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각하고 말한 것
1.
김종인이 무제한 임기와 전권을 요구했는데 그것 때문에 폭탄 던진듯 난리다. 이 발언의 의도는 여기 저기서 나름 해석을 했고 글로도 썼다. 전당대회 얘기는 하지 말라는 점에서 당권주자들의 흔들기를 차단하려는 거고 대권을 말했다는 점에서 대권주자들로 차도살인하겠다는 뜻 같다.
그런데 이 다음부터 비대위가 좋다는 사람과 싫다는 사람들이 대략 가르마가 타지는 듯 하다(관찰자 입장에선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으니…). 어제 유승민이 쐐기를 박으면서 구도가 좀 더 명확해진 거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 라디오 아이템으로 김종인의 친구는 누구냐는 걸 낸 이유가 이건데, 뭔가 크게 바꾸자는 사람들이 비대위를 거부하고 있고 구 주류이거나 뭔가 자기만의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비대위에 찬성하고 있다.
그럼 구도가 어떻게 되냐. 애초에 김종인을 영입했던 것은 누구인가? 비대위원장을 해달라고 요구한 사람은 또 누구인가? 황교안이다. 김종인이 비대위원장을 수락하기 위해 만나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심재철이다. 황교안 심재철 두 사람의 족보는 다르다지만 그렇다고 초록이 동색인 게 아닌 것도 아니다.
이런 구도가 되면 김종인 비대위는 혁신의 걸림돌이다. 이 시점에서 나 같으면 안 하는데… 근데 너무 하고 싶으신 거 같아 가지고… 최대치를 말해놓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날 것인지?
2.
김재원의 단독플레이가 눈이 부실 정도이다. 리오넬 메시인가? 당정 합의가 안 돼서 추경 심사 못한다는 말은 공약 뒤집기 비난에 대한 수라고 봤는데, 하여간 먹히니까 계속 말한다. 추경 수정안을 가져오라는 것은 기재부 패싱론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 김재원의 22가지 의문은, 물론 제기할 수 있는 의문이라고 보지만, 여야 합의 테이블에서 논해야 되는 사안이다.
계속 여당과 정부가 모든 걸 합의해서 완결된 안을 가져와야 내가 심사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공식적으로 정부안은 70% 그 추경안이다. 그걸 여야 합의로 어떻게 바꿀 거냐의 문제이다.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하다며 헌법 조항 얘기를 하는데, 그건 여당과 기재부의 문제가 아니라 입법부와 행정부의 문제이다. 김재원 씨의 논리대로 하면, 여당과 정부가 합의해 온 안을 야당이 다시 수정하고 정부가 이에 부동의할 경우 예산안 처리는 못 하는 것이다. 그걸 인정할 수 있나? 아니지. 국회가 합의하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의장이 정부에 동의합니까 물어보고 총리가 동의합니다 하면 되는 것이다.
정세균 총리가 기재부 패싱론 갖고 기재부는 누구 편이냐 한 덕에 기재부도 백기투항했다. 고소득층 자발적 기부로 재정부담을 경감시키는 걸 절충안이라고 부르지만, 기재부 입장을 보면 그건 아무 상관도 없다. 정치적으로 방침을 말할 수는 있지만 이걸 안으로 만들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그래서 기부를 해주시면 그거는 뭐 나중에 좋은 데 쓰겠고요, 긴급재난지원금 100% 지급은 국채발행으로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김재원은 왜 그럴까. 방침을 관철시키기 위한 게 아니라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방침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다. 비유하자면 본대의 질서있는 퇴각이 안되기 때문에 후위대가 희생하는 것이다. 본대가 전열을 정비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게 목적이다. 5월 초로 넘어가면 원내지도부 다시 구성할 거고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3.
정은아 이걸 좀 빨리 해결을 하자… 주제를 북한으로 한 신춘문예냐? 미국 상업 방송들이 원래도 그렇지만 시엔엔은 두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첫째, 걸프전 생중계로 대박난 회사다. 둘째, 트럼프와 서로 싫다.
걸프전 얘기는 이미 여기저기서 했다. 트럼프가 싫은 얘기는 자제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시엔엔은 허위보도다 했으니까… 시엔엔이 김정은은 대화가 안 되는 거 같은데 트럼프는 서신을 어디서 받았으며 그거 왜 그러는 겁니까, 김정은하고 친하시면 살아는 있는지 한 번 전화라도 해보실? 이렇게 물어보면 트럼프가 할 말이 없다 이거지. 시엔엔이 꼭 이런 흉계를 꾸몄다기 보다는, 자기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면 왠지 그런 쪽으로 무게가 실려지는 그런 게 있어요. 폭스뉴스가 김정은 신변 얘기는 함부로 보도하지 않는 게 좋다며 무게를 잡았다니깐.
그리고 김여정 후계설에 김평일 나오고 막 별 얘길 다 하는데, 김여정 부상에 대해 일전에도 여기 썼지만 김정일 뇌졸중 사례가 있기 때문에 김정은 가족들끼리 가동하는 비상체제가 있을 거라고는 본다. 김정일 당시는 김경희 부부와 김옥 등이었다고 하는데, 김옥은 사라졌고 장성택은 반역을… 그러니까 백두김씨-성골만 믿을 수 있는 거다. 김평일은 곁가지, 진골이라 안 된다. 김정남이 어떻게 됐니?
그래서 그나마 가장 믿을만한 건 김여정 뿐인데, 김정은이 의식이 없는 정도에서 비대위-집단지도체제면 모를까 왕위(?)를 바로 이어받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김정은 유고시에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섭정 체제 같은 걸 만들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여러모로 어렵지. 기요스 회의라고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