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블랙모어가 33년 만에 딥퍼플로서 이안 길런과 무대에 섰다. 딥 퍼플 공연 무대에 깜짝 등장해 스모크 온 더 워터를 친 것이다. 언젠가 레인보우 재결성 등의 영상도 보았었는데, 기타 실력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제와서 기대하는 건 양심이 없는 일이다. 80세가 넘은 데다가 관절 문제인지 디스크 문제인지 뭔지 일렉기타를 제대로 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런 상태인지가 오래됐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음악적으로 외도(?)했다. 스트라토캐스터를 제대로 친 것은 30년 만이라고 했는데, 그럼 레인보우 재결성 때는 제대로 안 쳤다는 건가? 하여튼 피킹을 30년 동안 가뭄에 콩 나듯이만 했다는 거다.
그러나 어찌됐든 전설의 그 리치 블랙모어 아닌가! 이안 길런도 다들 완전히 할아버지가 되어서 더는 신경전 같은 것도 없다. 로저 글로버 옹은 건재한 것 같았다. 리치옹은 인터뷰에서 기타를 틀리든 말든 상관없고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 와서 한 곡 친 것이다… 옛날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얘기지. 아무튼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런 것인 거 같다. 인생을 정리해야 하고… 인간관계들을 좋게 마무리 해야 하고…
얼마 전에는 61세의 나카모리 아키나가 뮤직스테이션에 30년만에 나왔다고 하여 화제였다. 모처럼 공연도 열심히 하는 거 같고… 한국 와서 예능도 찍었다고 하고… 좋은 일이다. 물론 이쪽도 내가 보기엔 노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그래도 하는 걸 보면 왜 전설의 아이돌인지가 느껴진다. 다들 노익장들이 대단하다.
그래도 한때 하나의 세계를 주름 잡았던 전설들이 여러모로 힘이 빠진 모습을 보는 건 슬픈 일이다. 나도 곧 저렇게 되겠지,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얼마 전에 이진숙 씨가 연 토론회에 주대환 씨가 가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무서워졌다. 저렇게 안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일까?
매일 매일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운동도 하고 이제 좀 선선해졌으니 자전거도 타고 하고 싶은데 무조건 뭔가를 쓰는 데에 시간을 모두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옛날 같으면 벌써 다 끝냈을 일들도 우왕좌왕하면서 정리를 못하고 있어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늙어서 그런 건가? 벌써 8월도 반이 더 지나갔지 않는가. 거의 끝나긴 했는데… 하여간 빨리 이 일을 끝내야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끝없는 일… 더 늦기 전에 더 많은 것들을 해놓아야 한다.
왜 이런 생각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쫓기는 삶… 왜 이렇게 되었지? 분명 이 정도는 순식간에 다 해치울 수 있었을텐데… 괜히 화가 나서 잠이 안 온다. 잠을 많이 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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