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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중앙일보

왕세자 저하와 김건희 특검에 대한 오늘 조중동 분위기

2023년 12월 21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결심을 마치고 장관을 그만두신다는데, 분위기는 묘하다.

오늘 조선일보 지면에 왕세자 얘기가 거의 없다. 아직 간을 좀 보는 건가? 대신 조선일보계열이 계속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 수정안 시나리오 얘기를 사설로 썼다. 뭔가 용산-왕세자-여당 집권 세력 전반에 이 솔루션이 100% 설득이 되는 분위기는 아닌 거 같다.

이런 무리한 특검법이지만 시중 여론이 많이 찬성하는 것은 김 여사의 납득할 수 없는 처신 탓이 크다. 대통령 선거 때는 ‘내조만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선거가 끝나자 다르게 처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당한 반발을 살 것이다. 김 여사가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 당당히 털고 가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진실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선거 정략에 이용하는 특검이 돼서는 안 된다. 특검을 여야 합의로 추천하고 수사 개시를 총선이 끝난 직후로 해도 진실을 파헤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금까지 특검을 여야 합의로 추천했다고 파헤칠 문제를 못 파헤친 적이 없다. 민주당도 특검을 선거 정략으로 이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총선 직후 특검 실시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12/21/M2GGNIWXJFBTRHJTS5MERBRJLE/

다만 사설 마지막에 핵심이 있는데, “민주당도 특검을 선거 정략으로 이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총선 직후 특검 실시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라는 거는 “총선 직후 특검 실시에 반대한다면 민주당은 특검을 선거 정략으로 이용할 생각인 게 확실하다”고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근데 민주당은 반대하겠지. 그러니까 ‘선거 정략’이라는 주장이 강화될 거고 그러면 거부권 행사도 명분 생긴다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걸 시사하는 거다. 이게 뭐 그렇게 이상한 얘기냐, 이런 태도일 듯 한데…

중앙일보 보도를 보면 조선일보와 여당 양쪽 중 한 군데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다. 왕세자 발언을 조선일보가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에 대해 “불쾌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정치인 한동훈’의 행보에 모이고 있다. 일부 언론과 여권 일각에선 전날 한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 만들어진 악법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총선 후 김건희 특검’ 수용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여권 핵심부는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과 특검법을 합의하되 총선 이후에 하는 방안이 검토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건희 특검법은 반헌법적 악법이고, 이미 수사해서 혐의를 못 밝힌 사건이고 (특검법 주장은) 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정치공세이기 때문에 당의 입장은 정리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 수용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이날 중앙일보에 “총선 후 특검은 특검 자체를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어제) 드린 말씀에서 더 해석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6394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사설로는 또 왕세자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고 꾸짖고 있다. 제가 좀 격식을 갖춰 말하는 방송에서 늘 말씀드리는 바이다.

한 장관의 발언은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이나 인신공격성 공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다. 하지만 상대의 잘못을 같은 방식으로 되받는 것은 책임 있는 고위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한 장관은 집권당 비상대책위원장에 1순위로 거론되고 있지 않나. 총선 정국에서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집권당 비대위원장의 핵심 책무다. 한 장관이 ‘자신감을 갖고 상대를 깔아뭉개는’ 식의 화법만을 고수한다면 비대위원장으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6452

여기에 그치지 않고 투머치토커 강모 논설우원은 아예 왕세자 책봉 얘기를 지난주로 되돌려서 얘기를 하려고 들고 있다. 한동훈? 난 모르겠는데? 이런 태도지.

