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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홋카이도 먹부림 기록

2024년 9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여러분은 다른 여러 얘기 보다도 먹을 것 얘기를 좋아하니까, 홋카이도에서 먹은 얘기를 한다.

1) 조잔케이

슈마이 하야마데 타베루모노(シウマイハヤマデタベルモ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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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할 목적은 전혀 없었고, 가다가 들러본 곳이다. 라멘집에 갈까 했는데 문을 닫았기에 근처에 있는 슈마이 가게에 갔다. 점내에 나무 조각상 같은 것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마늘 슈마이, 후추 슈마이 등의 세트를 팔고 있고 단품으로 양고기, 소고기, 사슴고기 슈마이를 주문할 수 있다. 하나씩 먹어봤는데, 소고기는 양념의 맛이다. 사슴고기는 아무래도 지방이 많지 않은 고기 특유의, 어떤 야생의 맛이 강하게 난다. 양고기는 여러 설명할 것 없이 맛있었다. 고소하고 쥬시한 느낌이 좋았다. 모두 맛의 밸런스가 좋다. 정성껏 열심히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상당히 만족했다.

2) 아사히카와

후쿠요시 카페(Fukuyoshi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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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보면 100년이 넘은 건물에 있다고 한다. 여러가지를 팔고 있다. 드라이 카레 비슷한 것을 시켜 먹어보았는데, 좀 달았다. 음식의 맛으로 승부라기 보다는, 내부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좋다. 잡지 사진 찍으면 잘 나올 인테리어다. 카페이기 때문에 주력은 차와 디저트인데, 들어가는 입구에 보란 듯이 ‘토키와 야끼’라는 걸 굽는 장소가 있다. 말차 라떼를 먹어봤는데 역시 홋카이도이기 때문에 우유가 맛있다. 이 카페는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는데, 접속해서 정보를 찾아보면 아사히카와시와의 여러 연결점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https://www.fukuyoshicafe.com/story

이 카페 맞은편에는 ‘쇼가 라멘 미즈노’라는 라멘집이 있다. 생강맛이 강하게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개점 20분 전부터 줄 서있더라. 아사히카와라고 하면 아무래도 라멘인데…. 다음에 도전해봅시다.

3) 마슈호 근방

마키바의 소프트크림(まきばのソフトクリー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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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을 하면 ‘목장의 아이스크림’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인데, 정확히는 ‘와타나베 유미 목장(渡辺憂美牧場)의 컨테이너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목장이기 때문에, 소똥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파리가 날아다닌다. 그러나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이 벌판(정확히는 목장과 논밭, 숲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반복된다)에 웬 아이스크림이냐 라는 느낌(그렇기 때문에 차량이 없으면 안 된다)으로 찾아가볼만 하다. 아이스크림의 맛은? 첫째, 여기는 홋카이도이다. 둘째, 이 목장에는 소가 있다. 느낌이 오지 않나?

4) 오비히로

후지모리(Fuji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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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추천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곳은 오비히로인들의 김밥천국 같은 가게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팔고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을 파는 것에 비하자면 다 기본 이상은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일반화 된, 테이블마다 있는 기계를 통해 주문을 하는 최첨단 방식이 도입돼있다. 가게의 전통(1960년대부터라고 한다)으로 주문 전에 메론 소다를 한 잔 준다. 손님들이 나폴리탄, 카레, 라멘, 햄버그 등 그야말로 다양한 것을 먹고 있더라. 리뷰를 보면 인디언 카레라는 것을 다들 먹고 있다. 인디언 카레의 발상지라나? 나는 부타동을 먹었다. 바로 옆에 부타동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가 있었으나 시간이 늦어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타동은 의외로 본격적이었다. 세트로 나온 소바는 조금 덜 익힌 맛이었다. 이렇든 저렇든, 이 가게는 1899년에 창업했다고 되어 있고 지금도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아래는 가게에 대한 간략한 소개.

https://northsmile.net/store/885

5) 삿포로 시내

로지우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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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키노에 있는 파르페 맛집이다. 지난 번에 파르페를 먹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식사가 좀 될만한 메뉴에 도전하고자 했다. 로스트비프를 시키려 했으나 안 된다고 하더라. 치즈가 들어간 리조또와 소고기 구이를 시켰다. 리조또는 큰 기대 안 했는데 놀랐다. 우유와 크림이 내야 할 맛의 상당분을 치즈가 대신 하는 느낌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일지 꽤 조화롭다. 소고기는, 역시 일본인들은 소고기 먹을 줄 모른다. 다만 이 카페는, 다른 데도 마찬가지지만 뭘 시켜도 열심히 해온다는 그러한 느낌이 있다. 보통 예약을 해야 하는데, 스스키노에 가실 일이 있으면 리뷰를 참고하여 파르페 등등을 드셔보시기 바란다.

