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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너 잘났다

2021년 1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얼마 전에 강대국들의 백신민족주의를 준엄히 꾸짖는 글을 보았다. 좋은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정부가 백신 확보를 못했다는 뭐 그런 책임론을 생각하니 복잡해졌다.

국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백신민족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국 생산분의 코백스퍼실리티 투입을 후순위로 놓은 인도와 우리가 다를 수 있을까?

얼마 전 무슨 방송에 나가 떠드는데, 진행자가 그러는 거였다. 문통이 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주장하더라… 즉, 남 좋은 얘기나 속 편하게 하는 와중에 정작 우리 챙길 것은 바보처럼 못 챙긴 거 아니냐는… 그러니까 백신이 모자라니… 강대국들의 백신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끼리는 자국 우선주의를 주장하고 뭐 그런 건가? 일단 살고 보자!…가 목적인 대의명분의 기만적 활용이다. 이런 행태를 뒷받침하는 에너지들 앞에 나는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었다.

동부구치소… 마찬가지다. 그냥 뭐 추미애라는 악녀를 두들겨 패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떠든다. 오히려 그게 은폐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또 추미애 실드 어쩌구… 제발 좀! 법무부 책임론은 여러 방송에 나가 지난 주 내내 떠들었다. 핵심은 윤석열 징계청구 이딴 게 아니고! 한 번 뚫리면 문제가 될 게 100%인 상태의 시설을, 오직 안 뚫리는 것에만 신경쓰고 실제 뚫릴 경우 어떻게 할 거냐의 대책이 전무했던 것이다.

감옥은 뚫리지만 않는다면, 코로나19라는 특수성에서 예외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것은 왜냐. 죄수들(죄를 안 짓고 억울하게 구속되신 분도 있것지요)이기 때문이다. 죄수들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원래 그렇다는 것이다! 죄수들은 거짓말만 하고! 마스크를 달라고요? 죄수들이 마스크로 뭘 할지 어떻게 압니까!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애초에 감옥에 빽빽하게 넣어 놓고 너 혼 좀 나봐라 하는 것 외에 신경 안 쓰는 우리가 다 문제 아니냐는 그런 얘기였다. 아래는 지난주 수요일에 쓴 글이다.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745.html

일전에 양쪽에서 욕 먹는 의사선생님을 잠시 만나 물어봤다. 왜 이렇게 무증상자 찾아내는 선별검사소에 집착할까요? 또 검사 늘리자며 치료제 같이 쓰자는 의사선생님은 왜 그런 주장 하실까요? 이 선생님 말씀이… 글쎄요 진단키트 회사들 문제도 있고… 주식도 그렇고… 다들 이유가 있겠지요…

시청률에 목숨 건 방송국. 정인이 챌린지… 사람들이 온갖 주제로 글 열심히 쓰고 사진도 열심히 올리는데, 그것은 생의 의지인가? 신문에 실린 어떤 글들을 읽다 보면 결국 나 잘났단 얘기 아니냐 싶다. 그래 너 잘났다 라고 하고 싶은 기분 뿐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동부구치소, 백신, 백신민족주의, 정인이, 코로나19

말을 똑바로 알아먹어라

2020년 12월 31일 by 이상한 모자

아까부터 보는데 안 고친다. 경향신문 인터넷판 마빡의 기사 제목이 <‘비서실장 퇴임’ 노영민 “임기 후반은 ‘하산’이라는 문 대통령 말씀에 동의 안해”>인데 이렇게 써있다.

2년 간의 대통령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노영민 비서실장은 31일 “임기 후반은 ‘하산’이라고 말씀 하신 문 대통령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라고 밝혔다.

노 실장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취임했던 2007년 3월12일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했던 일’을 다시 꺼내면서 “임기 1년의 대통령에 새로 취임한 분을 모신다는 자세로 각자 마음을 다 잡읍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임 비서실장인) 유 실장 또한 이와 같은 마음으로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 삶의 회복, 대한민국 도약이라는 국정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무한 책임의 각오로 헌신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자, 이제 2007년 문재인 비서실장이 뭐라고 말했는지를 찾아보자. 아래는 우리윤총장 상남자설을 인터넷판 마빡에 올린 조선일보의 과거 기사이다.

문 실장은 취임사에서 “참여정부에 하산(下山)은 없다”고 했다. 취임사의 제목이 ‘임기 후반 하산 아닌 정상 향한 마지막 코스’였다. 노 대통령의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권력 누수)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국정의 그립을 세게 쥐겠다는 의지의 표시이다. 문 실장은 또“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라는 말도 했다.

