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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그저 아는 척 하면서 ‘나만의 민주당 진보’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2026년 6월 17일 by 이상한 모자

글을 썼는데, 보시다시피 최근 뉴스에 오르내리는 얘기를 했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311

그랬더니 어떤 분이 트위터인지 똥인지(X…)에다가 뭘 써놨더라. 사실 저런 걸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데, 놀랍게도 알고리즘에 떴다. 내 글을 인용한 트윗이 내 알고리즘에!? 참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읽었는데… 역시 글하고 관계없이 자기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아는 척으로 자의식을 채우는 뭐 그런 종류의 얘기였다.

그냥 둬도 되겠지만 황당해서 하나 남긴다. 지들만 뭘 알고 남들은 다 무식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피곤하다.

이 자의 주장이란 이렇다.

제발 경제학에서 파생된 중위투표자 모델만 금과옥조처럼 줏어먹지 말고, 정치학자, 사회학자들이 좀 더 고심해서 만든 이슈 오너십이나 가치 이슈(issue valence)도 공부하고 평론하자.

중위투표론이 현실화 되는데 가장 큰 전제조건이자 현실적인 제약은 ‘유권자들이 정당의 이념적 위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이다. 이건 단순하게 유권자가 무식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선 출발점은 정치세력의 이념위치를 1차원적인 직선으로 정리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양당제에서 양당의 위치는 대략적으로 수렴되지만, 유권자의 선호와 분포도 그러한 지는 알 수 없다. 유권자들은 경제, 환경, 인권, 안보에 각기 다른 무게를 둔다. 그리고 상충되는 선호를 갖기도 한다.

여기서 정당들이 중앙값을 찾아가려면 매우 정교한 다차원의 지도가 필요하다. 그리고이념공간이 다차원으로 바뀌면 또 다른 이슈가 등장한다. 인간은 기억하는 존재이고, 과거의 행실들을 통해 평판을 쌓는다. 정치도 마찬가지라 정당들도 ‘걔가 그건 잘하지’라는 평판을 오랜 시간에 걸쳐 쌓는다.

쉽게 생각해보자. 국민의힘이 ‘자 오늘부터 우리는 보편적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소수자 인권은 역시 국민의힘!’ 이런 개아리를 틀면 당신은 이걸 곧이 곧대로 믿을건가? 반대로 진보당이 갑자기 ‘멸공 반중’ 이러면 누구나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게 이슈 오너십이다.

중도를 찾아가는 험난한 길엔 또다른 난관이 있으니, 어떤 이슈들은 ‘중도’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반부패’라는 이슈에 중도가 있는가? 파퓰리스트들은 이 지점을 잘 공략한다. ‘양당 모두 썩었다’ 한 마디면 이 이슈에서 거대 양당을 모두 극단으로 몰아붙일 수 있다.

이런 이슈들은 학자들은 Valence issue라고 한다. 진보/보수 모두 ‘겉으로라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이슈들에서는 위치가 중요한게 아니라 해당이슈에서 경쟁력있게 보이는게 중요해진다. 반부패, 범죄와 치안과 같은 지점에서는 어떤 포지션이냐 보다는 해당 문제를 얼마나 유능하게 다룰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현실정치에서는 정치인들이 평소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이슈 자체로는 차이점을 만들 수 없을 때, 사람들의 결정은 정치인의 행실과 이력 등과 같은 ‘이 인간이 신뢰할 만한 정치인’인가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그러니까 어디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중도를 잡겠다면, 상대당에 가까운 쪽으로 붙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다. 1) 옮겨간 쪽에 더 많은 유권자가 있을 것인가 대한 확신, 2) 내가 움직이는 축이 나에게유리한/불리한 축인가, 3) 나의 이동을 타겟인 유권자들이 신뢰할 것인가, 4) 이동에 수반되는 변화들(인사, 조직)이 나의 Valence issue에서의 평판에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등 더 많은 요소에 대한 숙고와 통제력이 필요하다.

현재 상황에 대한 나의 의견은 1)은 아무도 모른다, 2) 금투세, 종부세와 같이 불리한 전장만 골라서 이동한다, 3)대구와 서울을 보라, 4) 이언주와 공취모로 갈음.

