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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이대남

이대남의 게임적 세계관

2024년 12월 25일 by 이상한 모자

사석에서 이대남의 게임적 세계관이 1) 왜 집회에 나오지 않는지, 2) 그럼에도 왜 일부 오타쿠들이 집회에 나왔는지를 모두 설명해준다고 얘기했는데, 요즘 무슨 얘기를 해도 그렇지만 잘 전달이 안 되는 거 같았다. 내가 볼 때 이른바 이대남은 게임적 세계관을 전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도 설명도 되지 않는다. 사실 나는 이걸 다들 알고 공감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오프라인에서 말을 하면 상대방이 이해 내지는 동의를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

첫째, 게임적 세계관은 철저하게 모든 일이 사이버 세상에서 구현된다. 콘서트든 티켓팅이든 어떤 항의든 오프라인을 전제하는 K팝 소비자(응원봉!)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들은 커뮤니티 등에서 윤석열이 나쁜 짓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집회 참가 의지랄까 그런 거는 상대적으로 잘 가질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집회에 나간다는 거는, 큰 결단이다.

이건 반대쪽에서도 마찬가진데, 만약에 그래도 윤석열이 계엄 선포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임적 세계관의 이대남 누군가가 태극기 집회 같은 데 나갔다 라고 하면, 이거 정말 큰 결심 한 거다. 부들부들 떨면서 나가는 것임. 대신 게임적 활동에 익숙한 이들의 온라인 활동은 매우 적극적이고 활발한데, 악플을 단다든가 도배를 한다든가 다른 사람인 척을 한다든가 뭐 그런 거는 일당백이지. 그래서 CIA 신고 같은 거 열심히 하고 그러는 게 다 이 맥락임.

둘째, 근데 일부 이대남 오타쿠들은 집회 왜 나온 거냐? 바로 이게 윤석열의 사악함이 MAX인 이유이다. 윤석열이 한 짓은 게임적 세계관에서 보면 최종보스나 하는 일이다. 심지어 최종보스가 나타났다면 용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다른 건 다른 핑계를 다 댈 수 있는데, 최종보스까지 나왔는데 가만히 있는 건 안 되잖아? 그래서 오타쿠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결단을 비로소 내리고 집회에 나간 것임.

자 이게 집회에 대한 얘기고…

게임적 세계관에 대해 좀 더 들어가보면. 이런 거지. 가령 공정성에 대한 희구 이런 거 말야. 이대남들이 세상 살면서 어디서 ‘노력하면 그에 걸맞는 보상이 주어진다’는 걸 체험을 해봤기에 그게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를 투표로 할 정도에 이르렀느냔 말이다. 이건 단지 ‘내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정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고, 이게 정상이다’라는 체험이 있어야, ‘내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은 역시 부당하다’는 구체적이고 집단적 감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나.

내가 볼 때는 이 ‘공정성’을 체험하는 장이 게임이다. 게임이 게임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저가 들인 노력만큼의 보상을 획득하게 설계할 수밖에 없다. 그게 경험치든, 돈이든, 뭐든 말이다. 그게 안 되면, 확률형 아이템 이슈 이런 것처럼 완전 개작살 나는 거지. 무조건 공정해야 돼. 이건 온라인 오프라인 상관없어. 게임은 공정하게 설계돼야 해.

또 하나. 게임적 세계관은 ‘능력치’이다. 하다못해 삼국지를 해도 누가 잘나고 누가 못났는지를 줄세울 수 있다. 관우랑 장비랑 누가 더 세냐? 삼국지 소설 읽으면, 그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유비가 관우랑 장비 어느 한 쪽을 빼고 천하를 논할 수가 있겠니?

근데 코에이 삼국지로 가면 결론을 낼 수 있지. 관우는 무력이 98이고 장비는 99여. 일기토 붙이면 장비가 이기지. 다만 아이템을 주면 청룡언월도와 장팔사모에 능력치 보정이 붙어서 서로 무력이 비슷해진단다. 여포는 무력 100인데 방천화극이 또 추가 능력치를 주고 거기다가 코에이 삼국지 전통으로 숨겨진 능력치가 더 붙어서 일기토에서는 무조건 여포가 짱이지! 그렇지만 유비로 플레이를 하려면 계략을 써야 하고 내정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장비만으로는 안 되고 지력과 정치가 중간은 가는 관우가 있어야 한단다… 뭐 이런 식이잖아. 이게 게임적 세계관 안에 있는 이대남이 사람을 평가하는 ‘능력치’의 관점이다.

