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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직구 금지 범인은 누구?

2024년 5월 22일 by 이상한 모자

마지막 남았던 TV 출연에서 짤렸다. 이제 TV 출연은 한 개도 남지 않았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는 걸로 연명해야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에 대한 비애가 있다.

하여간 유튜브 방송에서 얘기한 게 있는데, 오늘 컨설턴트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 아래의 내용.

◆ 박성민> 그러니까 하나를 본 거는 제가 레임덕의 세 가지 징후 얘기를 했는데 총선 때 그렇게 된다고 얘기를 했는데 첫 번째는 대통령이 자꾸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앉히지 못해요. 원내대표든 당대표든 이게 점점 그렇게 되고 두 번째는 정책을 집행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게 야당의 반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여당 내에서도 우리는 그거 못 하겠다, 이렇게 나오는 거. 그다음에 세 번째가 기밀이 새나가는 거라고 그랬는데 이번에 정책 가지고 당에서 일제히 다 반발을 좀 했어요. 그런 측면이 좀 하나 있고 대통령도 총리실 질책을 하면서 얘기를 했는데 이게 워낙 복잡한 사안입니다. 그 자체는. 여러 개가 엉켜 있는 거기 때문에 그거는 전문가들이 얘기할 거고 제가 얘기할 건 아닌데 두 번째 뇌피셜은 뭐냐. 이거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제가 홍준표 시장은 총선 후에 윤 대통령을 만났다고 확인을 했고 그 만난 뒤에 한동훈 위원장을 세게 공격을 했어요. 그리고 그럼 한동훈, 저기 한동훈 위원장은 안 만난 걸로 확인이 됐고.

◇ 김현정> 그렇죠.

◆ 박성민> 오세훈 시장은 저는 뇌피셜이라고 얘기하는 게 만났을 것으로 짐작하는데 어디 보도에서도 제가 본 거는 같습니다. 그게 제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는데 어쨌든 대통령이 여러 분을 총선 뒤에, 한동훈 위원장한테도 좀 만나자고 했었으니까 홍준표 시장 만났고 오세훈 시장, 예를 들면 만나고. 그럼 쭉 만나고 나온 분들은 일제히 그래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한동훈 위원장 쪽에 유승민, 그동안에 대통령에 각을 세운 분들에 대해서 일제히 포문을 열고 있어서 예를 들면 이게 마치 제가 2010년에 이런 걸 한번 느꼈거든요. 그때 2010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경남지사를 총리로 지명도 하고 오세훈 시장한테도 서울시장 재선 도전하라고 김문수 지사한테도 경기도지사 하라고 그러고 막 이럴 때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한테 절대 안 주니까 한번 뛰어보면 기회가 있을 거라고 그런 얘기들이 오고 갔나 하는 저는 좀 그냥 추측을 한번 해 봅니다. 그래서 아까 오세훈 시장이 정부 측의 발표를 조금 실드 치면서 갑자기 이 전선에 뛰어든 것은 물론 오 시장께서 다른 분들하고 다르게 기업에 대한 것을 굉장히 좀 예민하게 보시는 분입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그렇기는 한데 그런 측면도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 김현정> 그런 모습도 보이셨어요. 잠룡들끼리 지금 설전이 붙었다. 잠룡 대전, 이런 이야기도 하던데 다 면면을 보면 좀 그러하죠.

◆ 박성민> 그렇게 보이고 당연히 그런 시점이죠. 그래서 제가 2010년의 상황이 오버랩 된다, 그렇게 얘기를 드린 건데.

https://www.cbs.co.kr/board/view/cbs_P000246_interview?no=168731

진행자는 잠룡들끼리의 설전 수준으로만 얘기하는데, 컨설턴트의 뉘앙스는 그것보다 더 나아간 느낌이다. 윤통이 적극적으로 판을 made 하는 느낌을 말하는 것. 가령 윤석열-오세훈 회동 같은 얘기는 아래의 칼럼에서 확인 가능한데…

윤 대통령은 총선 직후 홍준표 대구시장뿐만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당선인 등도 따로따로 불러 만났다고 한다.