이제 이 옹알이가 기술적으로는 내 글에 대한 반론도 뭐도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내 글은 중도를 잡기 위해 상대당에 가까운 쪽으로 붙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는가? 그런 사실 없음. 그럼 대통령이 그렇게 주장했는가? 글에 그렇게 써있지 않고, 실제 대통령이 그렇게 주장한 일도 내가 아는 한에는 없음. 다만, 인사에서는 상대편 선수를 데려온 일은 있었는데, 인사가 노선 전반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나는 부적절한 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고(이혜훈, 이병태 등등) 그럴만 한 거는 그럴만 하다고 했음. 오히려 저 글에서 전제하는 중도 노선은 통치책임성임. 중위투표론을 금과옥조로 여긴 적이 없음. 지금 너네한테는 통치책임성을 증명하는 노선이 필요해 보인다는 거지.

둘째, 이슈오너십? 지금 이재명 정권에 ‘걔가 그건 잘하지’라고 평가 받는 건 뭔가? ‘집권하면 극좌(어디까지나 그들 생각에)로 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중도적으로 가네…’ 다 여기서 출발함. 코스피건 통합이건 뭐건. 그럼 여기서 장기적으로 뭘 만들 생각을 해야지, 지금 이 조건을 말하는 것임.

반대로 문재인 때 정권은 왜 잃었나? 사람들이 검찰개혁을 너무 잘 했다고 생각해줘서?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현실검증력을 상실한 것임. 검찰개혁이랍시고 윤석열한테 다섯 대 맞고 한 대 간신히 때린 다음 이겼다고 정신승리하고… 이런 꼴사나운 모습을 장기간 노출…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검찰개혁 이슈에 연루된 상태로는 인식하지만, 그걸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음. 따라서 성과는 평가받지 못하고 책임 귀속만 됐음. 여기는 이슈를 소유하는 게 아니고, 책임을 벗는 게 필요.

검찰개혁 뿐만이 아니에요. 복지는 어떠냐. 소득주도성장(이건 복지는 아니지만 복지하면 무조건 돈 쓰는 얘기로 퉁치는 게 대한민국이니 그러려니 해라)… 집권 2년차에 셔터 내렸다. 노동?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대충돌 후 산입범위조정? 이런 이슈 어디에 민주당의 이슈오너십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나? 만약 긍정적이었다고 우기며 부동산만 아니었으면 우리가 이겼다 이딴 소리를 계속 한다면… 이런 스토리텔링을 극우에서 하면 그게 대안 우파인데, 여기는 지금 자신들을 진보라고 여기는 것 같으니 ‘대안 진보’라고 해야 할 듯.

셋째, 대구와 서울… 이거는 김부겸 정원오가 가도 안 되잖냐 이 소린데, 적어도 대구를 갖고 이 얘기 하는 건 양심리스임. 서울의 경우는 너네들 약점을 오세훈이 비열하게 잘 공략했고 그걸 방어를 못한 탓에 ‘중도적 후보’라는 이점이 상실된 문제임. 이건 선거평가의 문제니까 이렇게만 말하겠음. 다만 논리적으로, 그럼 어떻게 했어야 되는 거냐에 대해선 지금 그 논리론 두 가지 귀결만 남음. 1) 서울은 안 되니까 중도 지랄 하지 말고 앞으로 깔끔하게 포기하자, 2) 서울에 박주민이 출마했으면 당선됐다! 둘 중에 뭐임? 뭐 답이 중요하진 않지… 왜냐면 둘 중에 뭘로 가도 내가 볼 때는 또 ‘대안 진보’임.

