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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무슨 유착 그거 방송 내용

2020년 4월 30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못한 거 오늘 했다. 뻔한 얘기냐? 지금은 뻔한 얘기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전략)

채널에이 기자 관련 사건은 강요미수 등의 내용이지만 본질적으로 검찰과 언론의 유착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려야 하는 건이다. 반면 최경환 전 부총리 고소는 엠비씨 보도의 진실성과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사건이다. 두 건 모두 제보자가 같은 사람이라 접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엠비씨의 불법촬영 보도 등도 마찬가지다. 보도 과정에서의 위법성 문제이지 검찰과의 유착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왜 형평성인가? 윤석열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관계에 주목하는 보도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성윤 지검장은 법무부가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이후 취임했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인데, 정치적으로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장관 수사 문제 등으로 정권과 적대적 관계가 돼있고 이성윤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권 핵심부와 가깝기 때문에 뭔가 대립구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을 넘어 윤석열 총장의 지시는 이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를 드러내고 있어서 흥미롭다. 엠비씨와 채널에이에 대한 영장청구를 같은 선상에 놓고 형평성을 따지라면 두 사건 사이에 뭔가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해야 하는데, 윤석열 총장은 두 사건 모두 검찰과의 관계를 사칭하는 어떤 존재에게 언론이 휘둘린 결과로 보는 게 아닌가 한다. 즉, 수사의 칼을 제보자에게 겨눠야 한다는 것이고 이런 시각이라면 검언유착이라는 것은 없다는 인식에 가까울 것이다.

이런 해석이 무리라고 한다면 한쪽은 여당에 유리한 사건, 다른 쪽은 야당에 유리한 사건이라는 정치적 시각으로 형평성을 판단했다는 건데 이건 적절하지 않다. 백보 양보해서 이런 고려를 하더라도 내부의 지시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밖에다 얘기할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든 언론사 압수수색을 너무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사건에서 채널에이가 스스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 건 사실이다. 의혹이 제기됐으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위를 꾸려서 투명하게 결론을 밝히는 방식을 택했어야 하는데 사실상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채널에이의 불성실한 해명과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가 반드시 법적 인과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가 성역은 아니지만 취재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검찰이 강제수사를 했다는 전례를 남기는 것은 위험하다. 오늘은 채널에이지만 내일은 정상적이고 좋은 취재를 하는 언론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검찰과 언론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지, 유착돼있다면 어떤 방식인 것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채널에이나 심지어 엠비씨도 검찰에 협조할 부분은 성실하게 협조해서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검찰도 언론사에 대한 강제수사로만 이 문제를 풀려고 할 게 아니라 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 포함 자체 감찰 등을 진행해서 그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알리바이가 되는 결과만 남는다. 혹시 그걸 원하는 거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는 걸 알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MBC, 윤석열, 제보자X, 채널A

하루종일 김종인

2020년 4월 29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낮에도 어디 방송에 갔는데 시작 직전에 ‘미래통합당 상임전국위 무산’ 속보가 나오는 바람에 아무 밑천도 없이 떠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내가 뭐 어떡하겠나. 그래서 당선자 총회에서도 의견이 하나로 안 모아졌다고 하고 상임전국위도 무산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의결절차야 다시 재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김종인 비대위는 힘 받고 가기가 어려운 거 아니냐, 김종인 입장에서도 자기가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다는 논리인데 이래갖고 하겠냐… 이런 얘기를 했다. 반응 별로 안 좋았다. 난 아저씨들이랑 잘 안 맞아. 그래도 짤 하나는 건졌다.

아무튼, 김종인 전 위원장도 확실하게 안 한다고는 안 하는 거 보니까 다들 집 앞에 모여 석고대죄하면 받아줄 분위기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이쪽이 석고대죄를 할 분위기도 아닌 것 같고 이래저래 며칠 더 투닥거릴 모양이다.

오늘 라디오 방송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계속 설득해본다는 입장이고, 전국위 전에 당헌 부칙과 관련해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체제에서 다시 상임전국위를 열어 부칙 문제 처리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셀프 임기 연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김종인 위원장 취임 전에 상임전국위 를 열어서 부칙 개정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대의 모양을 갖춰주는 방법이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는 않은 게, 상임전국위가 오늘 무산됐는데 내일 무산 안 되리라는 법이 없다. 되더라도 억지로 절받기인 모양새인데, 김종인 위원장이 설득될 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이면 비대위원장을 맡아도 어렵다. 당선인 총회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것부터가 문제다. 다음달 초부터 시작되는 연휴 지나면 원내대표 선거전으로 돌입해야 되는데, 원내대표 후보군들 입장에선 앞서 이유로 김종인 비대위를 원할 이유가 없다. 투표권 가진 당선인들이 원한다면 모를까. 그런데 그것도 아니란 거다. 또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전당대회 일정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로는 김종인 전 위원장 설득 불가능한데,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 당권주자들이 그에 맞춰서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비대위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즉 애초에 걱정했던 문제, 공천권도 없고 대권주자가 이끄는 것도 아닌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는 쟁점이 다시 문제가 되는 거다.

다음은 시간상 말하지 못한 내용이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경우에 노선과 가치 중심으로 쟁점 형성이 되면 오히려 전화위복 될 수도 있다. 지금 미래통합당 내부 논쟁에서 가능한 쟁점이라고 한다면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세대론인데, 김종인 전 위원장이 70년대생 경제전문가 얘기를 하고 김세연 의원이 830세대 언급하면서 회자가 되고 있다. 총선에 출마했던 후보들 포함 청년 당원들 일부가 청년비대위를 구성했다는 소식도 있다. 따라서 젊은 세대냐 기성 세대냐의 구도 될 수 있고 이건 계파 갈등이라는 퇴행적 구도보다는 긍정적이다.

