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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석열이즘

2023년 6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노동개혁은 건폭, 교육개혁은 킬러문항… 아직 연금개혁은 킬러 아이템을 발굴 못 했으나 조만간 성공할 걸로 예상. 이런 식으로… 개혁은 거창한 게 아니라 무엇무엇만 바꾸면 정상화 된다는 식의 접근은 전형적인 21세기형 포퓰리즘이라고 본다. 그래서 어제 아침에 쓴 글에도 이렇게 썼다.

대통령의 말에 현실을 맞추기 위해 참모들과 여당이 온갖 오물을 뒤집어 쓰는 진풍경이 반복적으로 연출된다.

‘대통령은 틀리지 않는다’는 식의 대응에 ‘지도자는 무오류’라는 북한식 접근이 연상된다는 사람도 있다. 교육개혁은 ‘킬러문항’으로, 노동개혁은 ‘건폭’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개혁의 실내용이 없는 상태로 유권자가 혹할 만한 키워드만 던진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있다. 독재와 포퓰리즘의 결합은 미국의 트럼프 시대에서 보듯 전세계적 극우포퓰리즘의 경향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즐겨 언급하는 ‘자유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란 그런 차원이 아니라 반공주의와 시장지상주의의 고전적 결합에 지나지 않는 거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다. ’자유민주주의’의 실체는 거의 반박이 불가능할 정도로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본다. 수능 발언 논란은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해프닝에 불과하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356

여기서도 썼지만 ‘사실상 친윤’들은 그간 전정권을 트럼프에 즐겨 비유해왔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트럼프에 더 가까운건 문재인이 아니라 윤석열이다. 트럼피즘이 아니라 석열이즘이다. 이런 얘기 쓰면 또 민주당 편드냐고 할 건데, 그런 얘기 하기 전에 제발 제가 쓴 책이라도 봐라. 문정권이 본질적으로 뭐였는지는 거기 다 써있다.

전임자 탓하고 전정권과 반대되는 걸 하면서 ‘전정권이 만든 A만 바꾸면 모든 게 정상화 되고 잘 된다’는 식의 논법은 문민정부 이후부터 계속돼온 것이다. 저의 책은 그런 현상을 더 본질적으로 따져보면 대의민주주의 전반이 시작부터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지금 수능 얘기를 또 근본적으로 하면 김상곤식 혁신교육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는데, 혹시 책 있으신 분들 미국의 반지성주의 뒤에서 두 번째 챕터 보시라. 그것도 모티프가 거기 다 있어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야.

그런 이유로, 정치적으로 지금이 어떤 시대냐를 논하는 것은 정권의 성격 그 자체보다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과 대의민주주의 정치가 맺고 있는 관계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당으로 따지면 5년만에 정권이 바뀌었더라도 지금은 문재인 정권 2기 같다.

시대 구분의 최신 기준 시점은 박근혜 탄핵이다. 박근혜 국정농단에 분노해 촛불집회 나간 사람, 문재인 정권 열렬히 지지한 사람,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에 환호한 사람은 세대별 이념별 투표행위별로 다른 사람들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이라는 한 묶음으로 봤을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다 같은 사람들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문통이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임명하고, 그 사람이 들이받다가 대선 나와 대통령 된 건 어떤 기막힌 우연이 아니다. 다 같은 시대정신의 맥락 안에 있는 일이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소극으로… 라는 써먹기 좋은 유명 격언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잘 맞는다. ‘개혁’은 문정권에서 비극으로, 윤정권에서 소극으로 반복되고 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볼 때 윤통은 사람 웃기는 소극을 충실히 연기하는 입장일 터이다. 그렇다면 소극이 종장에 이르고 새로운 시대정신의 막이 오를 때에 등장할 지도자의 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진정으로 프로페셔널한 정치인 또는 진정으로 양심적인 관료의 등장으로 구체화될 것이다. 이들이 뭔가를 시작하자마자 실패하는 게 새로운 시대정신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무서운 시대이다. 석열이즘은 그러한 시대를 준비하는 징검다리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시대정신, 포퓰리즘

저쪽이 싫어서 정시 수시 불수능 물수능 되는 민주주의

2023년 6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나라를 운영할 자격이 있냐? 아까 조선일보 기사 보면 문재인 정권에서 조국 때문에 정시 확대를 해가지고 수능이 불수능이 되는 바람에 사교육이 노다지가 됐으므로 그게 이권카르텔이라는데 어디 뭐 별나라 있다 오셨나? 그때 정시 확대만이 답이라고 그게 공정이라고 돌림 노래를 불러대며 염병 하던 게 누구냐? 하도 그러니까 문통과 더블민주당이 그도 그렇지 할 수 없다 이러면서 김상곤 바보 만들고 밟고 지나간 거 생각 안 나니?

