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
오늘은 글쓰기 수업도 있었던 날이고 해서 늦게 집에 왔다. 늦게 집에 오면 할 일이 남았어도 꼭 딴짓을 하게 된다. 탐정 진구지 사부로 프리즘 오브 아이즈를… 팬인데 안 살 수가 있나? 좀 깎아주기에 샀다. 다이달로스는 손 안 댄다. 사도 같아서…
아무튼 게임이라고 하기에도 좀 뭐한, 전형적인 일본식 어드벤처인데 아무래도 탐정이기 때문에… 게임적인 재미보다는 분위기가 좋다. 죽음의 연기를 찾아라 편의 요코 파트에 재즈풍의 꽤 그럴싸한 곡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데 좋다. 게임 안 하고 이것만 듣고 있어도 좋겠네. 재즈 하니까… 재즈 프로그램 진행했던 아나운서가 상당한 재즈 지식을 갖추고 있어 놀란 일이 있었다. 나는 찰리 파커는 괜찮은데 마일스 데이비스부터는 좀 적응이 안 된다 하니 뭐랬더라 재즈에선 극보수파냐고 했던가…
아무튼 이런 사무소 풍경 같은 것도 좋고.
사무소에는 조수가 있는데 관계가 미묘하다는 설정. 서로 마음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적극적으로 진도를 빼는 것도 아닌, 서로 챙겨주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일 얘기만 하는… 그런 관계다. 이 관계가 아주 매력적이다. 이노센트 블랙인가? 갑자기 이 조수랑 떨어지게 되는 그런 일이 있어서 포옹을 했던가 그래서 분위기를 좀 깼는데, 아무튼 여전히 그런 관계로 묘사되는 것 같다. 근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서로 거리를 두지만, 다른 사람을 만날 생각도 안 하기 때문 아니겠니?
뭐 아무튼… 이 탐정이 자주 가는 바 같은 것도 있다. 카인드 오브 블루에선 아예 본격적으로 재즈 바 같은 게 나오기도 했고.
이런 모양인데,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바랑 비슷한 이미지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도 늘 바가 나오지. 그래서 일본인들이 이용하는 BAR에 대한 약간 환상 같은 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에 거리 같은 거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아~ 그 고즈넉한 분위기도 좋지요 하는데… 그런 거라기 보단 이런 거라고.
이런 별볼일 없는 거린데, 내가 좋아하는 매체에 나오는 그런 게 눈 앞에 있다는 게 좋은 거지.
어떻게 하다보니까 일요일에만 일을 두 개씩 하게 됐는데 말이다. 이러면 휴가를 가기가 더 어려워지지 않나? 언젠가 일본에 다시 가봐야 되는데. 오키나와도 좋고. 또 겨울의 홋카이도를 아직 못 봤는데, 이것도 경험을 해봐야지. 적국의 심장부에도 가봐야 되고. 카무로쵸 아니 카부키쵸에… 그러고보니 삿포로, 오사카, 나고야, 도쿄, 후쿠오카, 요코하마, 히로시마… 등의 용과 같이 투어를 해보면 재미있겠다. 그리고 정말 언젠가는 섬에 갈 것이다.
방송쟁이들, 섭외할 때는 진짜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 같이 하다가 섭외 되면 바로 또 원고는 선생님이 준비해주셔야 됩니다… 아~~ 정말. 길게 할 생각을 애초에 하지 말아야지. 아무튼 그래서 여행 같은 걸 방금 그냥 떠올리기도 했지만, 여름이 된 이후에나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에효… 일해야지… 오늘도 못 자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