기존에 윤 대통령은 온 나라가 엑스포 유치에 올인하는데 오 시장은 대통령실과 협의 없이 서울올림픽을 유치하겠다며 따로 뛰어 상당히 불쾌하게 여겼다고 한다.

오 시장이 지난해 초 한남동 새 시장 공관에 입주한 뒤 대통령을 초대했으나 윤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로 오라고 했고 여기에 권영세 의원 등 다른 사람들도 불러 독대 자리를 자연스레 무산시켰다고 한다. 나경원 당선인과도 전당대회 때 핍박했던 역사가 있다.

오 시장, 나 당선인과의 면담 이후 나 당선인이 당 대표로 오 시장의 대권 도전을 지원하고 오 시장은 나 당선인의 차기 서울시장 도전을 돕는다는 동맹 구축설이 여권 내에서 돌고 있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40509/124865950/1

그런데 이 중 나씨의 경우엔 나경원-이철규 연대가 강조되면서 그 부담 때문에 최근에는 어느 정도 탈압박… 이 아니고 탈윤 분위기를 조금은 내야 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말씀 잠깐 드리고. 여튼 이 칼럼에서의 뉘앙스는 오세훈-홍준표-나경원 등을 동원한 일종의 한동훈 포위망이 윤통의 총선 후 구상이라는 얘기에 가깝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눈여겨 본 얘기 중 하나가 아래의 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대구·경북(TK) 통합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대통령께서 (대구·경북 통합을 이상민) 행안부(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특별지시 했다”며 “조속히 통합 완료 하도록 중앙정부에서 지원하고 통합 대구 직할시가 되면 연방정부에 준하는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한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 지난 30년간 유지됐던 전국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3일에는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가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앞으로 6개월간 활동한 후 행정체제 개편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TK 통합에 이어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시도를 단일 행정권역으로 묶는 ‘충청권 메가시티’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https://www.khan.co.kr/local/local-general/article/202405201923001

가령, 윤통이 행정구역 개편이나 TK통합 같은 것에 관심이 있을까? 없겠지. 그런데 왜? 한동훈 포위망 구성에 관심이 있는 차에, 정부의 행정구역개편 구상이 있는데 홍준표는 TK통합에 힘을 실으니 2대 1패스처럼 윈윈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비슷한 관점을 직구 금지로 옮겨와보면, 직전까지 직구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졌던 정치권 인사는 누구냐? 오세훈이지. 윤통이 관심있냐? 없지… 애초 알테쉬 문제있다 이거는 2월부터 환경부나 이쪽에서 나오던 얘긴데, 서울시가 이 이슈를 바로 받아갖고 검사를 하고 결과를 공개한 게 4월임. 이것 역시 2대 1 패스로 이슈를 키워갖고 오세훈과 윈윈 구도로 밀어주려다 사고난 뭐 그런 얘기 아니냐는 생각.

그런 게 아니면 뭔 TF를 만들어서 부처들이 모여 논의를 한 결과가 이런 거고, 동호회나 카페나 커뮤니티 이런 데서 국무조정실 등에 전화를 걸어 구체적인 문의를 하는데 공무원이 제대로 답도 못하는 이런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잘 설명이 안 되지 않느냐는 게 저의 생각. 컨설턴트도 사실상 그런 얘기를 한 것으로 본다. 물론 뇌피셜이고 별 근거는 없는 얘기입니다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직구 금지 그거 제일 열 받는 사람 중에 하나가 나다. 레트로 게임기… 직구 금지시키면 수리가 불가능해져 시한부 취미가 된다. 그 외 컴퓨터 주변기기 및 전자제품들 직구하는 얘기하면 이건 정말 한도 끝도 없음. 자전거 용품은 또 어떠냐? 카메라 관련 제품은? 할 말이 없어서 안 쓰는 게 아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것임.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오세훈, 윤석열, 직구 금지, 한동훈, 홍준표

윤통의 공개 변론

2024년 5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하고 다닌 얘기의 종합. 윤통이 기자회견에서 얘기한 수사, 특검 얘기는 거의 변론에 가까운 것이었다는 것. 언론 보도와 최근 상황을 뒤섞어 추론해 봄.