국민의힘은 8년 전 문재인의 용단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절실하다. 좌측으로 쏠려 득표력을 잃었던 민주당은 우측에 속한 전략가 김종인을 비대위원장에 앉혀 중도 표를 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반대 방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이념 등 우측으로 쏠렸던 노선을 중도로 돌리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 약자 보듬기에 나서야 한다. 그런 변화를 단기간에 유권자가 체감하게 하려면 민주당이 박근혜의 남자를 데려왔듯이 존재 그 자체로 변화가 입증되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되어야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6448

동아일보는 김건희 특검 수정안 시나리오가 가동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까지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것도 톤이 확실하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문제 조항과 관련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장관은 전날 “국민들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장관은 총선 앞 최대 악재인 ‘김건희 특검법’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한 장관은 특검 이슈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거부권이 불가피하다는 기류이지만 윤 대통령의 부인과 관련된 특검 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대응 방식과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한 장관 등판으로 새 국면이 조성될 경우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대통령실의 기류도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31221/122719657/1

그러니까 이 시나리오는 조선일보계열이 가장 적극적인 셈인데, 그게 용산-한동훈과 삼각패스를 하는 중인 것인지 아니면 가정교사를 자처하며 한동훈 길들이기에 나섰지만 일방적으로 헛물 켜는 중인 것인지는 좀 더 봐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거 같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건희 특검, 동아일보, 보수언론,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동훈

중앙일보도 말리는 한동훈

2023년 11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한겨레 방송(이제 나가는 방송이 몇 개 남지 않아 자꾸 똑같은 방송 얘기를 반복 언급하게 된다)에서 좀 한 얘긴데, 오늘 미디어스 글에 이렇게 썼다.

만일 ‘윤심’이 인요한 혁신위를 통해 희생을 밀어 붙이는 것에 있다고 하면 한동훈 장관의 ‘앞당겨진 정치 행보’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나는 것 역시 포함됐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윤심’과 혁신은 별 관계가 없는 것에 가까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동훈 장관 카드를 앞당겨 쓴 역효과가 커지는 중이다. 동아일보가 지난 21일 <1주일 새 대구 대전 울산… ‘정치 행보’는 장관직 내려놓고 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동훈 장관의 정치 행보를 비판적으로 다룬데 이어, 중앙일보도 28일 <총선 출마할 장관들, 조속히 거취를 결정하라> 제하 사설에서 “사표를 내고 물러나기 전까지는 장관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 못 하겠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비슷한 지적을 내놓은 것이다. 한동훈 장관으로선 속도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일단 링 위에 올라가겠다는 선언이 되는 ‘혁신’에 동참할 수는 없는 것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122

오늘 중앙일보 사설은 이런 내용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울산 HD현대중공업을 찾은 자리에서 “미국 정치인이 공개 석상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흑인 비하 용어로 지칭하면 즉각 영원히 퇴출당할 것”이라며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라고 하는 게 국민이 더 잘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

한 장관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건방진 ×, 어린 ×’이라 부른 데 대해서도 “운동권 경력 하나로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며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했다”고 했다. 또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듯 “고위 공직자가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을 사 먹는 게 탄핵 사유”라고도 했다. 장관의 발언이 혐오성 정치 언어와 뒤섞이면 시시비비를 떠나 소모적 논란을 낳고,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부를 우려가 크다.

(…)

총선 출마설이 파다한 한 장관의 잇따른 현장 방문도 뒷말을 낳고 있다.

(…)

‘현장 의견 청취’란 게 법무부 설명이지만 정치인들의 팬 미팅을 방불케 하는 행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공직선거법 9조) 위반 시비로 번질 우려도 있다.

(…)

한 장관이 26일 고교 동기인 배우 이정재와 서초동 갈빗집에서 저녁 자리를 갖고 주변 시민들에게 사인해준 것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구설을 낳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사표를 내고 물러나기 전까지는 장관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 못 하겠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0563

지난 주 동아일보 사설은 이런 내용이었다.

한 장관은 “국정감사로 미뤘던 통상 업무”라고 하지만 방문 횟수, 방문지, 발언 수위를 볼 때 총선 출마는 물론 전국 단위 선거 참여를 염두에 둔 것처럼 읽힌다. 한 장관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1년 동안 지방 행사에 5번 참석했다. 장소도 지방 검찰청과 교도소 등에 국한됐다. 그러다가 여름이 지나면서 횟수도 늘었고, 대학 조선소 딸기농가 등 민생 현장이 추가됐다. 이런 게 정치인의 일정 아닌가.