여기서 게임적 세계관의 이대남은 ‘나’에게 주관적인 능력치를 항목별로 늘 매기는 거지. 삼국지로 따진다면(꼭 삼국지라는 법은 없음. 롤플레잉 게임 레벨이어도 되고…) 나는? 통솔은 그래도 한 70은 되고, 무력은 65정도… 지력은 80정도 아니려나? 정치는 좀 자신없어 55정도 되고, 매력은 역시 대인관계에 좀 자신이 없지만 타고 나길 못나진 않았으니(못나지 않은 게 중요) 80정도? … 그리고 이 능력치에 걸맞는 대우를 요구하는 거고. ‘나’보다 능력치가 낮은데(레벨이 낮은데) 나보다 나은 대우 받으면 못 참고… 이러는 것.

그리고 이 게임적 세계관이… 날이 가면 갈수록 여성의 신체를 자원화, 식민지화 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게 큰 문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이 원리를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다 내면화 한 상태임. 특히 일본! 그리고 거기에 따라가는 한국, 중국.

이 얘기를 몇 군데서 했는데 다들 ‘?’ 이런 표정을 짓길래 굳이 메모를 남겨봤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게임, 세계관, 이대남

현실을 인정하되 구조적으로 파고 들어야

2022년 3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무슨 글을 두개를 봤는데 하나는 주장이고 하나는 무려 언론사의 팩트체크였다. 주장은 이런 내용이다. 이대남이 민주당의 페미 정책에 등을 돌렸는가? 아니다. 이미 2016년부터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었다… 라는 내용. 그담에 팩트체크라는 거는 지난 대선과 비교해 오히려 민주당의 ‘이대녀’ 지지율은 빠졌다 라는 거…

첫째의 주장에 대해. 단순히 페미 정책 문제 아니다 라고 할 게 아니고, 그게 뭐에 대한 어떤 반대였는지를 재구성할 수 있어야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다. 저의 최근 저서… 꼭 보시기 바라고… 2016년… 그 2016년이 뭡니까? 2015년의 다음해잖아. 강남역 살인 이후에 메갈이니 워마드니 뭐니해서 염병염병 난리난리 치던 것 기억하실 것. 그때 진보=선비질=페미=민주당이 된 것.

뭐 민주당이 언제 페미 정책 했습니까 라고 하실텐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제 저서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뭐를 반대를 하면서 그 반대해야 할 대상끼리의 동질성을 끝없이 찾아가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다 라는 거… 마치 침착맨이 무슨 생각을 어떻게 했듯 좌착맨일 수밖에 없는 것과 동일.

그담에 둘째 팩트체크에 대해. 그게 팩트체크냐? 이재명이 문재인이냐? 지금이 2012년 2017년이냐? 말도 안 되는 비교를 하고 있어. 지난 재보궐선거를 보면 젊은 여성 표심은 온갖 군소정당을 찍으면 찍었지 더블민주당은 별로 찍기 싫다는 맥락이 이미 형성돼있었다고. 게다가 후보가 이재명이야. 찍을 수가 없는 거였음. 그러나 이러다가 이준석식 인질정치가 주류가 되겠다는 공포감과 박지현 씨 등을 등판시켜 구실을 만들어 준 덕에 그나마 지금 수준에라도 득표한 것. 다들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걸 팩트체크한다고 지난 대선 득표와 비교… 지금이 통계학 시간이고 내가 교수님이면 매일경제는 F임.

쓰다 보니까 열받아서 길어졌는데, 그니까 상황을 놓고 어떻게 우리한테 유리한 얘기를 만들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주장을 하지 마시고, 드러난 현상은 현상대로 인정을 하되 그 배후 맥락을 구성하는 에너지란게 뭘까를 생각을 하시라고. 물론 현상에 대한 규정 자체가 다를 순 있음. 근데 그걸 주장하려면 엄밀하게 해야. 피곤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대선, 이대남, 이대녀

출렁이는 여론조사

2022년 1월 21일 by 이상한 모자

여기다가 이번 주인지 지난 주인지에 경고성 메시지처럼 썼는데 한동안 석열왕한테 안 좋은 흐름이다가 이제는 재명대장한테 안 좋은 흐름이 쭉 온다. 재명대장의 자기 논리인 ‘흠은 있을지 몰라도 유능한 사람이예요’ 이게 한 2~3주 동안 전혀 부각이 안 됐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두 분 돌아가시고 욕설 또 나오고 하면서 ‘흠’은 엄청나게 부각됐는데 ‘유능’은 대장동 때문에 이미 기세가 꺾인데다 석열왕발 뉴스들 때문에 다 묻혀서 주목받지 못했다.

