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탈레반

온건파 일본 정치?

2021년 9월 7일 by 이상한 모자

기시다 후미오에 대해 보도하면서 ‘온건파’란 꼬리표를 붙이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볼때 굉지회는 ‘로우폴리틱스’를 지향한 요시다 시게루 노선의 계승자임에는 틀림없다. 근래로 와도 가토 고이치라든지 고가 마코토라든지 그런 사람들의 예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조류인 구 경세회의 경우를 보면 요시다 노선의 후계라는 게 반드시 온건파를 전제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가령 신자유주의와 보통국가화의 결합(정확히 말하면 신자유주의 개혁 논리를 활용한 보통국가화의 정당화)에 대해서는 오자와 이치로가 선구자이다. 하시모토 류타로는 일시적인 리버럴 집권(호소카와, 무라야마)의 반동으로 형성된 우익-백래시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한 인물 중 하나였다.

따지고 보면 구 경세회 뿐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자와 이치로와 같은 흐름의 원류가 오히라 마사요시에 있다고 본다. 자유주의적 국제협조의 관여라는 측면에서 ‘오히라가 전환점에 서고 오히라의 브레인을 이어받은 나카소네가 전환을 완료했다’란 표현이 나오는 책도 있다. 오히라야 말로 굉지회의 역사적 포스트 중 하나 아닌가. 이쪽이나 저쪽이나 권력을 주거니 받거니 해오면서도 실은 같은 방향으로의 움직임을 이끌어 온 것에 가깝다. 정치적으로 어떤 논란이 어떻게 불거졌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보통 이렇게 가면 역시 일본인은 반성을 안 하는 악독한 놈들이다라고 결론을 짓는데, 그렇다기 보다는 일본의 보통국가화란 결국 체제적 사건이라는 얘기가 될 것이다. 한국의 정치세력이 광야에서 뭐라 떠들었든 통치자의 자리에 앉으면 대북관계를 풀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근혜가 천안문에 올라간 이유는 뭔가? 그럴만하여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보통국가화 저지란 체제적 저항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얘기를 하지 못하게 된 일본의 리버럴은 그래서 악세서리에 불과하고 정권을 잡아봐야 똑같은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는 거다. 한국의 민주당이 그렇듯.

이쯤에서 역시 혁명해야 한다 라고 끝을 맺으면 좋겠지만 요즘은 그럴 마음도 아니다. 늘 떠들어 댔지만 결국 권력자가 됐을 때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늘 논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탈레반을 보라. 탈레반! 요즘에는 탈레반을 조금이라도 긍정하는 얘기를 한다 싶으면 밑도 끝도 없이 운동권이니 반제투쟁이니 민족주의니 하지만, 다 관심없다. 처음 집권했을 때 그들의 몸과 마음은 여전히 산과 들에 있었다. 그것은 어떤 저항이었다. 문화유산을 폭파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최근의 이들은 통치자의 권좌에 반쯤 앉은 모습이다. 물론 그들 통치의 시작점은 역사적으로 지체되었다. 김영미 씨 말대로 그들의 현재는 물론 미래 역시도 여전히 중세이다. 무자헤딘의 싸움 이후 그나마 통치자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은 북부에서 싸우고 있는 반탈레반 세력 두목의 영웅적 부친이다. 물론 그도 중세를 사는 사람의 한계는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적어도 어떤 통치의 구현이긴 했다. 탈레반은 그것을 끝장냈지만 동시에 이제 그것과 비슷한 뭔가를 하려고 한다. 그런 좋은 의도대로 될리 없고, 후퇴라고 해야할지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여성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고통받을 것이다. 그러나 지지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것은 어쨌든 뭔가의 종말인 동시에 통치의 시작이다. 좀 더 나은 실패를 할 수 있는가, 이 세계에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결과는 오직 이것으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른다.

민주당이 싫어서 윤석열, 윤석열이 싫어서 홍준표를 지지하는 정치가 횡행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세상의 원리 때문… 인데 분명히 일본 얘기로 시작했는데 왜 여기로 왔지? 이만 줄입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굉지회, 기시다 후미오, 탈레반

최근 하고 다닌 말

2021년 8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요즘에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간 진짜 죽을 거 같아서 집에서 운동을 좀 하고 있다. 목과 어깨가 굳고 이게 두통으로 연결되는 증상이 심각… 운동을 심하게 하니 처음에는 이 증세가 더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좀 나은 거 같기도… 몸을 혹사하니 잠도 더 쉽게 드는 것 같다.

뉴스가 너무 지긋지긋해서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은데, 직업이 떠들고 다니는 것이다 보니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다닐 수밖에 없다.

