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먹부림 기록
여러분은 다른 여러 얘기 보다도 먹을 것 얘기를 좋아하니까, 홋카이도에서 먹은 얘기를 한다.
1) 조잔케이
슈마이 하야마데 타베루모노(シウマイハヤマデタベルモ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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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할 목적은 전혀 없었고, 가다가 들러본 곳이다. 라멘집에 갈까 했는데 문을 닫았기에 근처에 있는 슈마이 가게에 갔다. 점내에 나무 조각상 같은 것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마늘 슈마이, 후추 슈마이 등의 세트를 팔고 있고 단품으로 양고기, 소고기, 사슴고기 슈마이를 주문할 수 있다. 하나씩 먹어봤는데, 소고기는 양념의 맛이다. 사슴고기는 아무래도 지방이 많지 않은 고기 특유의, 어떤 야생의 맛이 강하게 난다. 양고기는 여러 설명할 것 없이 맛있었다. 고소하고 쥬시한 느낌이 좋았다. 모두 맛의 밸런스가 좋다. 정성껏 열심히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상당히 만족했다.
2) 아사히카와
후쿠요시 카페(Fukuyoshi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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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보면 100년이 넘은 건물에 있다고 한다. 여러가지를 팔고 있다. 드라이 카레 비슷한 것을 시켜 먹어보았는데, 좀 달았다. 음식의 맛으로 승부라기 보다는, 내부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좋다. 잡지 사진 찍으면 잘 나올 인테리어다. 카페이기 때문에 주력은 차와 디저트인데, 들어가는 입구에 보란 듯이 ‘토키와 야끼’라는 걸 굽는 장소가 있다. 말차 라떼를 먹어봤는데 역시 홋카이도이기 때문에 우유가 맛있다. 이 카페는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는데, 접속해서 정보를 찾아보면 아사히카와시와의 여러 연결점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https://www.fukuyoshicafe.com/story
이 카페 맞은편에는 ‘쇼가 라멘 미즈노’라는 라멘집이 있다. 생강맛이 강하게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개점 20분 전부터 줄 서있더라. 아사히카와라고 하면 아무래도 라멘인데…. 다음에 도전해봅시다.
3) 마슈호 근방
마키바의 소프트크림(まきばのソフトクリーム)
해석을 하면 ‘목장의 아이스크림’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인데, 정확히는 ‘와타나베 유미 목장(渡辺憂美牧場)의 컨테이너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목장이기 때문에, 소똥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파리가 날아다닌다. 그러나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이 벌판(정확히는 목장과 논밭, 숲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반복된다)에 웬 아이스크림이냐 라는 느낌(그렇기 때문에 차량이 없으면 안 된다)으로 찾아가볼만 하다. 아이스크림의 맛은? 첫째, 여기는 홋카이도이다. 둘째, 이 목장에는 소가 있다. 느낌이 오지 않나?
4) 오비히로
후지모리(Fujimori)
맛집 추천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곳은 오비히로인들의 김밥천국 같은 가게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팔고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을 파는 것에 비하자면 다 기본 이상은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일반화 된, 테이블마다 있는 기계를 통해 주문을 하는 최첨단 방식이 도입돼있다. 가게의 전통(1960년대부터라고 한다)으로 주문 전에 메론 소다를 한 잔 준다. 손님들이 나폴리탄, 카레, 라멘, 햄버그 등 그야말로 다양한 것을 먹고 있더라. 리뷰를 보면 인디언 카레라는 것을 다들 먹고 있다. 인디언 카레의 발상지라나? 나는 부타동을 먹었다. 바로 옆에 부타동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가 있었으나 시간이 늦어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타동은 의외로 본격적이었다. 세트로 나온 소바는 조금 덜 익힌 맛이었다. 이렇든 저렇든, 이 가게는 1899년에 창업했다고 되어 있고 지금도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아래는 가게에 대한 간략한 소개.
https://northsmile.net/store/885
5) 삿포로 시내
로지우라 카페
스스키노에 있는 파르페 맛집이다. 지난 번에 파르페를 먹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식사가 좀 될만한 메뉴에 도전하고자 했다. 로스트비프를 시키려 했으나 안 된다고 하더라. 치즈가 들어간 리조또와 소고기 구이를 시켰다. 리조또는 큰 기대 안 했는데 놀랐다. 우유와 크림이 내야 할 맛의 상당분을 치즈가 대신 하는 느낌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일지 꽤 조화롭다. 소고기는, 역시 일본인들은 소고기 먹을 줄 모른다. 다만 이 카페는, 다른 데도 마찬가지지만 뭘 시켜도 열심히 해온다는 그러한 느낌이 있다. 보통 예약을 해야 하는데, 스스키노에 가실 일이 있으면 리뷰를 참고하여 파르페 등등을 드셔보시기 바란다.