넷째, 이언주 공취모 어쩌고 하는데, 상대편 논리를 이해를 못하나? 여당이 대통령을 노선적으로 따르지 않아서 이 난리가 났다는 게 상대편 논린데 지금 뭔 소릴 하는겨. 여당이 대통령 노선을 비토하니까 주변부의 이언주 등이 부각되는 건데, 그 조건을 바꾸고 싶어서, 즉 이동에 수반되어야 하는 변화를 강제하기 위해서 지금 이러고 있다는 것 아님? 이언주 등이 싫어서 청와대 노선을 인정할 수 없다… 이게 무슨 땡깡인가? 아무튼 그러면 결론이 뭐임? ‘우리는 이동에 수반되어야 하는 변화 그거 그냥 보고만 있을라니까 청와대가 굽든지 삶든지 맘대로 하쇼’ 이런 것? 근데 님들이 그러고 있는 게 상대편에게는 논리적 정당성을 제공한다니깐?

그리고 이건 주제와는 관계없는 여담이지만, 이언주의 토지공개념 얘기랑 공소취소모임 등 시도는 그것대로 여러차례 비판함. 나한테 와서 얘기하지 말길.

이러면 어~ 난 트위터에 그냥 쓰고 싶은 말을 썼을 뿐인데~ 이 지랄 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제발 경제학에서 파생된 중위투표자 모델만 금과옥조처럼 줏어먹지 말고, 정치학자, 사회학자들이 좀 더 고심해서 만든 이슈 오너십이나 가치 이슈(issue valence)도 공부하고 평론하자”라고 이 분이 내 글 링크해 놓고 그랬음. 저거 나더러 하는 말이고, 나머지 부분은 보시다시피 뒤에 죽 이어지는 내용임.

공부를 얘기를 하시는데, 공부를 좀 더 다양한 분야를 해보시는 것을 추천. 학자들도 그것만으로는 현실 정치 정리를 못하는 몇 가지 개념을 갖고, 심지어 그걸 자기들 직관적 불만을 억지로 주장하는데 활용하면서 뽐내지 마시고… 이런 식으로 오남용하니까 사회과학이 비웃음을 사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청래, 중도

백래쉬와 포퓰리즘

2026년 6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선관위 얘기로 난리인데,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층위가 3개다. 네이버 링크로 연결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0599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0605

인용된 주장이나 대자보 사진, 등장하는 단체 등을 보면 1) 윤어게인-부정선거류, 2) 자칭 합리적 보수류가 자기들 사이의 봉합이 안 되는 균열인 윤석열 문제를 일단 덮고 공동대응 하는 중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선관위 문제가 좋은 명분이 되고 있는 거다. 한동훈이 이준석처럼 ‘이게 부정선거인 건 아니다’라고 하지 않고 ‘부실선거 용서할 수 없다’하는 이유를 여기서 알 수 있다(또한, 여기서 이준석이 저기서도 비주류가 되었다는 게 다시 한 번 확실히 드러난다). 그 다음에 기사에 일부 등장하는 3) 진보 내지는 리버럴 계열의 선관위 비판이 고명처럼 얹혀 있는데, 여기는 결이 다르지만 하여튼 담론적으로 동원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참정권 훼손’이라는 텅 빈 기표를 통하여 나머지 요구가 등가 사슬로 구성되는 전형적 방식의 조직과 동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란 구호는 이 징후이다. 2019년 조국 사태가 광화문 100만, 200만, 300만… 집회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보수정치의 신화가 있었는데, 정의와 공정이 훼손된 것에 분노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그 본질은 박근혜 탄핵 이후 우위에 선 진보-리버럴 일반에 대한 백래쉬였다. 내로남불이니 뭐니 하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조롱-밈이 이 시기를 전후 해서 이미 다 만들어졌다.

이번에는 그게 선관위 문제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인데, 이미 밑바닥에 재료는 충분했다. 영포티 밈 같은 거 봐라. 기성세대 조롱이야 늘 있지만, 내용이 왜 그런가? 아이유한테 스타벅스 결제 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 내로남불이다 뭐 그거 하려는 거 아닌가?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키든 말든 유권자의 40% 이상은 그 당을 그대로 지지했다. 미국 가는 장동혁처럼 대의명분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냥 조용히 있지만, 이번처럼 대의명분이 분명하면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또 의사표현 하는 거다.

