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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극우에 대해 모르면서 극우 딱지 붙이지 말라는 왕년의 진보

2026년 7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마린 르펜. 21세기 극우 얘기하면 항상 예로 드는 인물이다. 사실 그 이전에도 극우는 자기가 극우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누가 봐도 극우에 해당하는 주장을 당당하게 했을 뿐이다. 하지만 마린 르펜부터는 전략이 다르다. 극우적 주장을 애매하게 한다. 일부러 전선을 교란한다. 포퓰리즘과 결합한 극우의 특징이다. 이 얘기를 글과 유튜브 등을 통해 수십차례는 한 거 같다. 그러나 포퓰리즘이 뭔지부터에서 갈피를 못 잡는다. 이제 챗GPT가 있어서 좋다. 챗GPT한테 꼭 물어보시오! 포퓰리즘이 뭔지! 최신의 학술적 정의로 설명해달라고 하세요.

아래는 한겨레 오늘자 지면에 실린 마린 르펜 이야기.

르펜의 정치 노선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로 요약된다. 그는 2016년 2월 국민전선 세미나에서 우파 공화당 탈당파 출신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이 몸담았던 우파를 잘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좌파는 물론 기존 우파 정당도 ‘기득권’으로 선 그으며, 자신은 이른바 ‘국민우선주의’를 펴겠다는 것이다. 부친 장마리 역시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사회적으로는 좌파, 경제적으로 우파, 국가적으로는 프랑스”라고 요약했는데 르펜은 이를 이어받는다.

르펜의 구상에서 국가는 긴축 없는 재정 집행과 서비스로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수도·전기 등 공공요금은 낮추고 소상공인 세 부담을 줄여 서민들의 가용 소득을 높인다. 공적 연금의 재정 건전화를 위해 법정 정년을 늦추고 보험료 납입 기간을 늘리는 식의 연금 개혁에는 반대한다. 작은 정부와 시장 자유를 주장하는 기존 우파와는 다른 주장이다.

(…)

르펜은 아버지가 남긴 사상적 유산 중 집권에 걸림돌이 될 만한 반사회적인 노선은 제거하려 애써왔다. 당원들의 공개적인 유대인 혐오, 여성 혐오, 나치 추종 발언 등을 금지하며 ‘탈악마화’를 시도한 것이다. 2015년 87살의 아버지가 반유대주의 성향 매체 ‘리바롤’ 인터뷰에서 “(나치) 가스실은 전쟁의 한 세부사항이었을 뿐”, “북유럽과 백인 세계를 구하려면 러시아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쏟아내자, 르펜은 아버지를 당에서 제명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1270235.html

이러한 마린 르펜은 극우인가? 극우라고 평가할 수 있는가? 당연하게도 그렇다. 기사의 다음과 같은 부분 때문이다.

르펜은 옛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 이민자를 향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26일 엑스에 “이슬람주의는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그 지배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전체주의 이념”이라고 못박았다.

그의 모든 여성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어쩌구 서사는 결국 무슬림을 쫓아내자는 극우적 목표 달성을 위해 작동한다. 세상을 일반 국민과 기득권으로 나눠 일반 국민을 동원하는 포퓰리즘적 논리가 극우와 결합한 것이다. 그래서 극우포퓰리즘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걸 제일 잘 아는 것이 조선일보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선우정씨 칼럼을 얘기한다. 리바이벌 하지 않고…

그런데 왕년의 진보라는 사람이 어제 조선일보에다가 이런 칼럼을 막 써놓은 것이었다.

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극우’라는 유령이. 최근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검색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극우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난동으로 부쩍 늘었다가 잦아드는 듯싶더니, 스타벅스와 배재고 야구부의 ‘탱크 데이’ 및 조국 전 대표의 ‘무섭노’ 파동으로 다시 늘었다. 극우를 규정하는 글을 읽다 보면 극우가 마치 체계적인 이념을 갖춘 세력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국민을 죽이고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노태우 극우 정권과 공산주의로 무장한 극좌 운동권이 격렬하게 대립하던 1980년대로 회귀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

좌·우 개념은 철학과 가치관에 근거해서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고 실현할 것인가’라는 이념의 영역이고, 보수·진보는 ‘국가와 사회의 여러 현안을 어떤 순서와 속도로 개혁하고 유지할 것인가’라는 태도의 영역이다. 이렇게 좌·우와 보수·진보는 차원이 다른 영역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우파는 보수, 좌파는 진보’라는 도식이 통용되고 있다. 그 결과 좌·우와 보수·진보 개념이 뒤섞여 한국의 정치·사회적 좌표가 진보, 보수, 극우라는 세 진영만 존재하는 듯한 집단적 착시가 생긴다. 지금의 극우 담론은 그 도식에 어물쩍 묻어가고 있다.

