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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이준석

글 왜 쓰는가

2022년 8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이준석 나빠요 라는 글은 나도 많이 썼다. 얘기도 많이 했다. 대표님이 바람 타고 당선이 됐을 때 공중파에서 대놓고 이준석 정치는 약자혐오이고 극우포퓰리즘이며 따뜻한 보수가 아니라 급진화된 보수이다 라는 등등 얘기 한 사람 손에 꼽는다. 저 같은 놈들… 제가 나름대로는 많이 얘기했다. 국힘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부터 얘기했다. 물론 지겨운 표정들을 지었지만…

근데 이제와서 뭐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알면서도 이러고 있다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뭐냐면, 이준석 나빠요라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준석은 그런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거다. 그래서 새삼 이준석 나빠요라는 얘기를 쓰는 것보다, 그럼에도 이준석은 왜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 것인지,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논하는 게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새벽에도 신문에서 이준석 나빠요류의 글을 보았다. 그런 글을 쓸 때의 마음가짐이란 뭘까? 뭐 일침류 글들이 다 그렇듯 남들이 너무 모르는 것 같으니 가르쳐주자… 또는 이런 글을 쓰는 깨어있는 내가 좋다… 또는 이 시점에 이런 글 하나 써야 신문이 그럴듯하겠지… 뭐 그런 거 아닐까? 이준석류가 힘을 얻는 정치적 문법의 기저에 권력을 대하는 정치와 언론의 틀에 박힌 방식이 공통분모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제 책을 읽어 보시면 조금은 공감하실지도…

내가 후원하는(얼마 전에도 만원 빼갔다) 한겨레에 기자들이 자기 얘기 쓰는 칼럼이 있는데, 애독자이다. 이런 저런 ‘납작한 글’이 나오기까지의 고민이나 고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좋은 글이 실렸다. 모든 대목이 좋다는 게 아니고, 기자가 이런 글을 쓰고 보여주는 게 좋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55317.html

이 코너는 쪼렙 기자들만 쓰는 모양이다. 나는 고참들이 진지한 반성과 고백을 해야 한다고 본다. 납작한 생각, 납작한 글, 마침내는 스스로도 납작해진 채 다른 이들더러 납작하다고 하는 납작이들. 뭐 나도 그렇겠지. 그러나 안 납작해지려는 적어도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자, 언론, 이준석

이준석에 대한 두 가지 생각

2022년 8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이준석이 한 시간을 떠들었는데 사람들은 핵심 줄기엔 관심없고 그냥 누구를 어떻게 욕했다 정도만 기사를 쓰고 떠들고 그러고 있다. 뭐 거까진 그렇구나 싶은데 어떤 시사평론가가 썼다는 글을 보고는 한숨이 나왔다. 술 먹고 썼는지… 무슨 얘길 하는 건지 모르겠다. 평소 누구랑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이준석의 핵심 논리 요약하면 이런 거다. 석열왕이 음모론(부정선거)과 반공이데올로기 등으로 대표되는 구식 정치에 경도되고 있는데 당이 이걸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윤핵관들이 오직 사리사욕을 위해 대통령과 이준석 사이를 이간질하고 비대위 전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럴 수 있는 이유는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와 지역구도에 안주하면 정치적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당후사를 말하기 전에 최소한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를 해서 스윙보터를 잡아보시길 바라고, 그게 아니면 꺼져라… 언론 제목에 등장하는 자극적인 표현들은 다 이 논리 구조 안에 위치한다.

특징적인 것은… 기자회견 전문 잘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온다.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 힘이 되어야 합니다. 보수정당은 민족주의와 전체주의, 계획경제 위주의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합니다.

민족주의 전체주의 계획경제 파시스트는 이 분들이 원래 더블민주당에다가 갖다 붙이던 레떼르다. 이걸 통해 이준석 정치가 어디에 전선을 긋고 어떻게 자기 규정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자유와 인권이 고작 https 차단 해제 같은 걸로 귀결되는 게 이준석식 정치의 뭐 어떤 아기자기함인데, 그런 아귀자귀함 애귀재귀함은 차치하고 어쨌든 뭔가 나름의 가치지향적인 명분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태도는 아무 생각 없는 퇴행으로만 일관하는 상대쪽보다는 훨씬 낫다고 본다.

