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보다 나으니 손현보는 봐줘라?
오늘 보니까 대략 견적 나온다. 전광훈 같은 녀석도 있는데… 손현보 정도는 상식파라는 것이다. 살인범도 있으니 폭행범 정도는 봐줄만 하다는 이런 논리는 곳곳에서 횡행한다. 못난 자신을 정당화 하는 이러한 논리가 많이 있다. 때리는 남편도 있는데 나 정도는 양반이지!(배우자를 착취하며) … 같은 거?
가령 이런 칼럼.
그리고 2020년 초,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새로운보수당 등과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며 통합을 추진하자 이를 배신으로 규정한 전광훈 등 강성 보수층은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보수 주류는 미래통합당으로 뭉쳐 중도화를 시도했지만 강성 보수층의 눈치를 보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총선이 본격화됐는데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외 집회가 이어졌고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일부 인사의 성적 폭언 등이 터졌다. 하지만 보수 유튜버들과 강경 보수층은 “그게 뭐가 문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총선에서 위성 정당을 포함해서 민주당이 180석, 미래통합당이 103석을 얻었다.
비싼 대가를 치른 보수 정치권은 반대로 돌아섰다.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고 유튜버, 강성 보수층과 절연했다. 부정선거 주장엔 곁을 주지 않았다. 서울시장 재보선이 열리자 탈민주당의 금태섭-중도의 안철수-보수 오세훈이 순차적 단일화를 성사시켜 이겼다. 그 흐름이 이어진 것이 2022년 윤석열의 대선 승리다. 지금도 갈림길이다. 지난 주말 보수 집회에선 거친 발언도 있었지만 5·18을 긍정하는 이야기와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통합과 화합으로 뭉쳐야만 한다”는 구호가 나왔다. 그 말대로 하면 된다.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5/02/17/DFK7M2I2QZEY5FPGZNQN5DS36M/
이 논리의 연장선으로 가면, 내란을 옹호하고 이 나라는 계엄이 필요한 나라라는 취지의 주장을 계속해도, 전광훈 수준만 아니면 되는 것이다. 물론 꼭 그러라고 쓴 글은 아닐테고, 독자층을 고려하여 알아들으라고 쓴 글이겠지만, 논리만 따지면 그렇다는 것.
국힘이 우측에서 피벗을 이런 식으로 시도하고 있다면, 좌측에서는 한동훈을 이용할 조짐이다. 이 얘기는 지난주에 친윤 인사들도 대놓고 막 하던데, 오늘 비싼 컨설턴트 대담에서도 얘기가 나오더라.
Q : 조기 대선을 하게 되면 어떤 후보가 되는 게 여권에 유리할까.
A : ▶이철희=“보수 진영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나 심지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까지 포용해 넓은 연합의 틀을 만든다면 해볼 만한 싸움 아닐까. 결국 탄핵의 바다를 어떻게 건너느냐가 숙제가 될 거다. 하지만 김문수 장관의 지지율이 견고해 보이는 점은 중도 확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A : ▶박성민=“자유 우파 결집론이라는 건 역대 선거에서 채택된 적이 한 번도 없다. 당연히 선거의 관건은 중도 외연 확장이다. 현재 내부 갈등이 있어도 결국 선거를 이길 사람을 내보내자고 할 것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던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 전 의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A : ▶이철희=“지금 국민의힘을 이끄는 주류, 즉 친윤계는 대선보다는 총선에 관심 있어 보인다. 일부는 오 시장이 당을 장악할 것 같진 않으니 만만하게 보고, 가보자는 기류가 있다. 나는 유 전 의원이 제일 센 후보 같지만 보수에선 유 전 의원을 뽑지 않을 거다.”
A : ▶박성민=“오늘(16일) 한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활동 재개 글을 올렸다.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원래 하던 (보수 개혁) 얘기를 세게 할 거고, 김문수 장관이나 홍준표 대구시장과 충돌할 거다. 그러면 오히려 오 시장이 반사이익을 보지 않겠나.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이회창(한나라당) 후보보다 개혁적으로 보이고, 권영길(민주노동당) 후보보다 온건해 보이는 효과를 본 것 같은 이치다.”
A : ▶이철희=“윤 대통령이 ‘이기는 후보로 가야 한다’는 데 동의하느냐도 문제다.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심각한 교란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저게 컨설턴트가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고 실제 오세훈-친윤쓰들의 계산법인 걸로 안다. 김문수, 홍준표는 한동훈이 잡아줄테고, 그렇게 되더라도 당원 및 지지층이 한동훈을 찍지는 못할테니 결국 오세훈이 먹는 판이 되지 않겠느냐 라는…. 그리고 더블민주당 쪽도 오세훈이 나오면 국힘 지지층이 그나마 온전히 보전된 채로 오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한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그걸로도 판을 뒤집는 건 역부족이다. 그러니까 완전히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윤석열이 하야를 선언해가지고 보수층 내 탄핵 찬반 구도를 완전히 중화시켜 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그래서 하야론을 떠드는 것. 오늘도 동아일보가 떠들더라.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건 뭐? 역시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게 진리 아닌가? 전광훈이 싫고 한동훈이 싫어서 오세훈에 몰려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