투 오브 카페(TO OV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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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목적으로 카레와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음식은 기대 이상이다. 카레와 샌드위치 다 보는대로의 맛인데, 그 보는대로의 맛이 말 그대로 보는대로인 것이 중요하다. 뭔가를 전시하고 있고 분위기도 좋은데, 흡연 가능 카페이다. 이 점이 문제다. 리뷰를 보면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신 경험을 사람들이 써놨는데, 음식과 차에 대한 불만은 없는 편이다. 다들 흡연에 대해 한 마디씩 하며 “분연해라” 라고 하는데, 갤러리를 포기하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과연…. 흡연이 상관없는 분들은 가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시아와세노 팬케이크 삿포로점(幸せのパンケーキ 札幌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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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수플레 팬케이크 가게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여기 저기 지점이 있더라. 본점은 아와지시마의 풍경 좋은 곳에 위치해있는 모양이다. 행복의 팬케이크 메뉴가 있었지만 오믈렛을 같이 주는 걸 골라봤다. 그것만 먹긴 심심할 거 같아 롤케이크도 시켰다. 롤케이크는 크림과 견과류의 조합이 그럴듯하다. 팬케이크는, 저 상태로는 좀 심심했다. 식사 용도니까 저렇게 셋팅한 거 같은데, 역시 아이스크림이나 시럽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오믈렛은 물론 괜찮았다. 손님의 대다수는 여성들로, 아저씨는 좀 부끄러웠다.

커리 키친 스파이스 팟(カリーキッチン スパイスポット!SPICE 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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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카레라고 하면 여러 유명한 가게가 있지만, 도요히라강을 탐방하기로 하고 근처에 있기에 들렀다. 로스트치킨 카레가 대표 메뉴라고 해 그걸 시키려고 했는데, 마침 다 떨어졌다고 했다. 치즈 토마토 역시 떨어졌다고 하여, 삶은 닭다리가 들어간 카레를 주문했다. 맛은 흔히 생각하는 스프 카레의 바로 그 정통적인 맛. 무쇠 냄비에 나오는 게 특징인 거 같고, 맵기와 밥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가게에선 힙합 라디오라도 틀어 놓은 것인지 그런 노래가 계속 흘러 나온다. 홈페이지를 보니 삿포로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있는 거 같다. 본점인 이곳은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도요히라강 옆을 걷는 재미와의 조합이 좋다.

아메와, 야사시쿠(雨は、やさし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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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 밴드일 것 같은 이름의 가게인데, 보시는대로 라멘집이다. 미소 라멘에 차슈를 추가했다. 닭의 간을 간 페이스트가 올라가 있다. 국물에 조금씩 개서어 먹으라는 취지다. 닭 내장의 맛이 난다. 보통 이런 맛은 걷어내려고 할텐데, 그걸로 정면대결을 하겠다는 게 특이하다. 카니미소 같은 시도라고 해야 할까? 조금씩 개어 먹으면 좀 하드한 국물이 된다. 생각해보면 원래 고깃국물에 그런 야생의 맛이 있는 것이다. 우엉과 번갈아서 먹다 보면 국물의 내장 맛은 점점 진해진다. 이게 의도한 바라면 나름대로 성공인 셈이다. 어레인지라는 점에 있어선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사람은 도전을 해야 한다. 별점을 낮게 매긴 리뷰를 보면 ‘난 이건 라멘으로 인정 안 한다’는 식의 평이 많다. 면도 삿포로식이 아니다. 그러나 그래서 뭐? 그게 뭐 어떠냐? 먹어볼만한 맛이다.