흠… 그럼 오늘 노영민 씨가 실제로 한 발언을 찾아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2007년 3월 12일 참여정부의 비서실장으로 취임하시면서 흔히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합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입니다. 임기 1년에 대통령에 새로 취임한 분을 모신다는 자세로 각자 마음을 다잡읍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 또한 이와 같은 마음으로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 삶의 회복, 대한민국의 도약이라는 국정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무한책임의 각오로 헌신하실 것입니다.

위의 문장 중 올바른 자리에 따옴표를 삽입하시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경향신문, 노영민, 따옴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레임덕은 이미 우리 곁에

2020년 12월 29일 by 이상한 모자

어젠가 그젠가 누가 그러더라. 이게 레임덕 아니냐… 그렇다고 생각했다.

레임덕이라 그러면 보통 두 가지 정도 얘기한다. 첫째, 대통령이 마음 먹고 하려는 게 잘 안 된다. 애초부터 불가능에 도전하려고 한 것이거나 불가항력의 조건이 새롭게 나타났기 때문이 아니다. 되어야 하는 게 안 되는 모습이 공식적으로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우리윤총장 징계 문제가 그렇다. 동부구치소 문제를 두고 사실상 수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법무부 서울시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대본부장인 총리가 사과를 했으면 무슨 가닥이 잡혀야지 계속 이러고 있다.

둘째는 ‘우리 편’들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하고 그게 ‘차기’와 연결이 된다. 김두관 등의 우리윤총장 탄핵론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통령이 이제 됐으니 그만하고 여기서 탈출하자고 그랬으면 말을 들어야 할 것 아닌가? 신문은 들을문이요 이낙연도 대통령 말 듣자는 분위기인데 통제가 안 된다. 이것 때문에 본 손해가 얼마인데… 상관 안 하는 거다.

추장관님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아니 우리 추장관님이 사의를 표명하셨네요! 책임을 지시려나 봅니다! 이랬으면 뭘 어쩌겠다는 얘기가 있어야지 산산조각이 됐다느니 이상한 말만 자꾸 하고… 이제 더 미룰 수도 없고 명예제대를 시킬 명분도 없으니 원포인트로 내보낸다 아니다 그래도 다른 장관하고 같이 발표한다 오늘한다 내일한다 다시 오늘한다 그건 아니고 오늘 내일은 아니다… 이런 얘기만 계속 나오고… 여보세요! 청와대 전화는 받는 거요?

좀 특이한 점이랄까 그런 게 있다면, 이번 정권 레임덕 초입의 풍경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와 엮여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쓴 글 내용이기도 한데, 탄핵론자들은 검찰-사법-언론이 다 기득권이고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해야 한다고 그러고 있다. 문통을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이런 기준으로 보면 문통은 타협론자인가? 문통의 지지자라면, 뭘 위해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윤총장 징계 청구를 강행해 대통령에게 엄청난 법적 정치적 부담을 안긴 추장관님을 조상님 원수처럼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다. 늘 말하지만 오늘날의 지지자라는 사람들은 뭔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지 뭘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주의여~~ 하는 주장은 최근의 유행이어서 안철수도 김종인도 심지어 태극기들도 너나할 것 없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를 외치고 있다. 그것은 거짓말이나 기만이라기 보다는 민주 대 반민주라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반독재 대 독재라는 구도의 여러 버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기가 뭘 하는 건지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막 등장하는데 한겨레라는 신문이 대표적인 것 같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76392.html

이 글은 황당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일파들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란 말을 갖고 계속 시비를 건다. 권력이 자기를 향한 수사를 무력화시킬 수단을 여럿 갖고 있기 마련이니 그걸 돌파해야 한다는 말을 의도적으로 비튼다. 뭐 어쨌든 이건 다음에 또 얘기하고… 재미있는 건 은연 중에 자기들의 세계인식을 실토하고 있다는 건데, 우리윤총장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강렬한 반문감정 때문이라고 하는 대목이다. 바로 그렇다. 그게 어느새 현대 정치의 본질이 됐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글을 쓰는 자들 역시 정확히 반대의 자리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반독재냐, 반’반독재’냐의 손에 땀을 쥐는 싸움! 이제 사람들은 이런 양자택일의 구도에 들어맞는 얘기가 아니면 아예 이해를 하려 들지도 않는 상태가 되었다.

언젠가 이 회사의 기자님을 만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당신네 회사는 정권교체만이 답이 아닌가 하고 말씀드렸다. 이 신문이 정치 이슈를 제대로 다루려면 실제로 군부독재 상태여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단결이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문통이 아니라 그 이후, 정권을 재창출 하실 차기가 걱정이다. 무엇에 대한 반대를 어떤 강도로 하는 것인가? 좀 두렵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두관, 레임덕, 민주 대 반민주, 윤석열, 추미애,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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