먼저 고가의 ‘쪼그마한 외국 회사 가방’에 대해. 윤통이 ‘현명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사과드리고 있다면서 검찰이 잘 수사할 거라고 얘기한 것은 청탁금지법상 수사해봐야 나올 게 없다고 판단한 바가 반영된 것.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표현도 법적 책임이 아닌 윤리적 도의적 책임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게 대개의 언론 분석이다.

그 다음 김건희 특검에 대해 전 정권에서 탈탈 털었지만 나온 게 없는데도 특검을 주장한다면 그건 정치공세다 라고 했는데, 이건 다른 논리로는 특검 거부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에 하는 주장으로 보임. 1) 전 정권에서 탈탈 털었다지만 당시 본인이 검찰총장이었고 2) 탈탈 털린 게 맞더라도 현 정권에서 수사 진도가 나가지 않고 검찰이 사건을 들고만 있는 게 설명되지 않기 때문. 그렇다고 검찰에 수사하라고 할 것도 아님. 그러잖아도 가방 조사를 한다고 소환해놓고 도이치모터스까지 같이 처리하려는 거 아니냐는 용산의 의심과 검찰의 그럴 수도 있다는 의도가 부딪치는 게 현 상황 아닌가? 그러니 ‘검찰에 맡기겠다’도 안 되고, 남는 방법은 그냥 다 쌩까고 ‘특검은 안 된다’고 방침을 주는 것 뿐.

그 담에. 채상병 사건 관련 VIP 격노설은 직접 부인했고.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라고 한 것은 이 자체만 놓고 보면 할 수도 있는 얘기. 다만 이런 얘기의 전제는 공수처 수사에 대한 협조와 수사 독립성 보장인데, 런종섭 얘기를 물으니 바로 공수처 출금은 잘못됐다고 나와버리는 건 공수처 수사에 협조도 없고 독립도 없다는 것. 더군다나 대통령의 이 발언에 담긴 논리는 3월 14일 대통령실이 갑자기 이 문제에 직접 나서 괴이한 얘기를 했을 때의 전개와 일치한다. 아래는 당시의 주옥같은 보도.

네,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을 철회할 일은 절대 없다고,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YTN에 밝혔습니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시절 호주와 안보 협력, 무기 수출 부분에서 크게 활약한 적임자로, 임명을 번복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설명입니다.

(…)

그러면서 언제든 조사에 응하겠다는 사람을 도피자, 범죄자 취급하는 건 어불성설이고, 대한민국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총선이 임박해 판을 흔들려는 일종의 여론전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더불어민주당, 친야 성향의 일부 언론이 결탁한 ‘정치 공작’으로 강력히 의심하고 있습니다.

세 축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덫을 놨다는 표현까지 했는데요.

대통령실 논리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이종섭 대사를 내정하고 주재국 동의를 받는 ‘아그레망’ 등 임명 절차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점, 이 대사가 고발된 이후 3개월 동안 한 차례도 소환요청을 안 했던 공수처가 이 대사를 출국 금지하고, 올해 1, 2월에도 두 차례 이를 연장했다는 겁니다.

소환도 없이 출금하는 건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불법적인 수사권 남용이라는 게 용산 인식인데요.

