 지금 이 지역색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라고 생각해요.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역색을 없애라는데 이낙연 전 총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
◆ 이재명> 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이재명> 그냥 거기까지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역색을 없애…
◆ 이재명> 지역주의가 완벽하게 무너질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맞은 거죠.
◇ 김현정> 아니, 이낙연 의원은 호남 출신이시고.
◆ 이재명> 그러니까 하는 말씀이죠.
◇ 김현정> 아. 호남 대통령.
◆ 이재명>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충청하고 손을 잡아서 겨우 집권하셨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재명>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고질적인 병폐가 지역주의고 그런데 그거를 넘어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것을 넘어서 경상도 표까지.
◆ 이재명> 그걸 예를 들면, 그렇습니다. 진정한 지역주의가 사라지는 기회가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낙연 전 총리가 대통령이 되셔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이재명> 아니, 그것도 정말로 좋은 길이라는 거죠.
◇ 김현정> 이렇게 해석하면 됩니까? 지금 해석들이 막 분분하게 여러 분들 써주시는데 이재명 지사님은 경상도, 이낙연 의원은 호남. 두 분이 민주당에서 함께 경쟁하는 것이 참 좋은 구도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건가요? 지역주의 타파?
◆ 이재명> 참 어려운 얘기여서 그것까지만 하시고요. 이게 자꾸 오해를 낳더라고요.
◇ 김현정> 자꾸 이렇게 아리송하게 답변하시는 분이 아닌데, 이 부분. 대선 얘기만 나오면 항상.
◆ 이재명> 제가 전에 선의로 한번 얘기를 한 게 반대로 분석이 돼서, 예를 들면 말이란 전체를 봐야 되는데 그 부분, 부분을 떼면 전혀 다른 뜻이 되잖아요. 제가 재판받고 있는 것처럼 그 전체를 봐야지 강제로 불법적으로 입원시켰냐. 이런 취지로 물어봐서 그게 아닙니다. 진단하려고 이렇게 하다가 말했습니다. 했더니 너 왜 지시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 그 부분을 떼어내니까. 그런 것처럼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제가 그런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여하튼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서는 대선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이재명>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죠.
이재명에게 이낙연이 뭐냐고 물어보니 별안간 그 양반은 호남후보라 좋다… 이제 논쟁 한복판의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자.
이 전 대표가 탄핵 행동조로 투입됐다는 근거는
“과거 윤영찬 기자(현 민주당 의원,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가 쓴 기사에도 나온다. 기사에 ‘이낙연 의원이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는 얘기가 있다. 본인(이낙연)이 노무현 정부에 대해 얼마나 비판적 발언을 많이 했나. 당시 사진을 보면 탄핵을 관철하기 위해 몸싸움, 행동조에도 투입됐다. 본회의장을 자기가 막고 있었다. 그러니까 윤영찬 기자가 찬성이라고 썼을 것 아니냐.”
실제로 찬성을 했다고 보나
“내가 보기에는 찬성표를 던진 거다. 본인도 그렇게 행동과 말로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세월이 지난 다음에 ‘나는 반대했다’ 그런 태도는 좀 국민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 아니냐. 너무 불투명하다. 그 자체도 문제다. 앞에서는 찬성해서 밀어붙이고 뒤에서는 반대했으면 그 것도 이중행위 아니냐. 나보고 말 바꿨다고 공격했는데, 이거야말로 명백한 태세 전환 아니냐. 이런 게 좀 많다.”
약점이 많은 후보라는 건가
“이 전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단독출마 했을 때 내가 진심으로 ‘꼭 잘 준비하셔서 대선에서 이기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지지율이 매우 잘 나올 때였다.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을 잡은(DJP연합)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는 건가
“지형이 바뀐 거다. 우리가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 현실적으로 이기는 카드가 뭐냐 봤을 때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다.”
그러니까 이런 거지.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은, 이낙연은 호남 후보라 이기면 역사적 의미가 있는데, 이길 수 있을까? 이 얘기고, 중앙일보 인터뷰는 지금 보니까 호남 후보로는 아무래도 안 되겠네요 이 얘기 한 거지. 직접적으로 본인이 그렇게 얘긴 안 했더라도 이 논리를 갖고 이제 지지자들이 뒤에서 뭐라고 해석하고 말하겠어? 논란의 영남 역차별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은 안동에서 했다는 말.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영남과 호남을 분할해서 지배전략으로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 지역이 혜택을 봤는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세상도 바뀌었고 정치 구조도 바뀌어서 영남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정치인이 어느 편 소속이냐를 따지지 말고 정말 국민의 삶을 바꿔줄 정치를 하고있는지, 우리 지역에 정말 도움이 되는 정치인인지 판단해주면 좋겠다”
“감히 단언컨대 지방균형 발전을 통해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측면에서는 저보다 더 나은 정치인이 없다고 자부한다”
“지역이 어디에 편중되고 배제되지 않을지를 보고 판단해달라. 어디에 속했느냐, 옷 색깔이 무엇이냐가 뭐가 중요하겠냐. 우리 국민과 국가를 중심으로 판단해달라”
본인 얘기를 액면으로만 해석하면 영남 민주당의 바닥 논리다. 그러나 얼마든지 세련되게 말할 수 있다. 김부겸이 뭐라 그랬나. 영남에서 무능한 사람이어도 뽑아주니까 국정농단 욕 먹고 할 말 없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 하면 되잖아. 영남 역차별 이게 뭐냐? 사람들이 뭐라 그러겠나. 늘 이런 식인데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