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윤통이 하신 말씀은 최근 상황과 관련한 가장 위험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그런 가짜 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 입니다. 예를 들어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그런 증거를 조작하고 해서 만약에 어떤 판결을 했다고 할 때 국민 여러분들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하실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그것이 국민들의 이런 안전보장과 관련된 것일 때에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장 하나 하나 다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얘기 또 하기 싫고…
대통령실이 이랬다거나 국민의힘 의원이 저랬다거나 하는 얘기는 정권 차원에서 주워담을 수 있다.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부인하거나 참모를 인사조치하면 되는 문제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해버리면 이건 뒤집을 수 없다. 대통령 발언대로면 MBC는 가만두면 안 된다. 어떤 집단이 악의적으로 대통령의 의무인 헌법수호를 못하게 하고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협하는데 가만 놔둬야 하는가? 없애야 한다. 참모 입장에선 대통령말이 사실이 아니어도 사실인 걸로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기자 출신이 작성했을, MBC가 악의적인 10개조가 등장한 것은 이런 맥락을 잘 보여준다. 읽어보면 ‘악의적이어서 악의적이다’란 걸로 요약할 수 있다. 그 10개도 하나하나 다 반박할 수 있다. 그럴 가치도 없지만… 심지어 자기들끼리 막 충돌한다. 예를 들면,
2.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란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을 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3. MBC 미국 특파원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마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습니다. 이게 악의적입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서술만 발라보면, 2)는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쓰지 않았다’이고 3)은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근거로 미국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이다. 더 압축하면 2)는 ‘미 의회에 대한 비속어를 쓰지 않았다’이고 3)은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하지 않았다’이다. 그러면 “이 새끼”라고 했다는 건가 안 했다는 건가? “이 새끼”는 한국 국회를 향한 말이라는 홍보수석 해명이 맞다는 건가 안 맞다는 건가? 한국 국회를 상대로 “이 새끼”라고 한 일은 있지만 fuckers라고 번역한 게 잘못됐다는 건가? 그러면 해외의 다른 언론들이 fuckers라고 보도한 것 역시 MBC가 그렇게 번역해서 그들에게 넘겨줬기 때문인가? fuckers가 아니고 little bastard 또는 idiot으로 번역했으면 이간질 효과가 없어졌을 거라는 건가? 미국의 존경하는 우리 콩그레스먼 레프리전터티브 피터 마이어 씨가 트윗에서 윤통의 발언에 대해 “우리만 그렇게 말할 수 있어!”(까도 내가 까! 라는 의미)라고 하면서 링크한 CNN의 기사 번역은 ‘idiot’이다. 지금 이게 뭐하는 거냐?
https://twitter.com/repmeijer/status/1572986168714592257
그리고 하여간 한국 국회를 상대로 “이 새끼”란 표현을 쓴 게 맞다면, 한국 국회를 향한 사과는 왜 안 하나? 정의당이 사과하시라 하니 사과할 일 안 했다고 대답했다면서? 한국 국회는 “이 새끼”라는 말을 들어도 싸다?
또 이런 시비도 걸었는데, 하는 김에 이것도 얘기해보자.
4. 당시 미 국무부는 ‘한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회신했지만 MBC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회신을 보도하지 않을 것이면서 왜 질문을 한 것입니까? 이게 악의적입니다.
당신이 기자질 할 때 취재원한테 물어놓고 기사에 안 쓴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 한 번 돌아봐라. 취재원이 답한다고 다 쓰냐?? 그리고, 대통령이 이 새끼라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었는데 “우리는 사이 좋습니다”라고 하면, 그게 답을 한 거냐 안 한거냐? 이게 이 새끼에 대한 답이냐 아니면 그냥 일반론이냐? 이걸 이 새끼 기사에 뭐하러 써. 다른 보도에 쓰면 몰라. 실제로 이 새끼 발언이 외교적 파장으로 번질 때 꺼낸다든지… 충분히 언론의 취재와 보도 논리로 소화 가능한 얘기를 ‘이간질’이고 ‘악의적’이라고 하는 게 무슨 논리냐?
더 쓰기 귀찮고… 올 것이 오는 거다. 이 덕분에 오히려 MBC는 열사가 되고… 과거 그들이 실제로 잘못한 만큼의 책임도 묻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