대통령실은 나아가, 출국금지는 수사기밀이라 정부 당국자도 전혀 알 수 없는 내용인데, 친야 성향 일부 언론은 이를 먼저 확인해 보도하고, 야당은 이를 받아 정부가 이 대사를 호주로 도주, 도피시킨 것으로 여론몰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총선을 앞둔 만큼 여당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인데, 대통령실은 사실관계를 따져보자며 정면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안보협력이 중요한 호주 대사직을 장기간 비워둘 수 없고, 게다가 호주 정부의 아그레망이 나온 대사를 바로 임명하지 않고 부임을 늦추는 건 중대한 외교적 결례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해명하고 불을 끄는 걸 넘어, 공수처를 정조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는데요.

대통령실은 정부 당국자도 알지 못한 출국금지 사실이나 이 대사의 통화 내역 등 수사기밀이 야당과 일부 언론에 실시간으로 흘러갔다는 건데, ‘공언 유착’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YTN에 이번 사태는 공수처가 공정한 수사기관이 아닌 좌파 정치공작 기구임을 보여준다면서, 수사권 남용 행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https://www.ytn.co.kr/_ln/0101_202403141411340016

여기까지 일단 킵하고. 다시 여기서 잘 봐야 될 게 최근 한겨레 보도. 사건 이첩 회수 당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의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유재은 측이 공수처에서 진술한 내용이 보도됨. 아래가 관련 기사 2개.

8일 한겨레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사건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지난해 8월2일 당시 이시원 비서관은 유 법무관리관에게 전화해 ‘군사법원법 개정에 따른 군 사망 사건 처리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담아 대통령실에 보고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유 법무관리관 쪽은 군 사망 사건 전반에 대한 의견을 보고하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당시 통화를 “군 사법정책과 관련한 대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가장 큰 현안은 채 상병 사건이었기 때문에, 이런 요구는 ‘군 사망 사건 이첩 때 관련자의 혐의를 적시하지 말라’는 등의 무리한 지시 이후 벌어질 논란을 대통령실 차원에서 대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전 비서관은 당시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방부의 기록 회수 의사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과장→경북경찰청 수사부장 순서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사건 기록 회수의 시작부터 관여했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향후 ‘법무 대응’까지 고심한 셈이다.

유 법무관리관은 실제 지난해 8월2일 이후 이 전 비서관이 요청한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제출했고, 대통령실과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해당 보고서를 두고 유 법무관리관 쪽은 ‘군 사법정책과 관련한 일반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채 상병 사건 처리와 관련한 법률 대응 내용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가 해당 보고서를 입수한다면 대통령실이 이첩 보류, 혐의 배제, 기록 회수 등 이 사건 전반에 걸쳐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9789.html

군인 사망 사건의 수사권을 민간 경찰에 넘기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군사법원법은 2022년 7월 시행됐고, 이후 다수의 군인 사망 사건이 군 수사기관에서 민간 경찰로 이첩되어왔다. 이첩 관련 실무 절차 등은 정비가 끝난 상태라는 뜻이다. 대통령실이 ‘군 사망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 당일에 급히 요청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국방부와 경찰청은 ‘기록 회수’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이었다. 국방부는 기록 회수와 관련해 ‘군 검찰단이 박정훈 대령(해병대수사단장)을 장관 지시에 따라 항명 혐의로 입건했고, 사건의 증거자료로서 경찰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국방부 검찰단은 경북경찰청에서 사건 기록을 회수하면서 관련 공문이나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추후 드러났다. 다른 기관의 자료를 가져오면서 최소한의 근거 문서를 남기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국방부는 ‘(근거 문서 등이 필요하지 않은)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은 것’이라는 설명도 추가했으나 경찰은 ‘접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되가져갔으므로 애초 우리 것이 아니다’라는 식이어서 양 기관의 말이 일치하지도 않는다.