킬러문항 어쩌고 하는데, 그게 공식명칭이냐? 너네가 다 만들어낸 말이잖아.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이해 추론 논리를 평가하겠다는 거잖아. 왜냐면 지식을 평가하면 지식만 달달 외워오니까. 그게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거라는 게 이 시험의 의도고 목표 아니냐. 실제 그렇게 되든 아니든 말야. 그러니까 적어도 이런 문제를 내지 말라고 대통령이 얘기를 하려면, 아침 방송에서도 얘기했는데,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수시 등 다양한 도구를 다시 강화하든지 아니면 본고사를 부활시키든지 무슨 이런 입시 형태에 대한 얘기를 같이 하는 게 상식적인 거 아니냐?

이게 뭐냐 도대체? 모의고사 문제가 어렵게 나왔다고 공무원은 내쫓고 출제기관은 감사 때리고… 수습하려다 꼬이니까 킬러문항은 이권카르텔이다… 그렇게 따지면 킬러문항만 이권카르텔이니? 그런 식으로 따지면, K-입시에서는 제도를 어떻게 하든 다 이권카르텔이 되게 되어 있어요… 수십년을 경험했는데 그걸 몰라? 이 나라 이 국민들에게 수능은 사치다! 뭐 그런 거냐? 이제 킬러문항 대비만 하는 녀석들은 다 압수수색 당하고 쇠고랑 차는 거냐?

이 사태가 의도치않게 폭로하는 바가 있어요. 시험과 대입은 영원히 공정하지 않다. 그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저쪽이 싫어서 불수능 물수능 되고 또 저쪽이 싫어서 정시되고 수시되는 민주주의 덕분이다. 아시겠습니까? 그것은 정상에서 벗어난 어떤 이상한 민주주의 때문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디폴트로 믿는 바로 그 민주주의가 탑재하고 있는 기본 사양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수능

대입국장 경질 이유는 오보이길 바랬는데

2023년 6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모의고사 문제 쉽게 내랬는데, 문제가 어렵게 나와? 씨바 뭐야, 당장 대입국장 경질해! 오늘 아침에 조선일보를 보면서, 에이 이거는 좀 아니겠지… 뭔가 더 내막이 있었겠지 했거든? 그래서 얘기를 안 했는데… 아래는 아침에 본 조선일보 보도.

윤석열 대통령은 올 들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쉬운 수능 출제’를 일찌감치 지시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장관은 지난 1일 치러진 6월 수능 모의고사부터 쉽게 출제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수험생들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고사를 통해 그해 수능 난도를 가늠한다. ‘올해는 쉬울 것’이란 메시지를 미리 주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6월 모의고사는 계획했던 만큼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장관은 16일 자로 교육부의 대입 담당 이모 국장을 경질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대통령과 장관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

대입 국장이 수능 모의고사 난도와 관련해 문책당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

정부는 ‘6월 모의고사’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들여다볼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수능과 모의고사 등 국가 시험 출제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장을 맡았던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작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했고, 현재 이규민 원장도 문 정부가 임명했다. 교육부 주변에선 “평가원이 현 정부 교육 개혁과 적극 호흡을 맞출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 나온다.

봐봐, 다음 타겟까지 다 써놨잖아. 근데 오늘 대통령실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오늘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어. ‘이권 카르텔’은 그 의미가 뭐든 윤통이 전임 정권 욕할 때 쓰는 말이야. 그럼 이 조선일보 보도가 맞다는 거지…

더 의미심장한 건 이 기사의 마지막 대목.

교육계에선 수능이 어려울수록 학원 등 사교육 업계만 웃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이 어려워 시험을 못 본 학생이 많으면 재수생이 늘고 입시학원도 주머니가 두둑해진다. 지난 정부 당시 숙명여고 ‘쌍둥이 입시 부정’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문 정부는 입시 공정성을 강화한다며 수능 점수로 뽑는 정시 비율을 확대했다. 입시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졌고 ‘킬러 문제(초고난도 문항)’도 등장했다. 교육계에선 “정시 확대로 재수생이 늘면서 학생 수가 줄었던 (재수) 학원들이 다시 살아났다”는 말이 나왔다.

그니까 이런 스토리라고. 이권카르텔이란 뭐냐, 문재인 정시확대-고난도 수능-사교육 활개-조국 등 기득권 입시 편법 및 비리 …

올해 말에 입시 포퓰리즘의 끝을 보게 될 거 같다. 자유민주주의?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대입국장,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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