6) 기타

오도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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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리 공원에 가면 이 녀석들이 음식 축제 같은 것을 벌이고 있는 일이 종종 있다. 이번에도 9월 내내 하려는 모양이다. 가리비 구이와 게 껍데기를 먹어봤다. 아주 맛이 있었다. 그냥 보시는대로다. 삿포로의 역사 덕분인지 상인 조직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인상이다. 다들 공원에 나와서 자기 부스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 아이스크림에서 햄버그까지, 거의 없는 게 없다. 술도 잔뜩 있다. 앉아서 먹을 자리도, 서서 먹을 자리도 있다. 즐겁다.

세이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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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구 저쩌구 썼지만 이번에 가장 많이 신세를 진 건 세이코마트였다. 홋카이도산 재료를 사용한 여러 PB상품을 판매한다. 우유를 먹는다면 세이코마트에서 사야 한다. 아이스크림? 세이코마트다. 종류에 따라 복불복이 있지만 빵도 상당하다. 소금빵을 사서 먹었는데, 굵은 소금 알갱이를 10개 정도만 올리면 당장 따로 팔아도 될 정도였다. 세이코마트 지점에는 ‘핫쉐프’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데가 있는데, 여기는 한 끼 식사를 때울만한 걸 따로 파는 데다. 오니기리는 물론 부타동, 카츠동에 스시가 있는 곳도 있다. 안쪽을 보면 직원이 열심히 도시락을 제조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잔기(홋카이도식 가라아게)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카츠동은 놀라울 정도였다. 홋카이도는, 세이코마트가 없으면 안 된다. 뭔가 이러한 모델을 잘 살펴봐야 한다.

아래 기사에서 세이코마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asahi.com/articles/ASRD15RD2RCKULFA00H.html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라멘, 리조또, 삿포로, 슈마이, 스프카레, 아사히카와, 아이스크림, 오비히로, 조잔케이, 카레, 팬케이크, 홋카이도

일본 극우 총리가 탄생하는 경우

2024년 9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연휴 동안에 현지에 다녀왔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월요일에 요미우리가 1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딱 실었다. 그 이전에 닛테레의 여론조사도 있었고, 다음날인가에 교도통신의 여론조사 발표가 있었는데 다 비슷한 흐름이다. 당원투표가 다카이치 사나에, 고이즈미 신지로, 이시바 시게루의 3강 구도일 거라는 거다. 그런데 여기선 재밌게도 고이즈미가 처진다. 의원투표에서는 확실히 고이즈미가 앞서갈 걸로 예상된다. 부동표가 많이 남아있지만….

이번주 들어 일본의 평론가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추천자 및 지지 표명 등 의원들 움직임과 당원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합산해서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데 위의 여론조사 결과와 대략 일치한다. 그런 방식으로 정리한 게 요미우리의 월요일자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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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같으면, 그러니까 고이즈미네 아빠가 개혁 담론으로 밀어 붙이던 시절 같으면 지방표와 도시표의 분산을 얘기했을 거다. 개혁에 관심있는 도시 당원들이 개혁을 표방하는 후보에 표를 주고 이익분점에 관심있는 지방 당원들이 그런 후보에게 표를 준다는 도식이다. 이시바 시게루가 지방표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분석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 같다. 고이즈미는 일부의 예상? 또는 우려대로 토론 과정에서 역시 좀 깬다는 평가가 있는 거 같은데(하나마나한 얘기를 자꾸 한다), 의원들의 평가는 아직은 괜찮은 거 같다.

관심거리는 다카이치 사나에의 저력이다. 다카이치 사나에의 경우 의외로 의원표가 쏠리지 않는다. 추천인 명단에 대한 평가를 보면 ‘질’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모으기 힘들었기 때문에 추천인으로 명기해서 도움될 게 없는 인사(가령 정치자금 문제가 있는 인사)도 포함됐다는 거다. 아베파의 다른 현역들 같은 경우 다카이치보다는 고바호크를 밀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보도도 있고 했다. 실제 위 그래프에도 보면 고바호크를 지지하는 현역이 상당수다. 산케이가 은근히 고바호크의 편을 드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메인스트림이 지지하지 않는 다카이치의 저력은 어디서 왔는가?

