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위드코로나 얘기 쉽게 하는 사람들 뒤통수를 한 대씩 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리고 최소한 그런 얘기를 했으면 확진자가 3천명 나오고 4천명 나오고 하는 상황에 대해선 호들갑 떨지 말어야 되는 거다. 위드코로나 위드코로나 하니까 제한을 완화하는 거고, 방역 완화를 했으니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이래도 욕하고 저래도 욕하고.
지금 자영업자들 빼고 위드코로나 젤 하고 싶은 집단이 바로 정권이고 정부이다. 자영업자들을 살려주고 싶어서가 아니고, 책임지기 싫어서. 집단면역은 불가능하고 코로나19 종식은 이제 어렵고 이런 얘기 많이들 하는데, 그거 사태 초기부터 다들 한 얘기야.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거 델타변이 나오기 전부터 하던 얘기라고. 그걸 어느 순간부터 자기만 깨달은 무슨 인사이트가 있는 것처럼 떠들고… 한심하다.
아무튼 아무리 다들 위드코로나를 외쳐도 방역의 관점이라는 걸 무시할 순 없기 때문에, 디데이는 정해져 있다. 1차 접종 70% 넘겼으니 이분들 2차 접종 완료되는 10월 말, 그리고 항체 형성 2주가 지나는 11월 초이다. 다만 그때까지도 확진자 관리는 필요하다. 10월 말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면 아무리 백신 보호막이 있다고 해도 위중증 환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위드코로나 이후에도 확진자 관리는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위드코로나란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는 것 정도이지 앞에 쓴 것처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코로나 평론가 하면서 의사선생님들하고 계속 얘기를 하게 되는데, 다들 최소한 실내에서 마스크는 계속 쓰고 다녀야 할 거라고 말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건 결국 먹고 마시는 것도 마냥 이전처럼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뒤집어 얘기하면 뭐냐… 내가 제일 우려되는 게 이제부터 위드코로나니까 우리한테 뭐 해달라고 하지 마시요 라는 게 정부 입장이 되는 거다. 코로나19는 사태 초기에 다들 철학적으로다가 아는 척 했던 것처럼 기후위기와 함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사건이다. 위드코로나건 뭐건 간에. 에휴 떠들어 뭐해… 기본소득? … 얼마 전에 팟캐스트에서 이 얘기도 떠들었어. 지금 다들 얘기하는 기본소득, 그거 옛날에는 우리가 우파적 기본소득이라고 한 거다. 체제 유지의 톱니바퀴가 된다는 차원이기 때문에. 그러나 좌파적 기본소득은 체제의 전환을 전제로 한다. 어쩌구 저쩌구. 진지하게들 생각했을까? 아니겠지.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좌파는 망한 데 또 망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