인정을 해야 된다. 여기는 이미 그런 나라다. 미국과 유럽을 보면서 저기는 극우정당이 저렇게 판을 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안 그래서 다행이다 어휴 가슴 쓸어 내리고… 그게 아니고, 이미 여기가 그렇다고. 이미 극우가 집권도 해봤어요. 코리안 트럼프! 그럼 분명히 누군가 이렇게 말하겠지? 민주당 반대하면 다 극우입니까! 누가 민주당 반대하면 극우랬냐? 민주당 반대하면서 진보하면 극우 아니지. 근데 민주당을 반대하면서 극우를 하잖아.

그냥 보수랑 극우를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 또 이러실텐데… 늘 말씀드린다. 그걸 사람 기준으로 보면 안 되고, 사람들의 불만을, 요구를, 누가 어떻게 동원하느냐를 봐야 한다고. 서구의 극우정당 지지자도 다 불만을 가진 멀쩡한 사람들이에요. 정치적으로 극우정치로 조직이 돼서 문제인 거지. 그래서 극우-포퓰리즘이라고 하잖여. 극우-주체를 제거하면 정상적 사회가 된다는 생각이 틀린 거고, 사람들의 불만과 요구가 극우적 정치로 조직이 되는 게 문제인 것임. 극우정치는 답을 갖고 있고, 너네랑 우리가 답을 갖고 있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요.

요즘에 선거 결과를 보니 서울시 이대남은 대구보다도 보수화됐다 막 이러는데, 그럴 수 있겠죠. 두 가지 차원이 있다고 본다. 첫째, 물려받을 자산의 문제가 지위 상실 불안과 그게 야기하는 불만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고. 둘째, 정치가 그걸 극우적 방식으로 조직 및 동원을 했느냐의 문제가 있다. 오세훈은? 했다. ‘정원오=운동권=성추문=내로남불=부동산 실패=세금폭탄=박원순’ 이거. 추경호는? 안 했다. 거기는 그걸 할 필요가 없거든.

자 이렇게 쓰면 또 오독을 하고 추경호가 네거티브를 안 했다니 막 이럴텐데, 네거티브를 안 했다는 게 아니고 극우-포퓰리즘적 조직 동원 솔루션을 안 썼다고요… 그리고 또 누가 이준석은 부정선거 주장을 안 하니 극우가 아니군 하는데, 터커 칼슨이 트럼프 부정하면 극우가 아닌감? 답답하다. 근데 만날 이런 얘기 여기다 쓰면 뭐합니까. 그만합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정치, 극우포퓰리즘, 백래쉬, 부정선거, 선관위, 포퓰리즘

이딴 걸 선거라고

2026년 6월 5일 by 이상한 모자

바둑은 두는 것만큼 복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여론조사부터 투표용지 매수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대한민국에서 내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며 살고 있나 복기하기 위해 남긴다.

오늘 오전부터 모 유튜브에 가서 여러가지 얘기를 했는데, 그 유튜브를 위스퍼X로 화자 분리 자막 추출해가지고 AI한테 내가 한 얘기만 내용 요약을 시켰더니 이렇게 뽑아왔다. 다소 거칠게 정리했고 중간에 그냥 넘어간 부분도 있어 보이지만 대체로 결은 맞는 거 같다.

김민하 평론가는 이번 선거 결과를 전체적으로는 민주당 및 집권 세력의 ‘대승’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서울, 부산 북구 갑, 평택 등 핵심 격전지에서 패배한 것을 두고 “시험은 다 잘 봤는데 국영수를 망친 격”이라며 뼈아픈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유권자들이 집권 세력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특정 지역에서는 보수 진영의 공세를 허용했다는 것입니다. 김민하 평론가가 제기한 세부적인 주장과 분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서울시장 선거 패배 원인 분석

서울은 본래 여론조사 추이 상 민주당에게 불리하고 오세훈 후보가 앞서가는 어려운 판이었습니다. 정원오 후보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색채(세금 부과, 이념적 접근 등)를 지우고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오세훈 시장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반(反)오세훈 전선’을 강하게 형성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도봉, 관악, 금천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투표율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를 ‘제2의 박원순’으로 규정하는 프레이밍 전략을 썼고, 이것이 강남권 등 보수 유권자들에게 부동산 규제와 세금 폭탄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여 보수층의 높은 결집과 압도적인 투표율을 이끌어냈다고 지적합니다.