투 오브 카페(TO OV Café)
아침 식사를 목적으로 카레와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음식은 기대 이상이다. 카레와 샌드위치 다 보는대로의 맛인데, 그 보는대로의 맛이 말 그대로 보는대로인 것이 중요하다. 뭔가를 전시하고 있고 분위기도 좋은데, 흡연 가능 카페이다. 이 점이 문제다. 리뷰를 보면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신 경험을 사람들이 써놨는데, 음식과 차에 대한 불만은 없는 편이다. 다들 흡연에 대해 한 마디씩 하며 “분연해라” 라고 하는데, 갤러리를 포기하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과연…. 흡연이 상관없는 분들은 가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시아와세노 팬케이크 삿포로점(幸せのパンケーキ 札幌店)
소위 말하는 수플레 팬케이크 가게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여기 저기 지점이 있더라. 본점은 아와지시마의 풍경 좋은 곳에 위치해있는 모양이다. 행복의 팬케이크 메뉴가 있었지만 오믈렛을 같이 주는 걸 골라봤다. 그것만 먹긴 심심할 거 같아 롤케이크도 시켰다. 롤케이크는 크림과 견과류의 조합이 그럴듯하다. 팬케이크는, 저 상태로는 좀 심심했다. 식사 용도니까 저렇게 셋팅한 거 같은데, 역시 아이스크림이나 시럽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오믈렛은 물론 괜찮았다. 손님의 대다수는 여성들로, 아저씨는 좀 부끄러웠다.
커리 키친 스파이스 팟(カリーキッチン スパイスポット!SPICE POT!)
스프 카레라고 하면 여러 유명한 가게가 있지만, 도요히라강을 탐방하기로 하고 근처에 있기에 들렀다. 로스트치킨 카레가 대표 메뉴라고 해 그걸 시키려고 했는데, 마침 다 떨어졌다고 했다. 치즈 토마토 역시 떨어졌다고 하여, 삶은 닭다리가 들어간 카레를 주문했다. 맛은 흔히 생각하는 스프 카레의 바로 그 정통적인 맛. 무쇠 냄비에 나오는 게 특징인 거 같고, 맵기와 밥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가게에선 힙합 라디오라도 틀어 놓은 것인지 그런 노래가 계속 흘러 나온다. 홈페이지를 보니 삿포로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있는 거 같다. 본점인 이곳은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도요히라강 옆을 걷는 재미와의 조합이 좋다.
아메와, 야사시쿠(雨は、やさしく)
일본 인디 밴드일 것 같은 이름의 가게인데, 보시는대로 라멘집이다. 미소 라멘에 차슈를 추가했다. 닭의 간을 간 페이스트가 올라가 있다. 국물에 조금씩 개서어 먹으라는 취지다. 닭 내장의 맛이 난다. 보통 이런 맛은 걷어내려고 할텐데, 그걸로 정면대결을 하겠다는 게 특이하다. 카니미소 같은 시도라고 해야 할까? 조금씩 개어 먹으면 좀 하드한 국물이 된다. 생각해보면 원래 고깃국물에 그런 야생의 맛이 있는 것이다. 우엉과 번갈아서 먹다 보면 국물의 내장 맛은 점점 진해진다. 이게 의도한 바라면 나름대로 성공인 셈이다. 어레인지라는 점에 있어선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사람은 도전을 해야 한다. 별점을 낮게 매긴 리뷰를 보면 ‘난 이건 라멘으로 인정 안 한다’는 식의 평이 많다. 면도 삿포로식이 아니다. 그러나 그래서 뭐? 그게 뭐 어떠냐? 먹어볼만한 맛이다.
6) 기타
오도리 공원
오도리 공원에 가면 이 녀석들이 음식 축제 같은 것을 벌이고 있는 일이 종종 있다. 이번에도 9월 내내 하려는 모양이다. 가리비 구이와 게 껍데기를 먹어봤다. 아주 맛이 있었다. 그냥 보시는대로다. 삿포로의 역사 덕분인지 상인 조직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인상이다. 다들 공원에 나와서 자기 부스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 아이스크림에서 햄버그까지, 거의 없는 게 없다. 술도 잔뜩 있다. 앉아서 먹을 자리도, 서서 먹을 자리도 있다. 즐겁다.
세이코마트
어쩌구 저쩌구 썼지만 이번에 가장 많이 신세를 진 건 세이코마트였다. 홋카이도산 재료를 사용한 여러 PB상품을 판매한다. 우유를 먹는다면 세이코마트에서 사야 한다. 아이스크림? 세이코마트다. 종류에 따라 복불복이 있지만 빵도 상당하다. 소금빵을 사서 먹었는데, 굵은 소금 알갱이를 10개 정도만 올리면 당장 따로 팔아도 될 정도였다. 세이코마트 지점에는 ‘핫쉐프’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데가 있는데, 여기는 한 끼 식사를 때울만한 걸 따로 파는 데다. 오니기리는 물론 부타동, 카츠동에 스시가 있는 곳도 있다. 안쪽을 보면 직원이 열심히 도시락을 제조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잔기(홋카이도식 가라아게)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카츠동은 놀라울 정도였다. 홋카이도는, 세이코마트가 없으면 안 된다. 뭔가 이러한 모델을 잘 살펴봐야 한다.
아래 기사에서 세이코마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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