SNS 등의 열성 당원들 논의를 보면 실체를 조금 알 수 있다. 내용을 잘 보면 한국의 ‘강성 지지층’이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식이다. 이시바는 배신자고 자민당 내에도 매국인사가 많으며 야당은 중국 스파이들이고 산케이, 요미우리 이외에는 거의 좌익 신문이다 등등(교도통신의 여론조사는 지들한테 유리하게 나왔지만 성향이 성향이니만큼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 몰라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판이다)…. 이걸 그냥 극우라고 평가하고 말 게 아닌 게(극우가 아니라는 게 아니라 단순한 분석으로 끝낼 게 아니란 뜻), 과거에는 도시표로 분류될만한 흐름이 당원민주주의와 SNS의 교차점을 지나면서 자체적인 동력을 갖게 된 거라고 봐야 하지 않나? 개혁이 관저 주도 정치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과 폐쇄적인 자기들끼리만의 소통으로 귀결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다소 주류에 기댈 데가 모자란 다카이치이다 보니 리플렛을 보낸 게 문제(선거 규정 위반)가 되는 모양이다. SNS의 일본 정덕들이 이시바도 보냈다, 또다른 누구도 보냈다 등등 얘기하다가 그것과 이건 경우가 다르다(후보 본인이 직접 지역구 외에 보낸 경우)는 반론에 부딪치자 이제는 다카이치 사나에를 주저 앉히는 건 중국의 음모에 놀아나는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개막장 상황에도 어떻게든 다카이치 사나에가 결선에 진출만 하면, 그리고 이시바 시게루와 1대 1로 붙을 수만 있으면, 절대로 이시바를 선택할 수 없는 아소 다로가 다카이치의 손을 들어줘 게임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게 이들의 기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들은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가 돼야 하는 여러 이유를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여성 총리 탄생의 당위라든가 이런 것도 있다. 기시다 내각이 LGBT 이해증진법을 통과시킨 게 매국이고 일본을 붕괴시키는 일이라면서도 여성 총리의 탄생은 역사적 사건이 될 거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뭐가 됐든 득이 되면 장땡이다.

정작 여성 현역들은 기시다파인 가미카와 요코로 좀 쏠려있는 게 아닐까 한다. 아소파인 이마이 에리코(스피드 출신의 그 에리코다)가 추천인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이마이 에리코는 번촌정책연구소, 이른바 구 미키파 소속이었으나 여기가 아소 다로에게 통합을 당하면서 지금은 아소파가 돼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장면으로는 마찬가지로 기시다파인 하야시 요시마사의 황당한 시원시원함이랄까. 타이완 유사시에 어떻게 할 거냐 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법적 범위를 넘는 수단까지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한 후 그러고 나서 총리를 사임하면 된다고 했다. 윤손뇨루 다이토료가 기시다랑 왜 그런 양해각서 체결을 말했는지 약간 감이 오지 않는지?

하여간 이 자민당 총재선이라는 게, 파벌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조건(물론 결선투표에서의 처신은 파벌이 좌우할 것이다)이 결국 누가 아베 신조 같아 보이느냐로 귀결되는 느낌도 있다는 것. 저의 저쪽이 싫은 책의 내용과 함께 한 번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고바야시 다카유키, 고이즈미 신지로, 다카이치 사나에, 이시바 시게루

윤통의 일본 국빈 방문을 바라는 사람들

2024년 9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아침에 박지원 의원이 얘기했다.

◎ 박지원 > 네,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니 그런데 사실 아니에요? 오늘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중앙일보 안혜리 칼럼, 경향신문 구혜영 칼럼, 또 한겨레 기사를 보면은 김건희 대통령 아니에요?

◎ 진행자 > 근데 아침에 신문을 몇 개나 한 얼마나 읽으세요.

◎ 박지원 > 전 11개를 보는데요.

◎ 진행자 > 다 봐요?

◎ 박지원 > 다 보죠. 쭉 넘겨가면서 보면 삼라만상이 기사 속에 다 들어있고 미래와 정책은 칼럼과 사설에 있어요. 꼭 봐야 돼요.

http://imbbs.imbc.com/view.mbc?list_id=7247743&bid=focus03

근데 꼭 이런 얘기하면, 그런데~ 박지원이가 글쎄~ 뭐 이러는 분들 있는데, 아 됐고 그냥 신문을 읽으래잖아. 그냥 좋은 얘기로구나 하고 받아들이세요.

오늘 신문에 보면 윤손뇨루 다이토료오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뭘 구상할 것인지에 대한 대략의 힌트가 나와있다. 먼저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아베 유훈 통치’를 논했는데….

윤석열 외교는 아베가 짜놓은 일본의 대외전략이 완성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12월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2012년 아베가 만든 ‘인도·태평양 구상’의 복제판이다.

