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함정으로 굳이 막 뛰어드는 민주당
경향신문에 글을 쓰는데, 제목이 이상하다. 내가 안 지었다. 나도 제목 좀 달아봤는데, 나였다면 ‘고장난 민주당’이라고 했을 거 같다. 뭐 다음부터는 추천 제목을 적어 보내자고 생각했다. 시점은 어제 아침에 써서 보낸 글인데, 만약에 오늘 아침에 쓰는 거였으면 더 할 얘기가 많았을텐데 아쉽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6130300085
아무튼 체포동의안 얘기, 어젯밤에도 얘기하고 오늘 아침에도 얘기했는데 이게 상당히 황당한 얘기다. 일단 후니횽 제안 설명부터. 기사 보면서 이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다. 기사를 인용하면 이런 얘긴데…
이날 표결에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언급하며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 20명의 표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며 “돈봉투를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잘 보면 표결 전에 부결을 전제로 미리 프레임을 깔아 놓은 걸 알 수 있다. 생각을 깊이 하면서 문장 하나 하나를 음미해봐라. ‘이 체포동의안은 수사 대상인 캐스팅보트들이 방탄을 하고 싶을 거여서 부결될 거다’라는 얘기 아닌가? 이제 더 이상 이게 법무부 장관인지 뭔지도 모르게 되었다.
만약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었다면 후니횽은 굉장히 머쓱해졌을 것이다. 돈봉투 받은 사람들이 캐스팅보트래매… 물론 막 또 아무말 했겠지. 그만큼 혐의가 중대하다는 걸 민주당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거 아니겠나 어쩌구 하면서. 그러나 후니횽을 줘패고 싶어서 안달이 난 민주당은 백마디 천마디도 할 수 있었을 거다.
근데 민주당의 대응은 뭐다? “동훈아!!! 네 말이 맞다!!!” 이야… 다 끝나고 나서, 글쎄요 한동훈이한테 제가 자극을 받았나봐요 왜그랬지 이러는 것까지 완벽하다. 후니횽을 그렇게 미워하면서들, 완전히 무슨 독무대… 라이브 콘서트장을 만들어 준 거나 다름이 없다.
왜 그랬을까? 왜냐면, 지금 후니횽의 체면이나 뭐 그런 거 사실 따질 때가 아니야. 제가 볼 때 민주당들의 위기감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른 게 아닌가 한다. 일단 저 20명 얘기도 그렇고. 어제 송영길의 먹사연과 컨설팅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게 나왔잖아. 이거는 20명 9400만원 이 얘기와는 별개임. 먹사연이 경선에 돈을 쓰면 안 되는데, 가라로 계약을 해서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선자금을 댔다는 것임. 이건 9400만원이 아니고 경선자금 전반을 조지는 쪽으로 계속 가는 건데 그럼 이게 어디까지 갈지 가늠이 안되지.
거기다가 이 컨설팅업체라는 데가 어디냐? 언론에 나온 바 추적하면 금방 나와. 중앙일보가 이름을 써버려서 좀 김은 새지만 아무튼 아래 기사를 참고.
28일 세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17개 시·도지사 후보와 226개 기초단체장 후보자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 얌전한고양이는 35억9475만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윈지는 15억3951만원이었다.
얌전한고양이는 광역단체장 후보자 가운데 민주당 소속의 송영길 서울시장·변성완 부산시장·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자를 비롯해 임미애 경북지사·양문석 경남지사 후보자와 각각 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윈지는 주로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자 위주로 매출을 올렸고, 광역단체장 후보자 중에는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와 계약했다.
(…)
민주당 지방선거 ‘큰손’으로 부상한 두 정치컨설팅 업체 관계자들은 민주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얌전한고양이 전인호 대표는 2012년과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문재인 정책 1번가’를 선보인 바 있다. 2022년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홍보소통본부 부단장을 맡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할 당시에도 함께했다고 한다. 경기도지사 캠페인 슬로건인 ‘공정한 세상, 새로운 경기도’가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선거 치러본 사람 입장에선 이런 걸 조지고 있다고 하면 막 가슴이 쿵쾅쿵쾅 할 수 밖에 없다. 한동훈이니 혁신이니 뭐니 눈에 들어오겠어? 일단 살고 봐야지.
이제 다시 제가 경향신문에 쓴 글을 읽어보세요. 과연 지금 이대로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