(…)

극우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극우가 정치 좌표로 성립하려면 우·중도·좌·극좌가 동일한 선상에서 정렬되고 비교돼야 한다. 이념 좌표를 정렬하려면 평등과 자유, 국가와 시장, 분배와 성장, 민족과 세계 등을 둘러싼 가치관·정책·행동을 규정하고 분석해야 한다. 거기서 형성되는 기본 이념은 우·극우로서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좌·극좌로서 사민주의와 공산주의 등이다. 거기에 또 여성·소수자·환경·이주노동자 등의 현대적 사안을 보태야 한다.

엄밀해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의 전 대통령 후보 마린 르펜이 페미니스트이고, 우파 트럼프 정부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성소수자이며, 탈원전 정책을 펼쳤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우파인 것처럼, 페미니즘이나 환경주의 등은 그 자체로 좌·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이념에 가깝다는 점이다.

결국 극우 담론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대한민국의 이념 좌표를 다시 정리하고 그 위에서 극우를 규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는 그것이 없다. 혹시나 해서 논문과 책을 살폈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지금까지 본 것에 따르면, 한국의 극우 담론은 어떤 현상 또는 집단에 대한 낙인 말고는 없다.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6/07/27/W73POZMCLBGB7PZZXMSCZHQSTA/

이 칼럼은 여러 문제가 있다. 첫째, 무식한 소리다. 앞서 얘기했다. 요즘 극우의 트렌드는 포퓰리즘과의 결합이다. 포퓰리즘이야말로 좌도 우도 아니다. 챗GPT한테 물어봐라. ‘포퓰리즘은 중심이 얇은 이념이라는 데, 이게 무슨 뜻이야?’ 이렇게 물어보시라. 글로벌 극우가 모두 이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 뭔 우 중도 좌 극좌가 동일 선상에서 정렬돼야 비로소 극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소릴 하고 있나? 그 논리로 얘기하면 이 세상에 극우는 없는 것이다. 트럼프도 극우가 아니고 마린 르펜도 극우가 아니다. 극우와 포퓰리즘의 결합은 이미 2천년대 초반에도 학자들이 논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 골방에서 문건 읽고 쓰던 전진 회원들이 세상물정을 몰랐어서 그렇지.

둘째, 좌 우 보수 진보 개념이 뒤섞였다고 하는데, 느낌이 온다. 진보 보수 개념이 좌우와 다르다면 진보적 우파, 보수적 좌파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그런 표현과 규정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얘기하는 건, 내가 몇몇 글에서 규정한 ‘반진보적 진보'(이념적 진보에 반대하는 것을 세상을  진보시키는 방식으로 진정으로 믿는 태도-가령 이준석 지지층의 그것-로 내가 볼 때는 결국 보수정치의 한 갈래)로 유권자가 조직되는 논리에 이 사람이 동조할 수 있다는 거다.

추가: 막 쓰다가 이 얘길 빠뜨렸네. 보통 마린 르펜이 페미니스트고 극우정당이 성소수자 대표를 뽑고… 이렇게 가면 일반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나? 아 이제 극우정치가 페미니즘과 성소수자까지 활용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잖아? 근데 이 사람은 반대로 생각을 한다. 마린 르펜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한다고? 아~ 페미니즘은 원래 좌우랑 상관이 없구나… 페미니즘, 기후환경, 성소수자 이런 거는 원래 좌우의 문제가 아니구나~ 아 미쳐버린다.

셋째, 결국 뭐냐? ‘스타벅스, 배재고, 사투리 논란은 86세대의 이대남 극우 딱지붙이기를 위해 동원된 수단’이라는 논리를 자기 식으로 반복한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 사람이 이러고 있다는 거 자체가, 이 사람이 극우포퓰리즘으로 조직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면 또 막 코웃음 치면서 내가 극우라니… 내가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고 이런 생각도 하고 저런 생각도 이런 사람더러 극우라고 하는 이런 나쁜 자식 어쩌고 이럴텐데, 마린 르펜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 극우활동가인줄 아시나? 마린 르펜 지지율이 몇 퍼센트가 나오는지 함 찾아보쇼. 내가 계속 말하지? 극우정치에 조직되는 유권자가 있는 거지, 그 사람이 얼마나 극우인지 그거는 지금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라고.