(…)

대외전략이 일본과 ‘싱크로율 100%’가 되면서 한국이 ‘독자적 외교’를 펼칠 공간은 사실상 사라졌다.

(…)

윤석열 정부는 안보협력 수준과 신뢰 수준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 대신 놀랍게도 대일 저항의 역사를 지우는 방향으로 질주했다. 국가보훈부가 ‘간도특설대’ 백선엽 장군의 친일 경력을 삭제하고, 국방부는 1920년대 가장 빛나는 항일독립투쟁의 주역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치우려 했다. 지난달 발간된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는 안중근·홍범도의 항일투쟁이 삭제됐고, 조선은 ‘부국강병은커녕 치안조차 유지할 수 없는 나라’로 기술됐다. 머잖아 일본의 군사력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데 따른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서인가.

(…)

인·태 전략을 창안한 아베는 2015년 ‘종전 70주년 담화’에서 “우리의 아이나 손자, 그리고 그 후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숙명을 계속 짊어지도록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기시다는 고인이 된 아베의 유훈(遺訓)을 충실히 이행했다.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를 책임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며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2년여에 걸친 윤석열·기시다의 브로맨스로 ‘아베 유훈 체제’가 등장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정상회담을 저세상의 아베도 흐뭇하게 지켜봤을 것이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9112049025

현실 인식 틀 자체는 뭐 익숙한 얘긴데, 특이한 건 ‘아베 유훈 통치’라는 명명이다. 아베 신조 사망 이후 여러모로 거론된 바 있는 단어이다. 오늘 중앙일보가 전문가들이 포럼에 모여 논한 바를 기사로 썼는데, 여기에도 등장한다.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포스트 기시다’ 체제에서 관저 주도의 정치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훈 정치가 지속할지, 일본의 대외 정책은 얼마나 연속성을 보일지, 그 속에서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 등을 주목해야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405

단 한 문장인데, 여기에 사실 많은 게 들어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관저 주도의 정치’이다. 제가 저쪽이 싫은 책에서도 상당히 인용한 나카노 고이치 선생의 <우경화하는 일본 정치>에서도 주요하게 다루는 개념이다. 관저 주도의 정치란 원래 구주류와 대립되는 것이다. 안정지향적-유착적-비효율적-합의에 기반한 통치 모델을 변화지향적-개혁적-효율적-중앙집중적 모델로 변화시켜 온 일련의 시도를 말하는 건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조류의 시초는 나카소네 야스히로라고 볼 수 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가 관저 주도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아베 신조의 독주와 이에 기반한 외교안보 모델은 이 모델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베 신조의 ‘유훈 정치’라는 것 역시 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데, 기시다의 스탠스 역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뒤집어 말하면 기시다 후미오는 독자적인 관저 주도의 리더십을 펼친 총리는 못 된 거라고 볼 수 있지. 그래서 자민당 총재선거 포스터에도 조그맣게 나온 거 아닌가.

그런데 위 중앙일보에서 요약한 발제를 보면,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짚고 있다.

이번 총재 선거의 특징은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후보군의 외교안보 정책과 이념은 스펙트럼이 넓지 않고 대동소이하다. 또 자민당 내 파벌이 사실상 해체되고 결속력이 약해진 상황이라 파벌 간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정치 자금 스캔들, 통일교와의 유착 논란 등으로 기시다 정권은 퇴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는 개혁파, 쇄신파 인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통 개혁을 외치는 인물은 관저 주도 정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그러면 새로 총리가 되는 인물에 따라 정책의 방향은 크게 바뀔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인물이 그 시점에선 앙시앙레짐일 수 있는 아베 신조의 ‘유훈’을 이어갈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불안 요소는 일본의 리더십 교체 뿐만이 아니다. 발제의 다음 부분을 보면…

한편 한국 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유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거세다.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둘러싼 역사관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 일제강점하 조선인의 국적, 건국의 시점, 이승만 정권에 대한 평가, 친일파의 정의 등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적 진영 논쟁과 결부됐다. 친일 대(對) 반일 프레임이 표면화하는 상황에서 ‘역사 갈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결단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해법의 완성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이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잔여 재산의 처리 문제, 사도 광산과 군함도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이슈, 한·일 대륙붕(7광구) 공동개발 협정 등 현안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숙제는 한·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설득이다. 국민적 지지가 없다면 한·일 협력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모멘텀으로 삼아 구체적인 협력의 ‘액션 플랜’을 마련할 때다.