  1. 난민 문제

이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 중심으로 팩트체크 좀 해드렸고. 다만 하려고 준비했으나 시간관계상 못한 얘기가 있었다. 난민수용에 있어서 무조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자, 이런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는 것. 아프간 재건 사업 왜 참여했나? 그게 미국과의 관계든 장기적인 경제적 이익이든 국익 차원에서 접근한 거다. 그리고 이 결정이 아프간 정세에 미친 영향이 미미하게라도 있다. 상황 좋을 때는 대아프간 수출액이 1억달러도 되고 한다. 특별기여자들 말고 난민 수용의 일반적 차원에서도 우리의 책임이라는 건 이런 맥락에서 생긴다는 것.

  1. 언론뭐시기 법 문제

이건 아래의 글로…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0016

쓴 글 다시 읽어보니 법안 내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읽힐 여지가 있는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 그건 다들 지적하고 있는 문제이고. 지적을 여당이 다 수용해 무리가 덜한 법안을 만들더라도 정치적 맥락이라는 점에서 뭐가 문제인지를 짚으려고 한 것.

  1. 윤희숙 문제

사퇴 주장 당일인 수요일에 한 얘기. 다퉈볼 수 있는 문제지만(벼 논 3천평하면 엄청난 땅 같지만 15마지기라고 하면 또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농사지으려고 알아보기 시작했지만 기왕 살 땅 돈 되는 데로 하고 싶었다는 할배 얘기가 맞을 거라고 봄. KDI 내부정보 이용은 아직까진 근거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는 생각.), 드라이하게 접근해도 될 것을 의원직 사퇴를 걸어버리는 건 바람직한 정치가 아니라고 본다. 이게 우리가 모르는 어떤 가정사 때문에 정서적으로 과잉된 영향인지, 그냥 팔이 안으로 굽고 있는 중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철저히 계산한 결과인지는 모르겠다.

의도는 모르겠으나 이게 가져온 효과는, 윤희숙이 이준석을 살렸다는 것이다. 이준석은 밖에서는 민주당보다 세게 한다더니 뭐냐, 안에서는 내가 왜 탈당해야 되냐… 샌드위치 되는 상황이었는데 윤희숙이 양쪽에 전선을 휙 그어버린 것이다. 이준석이 당일에 권익위 조사가 편향적이다 라고 한 건 궁색해보였지만 윤희숙이 이러기 시작하면서 비장한 얘기가 됐다. 당내에선 탈당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집단행동하기 어려워졌다. 누구는 사퇴도 한다는데… 또 사직안을 민주당에게 던짐으로써 처리할수도 안할수도 없는 딜레마를 만들었다. 지금 민주당이 열심히 윤희숙 사퇴론에 똥 바르는 게 이 영향이라고 본다. 사퇴쇼이므로 우리는 들러리 서지 않겠다=사직안 처리 안 할 거다 …

  1. 카불 테러

오늘 아침에 한 말. 탈레반이 하기에 달렸다. 원래 사이가 안 좋기도 하니 IS의 테러를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바이든이 공언한대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작전을 하는 경우(안 할 수 없다) 협력 또는 용인하는 것도 부담이다. 일단 탈레반은 우리는 모르겠다는 분위긴데 실제 미군이 행동을 해도 그런 입장이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1. 생각만 하고 말은 안 한 스가 요시히데 문제

코로나19 상황이고 해서 거물들이 총재를 하겠다고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고 대체적으로 스가로 계속 가자는 분위기다. 그러나 잘하는 게 없지 않느냐는 명분론과 이대로면 나는 우리 지역구에서 진다 라는 현실론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 뭐 지켜봐야 한다. 기시다 후미오가 겨뤄보는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승부를 걸어볼 요인이 많지 않다. 파벌구도로 보면 일단 주류3파의 입장은 그대로 유지다. 호소다파는 자체 후보 밀기 어려운 상황이니 스가 지지로 갈테 아소파도 스가 연임으로 상황 정리하는 분위기다. 다케시타파는 모테기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여기도 변동 없을 것 같고. 이시바는 여전히 공적이고. 그러면 변수가 별거 없다.

다만 이런 경우에 파벌담합과 교체여론이 충돌하면 세대교체론 등이 명분으로 작동해서 파벌 구조와 무관하게 선거구도가 짜여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하고 고노 다로가 붙었을 때가 그런 모양새였는데, 이런 경우가 가능하다면 여전히 고노 다로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한다. 백신 사정 안 좋아서 어렵지 않나 했는데 좀 개선된 면도 있고… 다만 다니가키 시절은 야당이었고 지형도 달랐다는 점에서 총재가 될 가능성이 큰 걸로 보이진 않는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IS, 고노 다로, 난민, 스가 요시히데, 언론중재법, 윤희숙, 이준석, 카불, 탈레반

최근 글

  • 엘리트-포퓰리즘과 포퓰리즘-엘리트주의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분류

누적 카운터

  • 1,493,197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