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이 또 그들다운 기사를 냈는데, 뭔가 어떤 형태의 조사 -> 이대남 결과가 튀자 당혹(또는 짐짓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임) -> 다른 거 더 물어보기 -> 이대남은 신념형 극우가 아니고 민주당이 싫어서 부정선거론자가 된 것이다! 결론.
20대 남성 그룹에서는 부정선거라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고, 부실선거라는 응답은 40%로 그보다 적었다. ‘우리나라의 부정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20대 남성 46%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음은 35%였다. 이 주장에 동의가 더 높은 그룹 역시 20대 남성 유권자가 유일했다. 20대 남성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도 ‘정당했다’는 답변이 36%로 가장 높은 그룹이었다(전체 평균 18%). 극우화 정도를 확인하고자 넣은 문항에서도 20대 남성은 과거 조사와 비교해 수치가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
이 숫자만 세상에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20대 남성은 수구적이거나 반사회적 그룹’이라는 결론에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사로 확인한 숫자를 묻어두거나 외면할 수도 없다. 단편적인 응답 뒤에 숨은 맥락과 배경을 더 캐보기로 했다. 어째서 20대 남성들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울어 있는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신뢰는 왜 이들에게서 유독 흔들리는가. 어떤 인식이 위력을 떨쳐 이대남의 ‘보수화’ ‘극우화’라는 단면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첫째, 20대 남성은 수구적이거나 반사회적 그룹이라는 결론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뭔가? 굳이 안 되어서가 아니라, 더 자세히 알아보자고만 해도 될 일이다. 여기서 ‘극우라면 비정상이므로 정상성 회복을 위해 격리 혹은 제거 대상으로 간주해야’라는 식의 세계관이 느껴진다.
둘째, 기사를 끝까지 다 읽어봐도 ’20대 남성은 수구적이거나 반사회적 그룹’이라는 인상이 없어지지 않는다. ‘극우가 아니고 반민주당이예요^^;’ 이 결론은 억지처럼 느껴진다. 그 근거라는 게, 물어보니 민주당에 대한 격렬한 반감을 표시하고 윤석열은 싫어하며 비상계엄에 대해선 답이 흐리멍덩하다 뭐 이 정도 아닌가? 그러나 내가 계속 예로 들듯이, 터커 칼슨이 트럼프랑 싸우면 이제 극우가 아니게 되나? 터커 칼슨이 이란 침공에 반대하면 아~ 저 사람은 사실 극우는 아닌데 민주당이 싫어서 마가가 됐나봐… 신념형 마가는 아니고 반민주당인가봐… 이러나?
셋째, 20대 여성을 FGI해서 다시 물어보라. 민주당을 파지티브하게 좋아하는지. 민주당 좋아하지 않지만 국민의힘과 이준석이 너무 싫어서 이재명 찍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본다. 그럼 이것도 신념형 진보는 아니고 반국민의힘이다 이렇게 평가하나? 그렇게 따지면 대한민국 유권자 70%는 반~ 일 것이다. (사실 굳이 그렇게 보자면 그게 맞다. 그래서 제가 저쪽이 싫은 책을 씀. 그러나 이 기사는 그 책의 논조에 맞춘 내용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애초에 신념형 뭐라는 사람들이 뭐 얼마나 있나? 제가 수도 없이 말씀드리지만 유럽에서 극우정당 찍는 사람들이 그러면 다 신념형 극우인가? 그저 오늘은 이렇고 내일은 저렇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극우는 뿔달린 사람들이 아니고, 그러한 정치로 조직된 사람들일 뿐이다. 지금 저 20대 남성들은 그 사례다. 우리 사회는 극우주의자를 감별해서 제거하는 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외치는 걸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되지 않고, 극우정치의 동원 체제를 해체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로 이미 진입했다. 그런 상황에서 ‘진정한 극우’를 감별하려는 시도는 유의미하지 않고 소용도 없다. 언제까지 ‘알고보니 우리 엄마도 극우였어요! ㅠㅠ 유튜브를 자꾸 보더라니…’ 이럴건가… 이미 수십 수백번 한 얘기라 지겨우시겠으나, 이런 게 나올 때마다 같은 얘기를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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