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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계엄

장기 87년 체제

2024년 12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보니 이쪽이든 저쪽이든 다들 이재명 얘기만 한다. 국힘은 이재명 재판 빨리 하라는 결의문을 냈고, 한동훈은 이재명 재판 타이머 발언을 했고, 평론가니 지식인이니 하는 분들은 이재명이 대통령이 다 된 게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민주당이 잘한 게 아니다 등등…

이재명 대통령 따놓은 당상 아니다, 국민들이 더블민주당이 잘한다고 생각해서 지금 이런 국면이 된 게 아니다, 윤석열이 나쁘다고 이재명이 성인군자 되는 게 아니다 등등… 당연한 얘기인 동시에 하나마나한 얘기다. 가령 윤석열은 어떻게 자유민주주의자의 탈을 쓰고 대통령이 되었는가?

나는 사실 이제와서 한 번 묻고 싶다. 그때는 윤석열을 지지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가 지금은 한동훈 돕느라 윤석열을 미워하게 된 중궈니횽이나 해괴사님 같은 분들… 뭐 일말의 쪽팔림 같은 거는 혹시 안 느끼시는지? 일종의 단계론 도식을 만들어 자유주의의 복원 항목에 윤석열을 밀어 넣은 윤교수님 같은 분들, 채상병 국면 때도 입장 그대로였는데, 아직도 그런 주장 하시는지? 다른 것도 아닌 계엄인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 문제를 반대하는 것에 포커싱이 맞춰지기 때문에 ‘이 놈도 문제가 없지 않아요’ 이런 건 그냥 옵셔널한 문제가 된다는 것. 그게 오늘날 우리가 속해 있는 대의민주주의의 특정 형태라는 것. 나는 이걸 넓혀서 봐서 좀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굳이 좁혀서 본다면 장기 87년 체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87년 체제는 반공-독재 대 민주 구도 하에서 서로 빨갱이, 독재자라고 비난하며 지지층 최대 동원 하는 게 원리인 체제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래도 독재 대 민주 구도에서 민주 쪽이 우위에 서게 되어있다. 지난 대선은 반공-독재 출신들이 민주를 강탈해간 구도였다. 문정권과 더블민주당을 빨갱이-전체주의로 몰고 자신들을 친미-자유주의-민주주의로 규정하는데 성공하면서다. 뒤집힌 1987 구도랄까? 그런데 윤석열의 불법 계엄 선포와 함께 독재가 회귀했다. 지금 이 상황이다.

자칭 진보들에게 87체제는 질곡이다. 독재 대 민주가 아닌 다른 구도를 추구하자는 게 진보들의 주장인데, 독재와 민주가 서로를 반대하는 걸 현실 정치 전체의 우선순위에 놓기 때문이다. 그래도 87체제는 황혼기라는 생각들이 있었다. 독재 대 민주 구도를 부정할만한 재료는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의 시대착오적 만행 덕에 독재가 실체로서 눈 앞에 나타나는 일이 발생했다. 눈 앞에서들 봤으니, 이 경험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지 않겠는가.

순간적으로 장기 87년 체제라는 말을 떠올렸다. 어떤 것의 생명 유지가 장기화되고 있다면, 그건 그게 그 자신에 대한 부정을 그 자신 안에 내포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가령 자본주의. 자본주의는 그 자신에 대한 파괴를 애초에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안에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반드시 망할 운명이면서 동시에 유지되는 것이다.

87체제도 마찬가지다. 87체제에 대한 반대 자체가 87체제에 내포돼있다. “윤석열이 나쁘다고 해서 이재명이 면죄부 얻는 게 아닙니다!”,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불법계엄을 정당화 해주지는 않습니다!” … 87체제라는 양당제적 환경에서 이러한 언명들이 각 개인에게 부여하는 실천적 결론은 뭔가? 그건 결국 어떤 경로로든 87체제를 다시 강화하는 걸로 귀결되는 게 아닌가? 윤석열 또는 한동훈이 싫어서 이재명 혹은 범민주당 후보를 찍든, 이재명이 싫어서 범보수 후보를 찍든 말이다. 87체제의 구도 하에서 “윤석열도 이재명도 나쁩니다!”는 구호는 이 두 개 구호의 효과가 합쳐지는 결과로 나타날 뿐이다. “윤석열도 이재명도 나쁘다!” 또는 “윤석열도 이재명도 나쁘다!”와 같이…

‘양쪽 다 반대한다’는 구호가 힘이 없는 이유는 앞서의 맥락도 있지만, 결국은 이재명이 윤석열을 반대하면서 자기 정당성을 찾고, 한동훈이 이재명을 반대하면서 자기 존재 의의를 확인하는 것처럼, 진보쓰도 양당 반대하면서 우리 존재 파이팅 이러는 데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시도는 많이 있고 또 있었다. 그러나 조직화 체계화 되지 않고 결국은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자기만의 명확한 그림 없이 이런 국면에서 ‘둘 다 나빠요’ 아무리 해봐야 그건 장기 87년 체제에 이미 내포된 자기 수복 논리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둘 다 나빠요… 그렇군요…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그래서 1번 팀이야, 2번 팀이야? 이렇게 된다는 것.