이러니까 윤석열 정부에 참여를 하고… 내란을 일으킨 다음에 그것에 대한 평가나 반성도 불분명한 상태이고 한 것이 아닌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정치, 극우포퓰리즘

또 극우가 아니라 반민주당 타령

2026년 7월 15일 by 이상한 모자

시사인이 또 그들다운 기사를 냈는데, 뭔가 어떤 형태의 조사 -> 이대남 결과가 튀자 당혹(또는 짐짓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임) -> 다른 거 더 물어보기 -> 이대남은 신념형 극우가 아니고 민주당이 싫어서 부정선거론자가 된 것이다! 결론.

20대 남성 그룹에서는 부정선거라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고, 부실선거라는 응답은 40%로 그보다 적었다. ‘우리나라의 부정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20대 남성 46%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음은 35%였다. 이 주장에 동의가 더 높은 그룹 역시 20대 남성 유권자가 유일했다. 20대 남성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도 ‘정당했다’는 답변이 36%로 가장 높은 그룹이었다(전체 평균 18%). 극우화 정도를 확인하고자 넣은 문항에서도 20대 남성은 과거 조사와 비교해 수치가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

이 숫자만 세상에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20대 남성은 수구적이거나 반사회적 그룹’이라는 결론에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사로 확인한 숫자를 묻어두거나 외면할 수도 없다. 단편적인 응답 뒤에 숨은 맥락과 배경을 더 캐보기로 했다. 어째서 20대 남성들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울어 있는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신뢰는 왜 이들에게서 유독 흔들리는가. 어떤 인식이 위력을 떨쳐 이대남의 ‘보수화’ ‘극우화’라는 단면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161

첫째, 20대 남성은 수구적이거나 반사회적 그룹이라는 결론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뭔가? 굳이 안 되어서가 아니라, 더 자세히 알아보자고만 해도 될 일이다. 여기서 ‘극우라면 비정상이므로 정상성 회복을 위해 격리 혹은 제거 대상으로 간주해야’라는 식의 세계관이 느껴진다.

둘째, 기사를 끝까지 다 읽어봐도 ’20대 남성은 수구적이거나 반사회적 그룹’이라는 인상이 없어지지 않는다. ‘극우가 아니고 반민주당이예요^^;’ 이 결론은 억지처럼 느껴진다. 그 근거라는 게, 물어보니 민주당에 대한 격렬한 반감을 표시하고 윤석열은 싫어하며 비상계엄에 대해선 답이 흐리멍덩하다 뭐 이 정도 아닌가? 그러나 내가 계속 예로 들듯이, 터커 칼슨이 트럼프랑 싸우면 이제 극우가 아니게 되나? 터커 칼슨이 이란 침공에 반대하면 아~ 저 사람은 사실 극우는 아닌데 민주당이 싫어서 마가가 됐나봐… 신념형 마가는 아니고 반민주당인가봐… 이러나?

셋째, 20대 여성을 FGI해서 다시 물어보라. 민주당을 파지티브하게 좋아하는지. 민주당 좋아하지 않지만 국민의힘과 이준석이 너무 싫어서 이재명 찍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본다. 그럼 이것도 신념형 진보는 아니고 반국민의힘이다 이렇게 평가하나? 그렇게 따지면 대한민국 유권자 70%는 반~ 일 것이다. (사실 굳이 그렇게 보자면 그게 맞다. 그래서 제가 저쪽이 싫은 책을 씀. 그러나 이 기사는 그 책의 논조에 맞춘 내용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애초에 신념형 뭐라는 사람들이 뭐 얼마나 있나? 제가 수도 없이 말씀드리지만 유럽에서 극우정당 찍는 사람들이 그러면 다 신념형 극우인가? 그저 오늘은 이렇고 내일은 저렇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극우는 뿔달린 사람들이 아니고, 그러한 정치로 조직된 사람들일 뿐이다. 지금 저 20대 남성들은 그 사례다. 우리 사회는 극우주의자를 감별해서 제거하는 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외치는 걸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되지 않고, 극우정치의 동원 체제를 해체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로 이미 진입했다. 그런 상황에서 ‘진정한 극우’를 감별하려는 시도는 유의미하지 않고 소용도 없다. 언제까지 ‘알고보니 우리 엄마도 극우였어요! ㅠㅠ 유튜브를 자꾸 보더라니…’ 이럴건가… 이미 수십 수백번 한 얘기라 지겨우시겠으나, 이런 게 나올 때마다 같은 얘기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20대 남성, 극우, 이대남

지금도 경상도에 사는 사람만 사투리를 논할 자격이 있다?

