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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라멘

홋카이도 먹부림 기록

2024년 9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여러분은 다른 여러 얘기 보다도 먹을 것 얘기를 좋아하니까, 홋카이도에서 먹은 얘기를 한다.

1) 조잔케이

슈마이 하야마데 타베루모노(シウマイハヤマデタベルモ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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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할 목적은 전혀 없었고, 가다가 들러본 곳이다. 라멘집에 갈까 했는데 문을 닫았기에 근처에 있는 슈마이 가게에 갔다. 점내에 나무 조각상 같은 것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마늘 슈마이, 후추 슈마이 등의 세트를 팔고 있고 단품으로 양고기, 소고기, 사슴고기 슈마이를 주문할 수 있다. 하나씩 먹어봤는데, 소고기는 양념의 맛이다. 사슴고기는 아무래도 지방이 많지 않은 고기 특유의, 어떤 야생의 맛이 강하게 난다. 양고기는 여러 설명할 것 없이 맛있었다. 고소하고 쥬시한 느낌이 좋았다. 모두 맛의 밸런스가 좋다. 정성껏 열심히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상당히 만족했다.

2) 아사히카와

후쿠요시 카페(Fukuyoshi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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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보면 100년이 넘은 건물에 있다고 한다. 여러가지를 팔고 있다. 드라이 카레 비슷한 것을 시켜 먹어보았는데, 좀 달았다. 음식의 맛으로 승부라기 보다는, 내부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좋다. 잡지 사진 찍으면 잘 나올 인테리어다. 카페이기 때문에 주력은 차와 디저트인데, 들어가는 입구에 보란 듯이 ‘토키와 야끼’라는 걸 굽는 장소가 있다. 말차 라떼를 먹어봤는데 역시 홋카이도이기 때문에 우유가 맛있다. 이 카페는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는데, 접속해서 정보를 찾아보면 아사히카와시와의 여러 연결점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https://www.fukuyoshicafe.com/story

이 카페 맞은편에는 ‘쇼가 라멘 미즈노’라는 라멘집이 있다. 생강맛이 강하게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개점 20분 전부터 줄 서있더라. 아사히카와라고 하면 아무래도 라멘인데…. 다음에 도전해봅시다.

3) 마슈호 근방

마키바의 소프트크림(まきばのソフトクリー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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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을 하면 ‘목장의 아이스크림’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인데, 정확히는 ‘와타나베 유미 목장(渡辺憂美牧場)의 컨테이너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목장이기 때문에, 소똥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파리가 날아다닌다. 그러나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이 벌판(정확히는 목장과 논밭, 숲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반복된다)에 웬 아이스크림이냐 라는 느낌(그렇기 때문에 차량이 없으면 안 된다)으로 찾아가볼만 하다. 아이스크림의 맛은? 첫째, 여기는 홋카이도이다. 둘째, 이 목장에는 소가 있다. 느낌이 오지 않나?

4) 오비히로

후지모리(Fuji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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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추천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곳은 오비히로인들의 김밥천국 같은 가게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팔고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을 파는 것에 비하자면 다 기본 이상은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일반화 된, 테이블마다 있는 기계를 통해 주문을 하는 최첨단 방식이 도입돼있다. 가게의 전통(1960년대부터라고 한다)으로 주문 전에 메론 소다를 한 잔 준다. 손님들이 나폴리탄, 카레, 라멘, 햄버그 등 그야말로 다양한 것을 먹고 있더라. 리뷰를 보면 인디언 카레라는 것을 다들 먹고 있다. 인디언 카레의 발상지라나? 나는 부타동을 먹었다. 바로 옆에 부타동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가 있었으나 시간이 늦어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타동은 의외로 본격적이었다. 세트로 나온 소바는 조금 덜 익힌 맛이었다. 이렇든 저렇든, 이 가게는 1899년에 창업했다고 되어 있고 지금도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아래는 가게에 대한 간략한 소개.

https://northsmile.net/store/885

5) 삿포로 시내

로지우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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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키노에 있는 파르페 맛집이다. 지난 번에 파르페를 먹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식사가 좀 될만한 메뉴에 도전하고자 했다. 로스트비프를 시키려 했으나 안 된다고 하더라. 치즈가 들어간 리조또와 소고기 구이를 시켰다. 리조또는 큰 기대 안 했는데 놀랐다. 우유와 크림이 내야 할 맛의 상당분을 치즈가 대신 하는 느낌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일지 꽤 조화롭다. 소고기는, 역시 일본인들은 소고기 먹을 줄 모른다. 다만 이 카페는, 다른 데도 마찬가지지만 뭘 시켜도 열심히 해온다는 그러한 느낌이 있다. 보통 예약을 해야 하는데, 스스키노에 가실 일이 있으면 리뷰를 참고하여 파르페 등등을 드셔보시기 바란다.