지금 국면에서 모두의 정답은 오히려 ‘이재명과 민주당 얘기는 안 하기’이다. 친위쿠데타 책임과 탄핵 이후만 얘기하는 거다. 국힘은 백배 사죄할 때이다. 한동훈 린치하면서 게거품 물고 지지층 결집 용으로 이재명 타령하고 이럴 때가 아니다. 이재명과 민주당 얘기는 하기 싫어도 1) 재판 일정, 2) 대선 레이스 때 다 하게 된다. 그때 품위있게 할 기회가 다 있다. 더블민주당이 지금 안정과 절제 얘기 하는 게 이유가 있는 거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87년 체제, 계엄, 윤석열, 이재명, 탄핵, 한동훈

명태균을 김어준으로 엎어치기 하려던 것 아니었나

2024년 12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선관위에 애들을 왜 보냈을까 어제 생각하다 도달한 결론이 있었는데, 오늘 오전에 대략 상상의 나래를 완성했다.

부정선거 얘기 나오기 직전까지 생각한 것. 선관위에 명태균 관련 뭔가를 확보하러 갔으면 당연히 가자마자 뭔가를 확보하기 위한 액션을 가장 먼저 취했을 텐데, 애들이 했다는 걸 들어보면 그런 게 전혀 아니다. 감시를 하고 휴대폰을 뺏는 거부터 먼저 한다. 그러구서는 멀뚱 멀뚱 있다. 이건 전형적으로 뭔가를 빼앗기 위한 조치라기 보다는, 뭔가를 들고 나가는 걸 막기 위한 조치처럼 느껴진다. 자기가 잘못한 증거를 빼돌리려는 게 아니라, 선관위가 잘못한 증거를 확보하려는 게 아닌가? 이 생각이 들더라. 선관위가 잘못을 뭔가했다면 그게 뭐겠나? 부정선거인가? 이런 연상을 하고 있는데, 결국 부정선거라는 얘기는 김용현 씨가 확인해줬다.

오늘 오전에 확인한 거는 특전사령관이 실제 뉴스공장 관련 임무를 받았다는 거다. 김어준에 의하면 와서 뉴스공장을 물어본 게 아니라 여론조사꽃을 물어봤다고 한다. 그래서 아 부정선거 얘기다 라고 감을 잡았다고 하는데, 이게 그냥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된다. 여론조사꽃을 물어보는 게 왜 부정선거랑 연결이 되나?

내가 볼 때 이거는 윤통의 시그니처 무브, 평소 애용하는 초식과 연관지어 생각을 해봐야 한다. 윤통이 잘하는 거는 엎어치고 되치는 거다. 검언유착을 권언유착으로 엎어치고, 고발사주를 제보사주로 엎어치는 뭐 그런 거… 명태균 의혹이라는 게 어느 한쪽에 유리한 여론조사 등등을 꼼수를 부려 하고 지어내고 등등 막 하여간 해서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윤석열도 만들고 뭐도 만들고 그 대가로 공천 주고 그랬다는 거 아닌가? 그러면 이걸 윤석열 검사는 어떻게 다루냐면, 여론조사 꽃이 그것과 똑같은 걸 해주고 돈을 받았으며 그 결과로 더블민주당 정치인들이 대거 당선됐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 그리고 이쪽이 명태균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하는 것임. 왜 심각하냐, 그것은 중선관위까지 연결된 부정선거 카르텔이다… 중선관위에 증거가 없으면 요원 동원해서 막 만들고……. 그리고 극우유튜브 여론조성팀 동원해서 정치적 프레임을 만드는 거지. 명태균 이슈는 자기네 발이 저린 반국가종북세력의 공작이다! 실제로는 자기네들이 더 하고, 자기네들이 제일 잘 아는 수법이다!

이러면 국회의원들 체포 구금의 막무가내 우기기식 근거도 마련이 되지. 부정선거로 당선된 사람들이니 체포 구금 해야 한다. 거니특검에 기울어진 국회 지형도 앗쌀하게 즉시파괴 하고 말야.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얼마나 좋아? 계엄이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냐? …… 이렇게 봐야 그나마 이해가 되지 않나 하는 게 내 생각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계엄, 김어준, 명태균, 선관위, 여론조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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