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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내일은 늦으리

2023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얼마 전에 한겨레 방송에서 잠깐 얘기했는데, 90년대 김영삼 시절에 ‘내일은 늦으리’라고, 환경보호 캠페인의 일환으로 하던 콘서트 씨리즈가 있다. 내일은 늦으리… 내일은 늦겠지 물론. 그때는 공해고 지금은 기후위기라는 초점이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내일은 늦으리’라는 구호는 30년째 똑같이 얘기하는 거 같아서 씁쓸하다.

얼마 전에 김선생님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였는데, 그런 거였다. 탄소중립 뭐 시계가 몇 분 남았다 이런 얘기 많이 하는데, 그래서 이제 되돌릴 수 없어졌으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는 건가? 이 문제는 오히려 등한시되고 있지 않느냐, 그런거. ‘내일은 늦으리’식으로 얘기하면, 내일은 늦으리 했는데 내일이 됐어. 늦었어 이미. 그럼 어떻게 되는 거냐?

기성의 담론 소비 방식은 늦었으면 망하는 거거든? 근데 그게 그렇게 말하고 말 일이 아니라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분들의 말씀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 있다. 늦었기 때문에 세상이 망하는 게 아니다. 기후위기에 따른 변화를 되돌릴 수 없고 막을 수 없게 된다는 거다. 즉, ‘변화’가 오는 것이다. 그 ‘변화’를 지금 이 상태로 맞이한다면, ‘있는 사람들’은 대개 어떻게든 적응하고 대응하면서 살 수 있다. 희생되는 것은 ‘없는 사람들’이다. ‘변화’를 막는 데에 실패했다면, ‘없는 사람들’이 그 ‘변화’ 속에서 버틸 수 있어야 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논의가 하나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 라는…

기후지체담론이라는 게 있는데, 그 개념을 확장해보면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기후위기 담론의 절반 정도는 오히려 (확장된)기후지체담론의 범주에 포함될 수도 있다. 기후위기를 입버릇처럼 주워섬겼던 우리도 자유롭지 않다. 어느 운동권 고참이 2012년엔가 그랬다. 뭐가 보다 적색으로 보다 녹색으로냐! 난 이제부터 적색만 하겠다… 그런데 보다 적색으로 보다 녹색으로란 구호의 핵심은 적색과 녹색이(물론 각론의 실행에서 충돌하는 일은 있으나) 근본적 차원의 이행 전략에선 본질적으로 분리되지 않게 되었다는 거거든? 그거 한참 얘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 관심이 없었던 거지.

뭐든 관심이 없는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내일은 늦으리’ 이거는 이제와선 반만 관심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세상만사 다 마찬가지다. 아유 말해 뭐하나… 잠이나 자야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후위기, 기후지체담론, 탄소중립

중앙일보의 의사 수 논쟁을 보며 잠시 딴생각

2023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김윤 교수가 중앙일보 칼럼을 썼는데 마무리가 이렇다.

마크 트웨인이 오늘 대한민국에 살고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편견에 사로잡힌 통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5053

이게 뭐냐면, 어제자? 안혜리 씨 칼럼에 대한 반박이라는 뜻이다. 안혜리 씨의 ‘의료사회주의자’ 운운 칼럼 역시 이렇게 끝맺고 있는데, 김윤 교수는 여기다가 ‘편견에 사로잡힌’을 추가한 셈이다.

양측의 공방을 보고 있자니 문득 『마크 트웨인 자서전』에서 마크 트웨인이 영국 작가 벤저민 디즈레일리를 인용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4377

안혜리 씨는 의료 전문가도 아니면서 의료정책 얘기를 종종 쓰는데, 쓸 때마다 구도가 비슷하다. ‘의료사회주의자’인 ‘김용익 사단’들이 뭔가를 왜곡하고 선전선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혜리 씨가 의료계의 이단심판자는 아닐 거고, 그런 역할을 자임하는 의사들 얘기를 듣고 글을 쓴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어떤 의사들은 김윤 교수 같은 분들을 의사로 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한참 난리일 때 모 라디오 진행자에게 김윤 교수 얘기를 했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그 분은 잘 모른대요’ 하더라. 속으로 웃었다.