2026년 7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1.

이제 하다하다 ‘상경 영남인’이라는 개념까지 나왔다.

아이돌 가수의 “무섭노”가 경상도 사투리인지, 일베(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어인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의문사를 대동하는 ‘노’와, “예”와 “아니요”를 묻는 ‘나’의 차이를 모르는 영남 바깥의 사람들이 그 차이를 배우는 중이다. 사실 “와이리 무섭노”에서 “와이리” 같은 의문사가 탈락하고 “무섭노”만 말해도 되냐고 묻는 영남 주민들도 있는 걸 보면, 말에 대한 합의가 세대 간의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잘 드러낸다. 물론 일베의 영향도 있었을 수 있다. 황우석 사태 때 생명윤리를 한국인들이 공부한 것처럼, 이참에 사투리 생태계를 잘 알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뭐든 배우는 걸 좋아하는 게 한국인들 아닌가?

정치인이 왜 일상어를 뺏으려 하나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노’를 어미로 붙이고 ‘이기야’를 남발하며 낄낄댄 것이 경상도 사람들이었나? 어떤 정치인은 일베의 영향이 묻어 있는 ‘노’를 아예 쓰지 말자고도 하는데,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나름의 말의 생태계에 살던 영남 거주민들은 왜 일상어를 잃어야 하는가. 서울에 거주하는 상경 영남인들이 떠나던 날의 감각으로 지역에 사는 영남 주민들에게서 말을 뺏는 것이 황당하다. 전국 각지 사투리가 사람들의 이동과 대화 속에 얽히고설켜 한국말을 더 풍성하게 만들길 희망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132005005

아마 서울사람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꽂혀서 무작정 경상도 사람들을 비난하는 중이었다면 쉬웠을 것이다. 어디 서울사람이 지방민을 이런 식으로 무시하느냐! 막 호통치면서, 서울 수도권-민주당-진보-정치적 올바름-여성주의 이렇게 묶은 다음에 이 녀석들 오만하다 이러면서 이러니까 이대남이 싫어하지 ㅉㅉ 이렇게 가면 되거든.

문제는 이 주제로 논란 된 사람들이 다 경상도 출신이라는 거다. 경남MBC PD, 조국(부산), 조수진(대구) 다 경상도 사람이야. 그래서 나도 계속 이 얘길 했다. 이게 경상도 사람들이 자기들 사투리 걱정 하는 얘기다, 경상도인을 모조리 일베 취급하거나, 모든 사투리가 문제라거나 한 적이 없다! 경상도 사람들이라니까 이 사람들이!

그랬더니, 이제 고향을 떠난 ‘상경 영남인’은 영남인의 말을 뺏지 마라 이러는 거야 이제… 내가 아침에 보고 웃음이 나왔어요. 가지가지 한다 진짜… 그러면, 그 ‘상경 영남인’의 자격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됩니까? 대학을 서울서 다닐 때에는 상경 영남인인데, 취업을 다시 경상도에서 하면 자격 상실 되나요? 상경 1달차부터 바로 상경 영남인 입니까? 아니면 1년? 3년? 5년? 10년? …… 이게 뭐냐 도대체…

이런 식의 자격론으로 얘기할 거 같으면, 글 서두에 본인은 15년째 경남에 산다고 써놨는데, 그러면 전입 15년차 신규 영남인은 상경 영남인보다 윗길인 건가? 이 기준은 왜 지역에만 적용되나. 나이에도 적용합시다. 20대 지났으면 20대 얘기 하지마. 아무것도 말하지마. 칭찬도 욕도 하지마. 할 자격 없어. 30대, 40대, 마찬가지야. 나이를 왜 꼭 0에서 끊어야 돼? 35세는 35세에 대해서만 얘기해. 절대 36세나 34세에 대해 얘기하지마. 알지도 못하잖아! 01학번이랑 02학번이 똑같은 줄 압니까? 90, 91, 92학번한테 물어봐라. 입에 거품 문다. 특히, 86세대 엉엉 하지마. 86세대 아니잖아요. 86세대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왜 86세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합니까? 하지마세요.