반면 석열왕은 호랑이 사냥-선대위 폭파 사건으로 일단 바닥을 찍은 후 전기차의 굴욕 사건으로 이준석과의 갈등을 마무리 짓고 여가부 폐지 필살기까지 넣으면서 일단 지지율 복구에 성공한 상태이다. 그리고 선대위 개편 후에 그게 바람직한 방향이든 아니든 어찌됐든 정비가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기다가 배우자 문제도 녹취록 설레발 덕에 어디까지나 단기적으로는 한 고비 넘겼다. 원래 석열왕에 대한 우려는 1) 대통령 할 준비가 안 돼있다, 2) 배우자 처가 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 는 게 핵심이었는데 이게 둘 다 선거조직 개편과 녹취록으로 일정정도 돌파가 돼버린 것.

이 얘길 하려던 건 아니고… 이런 얘기는 방송이나 이런 데서 하는 거고. 여론조사가 왜 이러냐 이건 한 번 생각을 잘 해봐야 한다고 생각. 두 가지를 뇌피셜로 생각하고 있는데, 첫째는 기존 여론조사 해석의 방법론이 이번 대선에는 안 맞는다는 것. 특히 세대와 성별에서 이 현상이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음. 가령 ARS냐 면접조사냐, 응답률이 얼마냐 이거 가지고 말들 많이 하지만 결국 여론조사에 누가 응답하느냐의 문제거든? 지금까지는 좌우 이념별로, 각 정당별로, 세대별로, 지역별로 대체적으로 어느정도 동질한 여론분포가 있다고 보고 거기에 맞춰서 보정이나 해석이나 이런 걸 해왔단 말이지. 근데 이번 대선은 이념 정당 세대 지역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이게 잘 안 맞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임. 더 정확히 말하면 이념 정당 세대 지역의 자기조직화 논리가 다 희미해진 상태임. 진보는 이재명 찍자든가, 충청도는 윤석열 찍자든가, 젊은층은 안철수 찍자든가… 이런 게 압도적이진 않더라도 뭔가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다 지맘대로임. 그래서 뭔가 구조적으로 잘 잡히지 않는 여론이 있다는 생각.

둘째는 언론이 말하는 이대남 현상인데, 앞서 ARS냐 면접조사냐, 응답률이 얼마냐에서 핵심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흔히들 말하는 정치고관여층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거든. 대체적으로 지금 정치고관여층이 주로 답했다고 생각되는 조사에서 석열왕이 앞서감. 정권교체 선호 그룹에서 로얄티가 상당히 쎈 것임. 근데 이걸 세대별 성별로 잘라서 보면 특히 이대남이 튈 수 있음. 왜냐하면 전통적으로 20대가 정치적으로 덜 조직화 된 상태(흔히들 하는 말로 무관심층)라 여론조사 응답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단 말야. 누구에게 투표할 거냐도 거의 투표일 돼야 결정하는 비중이 높을 가능성 크고. 그런데 지금 정치고관여층이 돼서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젊은이가 있다? 이게 정권교체 바람에 정치적으로 조직화돼있는 소위 이대남인 거지. 그래서 이런 편향을 고려해서 봐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또 단순하게 아~~ 윤석열이 과대평가 돼있다는 거구나~~ 할텐데, 이 요인만 있나? 다른 요인도 있지. 난 그냥 왜 여론조사마다 이렇게 숫자가 다 지멋대로냐에 대한 가능성 일부를 언급한 것. 숫자도 숫자지만 뉴스의 흐름이라는 게 있는데, 적어도 오늘까진 재명대장한테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 그니까 똑바로 하라고 내가 여기다가 쓴 것임.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여론조사, 윤석열, 이대남,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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