그게 그럴 수 있어요. 일전에도 쓴 얘기지만, 일선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의료관리학 교수가 잘 모를 수도 있다. 또 바이러스의 특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를 전공한 의료인이 잘 알겠지. 그런데 국가 차원의 의료정책에 대해서라면 일선 현장의 의료인보다 의료관리학 교수가 전문가일 수 있다. 왜냐면 그게 ‘의료관리학(Health Policy and Management)’이 다루는 분야니까! 간단한 거 아니냐? 그러니까 물어보려는 게 뭔지에 따라서 불러야 할 사람이 달라지는 거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국가 수준에서 추진하는 의료정책에 대해 일선 의료인들이 불만을 늘 가지는 상황에서 의료관리학 교수를 마녀사냥 하는 것도 뭐 인간세상에서 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뭐 ‘김용익 사단’이라고 다 맞는 얘기만 하겠는가, 틀린 얘기는 또 틀렸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언론인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는 뭘까? ‘의료사회주의’와 ‘김용익 사단’ 타령만 하는 거는 언론인으로서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뭐 다른 맥락의 신념 판단 계산이 있는 게 아니라면, 언론인이 이런 방식으로 얘기하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또, 그런 생각도 든다. 문정권이 코로나19 한참일때 공공의대 만든다고 그래서 여기저기서 난리쳤던 거 기억하실 거다. 그때도 안혜리 씨는 ‘의료사회주의자’인 ‘김용익 사단’이 좋은 거 나눠먹으려고 그런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지금 하는 거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 그때 내가 진짜 놀랐던 건 나름 전문가이고 합리적이라고 하는 어떤 분이 사석에서 이런 류의 흑색선전에 사실상 동조하더라는 거다. 또 무슨 운동권 자식들에게 특혜를 주려고 코로나19 전쟁통에 이런 정책을 추진하느냐 라며 막 거품을 물더라고.

이 분이 그거거든. 흑서 성향… 그런 거를 생각해보면 음모론자가 되고 이상한 사람이 되고 그런 거는 지성이나 이념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문제라는 거지. 그렇게 하자고 마음을 먹느냐 마느냐… 그냥 그런 거 아니면 설명이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였다. 안혜리 씨도 전적으로 아버지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닐거 아니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윤, 소아과, 의사 수, 중앙일보

조선일보 사설의 행간

2023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주방위군 일병… 황당하지. 믿을 수 없다. 이게 끝이라면 미국도 진짜 웃긴 나라다. 아무튼 유출된 건 진본이고, 위조라는 거는 유출된 이후에 이뤄진 거라는 게 확인됐다고 봐야 한다.

오늘 조선일보 사설 심상찮은데, 한참 쉴드치다가 아 이제 더 이상 안 되겠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하는 기분이 들면 이런 사설을 쓴다. 주옥같은 내용. 한 번 읽어보시라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11일 최근 SNS를 통해 공개된 미 정보기관의 기밀 문서가 2월 28일, 3월 1일 작성된 자료라며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기밀 문서엔 한국 등 우방국에 대한 감청 내용도 들어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 6일 첫 보고를 받았다며 기밀 문서 유출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감청도 사실이란 것으로 여러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같은 날 이를 인정했다.