(…)

법조계에서는 ‘이첩 보류’ 지시보다 ‘기록 회수’ 지시의 위법성이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첩 보류가 ‘행위 만류’라면, 기록 회수는 ‘행위 취소’이기 때문이다. 기록 회수는 해병대수사단의 정당한 권한인 이첩을 만류하는 것을 넘어, 이미 실행된 이첩을 취소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직권남용 또는 공무집행방해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군 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첩 보류의 배경인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을 규명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회수에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밝혀내 처벌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이런 식의 회수는 극히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일이고, 따라서 지시했을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9790.html

이 내용을 근거로 도식화 해보자면, 여기까지의 사건 흐름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국방부 장관이 격노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하여간 ‘이첩 보류’를 지시한 것. 둘째는 이첩 이후 기록 회수를 위해 대통령실, 국방부, 경찰이 전방위적으로 움직인 것. 그런데 보도를 보자면 혐의가 보다 분명하게 규명될 가능성이 높은 건 후자다. 전자는 런종섭 측이 ‘권한이 있다면 적합하게 행사한 거고 권한이 없다면 직권남용이 아니다’란 논리로 방어 중이지만 후자는 그런 방어 논리도 세우기 어렵다는 거.

그런데 ‘기록 회수’ 국면에서 런종섭은 국외로 출국한 상태였다. 국방부에서 그러면 누가 이것을 결정했을까? 장관이 자리를 비웠으니 차관이 했겠지. 아래 기사는 그 얘기.

당시 경북경찰청에 연락해 ‘사건을 군으로 되가져가겠다’는 의사를 처음 밝힌 인물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다. 그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에서 ‘나의 판단만으로 사건 회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때문에 국방부 ‘넘버 2’로서 장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던 신 전 차관이 최소한 형식상으로는 ‘기록 회수’를 결심하고 지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9788.html

그러면 당시 상황의 책임은 단순화 해 이렇게 도식화 할 수 있다.

  • 이첩보류: 용산-이종섭-유재은- 등등…
  • 기록회수: 용산(이시원 포함)-신범철-유재은- 등등…

그런데, 최근 이시원은 사표를 냈고 신범철은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며 유재은은 임기 연장을 포기했다. 책임질 일이 있을 거라고 보는 거겠지? 그렇다면 용산도 기록 회수 부분은 방어가 어렵다고 보는 게 맞는 거겠지. 그러면 앞서 이첩보류에 대해선? 이 지점에서 윤통이 공수처 수사 방식의 문제를 거론한 걸 다시 봐야하는 거다. 출금을 문제 삼았지만 결국 공수처 수사에 다른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거든? 근데 그게 누구에 대한 수사 얘기다? 런종섭에 대한 수사 얘기잖아. 이러면 공수처 입장에선 런종섭 혐의가 규명돼도 문제(용산이 수사 의도를 문제삼을 것), 규명이 안 돼도 문제(야당 등에 찍힐 것)가 되는 거지. 윤통이 딱 그 부분에다가 쇠말뚝을 박아버린 것임.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용산의 출구전략은 뭐다? 이시원-신범철-유재은이 안고 가는 거 아니냐… 나머지는 못 내주고… 이게 오늘의 결론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신범철, 유재은, 이시원, 채상병 사건, 취임 2주년 기자회견, 특검

또 비선?

2024년 5월 8일 by 이상한 모자

매일 신문을 보는 게 일이므로 어제 아침에도 당연히 문제의 한국일보 인터뷰를 보았다. 유튜브 방송 같이 하는 분이 이거 어떻게 보냐고 묻기에 그 자리에서 바로 용산이 기획한 거 아닐까요 라고 답했다. 오늘 보니까 어떤 분도 나랑 거의 비슷한 생각 했더라. 임혁백 교수는 그렇다 쳐도 함성득이란 분이 저 정도 수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인터뷰에서 공개한다는 건 그냥 되는 일이 아니다. 1) 뻥쟁이-관종이거나 2) 기획이거나… 근데 1)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자세하고 심지어 이재명 함성득 임혁백 3자회동 얘기까지 나오니 뻥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2)가 유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자회견 앞두고 영수회담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기획이 작동한 거 아닐까 의심한 거다. 내용을 보면 윤통은 여러가지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다 이재명이 거부했다는 얘기 뿐이다. 기자회견에서 영수회담 질문 나올테니 사전에 밑밥 깔려고 한 거 아닌가? 저는 최선을 나름대로 다했습니다만 야당이… 하면서…