2. 20대 남성 및 보수 유권자의 심리 분석

20대 남성 일부가 보수화되거나 극우적 담론에 동조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지위 박탈에 대한 위협’과 ‘피해자성’으로 설명합니다. 이들은 실제로 자신의 지위가 하락하지 않았더라도, 한정된 자리를 두고 다른 불이익을 받던 존재(여성 등)들이 치고 올라와 자신이 도태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낍니다. 보수 진영은 재개발·재건축을 막는 세력을 ‘자유를 억압하는 좌파’로 이념화하여 이들의 공포와 불만을 성공적으로 포섭했다고 분석합니다.

3. 국민의힘 당내 권력 지형과 향후 전망

장동혁 체제는 선거 과정 내내 지역 거부 반응과 역효과를 낳았으므로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봅니다. 반면 한동훈 후보는 선거 막판 장동혁과의 거리를 두며 정권 견제론을 흡수하는 전략을 썼고, 당선 이후 영남과 부산 지역의 지분을 바탕으로 당내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서울시정에 묶여 운신 폭이 좁은 오세훈과 달리, 한동훈은 당 밖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하며 반(反)장동혁 전선 안에서 임시 동맹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4. 부산 북구 갑 및 평택 선거 실패 요인

부산 북구 갑의 하정우 후보에 대해서는 애초에 색깔이 옅은 후보를 내세워 중도 스윙보터층을 흡수하려던 전략이 한동훈의 영리한 캠페인에 막혀 실패했다고 분석합니다. 한동훈은 하정우를 지역 기반이 강한 전재수(시장 후보)와 철저히 분리시켜 하정우의 무능함을 부각했고,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이 ‘시장은 전재수, 국회의원은 한동훈’을 뽑는 교차 투표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평택 선거에서 벌어진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갈등은 시기가 적절치 않았던 섣부른 합당 제안과 선거 연대 결렬이 낳은 ‘외통수’라고 비판합니다. 조국혁신당이 독자적인 제3당으로서의 비전을 증명하지 못한 채 민주당 지지층을 빼앗기 위해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하는 모순을 보였다고 지적합니다. 김민하 평론가는 정치인 조국이 이번 선거를 통해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긍정적으로 반전시키는 기회로 삼았어야 했으나, 오히려 과거의 부정적 인식을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습니다.

5. 선관위 논란 및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시각

투표 용지 부족 사태 등으로 불거진 선관위 부실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시스템 개편이 현실적으로 매우 꼬여있는 문제라고 진단합니다. 선관위가 감사원의 업무 감사를 거부하는 논리, 즉 민감한 정치 자금 및 후원금 내역이 집권 세력에게 넘어가 정치 탄압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무작정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이 사안에 끼어들면서 합리적인 제도 개선 논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오세훈 측의 ‘제2의 박원순’ 프레임 전략에 대해서는 선거 과정에서 좀 심각하다고 봤는데, 이 얘기를 글로도 썼었다. 아래 글이 5월 21일 입력으로 되어 있으니까 실제 쓴 거는 그 이틀 전이나 그럴 것이다. 물론 글로 쓰기 전에 이미 말로도 떠들었다.

‘정원오는 제2의 박원순’ 프레임의 최종 기착지는 부동산 문제다. 유권자가 보기에 두 후보는 부동산 대책 철학에서 큰 차이를 드러내는 것 같지는 않다. ‘착착개발’이냐 ‘신통기획’이냐 등의 레토릭, 공공과 민간의 역할 등 세부 정책 차이가 있을 뿐 세금으로 집값 잡는 데 반대하고, 공급 중심 대책을 앞세우며, 1주택자 세부담 완화를 주장하는 방향은 유사하다. 이러면 실행 의지나 실적이 쟁점이 되는 게 당연한데, 이 경우 현직 시장에 아무래도 불리한 논쟁 구도가 형성된다. 직전까지의 시정 평가 위주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 후보가 “박원순 시장 시절 재개발 재건축 사업 구역 389군데를 해제했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빙하기에 접어들었다”고 반복해서 주장하는 것은 이 구도를 뒤집기 위한 시도다. ‘오세훈 시정’에 대한 평가 구도를 ‘박원순 시정’ 평가로 뒤집어 자신의 위치를 ‘디펜딩 챔피언’(전 대회 우승자)이 아니라 ‘도전자’에 놓이도록 해서 ‘언더도그’(약자)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박원순=운동권=성추문=민주당=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반대의 대상으로서 개념 사슬은 이를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사슬이 ‘이재명=문재인 정권’ 프레임과 연결되면 오세훈식 포퓰리즘 동원 논리가 완성된다.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9356.html