이 글의 가장 갑갑한 부분은 ‘이기야’, ‘~노’체 쓴 게 영남인도 아닌데 왜 영남인한테 이러냐는 대목이다. 1)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애초에 경남MBC PD도 그렇고 누구도 경상도 사투리 자체가 문제라고 한 적이 없다. 진짜 환장한다. 못 알아 들어서 이러는 건가, 아니면 알아 듣는데 일부러 이러는 건가? 2) ‘이런 사투리는 잘못된 사투리고 일베 말투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는 거는, 원래 경상도 사람들이 항변하던 거야! 일베 때문에 억울하다며… 물론 그런 거 올릴 때도 밑에 아니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 쓰는 게 뭐가 문제냐는 댓글 또 달리고 그랬지만…

2.

어떤 분이 유튜브에다가 이런 댓글을 달아놨다.

노체가 일베 말투냐, 리센느가 일베냐…. 대학원 전공이 그쪽이고 경상도 네이티브인 대학원 친구 셋과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저의 잠정적 결론은 이렇습니다.

일베의 노체란, 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가 아닌 사람이 상대를 조롱할 목적으로 어미에 ‘-노’를 활용한 것이다.

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라 하더라도 소위 노체의 자연스러움 판정에는 개인차가 있다.

김현지 pd는 리센느 유튜브 pd(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 아님)가 먼저 리센느 원이(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에게 “무섭노”라고 발화하고, 원이도 “무섭노”로 응답하는 장면을 두고 서글퍼하는데, 이는 두 사람이 일베가 아님에도 일베식 노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즉 평범한 사람에게서 일베식 노체의 침습을 보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문제의 노체는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정도가 네이티브 경상도 화자 사이에서도 다르다고 했다. 그 근거는 이른바 저러한 (비전형적인=자연스러움 판정에 이견이 있는) 노 의문문(의문사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감탄문의 기능을 하는)이 일베식 노체가 나오기 훨씬 오래전부터 쓰였다는 것이다. 한국방언자료집(경북편은 1989, 경남편은 1993년에 출간됨)에서부터 나타난다.

다른 경상도 네이티브 화자들은 엄연히 쓰는 비전형적인 노체를 일베식 노체라고 속단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방구석 한탄이 신문고를 울리는 SNS라는 요지경에서, 불필요하게 일을 키우고 말았다.

이 댓글을 수월히 읽고 있을, 한국어가 모어인 여러분들 중에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 분이 계신다면 처음 이 카피가 등장했을 때 어색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명사+되세요”라는, 기존 문법에는 생소하던, 하지만 너무나도 자본주의적 간절한 욕망을 적확하게 포착했던 이 말은, 이제 너무나 자연스러운 축복(?)의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의사되세요” “아이돌되세요”는 어떠한가? 똑같이 현대에 선망받는 직업인데, 혹시 어색하지는 않은가?

…개인적으로 요즘 저는 ”많은 분들이 저한테 이 제품이 뭔지 여쭤봐 주셨는데..“처럼 여쭙다를 이상하게 쓰는 유투버들이 많아져서 괴롭습니다. ”고객님, 화장실은 복도 끝에 있으세요“보다 더 심기에 거슬립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을 쓰는 사람들을 향해 한국어 문법을 모른다며 손쉽게 매도하는 일은 삼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표현을 쓰는 사람이 대단히 하입이 된다면 더더욱….

정중하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한데, 1) 대학원-경상도인들하고 나누셨다는 대화의 내용은 이미 제가 이 블로그에도 있는 다른 글에다가 썼다. 그걸 보시면 제가 하는 얘기가 뭔 얘긴지 아실 수 있을 것. 2) ‘부자 되세요’가 일베어인가? 지금 이게 여기서 동렬에 놓고 들 수 있는 예인가?

3) 그래도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너무 옛 일이라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저 같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부자 되세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문제제기와 평가를 당시에 했다. 어법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거기에 담긴 시대정신에 대해. 저 말고도 많았다. 가령 그 일로부터 좀 지난 2014년에 한겨레 기자가 쓴 글을 보시라.