한 장관은 대구에서 “대구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한다”고 했다. “6·25 때 적(敵)에게 도시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이겨냈다”는 이유를 댔다. 이렇게 발언하는 국무위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

총선 출마에 뜻이 있는데도 1주일 새 3번이나 지방을 다니며 여론의 관심을 끄는 행보를 하는 건 국정을 앞세운 사전(事前) 정치로 비판받을 수 있다. 정치를 할 거면 본인 말대로 5000만의 상식에 따라 장관직을 내려놓고 해야 한다.

(…)

한 장관의 대구 대전 울산 일정은 국민 세금인 법무부 예산으로 집행된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1121/122290508/1

어제 한겨레 방송에서는 그냥 적당히 얘기했는데(말 길어지면 팬들이 떠나고 구박당하니까), 가령 한동훈씨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미는 얘기 중 하나가 이민정책이다. 법무부 장관이 지금 조선업계도 그렇고 딸기농장도 그렇고 자기가 이민정책을 다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것처럼 행보를 하고 있는데, 주무관청이긴 하지만 지금 그렇진 않고, 다만 이민청을 신설하겠다는 얘기와 맥락을 연결하면 말이 안 되는 행보는 아니다. 원래 법무부는 올해 이민정책에 대한 뭔가 획기적인 얘기를 내놓겠다 그런 태세였는데, 오히려 총선 앞두고 다 흐지부지 되는 분위기 아닌가 싶다.

이민정책에 대해선 할 말 많은데, 단적으로 필리핀 가사노동자 얘기만 떠올려도 이 정권에선 웃기는 얘기라는 걸 직관적으로 알고들 계실 것. 이민청 신설 얘기가 최소한 얘기가 되려면 모범사례를 갖고 얘기해야 된다고 보는데, SBS 취재파일이라는 것을 보다보니 일본 얘기 중에 나름대로 중요한 얘기가 있는 듯 하여 붙여넣어 본다.

외국인이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는 풍경은 한국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외국인 직원을 대하는 자세는 우리와 많이 달랐습니다. 최근 매출이 30% 정도 줄어들 정도로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상황임에도 외국인 고용을 당분간 유지하는 게 회사로서는 중요한 과제라고 했습니다. 반도체 경기가 다시 좋아질 때를 대비해 외국인 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이어가는 게 결국 회사의 경쟁력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

놀라운 건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회사에는 외국인 사내 부부가 세 쌍 있었는데, 육아휴직도 내국인과 똑같이 적용받고 있었습니다. 외국인도 역시 산전 4주, 산후 8주의 출산휴가는 물론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회 보장 제도’에 의무가입하고 ‘일본인과 동일한 노동조건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

사실 취재하는 내내 놀라움과 부끄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위험한 일을 시킨다는 인식이 있는데 일본은 어떤가요?”라는 기자 질문에 대해 사토 이쿠요 후지센기공 경영전략실장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1년만 쓰고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위험한 일을 외국인에게만 시키는 일은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36785

이 취재파일… 일손전쟁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3회가 나와있는데, 2회는 돌봄서비스 노동자와 외국인 교육기관, 3회는 우리로선 이민청격일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초대 청장 인터뷰이다. 윤통이 일빠를 하려면 이런 걸 배우시든지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얘기들이 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38524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38668

그러니까 한동훈씨가 굳이 정치적 드라이브를 거시겠다라고 하면 이런 정도의 인사이트를 갖고 한다면 진지하게 다뤄보겠는데, 굳이 이승만 농지개혁처럼 이민정책을 해야 된다, 6.25 얘기, 박정희-이병철 얘기 이런 거 하다가 더블민주당 욕이나 한 마디씩 하고 이런 걸로 하면 뭘 진지하게 얘기하겠느냐, 저는 이런 얘기를 한 마디 더 얹고 싶은 것이다.