두 번째는, 어느 방향으로 중도화를 할 것인가의 문제다. 총선을 통해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 강성보수와는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에는 100%는 아니지만 대략 공감대 형성된 걸로 보이는데 이게 실제로 이게 무엇이냐는 거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예로 들면 김종인 전 위원장 같은 사람들은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명령 등 권한을 행사해서 지급하는 것은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은 재난지원금 자체를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즉 중도적인 정책으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시장주의로 돌아가는 것인지에서 정책적 쟁점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도체제 문제가 계속 권한과 기득권, 밥그릇 싸움 등의 문제로 비춰지면 보수정치 재건에는 시간이 많이 소모될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종인, 미래통합당

기부로 회수하자는 발상에 대해

2020년 4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그러니까, 돈을 시급하게 줘야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고소득층에게 준 돈은 회수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다들 세금을 말했지만 관료 입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국가가 주는 지원금을 소득으로 잡아 세금을 붙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일반적 차원에서 강화할 수도 있겠으나 1회적으로 주는 성격이란 걸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어렵다. 4인가구 100만원 한 번 주면서 종부세를 영원히 올리겠다는 것이냐 이런 얘기고… 그리고 일회적으로 하더라도 지원금을 회수해야 할 대상과 세금 부과 대상이 명확히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 그러니까 이 문제는 ‘회수해야 한다’와 ‘1회적’이란 간극에서 발생하는 게 큰 것 같다.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으니 결국 등장한 게 알아서들 성의를 표하라는 것인데, 이걸 ‘기부’로 포장하려니 이것도 쉽지는 않다. 법정기부금으로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새로운 항목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국가나 지자체에 내는 돈으로 걍 포괄적으로 볼 것인가? 그렇다면 ‘안 받겠습니다’란 의사표시를 ‘드리겠습니다’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인가? 등등…

이런 난점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기부를 하라고 하면 기부할 사람이 많다고 본다. 이건 국가시책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국민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비상 상황에서의 공동체 유지를 위한 서바이벌(일전에 썼듯)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마스크 나눔’을 하고 정부가 우리 국민 너무 좋습니다~ 이런 거랑 비슷한 모습이랄까. 게다가 외국이 입을 모아 칭찬하잖아, 우리가 잘한다고. ‘살아남았다’는 지위 유지를 위해선 당연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그리고 이런 때 멋진 모습 보여줘야 이득인 측면도 있고. 작년에 일부 영민한 자들이 반일 마케팅 하던거 떠올려보라.

원래 재난 상황에선 물론 약탈과 폭동도 있지만 상부상조의 미덕이 발휘되기도 하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카트리나 때 그랬다는 거 아니냐. 그래서 인류에겐 하여간 희망이 있고 포스트-아포칼립스라는 게 그런 면에서 주는 역설적 위안이라는 게 있지. 이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어쨌든 꾸역꾸역 살아 나가는 구나 뭐 그런 감정… 근데 그것과 별개로, 거기에 하나 더 얹어서 이게 이득이, 그러니까 돈이 된다 라는 맥락이 있다.

진단키트 수출과 바이오 제약업계의 주가 급등 등등은 일전에 여기도 썼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도 비슷한 생각을 갖게 한다. 방역 대책이 외국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전하려고 할 때 방송 진행자가 보인 반응은 “방역 한류라고 하면 어떨까!”였다. 이때 나는 워딩이 좀 그렇지 않나 하고 생각했는데,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한지 순식간에 이런 말이 언론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내게는 이렇게 보였다. 우리는, 팔린다!

진단키트 시장이 블루오션이 되자 대통령이 말했다. 이제는 백신과 치료제다! 정부가 지원을 팍팍 해줘라! 인류를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 맥락은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것으로 비쳤다. 눈치를 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리가 치료제에 들어가는 무슨 물질 생산을 미국 회사로부터 수주했습니다 보도자료 뿌리고… 빌 게이츠가 전화를 했다지만 그가 결국 하는 거는 펀딩이다.

한국형 뉴딜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뉴딜이 뭐냐? 민간 참여시키는 공공개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기업에 보조금 등 혜택을 주면서 노동자 권리의 일반적 보장을 이뤄주는 거였다. 우리도 고용유지 조건 들어가고(물론 확인 안 되는 사각지대가 부지기수겠지만 어쨌든) 그럴듯 한데 내가 주목한 것은 ‘공공개발 프로젝트’의 자리에 뭘 놓느냐 하는 거다(기간산업 대책은 한국형 뉴딜과는 별개인 것처럼 얘길하고 있다).

지금 얘기하는 건 언택트이코노미 등으로 뭔가 되는 거 같은 비대면 경제, 그러니까 디지털 인프라 투자다. 이게 뭐지? 해변에 병을 묻었다가 다시 파내는 거라도 반복하라는 게 아니고 4차산업헥멩 그거를 하겠다는 거다. 고용유발 효과가 얼마나? 저 같은 못 배운 놈도 일할 수 있나요? 적자생존 각자도생의 글로벌자본주의! 한국은 오로지 앞만 볼 뿐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보는 건 국가의 새로운 역할이나 어떤 공동체적 미덕이라기 보다는 속물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긴급재난지원금, 삼성바이오로직스, 코로나19, 한국형 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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