근데 그렇다고 하면 엄청 아마추어적인 기획이지. 당장 봐라. 대통령실은 물밑 접촉 같은 거는 없었다고 하고, 그러면 바로 비선 논란 가잖아. 아니 이재명이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안 쓰겠다든지, 부부 동반으로 꼴프나 치자든지 하는 거는 세기의 사기꾼이 아니면 꾸며내기 쉽지 않은 얘길텐데, 그나마 대통령실이 대통령이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한 건 맞지만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정도로만 얘기해도 어떻게 대응할 수가 있는데, 대통령실은 그냥 물밑 접촉은 없다 잖아. 그러면 아 대통령실은 정확히 모르는구나가 되는 거고, 그럼 비선 얘기로 가는 것.

총리 인선에 집착하는 거나 ‘부부 동반 골프’ 같은 황당한 얘기 하는 거나… 이게 지난 번 비선 논란의 주연 그룹이 만진 거 같은 냄새가 난단 말이지. 그래서 오늘 조선, 동아 이런 데가 다 비슷한 결로 사설 쓴 것. 가령 아래는 조선일보 사설.

대통령이 공식 기구와 참모들 외에 다른 비공식 라인도 활용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회담은 비서실 같은 공식 조직을 통해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차기 대선 경쟁자가 될 인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도로 반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들은 당 게시판에 “대국민 사과에 인색했던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는 너무 굴욕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일부 같은 당 사람들을 대했던 적대적 태도와도 너무 다르다. 무엇이 진짜 대통령의 모습인지 혼란스러운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이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야당 대표와 만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비공식 라인까지 가동됐다 해도 꼭 탓할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대통령실 내부 비선 라인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터여서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 대통령의 메신저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대통령 주변에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이번처럼 회담의 협상 과정을 공개하거나 자신들의 역할을 부풀려 자찬하는 일도 벌어진다. 모두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4/05/08/3QFRKMFWV5DKZDLD7ONRA4LH3Y/

아래는 동아일보 사설.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비선 라인 동원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대통령비서실장’ 검토설이 불거진 배경에 대통령실 내 비선 조직이 개입했다는 논란이 나온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비선 얘기가 나온 것이다. ‘자가발전’과 과장이 아주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두 교수가 비공식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자처하며 양측 간에 내밀하게 오간 내용까지 상세하게 공개한 상황에서 무작정 부인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정치에는 일종의 윤활유 역할로서 비공식 채널이 필요할 때가 있다. 첨예한 대결 상황이나 민감한 회담을 앞두고 때로는 공식 라인 외에 막후 비선 접촉이 일을 풀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공식 라인을 보완하는 수준이지 그것을 대체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더욱이 그 막후 얘기는 대개 훗날의 회고담으로 알려졌지 이번처럼 회담이 끝나자마자 대놓고 자신의 역할을 내세워 시시콜콜 공개하는 일도 없었다.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주변 정치가 횡행하는 이유가 뭔지, 내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설명해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었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40507/124828342/1

보면 느낌이 오시겠지만, 1) 최근 비선 논란이 연상된다는 점과 2) 이례적인 일이다를 연상하게 하고 있음. 기성 정치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인사가 비선으로 뭔가를 추진한 뉘앙스지. 오늘 조중동 기사를 보면 하나 같이 함성득 씨와 윤통의 관계를 서초동 아파트와 사우나 같은 장소로 설명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 묘사하고 있음. 아니 그냥 최근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까 그냥 그런 의심이 된다 이것임.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비선, 영수회담, 임혁백, 함성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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