그런데 동시에, 이런 이준석 정치가 상징하는 것은 합리적 보수의 변질이기도 한 것이란 점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책에도 쓰고 글에도 쓰고 방송에서도 얘기한 바와 같이 원래 합리적 보수란 인간의 얼굴을 한 보수, 따뜻한 보수, 온건한 보수를 뜻하는 거였다. 한 얘기 또 하고 또 합니다만, 박근혜 때 유승민도 그랬고 영국의 데이빗 캐머런도 그랬다.

이준석대에 와서는 자유지상주의적인 급진화가 이 자리를 대신했다. 이럴 수 있었던 건 이준석이 대단한 정치철학자여서가 아니고, 그가 타깃팅하는 유권자층이 온건한 보수보다 급진화된 보수에 이끌리기 때문, 즉 장사가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럼 그 유권자층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 누차 지적하지만 제가 책에 쓴 반대의 정치가 작용하는 이들 세계관의 맥락에서 온건한 보수는 ‘유사-진보’에 지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합리적 보수’가 ‘옛날 보수’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만 작용하고, ‘진정한 보수’가 ‘진보’를 명확히 반대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여지는 방식의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랄까 그런 결말인 셈이다. 진정한 포퓰리즘과 ‘나는 포퓰리즘이 아니다’라는 포퓰리즘의 대결… 이런 딜레마는 뭐만 나오면 검찰반대 과일논쟁으로만 접근하는 더블민주당에도, 양당정치를 비판한다지만 사실은 별 할 말도 없는 진보정치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여러분들이 적는 SNS 메시지와 댓글에도 이게 다 반영돼있다.

그런 난국 속에서… 타산지석이라고 했는데, 방식과 내용을 둘 다 보시라. 우리는 이준석 정치의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 그런데 만일 이준석과 똑같은 방식으로 어떤 진보가 승부를 걸고자 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사실 과거에 좌파포퓰리즘 그런 얘기 할 때 그 비슷한 글을 여러 차례 쓴 일도 있다. 포퓰리즘적 시도는 대안적인 정치로 사람들을 이끄는 수단이 될 수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뒤집어 말하면 대의명분이 분명한 포퓰리즘적 시도로부터 대안적인 정치로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현실적 접근은 가능하고 또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준석의 난은 이중적 감상을 갖게 하는 사건인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준석, 포퓰리즘

이준석과 조선일보

2022년 8월 4일 by 이상한 모자

신문사가… 인터넷 시대라갖고 아침에 뭔가 쓰기는 해야겠고 하니까 라디오나 SNS에 나온 글 막 인용해서 쓰는 기사들이 있어요. 아침에 그런 게 죽 나오지. 지금 아무거나 눌렀는데 경향신문 기사가 나왔어요. 근데 기사 내용을 보면 무슨 상황인지 한 개도 이해가 안 가.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208040818001

기사를 보면, 대뜸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다.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는 이준석의 SNS 글 인용으로 시작을 하는데, 앞의 리드를 봐도 그렇고 뒤를 봐도 그렇고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 뭔지가 안 써있다. 그냥 기사를 보면 이해를 할 수 없다.

물론 새벽부터 남이 정성껏 만든 신문을 찾아봐야 되는 나 같은 놈들은 바로 알 수 있다. 이거는 조선일보의 양상훈 씨가 쓴 글에 대한 반응이다. 양상훈 씨가 반뇌피셜로 쓴 대목, 이런 얘기다.

필자는 이 사태의 시작은 국민의힘 박민영 청년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이라고 짐작한다. 윤 대통령은 7월 5일 출근길에 기자들이 ‘몇몇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실 인사, 인사 실패 지적이 있다’고 질문하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답했다. 이 말에는 감정도 실려 있었다. 바로 그 날 박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썼다.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필자는 정치를 오래 취재했지만 여당 대변인이 자기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 봤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변인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언론인이 아니다. 당의 방패이자 창이다. 더구나 자기 당 대통령의 문제라면 무조건적인 방어 대상이었다. 역대 대변인들도 사석에선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공개적인 대통령 비판은 금기 중의 금기였다.

