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취소해주라는 얘기가 뭐냐면…
주호영 비대위 때부터 간간히 비대위가 이준석 징계를 취소해주고 조기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얘기를 방송에서 하고 있다. 근데 현실가능성이나 정합성이나 그런 걸 떠나, 얘기 할 때마다 상대 반응을 보면, 무슨 얘긴지 잘 알아듣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보면 당대표가 최고위 의결을 통해 징계 보류 취소할 수 있다고 돼있는 걸로 안다. 윤리위 결정을 최종 추인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일종의 사면 개념이다. 뭔가 정치적으로 이 사람을 당이 써먹어야 할 때가 왔는데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어 공직 출마를 못 하는 상태라거나 할 때 정치적으로 풀기 위한 조항으로 해석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지금 정진석 비대위가 이준석 징계를 취소하지? 이건 이전에 윤리위가 내린 징계 결정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준석 지도부로 돌아갈 필요는 없는 것임.
지금 논쟁 구도를 보면 한쪽은 이준석 지도부로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고 다른 건 안 된다 자꾸 이렇게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비대위 체제 어쩔 수 없으니 이준석이 연쇄가처분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는데, 내 얘기는 그게 접점이 없는 얘기 아니냐,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왜 아무도 수를 안 내냐… 이거거든? 20억2시청년이 재신임 투표를 말했는데, 그런 이상한 절차 거칠 필요 없고 그냥 전당대회에 이준석이 나오면 된다 이것임.
그러니까 비대위가 뭔가 그래도 중심을 잡으려면, 윤리위 결정과 별개로 비대위가 이준석에 대한 징계 취소 결정을 내려 당권을 복구해주고, 빠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열어서 이준석이 거기에 참여하도록 해 당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면 될 일 아니냐는 거다. 요즘 자타칭 친윤평론가 방송인들이 입을 모아 말하잖냐. 당원들 마음이 다 떠나서 이준석 지도부 복구를 전제로 한 해법은 불가능하다… 근데 징계 취소는 앞에서도 썼듯 이준석 지도부 복구가 아님. 그리고 전당대회 하면 이준석이 되겠어?
물론 이 해법이 작동하려면 이준석이 해법에 동의하고 가처분의 늪으로부터 자진 퇴각해야. 지금 하는 거 보면 그 가능성 장담할 수 없지. 근데 만약에 징계 취소했어. 근데도 이준석이 계속 저래. 그때야말로 이준석 퇴출파의 정치적 정당성이 완전히 확보되는 순간 아니겠나. 지금처럼 추가 징계와 제명을 통한 법적쟁점 해소로 가면 그거 두고두 고 되돌릴 수 없는 부담으로 남는 건데…
근데 이런 얘기 하면 그냥 다들 이준석 지도부로 돌아가자는 얘긴 줄 알더라고. 할 수 없는 거지 뭐. 내 당인가? 이미 제안했는데 걷어 차였을 수도 있고. 평론가야 뭐 그냥 자기 깜냥에서 얘기하는 것 뿐이니 너무 기분 나빠들 하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