투 오브 카페(TO OV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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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목적으로 카레와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음식은 기대 이상이다. 카레와 샌드위치 다 보는대로의 맛인데, 그 보는대로의 맛이 말 그대로 보는대로인 것이 중요하다. 뭔가를 전시하고 있고 분위기도 좋은데, 흡연 가능 카페이다. 이 점이 문제다. 리뷰를 보면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신 경험을 사람들이 써놨는데, 음식과 차에 대한 불만은 없는 편이다. 다들 흡연에 대해 한 마디씩 하며 “분연해라” 라고 하는데, 갤러리를 포기하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과연…. 흡연이 상관없는 분들은 가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시아와세노 팬케이크 삿포로점(幸せのパンケーキ 札幌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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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수플레 팬케이크 가게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여기 저기 지점이 있더라. 본점은 아와지시마의 풍경 좋은 곳에 위치해있는 모양이다. 행복의 팬케이크 메뉴가 있었지만 오믈렛을 같이 주는 걸 골라봤다. 그것만 먹긴 심심할 거 같아 롤케이크도 시켰다. 롤케이크는 크림과 견과류의 조합이 그럴듯하다. 팬케이크는, 저 상태로는 좀 심심했다. 식사 용도니까 저렇게 셋팅한 거 같은데, 역시 아이스크림이나 시럽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오믈렛은 물론 괜찮았다. 손님의 대다수는 여성들로, 아저씨는 좀 부끄러웠다.

커리 키친 스파이스 팟(カリーキッチン スパイスポット!SPICE P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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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카레라고 하면 여러 유명한 가게가 있지만, 도요히라강을 탐방하기로 하고 근처에 있기에 들렀다. 로스트치킨 카레가 대표 메뉴라고 해 그걸 시키려고 했는데, 마침 다 떨어졌다고 했다. 치즈 토마토 역시 떨어졌다고 하여, 삶은 닭다리가 들어간 카레를 주문했다. 맛은 흔히 생각하는 스프 카레의 바로 그 정통적인 맛. 무쇠 냄비에 나오는 게 특징인 거 같고, 맵기와 밥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가게에선 힙합 라디오라도 틀어 놓은 것인지 그런 노래가 계속 흘러 나온다. 홈페이지를 보니 삿포로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있는 거 같다. 본점인 이곳은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도요히라강 옆을 걷는 재미와의 조합이 좋다.

아메와, 야사시쿠(雨は、やさし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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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 밴드일 것 같은 이름의 가게인데, 보시는대로 라멘집이다. 미소 라멘에 차슈를 추가했다. 닭의 간을 간 페이스트가 올라가 있다. 국물에 조금씩 개서어 먹으라는 취지다. 닭 내장의 맛이 난다. 보통 이런 맛은 걷어내려고 할텐데, 그걸로 정면대결을 하겠다는 게 특이하다. 카니미소 같은 시도라고 해야 할까? 조금씩 개어 먹으면 좀 하드한 국물이 된다. 생각해보면 원래 고깃국물에 그런 야생의 맛이 있는 것이다. 우엉과 번갈아서 먹다 보면 국물의 내장 맛은 점점 진해진다. 이게 의도한 바라면 나름대로 성공인 셈이다. 어레인지라는 점에 있어선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사람은 도전을 해야 한다. 별점을 낮게 매긴 리뷰를 보면 ‘난 이건 라멘으로 인정 안 한다’는 식의 평이 많다. 면도 삿포로식이 아니다. 그러나 그래서 뭐? 그게 뭐 어떠냐? 먹어볼만한 맛이다.

6) 기타

오도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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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리 공원에 가면 이 녀석들이 음식 축제 같은 것을 벌이고 있는 일이 종종 있다. 이번에도 9월 내내 하려는 모양이다. 가리비 구이와 게 껍데기를 먹어봤다. 아주 맛이 있었다. 그냥 보시는대로다. 삿포로의 역사 덕분인지 상인 조직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인상이다. 다들 공원에 나와서 자기 부스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 아이스크림에서 햄버그까지, 거의 없는 게 없다. 술도 잔뜩 있다. 앉아서 먹을 자리도, 서서 먹을 자리도 있다. 즐겁다.