자기 당 대변인에게 초유의 비판을 당한 윤 대통령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봤다. 분노가 클 것이라고 짐작돼 주위에 물어봤더니 사실이라고 한다. 자기편에게 등을 찔린 기분일 테니 누구든지 격노했을 것이다. 바로 여기가 대통령이 위험해지는 지점이다.

이준석 SNS 확인은 안 해봤지만 100% 이 글에 대한 반응일 거다. 기사에서 이걸 가르쳐 줘야 상황이 파악이 되지, 도대체…

기사가 왜 이렇게 되느냐.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고, 누가 누구를 왜 욕했는지에만 관심이 있는 거거든. ‘이준석이 윤석열 욕을 하면서 박모를 옹호’ … 이것만 딱 눈에 띄는 거지. 근데 사실 기자만 그러냐, 그 기사 보는 여러분이 다 그렇잖아.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독자의 니즈에 딱 맞는 기사라고도 볼 수가 있겠다.

내가 특이하다고 생각한건 이준석이 강인선 씨를 저격한 대목. 강인선 씨는 대변인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공개적으로도 여러번 쓰고 얘기했다. 기자 출신이 사실관계를 막 틀리면 되나? 어쨌든 이준석의 불만 사항은… 양상훈 씨 얘기도 결국 이준석들이 잘못했지만 윤통더러 참으라는 거 아닌가! 그런 얘기나 조선일보와 그들과 친한 윤핵관들은 뭘 잘했는가! 이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 굳이 누가 누구를 욕했다는 구도로 접근하려면 이쪽이 더 흥미진진하지 않나?

물론 조선일보라고 죄만 짓고 사는 건 아니다. TV조선의 무슨 뉴스프로그램, 자기들이 엄청 뭐 진지한 정론의 뉴스 프로인 것처럼 하고 사는데, 자기들이 ‘손사장’도 아닌데 앵커의 한 마디 같은 거 하는 게 유행이잖아. 어제 신동욱 씨 목소리로 나간 얘기는 거를 게 없었다고 본다. TV조선도 이렇게 충심으로 나오는데… 폐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아래 전문 인용한다.

김영삼 정부 때 한보사태 수사를 밀어붙이던 심재륜 대검 중수부장실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직원이 “술 취한 사람이 전화를 바꾸라고 한다”고 해서 받아보니 김용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습니다.

그는 몇 마디 하소연하다 외쳤다고 합니다.

“지금 각하가 울고 있어요” 아들 현철씨 구속이 임박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대통령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는지 짐작할 만한 일화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처남이 교사단체 회장이 되자 물러나라고 했습니다. 몇 차례로 나눠 친인척 2백여 명에게 청와대 설렁탕을 대접하며 “비리를 저지르면 감옥에 보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아들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대통령 주변 문제를 국민이 걱정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친인척 비리 방지법안 세 가지를 마련했다고 했지요. 하지만 결국 국민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법사를 자처하는 전 모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씨가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와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사실 여부는 전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대통령실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사실관계를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뭔가 불안한 느낌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그 불안한 느낌은 이런 이유에섭니다. 전씨가 지난 대선 때 무속인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었고 무속 논란은 앞으로도 윤석열 대통령을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관저 내부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맡은 업체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 공사 후원업체라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은 “후원을 받지 않고 전시회 공사 대금을 모두 지불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업체라면 아예 대상에서부터 배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모든 정권이 우리는 전 정부와 다르고 절대로 그럴 일 없다는 호언장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늘 사소해 보이는 데서 문제가 출발하는 것도 같습니다. 이것이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지요.

가뜩이나 대통령 주변 비리 감시의 컨트롤타워였던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터입니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비워뒀던 특별감찰관이 임명될 거란 기대가 컸습니다만 웬일인지 새 정부도 가타부타 말도 없이 임명 절차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김영삼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이 되고 1년쯤 뒤 “김현철씨가 모든 걸 다한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측근들이 극구 말려서 곧바로 보고하지 못했다”고 했지요.

처음부터 나섰다면 호미로 막을 일도 때를 놓치면 가래는커녕 포크레인으로도 감당 못하게 된 경우를 우리는 역대 거의 모든 정부에서 이미 목격한 바 있습니다.

8월 3일 앵커의 시선은 ‘두려워해야 합니다’ 였습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TV조선, 강인선, 양상훈, 이준석,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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