근데 이런 얘기를 어디가서 하겠어. 무슨 말만 하면 길다고 난리인데. 여기서 중얼거리는 걸로 때워야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민정책, 중앙일보, 한동훈

중앙일보의 의사 수 논쟁을 보며 잠시 딴생각

2023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김윤 교수가 중앙일보 칼럼을 썼는데 마무리가 이렇다.

마크 트웨인이 오늘 대한민국에 살고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편견에 사로잡힌 통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5053

이게 뭐냐면, 어제자? 안혜리 씨 칼럼에 대한 반박이라는 뜻이다. 안혜리 씨의 ‘의료사회주의자’ 운운 칼럼 역시 이렇게 끝맺고 있는데, 김윤 교수는 여기다가 ‘편견에 사로잡힌’을 추가한 셈이다.

양측의 공방을 보고 있자니 문득 『마크 트웨인 자서전』에서 마크 트웨인이 영국 작가 벤저민 디즈레일리를 인용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4377

안혜리 씨는 의료 전문가도 아니면서 의료정책 얘기를 종종 쓰는데, 쓸 때마다 구도가 비슷하다. ‘의료사회주의자’인 ‘김용익 사단’들이 뭔가를 왜곡하고 선전선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혜리 씨가 의료계의 이단심판자는 아닐 거고, 그런 역할을 자임하는 의사들 얘기를 듣고 글을 쓴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어떤 의사들은 김윤 교수 같은 분들을 의사로 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한참 난리일 때 모 라디오 진행자에게 김윤 교수 얘기를 했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그 분은 잘 모른대요’ 하더라. 속으로 웃었다.

그게 그럴 수 있어요. 일전에도 쓴 얘기지만, 일선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의료관리학 교수가 잘 모를 수도 있다. 또 바이러스의 특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를 전공한 의료인이 잘 알겠지. 그런데 국가 차원의 의료정책에 대해서라면 일선 현장의 의료인보다 의료관리학 교수가 전문가일 수 있다. 왜냐면 그게 ‘의료관리학(Health Policy and Management)’이 다루는 분야니까! 간단한 거 아니냐? 그러니까 물어보려는 게 뭔지에 따라서 불러야 할 사람이 달라지는 거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국가 수준에서 추진하는 의료정책에 대해 일선 의료인들이 불만을 늘 가지는 상황에서 의료관리학 교수를 마녀사냥 하는 것도 뭐 인간세상에서 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뭐 ‘김용익 사단’이라고 다 맞는 얘기만 하겠는가, 틀린 얘기는 또 틀렸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언론인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는 뭘까? ‘의료사회주의’와 ‘김용익 사단’ 타령만 하는 거는 언론인으로서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뭐 다른 맥락의 신념 판단 계산이 있는 게 아니라면, 언론인이 이런 방식으로 얘기하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또, 그런 생각도 든다. 문정권이 코로나19 한참일때 공공의대 만든다고 그래서 여기저기서 난리쳤던 거 기억하실 거다. 그때도 안혜리 씨는 ‘의료사회주의자’인 ‘김용익 사단’이 좋은 거 나눠먹으려고 그런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지금 하는 거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 그때 내가 진짜 놀랐던 건 나름 전문가이고 합리적이라고 하는 어떤 분이 사석에서 이런 류의 흑색선전에 사실상 동조하더라는 거다. 또 무슨 운동권 자식들에게 특혜를 주려고 코로나19 전쟁통에 이런 정책을 추진하느냐 라며 막 거품을 물더라고.

이 분이 그거거든. 흑서 성향… 그런 거를 생각해보면 음모론자가 되고 이상한 사람이 되고 그런 거는 지성이나 이념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문제라는 거지. 그렇게 하자고 마음을 먹느냐 마느냐… 그냥 그런 거 아니면 설명이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였다. 안혜리 씨도 전적으로 아버지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닐거 아니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윤, 소아과, 의사 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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