이렇게 돼있다. 즉, 대일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일 양국 모두에서 샌드위치 되기 쉬운 구조인데 정권이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경고가 담긴 발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자타칭 전문가들이 한 마디씩 한 얘기를 보면 앞의 발제와 비슷한 얘기들이 많은데, ‘액션플랜’이란 측면에서 제안에 가깝거나 참고가 될만한 것은 다음과 같은 얘기들이다.

▶박홍규 고려대 교수=윤석열 정부는 지난 4월 총선에서 국회 다수석을 확보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특별법을 만들어 ‘제3자 변제’ 자금을 충당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구상이 실패했을 때에 대비한 ‘플랜B’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퇴행하지 않는 장치가 필요하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을 만들어야 한다.

(…)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내년 오사카 박람회를 계기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재임 시절 두 차례(2002년, 2004년) 평양을 방문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차기 총리가 되면 반드시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전망이다. 

북일정상회담의 경우는 꼭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실제 그런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우린 또 왕따가 된다. 통미봉남에 이어 통일봉남의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게 뭘 시사하는지 대통령이 알아들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등의 얘기는 지난 번에도 여기 쓴 바 있고 돌아다니면서 떠들기도 하는 얘기다. 내년에 되돌릴 수 없는 어떤 개념틀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윤상현 씨의 일본 국빈 방문 제안이다. 내년 오사카 박람회는 기시다가 생색을 좀 내보려고 했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여러 일들 중 하나다. 아무튼 면을 좀 세워주면서 국빈 방문이다 라는 건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냥 아이디어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최근에 대통령하고 ‘번개’를 치는 짱짱하신 분으로 소문이 나있어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운 얘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근데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의 어떤 아저씨가 또 자기 생긱인 것처럼 길게 뭘 썼더라 이거다.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인지를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당장 국교 정상화 60년을 맞는 내년이 문제다. 한국은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버금가는 획기적 공동선언을 희망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공동선언을 내려면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고, 사과의 수위와 표현을 두고 또 실랑이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사과는 불가능하다”는 매뉴얼 속에 일 외무성 관료들이 ‘총대’를 메고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설령 한다 해도 그 수위는 한국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들의 책임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대체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푸시’가 필요하다. 난 그게 일본의 윤 대통령 국빈 초청이라고 본다.

(…)

무엇보다 내년에 22년 만에 국빈 방문을 하게 되면 일본 천황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이때 ‘오코토바’라고 불리는 천황의 양국 관계에 대한 발언이 나온다. 천황의 입에서 나오는 과거사 발언은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자연스럽게 그에 맞춰 양국 정부 간에도 공동 발표문이 나올 공산이 크다. 못다 한 말들이 있으면 일본 의회연설에서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형식이나 책임 면에선 일 외무성이나 정치인들이 반걸음 뒤로 빠질 수 있고, 우리로선 60주년에 걸맞은 결과물을 대부분 챙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국내의 ‘친일 굴종 외교’ 공격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단, 1년에 국빈 초청을 두 번 이내로 제한하는 일본의 관례상 다소 서두를 필요는 있다. 당장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일을 우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봄 오사카 엑스포의 한국관 오픈에 맞춰 가거나, 새로 뽑힌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시기 선택도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일본은 우겨야 물러선다. 아니, 우긴다기보다 물러서지 않고 설득하면 된다. 고분고분 ‘좋은’ 사람 행세만 하면 그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다. 습관적 관성이다. 최근의 한·일 외교 결과를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406

이런 식으로, 총리가 말이 안 통할 거 같으면 덴노의 입을 빌어 핑계를 만들고 그걸로 윤석열-윤손뇨루 선언과 그에 기반한 한미일 군사 협력을 밀어 붙이면 된다 이런 생각 아닐까 하는 건데…. 이게 아직 일각의 바람 수준인지 아니면 용산과 구체적인 교감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 지켜봐야 알 거 같고, 아무튼 내년은 대단할 것 같다. KBS가 일본 노래를 틀거나 그런 거는 좋은데, 정권이 일본의 재무장을 축복하고 용인하는 쪽으로 가는 것에 대해선 좌파가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수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고이즈미 신지로, 기시다 후미오, 아베 신조, 일본 국빈 방문,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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