세이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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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구 저쩌구 썼지만 이번에 가장 많이 신세를 진 건 세이코마트였다. 홋카이도산 재료를 사용한 여러 PB상품을 판매한다. 우유를 먹는다면 세이코마트에서 사야 한다. 아이스크림? 세이코마트다. 종류에 따라 복불복이 있지만 빵도 상당하다. 소금빵을 사서 먹었는데, 굵은 소금 알갱이를 10개 정도만 올리면 당장 따로 팔아도 될 정도였다. 세이코마트 지점에는 ‘핫쉐프’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데가 있는데, 여기는 한 끼 식사를 때울만한 걸 따로 파는 데다. 오니기리는 물론 부타동, 카츠동에 스시가 있는 곳도 있다. 안쪽을 보면 직원이 열심히 도시락을 제조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잔기(홋카이도식 가라아게)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카츠동은 놀라울 정도였다. 홋카이도는, 세이코마트가 없으면 안 된다. 뭔가 이러한 모델을 잘 살펴봐야 한다.

아래 기사에서 세이코마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asahi.com/articles/ASRD15RD2RCKULFA00H.html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라멘, 리조또, 삿포로, 슈마이, 스프카레, 아사히카와, 아이스크림, 오비히로, 조잔케이, 카레, 팬케이크, 홋카이도

오키나와 기행 1

2016년 8월 22일 by 이상한 모자 3 Comments

8월 19일 / 촌놈이 어쩌다보니 국제선 비행기를 다 타보게 되었다. 만 나이 45세 김 선생님으로부터 오키나와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은 것인데, 다행스럽게 때가 맞아 어찌 어찌 계획에 동참할 수 있었다. 항공사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니면 타지 말라고들 하는 피치 항공인데, 제 시간에 오지 않고 제 시간에 떠나지도 않는다. 기내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별로 기대할 것은 없고 결제 과정이나 이런 데에도 여러 문제가 있다고들 하는데, 어차피 시간 많고 들고 갈 짐 별로 없고 긴 거리가 아니라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파일럿이 조종을 못하는 건 아니니…

시작부터 시간 계산을 못하는 바람에 이륙 1시간 반을 남기고 겨우 공항에 도착하였다. 김 선생님이 미리 여러 준비를 한 데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포켓와이파이 대여, 티켓팅, 출국 수속 등등이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졌다. 금요일 낮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는 별로 없었던 거다. 비행기는 20분 정도 늦게 떴는데 나하 공항까지 2시간 정도가 걸렸다.

나하 공항에서 본 지는 해

나하 공항에서 본 지는 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는 약간 당황하였다. 공항이라기 보다는 웬 창고 같은 분위기가 아닌가. 나하 공항은 LCC 승객을 따로 이런 창고 같은 곳에 내리게 하고 있다. 아마도 화물운항을 위한 공항 일부를 LCC를 위해 내준 듯 싶었다. LCC라고 해도 다 여기서 출입하는 건 아니고 피치와 바닐라 항공의 경우만 해당된다. 여기서 입국 수속을 하는데 특히 지카바이러스와 테러 때문에 예민해져 있는 듯 싶었다. 금발 벽안의 양인은 짐을 수색당했는데, 우리 아시안들은 무사통과였다.

나하 공항 LCC 터미널의 유일한 면세점

나하 공항 LCC 터미널의 유일한 면세점

그 다음은 셔틀을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했다. 셔틀이라는 건 굉장히 낡아보이는 버스였다. 좀 달리는데 위에서 물이 떨어졌다. 물이 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그렇게 국내선 터미널에 도착, 바로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오키나와의 모노레일은 기괴한 로고와 함께 ‘유이레일’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사람 이름은 아닌 것 같다.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오키나와 말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유럽인들과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이 모두가 타서 북적였는데 유럽인들은 눈이 마주치면 잘 웃고 일본인들은 사과를 잘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유이레일 표를 자동판매기로 사려는 관광객들

유이레일 표를 자동판매기로 사려는 관광객들

이때까지는 포켓와이파이를 작동시키지 않은 상태여서 김 선생님의 아날로그식 여행 방식에 모든 것을 맡긴 상태였다. 김 선생님은 미에바시 역 근처의 소라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 놓았는데, 역에서의 거리는 거의 5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날로그식 여행 방식은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나하 시내를 거의 1시간 이상 헤메었다. 덕분에 나하 시민들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주거 환경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치과가 많았던 게 인상적이었다. 결국 막스 발루라는… 우리로 치면 대형 마트에 들어가서 계단에 앉아 포켓 와이파이를 작동시키고 구글 지도를 이용했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해 돈을 지불하고 이런 저런 설명을 듣고 예약된 2인실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바로 다시 밖으로 나가 또다시 거리를 헤매었다.

