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만 얘기하는 기후위기?
언젠가 여기다가도 ‘내일은 늦으리’ 그걸 언제까지 할 거냐, 그런 얘기를 쓴 일이 있다. 오늘 경향신문 지면에 ‘1.5도 너머 기후위기 적응을 말하다’란 기획이 실렸는데, 기사 내용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기획 자체는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an.co.kr/series/articles/am039
내가 볼 때, 그러니까 과문해서인지는 모르나 언론 일반이 다루는 기후위기에 대한 톤은 여전히 “1.5도 상승을 막아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이상의 얘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도, 하긴 하는데 주변적으로 다루거나 소극적으로 얘기할 따름이다.
대다수 일반 시민에게 기후위기는 ‘차카게 살자’ 이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다는 사람들조차 오직 ‘기후’만을 말하는 답답한 일이 일반적이다. 그냥 하던대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언론보도도 이를 반영한다. 매너리즘이다. 그러한 일이 일반적이 되어 있으므로 기후위기에 별 관심없는 사람들도 이미 이 문제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를 말하면 어떤 전형적인 기후위기-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상상하고 그걸 근거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돈룩업 같은 게 대표적이다(나는 이 영화가 양가적인 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 유효한 질문은 “1.5도 상승을 막지 못했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냉정하게 말해 크지 않다.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그 변화를 감당하는 비용은 약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그게 핵심인데, 지겨워서인지 어려워서인지 하여간 이런 얘기가 개연성있게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게 잘 안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김선생님이 경향신문에 이러한 글을 쓰기도 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ntribution/article/202306142151005
뭔가 손에 잡히는 실천을 하고 싶어하는 젊은 활동가들의 고민을 눈여겨 본 일도 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61214490001854
이제 기후위기가 더 이상 ‘기후’에 갇힐 수 없는 시대라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에 발을 딛고 외면하지 말고 사방으로 뻗어 나가야 기후위기의 의미있는 정치세력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