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성에 대한 팬픽
오늘은 또 중궈니횽이 이재명은 기회이성의 극단이고 윤석열은 원칙이성에 가깝다는 평을… 이거 기사로 본 거니까 원문은 잘 모른다. 이걸 일단 전제하고.
원칙이성 기회이성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런데 하여간 느낌상 이재명이 기회이성이다… 말꼬리 잡기가 포함돼있다고 보긴 하지만(가령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국토보유세를 걷지 않겠다’와 ‘국토보유세를 포기한 게 아니라 설득하겠다는 것이다’는 말은 상충하는가? 그렇지 않다) 할 수 있는 평가라고 본다. 인상에 대해선 나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윤석열은 원칙이성인가? 이쪽이나 저쪽이나 똑같이 수사를 했다는 서사를 갖고 있는 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검찰 내 특정 조직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정치와 언론을 이용하는 전형적 양면성을 가진 인물로 볼 수도 있다. 중궈니횽은 그 가능성을 극구 부정하지만 고발사주 어쩌구는 그 가능성을 시사한다.
선거캠페인이 사실상 시작된 이후에도 그 ‘원칙이성’은 별로 작동한 적이 없다. 호의적인 사람들이 기대했던대로의 어떤 ‘정상화'(원칙이성이니까 뭔가 비정상을 정상화 해야되겠지)를 시사하는 행보는 없고 과거 회귀만 있었다. 무엇을 지향해야 한다는 바를 보여주기보다는, 정치란 역시 ‘세’이고 ‘감언이설'(그래서 상대가 듣기 좋은 말만 하려들고 그러다 보니 실언이 되는 거다)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만 확인됐을 뿐이다. 본인과 주변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지만 해명은 1) 사실이 아니다, 2) 사실이더라도 법을 어긴 건 아니어서 문제 안 된다, 3) 정권의 음모이다… 를 벗어난 일이 없다.
무엇보다도 ‘원칙이성’이 지배했다면 대선 출마를 해선 안 됐다. 차라리 선거 막판에 야당 후보를 공개지지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면에서 원칙이성 기회이성 타령은 이재명 배우기 열풍에 대한 풍자나 비판이라기 보다는 윤석열 팬픽에 가깝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