[Google_Maps_WD id=2 map=2]

미소라멘

미소라멘

매운 미소라멘에 만족스러운 김 선생님

매운 미소라멘에 만족스러운 김 선생님

먼저 가야 할 곳은 국제거리였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많은 것들이 있었다. 배를 채워야했기에 아무 라멘집에 들어갔다. 원래 가려던 곳은 줄이 너무 길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 집은 ‘노 라멘, 노 라이프’라는 슬로건이 수줍게 걸려있었는데, 가게 이름은 창야(ちゃんや)이다. 마음먹고 가는 거 아니면 발견하기 힘들지 싶다. 나는 미소라멘을, 김 선생님은 매운 미소 라멘을 시켰다. 면이 구불구불해서 놀랐다. 나중에 찾아보니 홋카이도의 니시야마 제면이 만든 계란국수를 쓴다는 것 같다. 주인이 홋카이도 사람이라고 한다. 맛은 뭐 좋다. 홋카이도 라면과 오키나와 소바가 약간 혼합돼있는 것 아닌가 추측했다. 국물은 짜고 진하고, 면은 우리 표현으로 하면 꼬들꼬들이다. 귤껍질 같은 게 아주 소량 들어가 있다. 훌훌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에 딱 씹히고 뭔가 새콤달콤한 맛이 퍼진다. 그게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이다.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돼지고기는 어느 부위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느낌으론 항정살 같은 게 아닐까 하는데, 지방질이 고루 분포가 돼있어 아주 맛있었다. 오리온 드래프트 삐루라고 적혀있길래 한국의 생맥주 500 같은 느낌으로 주문했는데 작은 캔이 하나 나왔다. 뭐 어쨌든 오리온 맥주는 오키나와의 자존심인 것 같다.

거대 잡화점 돈키호테의 인상적 상품들

거대 잡화점 돈키호테의 인상적 상품들

블루실 아이스크림과 나

블루실 아이스크림과 나

그 다음엔 돈키호테라는, 거대 다이소의 느낌인 쇼핑몰에 들렀다. 여러 잡스러운 물건들을 구경하며 한국과 일본의 유사성에 대해 생각했다. 그 다음엔 블루실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블루실(blue seal)이라는 건 미국의 어느 동네에서 훌륭한 아이스크림에 주는 표장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콘을 줄 때 김마끼를 끼우는 틀 같은 데다가 얹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바닐라, 김 선생님은 고구마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니까, 부드럽고 달고 맛있다.

그리고 또 다시, 기약없이 거리를 헤매었다. 거의 나하 시내를 통째로 외울 기세였다. 여러 진기한 광경을 보고 나서 아무 가게나 또 들어가서 앉았다. ‘이치마이루(いちまいる)’라는 이름인데 뭔 뜻인진 모르겠다. 고야참프루와 라후테, 맥주를 시켰다. 지친 상태여서 느낌으로 말하자면… 뭐든지 맛있고 좋았다. 고야챰프루라는 건 ‘고야’라는 괴이한 식물과 두부, 계란, 고기 등등을 같이 볶은 것인데 맛있는 음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야라는 건 우리 말로는 ‘여주’라고 하는 식물의 열매인데 쓴 맛이 난다. 라후테라는 건 동파육의 변형이다. 삼겹살 덩어리를 간장, 설탕 등과 함께 삶아 졸인 것인데 돼지갈비 비슷한 맛으로,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 외 특기할 점은 한국엔 드문 ‘테이블챠지’가 있다는 거다. 대개 있는 것 같다. 음식을 서빙하는 점원에게 땡큐를 연발했는데, 어느 순간 뭐라고 말을 하는데 못 알아들었다. ‘샹큐와’ 까지는 알아 들었는데 이 다음이… 대략 “땡큐는 됐습니다” 정도 느낌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고야챰프루

고야챰프루

라후테

라후테

길거리의 팔자 좋아 보이는 고양이들

길거리의 팔자 좋아 보이는 고양이들

그 다음, 정처없이 걸어서 편의점에 들러 술과 안주를 샀다. 나는 에비수 맥주를, 김 선생님은 무슨 30도짜리 술을 샀는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국화의 눈물’ 같은 느낌인데 모르겠다. 전형적인 곡주의 맛이 났다. 김 선생님은 또 푸딩을 꼭 사먹어야 한다며 신선란의 뭐시기 프링 이라는 이름의 식품과 젤리화 된 과일 같은 걸 샀다. 자는 방에서 뭔가를 먹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어글리 코리안이라 그냥 몰래 먹고 잠들었다. 김 선생님은 이미 쿨쿨 잠들었지만, 나는 쉽게 잠이 들 수 없었다. 왠지 슬펐다.

숙소에서의 불법 파티

숙소에서의 불법 파티

Posted in: 글, 기고 안 된 글, 여행 Tagged: 고야참프루, 나하시, 돈키호테, 라멘, 라후테, 블루실, 여행기, 오리온 맥주, 오키나와, 유이레일, 이치마이루, 창야, 피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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