이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밝힌 것과는 상반된다. 김 차장은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고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고 했다. 양국 국방 장관이 이 문제로 통화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

윤석열 정부는 외교·안보 문제에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남은 것이 무언지 희미해진 상황이고, 한미 정상회담은 걸 그룹 공연 문제로 국가안보실장이 경질되는 사태까지 낳았다. 국가 사이의 관계는 국내 문제처럼 되지 않는다. 의욕만 갖고 앞서가서는 안 된다. 정부의 외교 목표는 제대로 세웠지만 그 고지까지 갈 치밀한 전략도 이를 실행할 전문 인력도 잘 보이지 않는다. 상대국의 선의(善意)만 믿고 아마추어 외교를 하다가 여론 악화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빨리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이 난맥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04/14/RHU2TC7RN5EJBDPMQOJMLYMQWM

근데 제목이 “아마추어식 불안, 미숙한 외교 안보 근본 원인 찾아야”고 결론이 “난맥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인데, 맨날 신문 보는 게 일인 제 기준에선 의미심장한 얘기로 보인다. 이게 근본 원인이 있는 문제인가? 근본 원인은 따지고 보면 대통령 아닌가? 외교비서관이 미국 대통령하고의 통화에서 포탄 지원 약속 덜렁 해버릴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양을 보라. 근데 대통령이 문제라는 얘길 하고 싶은 거면, 실제 그렇게 썼을 거다. 대통령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거 쓰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근본 원인을 찾으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그냥 할 말 없어서 하는 얘길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또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김성한 씨하고 이문희 씨가 충신 아니냐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뭐 반만 맞는 얘기라고 본다. 유출된 대화 내용 잘 보면 ‘우크라이나에 포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 그에 맞춰서 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으므로 안 된다’는 논리다. 뒤집어 말하면 ‘결정’을 하면 ‘가능’하다는 거다. 대통령이 까라면 깔 수 있다는 거지.

근데 포탄을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지금도 유지가 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 폴란드 총리가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걱정하니까 미국이 좀 뭔가 해주세여 이렇게 말을 했다는데, 뒤집어 말하면 한국발 포탄은 공식적으로는 지금도 폴란드 선에서 멈춰있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에 굳이 ‘대여’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빌린 거를 미국이 함부로 우크라이나에다가 때려 박을 수는 없다. 경향신문이 어젠가 이걸 갖고 벌써 직접지원 사실상 하기로 것처럼 사설을 썼던데, 오바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결정’을 안 했기 때문에 김성한 이문희가 우왕좌왕하는 거지, 대통령이 ‘결정’을 했으면 이 분들이 들이받고 반기들었을 분들이 아니다. 그래서 항간에 이 분들 짤린 이유가 혹시 이 문제냐 라는 얘기가 있으나, 나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 나는 여전히 ‘건라인’과의 충돌이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 이 분들 입장에선 절차와 프로토콜이 문제인 거지 정책의 방향 자체가 문제인 거는 아니다.

‘건라인’이라는 걸 잘 생각해봐라. 영부인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세간의 지적대로 제2부속실 만들고 그 틀에 맞춰서 하면 되는데 제2부속실 왜 안 만드냐? 제2부속실 만들면 영부인은 거기에 갇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통령실 곳곳에 건라인들이 침투하듯이 들어가있고 비선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해야 영부인의 관여 가능 범위가 실질적으로 넓어진다. 가끔 정상 외교 현장을 보면 영부인이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놓고 왈가왈부 하고 그러잖아? 영부인이 대통령에게 지시를 한다 그런 거? 근데 그게 아니고, 그게 뭐냐면, 영부인은 지금도 유례없이 적극적인 영부인의 역할을 넘어 대통령의 부족한 정무-홍보 감각을 보충하는 제1참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라인’은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손발이다. 북한으로 치면 힘센 김여정 같은 거? 요샌 좀 죽은 거 같지만.

뒤집어 말하면, 블랙핑크 공연 문제를 단서로 해서 볼 때, 결국 ‘아마추어식 외교’와 ‘미숙한 외교 안보’의 근본 원인은 ‘건라인’이고 그걸 용인하는 대통령 아니냐? 이 얘길 하고 싶은 걸까? 그런 생각을 아침에 했다는 거다. 뭐 두고 보면 알겠지요. 미르재단도 티비조선이 떠들기 시작한 거였다는 걸 잊지 마라. 잊어버리지도 않는 기사 제목이다. ‘팔짱낀채 웃으며 조사 받는 우병우’ …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건라인, 김건희, 김태효, 도청, 미국, 조선일보, 한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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