이명박씨가 못 마땅했던 것은 여러 가지지만 지금 생각해도 불쾌한 것은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였습니다. 한 신용카드 회사가 상업용 카피로 처음 사용했다고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인사말로 차용하면서, 온 세상이 경박한 부자 놀음에 들뜨게 됐죠.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카피가, 한 나라의 구호가 되고 가치가 되어버린 천박한 시대를 살았던 겁니다.

저작권을 따지자면 이명박 대통령이라도 주장하지 못할 게 없습니다. 그는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국민 성공시대’, ‘성공’을 키워드로 삼았죠. 사업가 출신으로 돈 벌고 출세한 그에게 성공이란 떼돈 벌어 출세한다는 것이었습니까. 그러니 국민성공시대란 국민이 돈 벼락 맞는 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부자 되라’는 것이나, ‘성공하라’ 것이나 오십보 백보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농담 삼아 건네더라도 경박하다는 핀잔을 피할 수 없는 것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부자 되세요’라고 해댔으니, 경박의 극치였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은 도덕의 본보기여야 하고, 모범적인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돈벌이에 미쳤어도,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만한 품격을 갖춰야 하는 겁니다. 국가의 품격이 문화적 경쟁력인 시대에, 돈, 출세, 성공 따위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으니, 세상의 어느 누가 호감을 보이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과 한때 후보 경쟁을 했던 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어떻게 저런 경박스럽고 천박한 사람에게 졌을까.

그가 내세웠던 구호는 사기로 끝났습니다. 그는 부자를 더 큰 부자로 만들어주었을 뿐, 대다수 가난한 국민들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실질 소득은 줄었고, 집안 빚은 늘었습니다.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할 국가 빚 역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입으로는 부자 되게 해주겠다면서 실제로는 국민들의 뒷주머니를 털고 빚만 안겨 준 게 이명박 정부였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621572.html

그러나 이런 평가에 대해 이명박이 정확히 이런 의미로 썼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네 맘에 들지 않는다고 신자유주의자몰이를 하느냐고 하면 그게 말이 되겠는가? 물론 이명박은 중소형 아이돌 멤버가 아니고 신자유주의자란 말이 일베와 같지도 않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애초에 문제제기가 단지 심기에 거슬려서 매도하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란 거다.

그 다음, 중요한 4). 그래서 경남MBC PD가 옳다는 거냐? 이거 전에 제가 쓴 글에 나온다. 저는 아이돌 가수가 쓴 말이 일베로부터 파생된 말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본다. 만일 경남MBC PD가 이 내용을 갖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이 말이 일베로부터 온 거라고 주장했거나, 그런 보도를 했다면 큰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저도 이런 포지션에서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남MBC PD가 한 거라곤 애초에 개인 SNS에다가 두 줄 쓴 거 뿐이다. 만일 이 사람이 경남MBC PD가 아니고 정치인이거나 공직자였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근데 그렇지도 않다.

그러면, 이게 무슨 공식 성명 낸 것도 아니고, 거기다 내용이 이 아이돌한테 활동을 중단하라든지 사과하라든지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내가 그냥 기분이 좀 그랬다고 두 줄 올린 건데, 그거 올렸다고 이 난리를 치고 몇날 며칠을 조중동한경한에다가 너도 나도 칼럼을 써제끼고, 오로지 민주당 반대하기 위해서 이 사람을 무슨 또라이의 대명사 취급하고, 이게 말이 되냐는 거다.

신문에다가 다들 처 쓰지 않으면 저도 신경 끈다. SNS 논쟁 같은 거 관심 없다. 근데 매일 쓰잖아, 매일!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잖아. 이게 뭐하는 짓이지?

3.

오늘도 봐라. 이걸 뭐라고 쓰는지. 여러분이 좋아하는 2030 대표선수 글을 보겠어요. 조선일보에 실렸다. 제목이 <‘무섭노’는 혐오고 ‘탕탕절’은 풍자인가>야… 느낌오지? 이게 뭔 얘긴지? 바로 알겠지요?

일베에서 파생된 종결 어미 ‘노’가 청년층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30세대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 그러니 설령 경상도 사투리와 상관없는 대목에서 ‘노’를 붙인다고 한들, 이들이 일베화했다고 볼 수도 없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화에 합성해 논란을 빚은 ‘더러운 잠’도, 김건희 여사가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이라는 헛소문도 천박하고 한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선 여기에 환호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런 게 그들이 2030 남성들을 비난할 때 자주 거론하는 여성 혐오다.