이대남 얘기는, 또 이 얘기 하면 할 말들 많아 가지고 이 얘기 저 얘기 하겠지만, 얘기가 나와서 한 얘기니 그냥 넘어가시고, 피해자 정체성이 극우포퓰리즘의 연결 고리 중 하나가 된다는 얘기는 최근 한겨레에 실린 신진욱 교수의 글에도 나온 바 있다.

오스트리아 언어학자 루트 보다크(Ruth Wodak)에 따르면, 신극우 전략은 ‘도발-부인-피해자화-전치-주류화’의 패턴을 보인다. 계산된 모호성으로 도발적 메시지를 던지고, 비난에 처하면 의도성을 부인한다. 제재가 가해지면 ‘전체주의’, ‘파시즘’을 비난하며 자신을 억압받는 피해자로 만들고, 쟁점을 ‘표현의 자유’로 전치하여, 자신들의 도발을 사회가 관용하게 만든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60540.html

이스라엘 인사가 쟁점을 전치하는 과정에 좌파 혹은 리버럴 이론을 왜곡해 갖다 쓰는 현상이 일어난 바 있는데, 그 피해자 중 하나가 심지어 지젝이었다는 점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감정을 느끼게 된 바도 있었다.

충격적이게도 고프만은 정책 결정자를 위해 불법적 폭력을 대신 저지를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한 지적 근거로 나를 꼽았다. 물론 비판 이론이 반동 세력에 의해 전유되는 현상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이스라엘군은 오랫동안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포스트구조주의 개념을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도시전 수행의 작전 이론에 활용해왔다. 디지털 신봉건주의의 설계자라고 할 수 있는 피터 틸은 르네 지라르를 왜곡하여 전유한다. 우파 포퓰리스트들 역시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좌파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혹시 내 이론 안에 고프만이 전유할 만한 요소가 있을까? 단호하게 말해 없다. 나의 작업은 현대 국가권력이 자신의 법질서를 위반해가며 불법적 폭력을 동원해 권력을 재생산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일이었다. 고프만은 이를 국가가 그렇게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뒤집어 권력이 법을 위반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전략으로 사용한다. 억압자가 자신과 같은 이들을 비판하는 이론을 왜곡하여 오히려 자신들의 범죄적 활동을 정교화한다는 점에서 놀라운 아이러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61248.html

놀랍게도 우리 역시 이러한 일을 이미 겪었는데, 그게 바로 윤석열의 자유민주주의 타령이다. 문재인을 반대하는 것이 곧 자유민주주의라는 타령을 하고 염병을 하더니 지가 사실상의 독재인 내란으로 달려갔다. 즉,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론으로 내란을 정당화 한 셈이다. 근데 이런 방식의 접근(커피를 선택할 자유 등)이 아직도 젊은이 일부에는 먹힌다. (먹히는 이유가 있는데 그 얘기는 많이 했으니 생략.)

한동훈 씨가 보수 재건을 한다는데 그 내용이 2022년 윤석열(상대를 반대하기만 하면 저절로 뭐가 된다는…)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오늘 어느 방송에서 2024년 윤석열 반대로만 보수 재건이 되지 않는다, 2022년 윤석열까지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 얘기를 오늘 낸 글로도 썼다.

물론 대부분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에게는 선거 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 포퓰리즘, 오세훈, 정원오, 지방선거,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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