여권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삶을 마감한 부엉이바위를 웃음거리로 삼는 젊은이들이 ‘혐오에 찌들었다’며 혀를 찬다. 청년들은 10·26 사건을 희화화한 ‘탕탕절’은 괜찮냐고 되묻는다. 그동안 진보 진영은 정치인에 대한 조롱·희화화가 정치적 풍자라며 옹호해 왔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 중에서도 최고 권력자였다. 말끝마다 ‘노’를 붙이는 건 혐오고, 탕탕절은 정치적 풍자인가. 자신들의 대통령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만큼 상대방 대통령도 존중하는 게 도리다.

https://www.chosun.com/opinion/espresso/2026/07/13/LJI2K6RCXJDGRPF6Q7JNKXQVXY

환장한다. 1) 보수진영이 노무현 전 대통령 긍정평가 한 지가 오래됐다. 윤석열도 봐라.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뿐만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왜냐? 세상을 떠난 전직 대통령을 긍정평가 해야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비난할 논리적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안 그랬는데 말야! 엉!?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잇지 못허구 말야! 엉!? 하지만 정작 이분들 재임때 거의 미친사람들처럼 억까를 했던 게(웬만했으면 상대편이 반대 좀 했다고 이렇게 평가 안 한다) 지금의 보수진영이다. 이제와서 이분들 높이 평가하려면 그때 그 억까한 근본이 되는 담론과 정치적 조직방식을 고쳐야 되는데, 전혀 아니다. 지금 보수유권자층은 바로 그러한 정치에 조직되어 있고, 그런 응답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일베적 정신과 무슨 관계가 있나? 여성혐오 얘기했더니 저 여성 좋아합니다 아주 좋아합니다 라고 답하는 것과 똑같은 소리다.

2) 쥴리 타령은 나도 많이 비판했다. 그거 잘못된 거다. 나 말고도 잘못됐다고 말한 사람들 많았다. 자, 이제 탕탕절에 대해 말해보자. 이 글에서 일베식 어법과 탕탕절은 동렬에 놓인다. 왜 이건 되고 이건 안 되냐고 하는 식이다. 그러나 같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으로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비극을 선택했다. 인터넷 상에 범람하는 노무현 조롱은 이 사실과 관련이 있다. 박정희는 독재를 하다가 측근에게 총을 맞아 사망했다. 탕탕절은 독재가 그렇게 끝난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되어 있다. 양자가 같냐? 그게 어떻게 같냐? 그게 어떻게 동렬에 놓일 수 있는가?

전형적이다. 같지 않은 것을 같다고 전제한 후에, 왜 이건 되고 저건 안 되냐고 하면서 내로남불 이중잣대 이율배반 타령을 한다. 그러면서 일베식 어법의 사용을 사실상 정당화 한다. 너네들이 탕탕절이라고 했으니 젊은이들이 일베식 어법 쓰는 것 정도는 감수해라, 이게 이 글의 결론이다. 그리고 앞서 상경 영남인 어쩌구 같은 얘기들이 이런 결론을 사실상 뒷받침 한다. 이제 이 아이돌 영상이나 관련 소식 밑에 가면 부정선거 타령하시는 분들이 용감하노 잘했노 고생많노 이겼노 좌파들한심하노 이건되고저건안되노 이 염병들 하고 있다.

내용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그저 경상도 사투리가 공격당했다며 역시 좌파는 미친놈들이다 이러고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는 분에게 사실 경남MBC PD가 올린 글은 이런 내용이다 라고 알려주니, “그런 얘기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더라. 정작 좌파라고 불린 사람들은 자기들이 뭐에 당하는지도 모르고 그러게 SNS에서 왜 아이돌 저격 같은 걸 했냐고 그러거나, 아니면 그냥 민주당 반대할 거리 생긴 거에 신나서 또 아무 얘기나 싸지르고 있다. 내가 민주당 반대하는 게 문제고 잘못됐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조국 흑서 쓴 사람들이 지금 보수신문에 뭘 쓰고 있는지를 한 번 보시라 이거다. 에휴… 뭐 알아 듣겠냐 이렇게 길게 써봐야? 이미 일베어는 이 사회에 의하여 인정이 됐는데… 기타나 치러 가야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2030, 사투리,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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