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한미정상회담

내 핵무기 어디갔어

2023년 4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내가 용와대 출입이고 질문 기회가 있다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것.

나: 대통령님! 그거 한 번만 더 부탁드립니다!

윤: … 또?

나: 빨리, 빨리요!

윤: 크흠… 흠… 사, 상대방의 선의에 의존하는 평화는 지속될 수 없다아아아

나: 와하하하하하

“한미 동맹은 자유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다. 이익에 따라서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다”, “가치에 기반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동맹이다”

(문건 유출 및 도청 의혹에 대해) “이 사안은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이(동맹)는 자유와 같은 가치 공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

반면 굳이 한국 대통령이 방문한 기간 동안에 재선 도전 메시지를 내며 행복한 표정의 바이든 아니 날리면이는 노골적으로 이익을 말했다.

“우리의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서도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것에서 볼 수 있고, 또한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서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는 데서도 볼 수 있다”, “우리의 동맹은 경제 협력에서 더욱 증강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태양열 또한 반도체, 이 모든 것을 통해 미래를 구축하고 있다”

신뢰가 있으니까 즉 믿으니까 그런 건지 못 믿어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국내 기업들 합작 법인 만들어 갖고 미국에다가 공장을 막 지어준다. 날리면이는 행복하지. 큰 소리 칠 수 있지. 트럼프가 한 게 뭐냐! 우당탕탕 소리만 크게 났지 무슨 이익을 챙겼나! 날 봐라! 한국이 와서 공장도 지어주고 일자리도 창출해주고 그렇다고 중국 러시아랑 타협한 것도 아니고, 이게 바로 워싱턴 경력 50년, 80대의 짬이야! 알겠냐?

크……

확짱억제와 관련해 탈탈 털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복기해본다.

북한: 우린 7차 핵실험도 할 수 있다능!!

용와대: 클났네… 어쩌지?

대통령: 좌식들아 다 수가 있지. 이제부터 우리는 전술핵 재배치를 말할 거다. 그러면 미국이 뭘 안 주고 배기겠어? 안 주면 핵무장 간다니까? 대신에 미국이 뭐라도 좀 해주면 이 혐의는 확실히 빼고 기소는 안 하는 걸로…

용와대: 아~~ 역시 대통령님이십니다~~!

여당: 저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 그 전술핵 전술핵을 갖다가 다시 놔주세요! 아니 어차피 하는거 자체핵무장 갑시다! 핵통령 만세!

국내언론: 어 뭐지? 전술핵 재배치? 진짜 하는 건가? 진심인가? 너무 막 던지는 거 아니냐?

조선일보: 크… 드디어… 때가 왔구나…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 확 밀어 붙여서 핵무기를 기필코 손에 넣는다. 알겠지? 자, 시작한다. 여러분! 북한이 핵 미사일을 쏘면 미국이 보복당할 각오를 하고 북한을 혼내줄 거 같습니까!? 절~~ 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만 두들겨 맞고 끝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답은 핵무장 뿐입니다! 정 그게 안되면 전술핵을 재배치하든 나토식 핵공유를 하든 해야지, 이대로는 안 됩니다!

대통령: 크… 역시 내부총질이나 하는 새끼덜하고는 달러. 야 이 분위기로 우리는 계속 가고, 아예 인터뷰를 하자. 조선일보랑 인터뷰를 해가지고 내가 실력발휘를 해볼테니까 스케줄 빨리 잡어봐. 이 섀끼야 좀 빠릿빠릿하게 응?

대통령: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확장억제라는 거는 믿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니까 앞으로 우리 정부는, 미국이랑 핵자산을 공동기획 공동실행 공동연습을 다 해가지고 응? 핵공유를 하는 거나 진배없는 효과를 낼 거다 이겁니다. 이걸 지금 미국이랑 다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여당: 전술핵! 핵무장! 전술핵! 핵무장! 핵핵핵!

미국 전문가들: 뭐지? 진짜 핵무장을 하고 싶어서 저러는 건가? 확장억제를 왜 못 믿지? 말려야 되지 않나? 저 양반들 말이 잘 안 통하는 거 같은데… 핵무장 조건부 허용 정도는 얘기해야 진정되지 않을까요?

조선일보: 크… 이것봐라 먹히네. 여러분!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습니다! 핵무기가 있어야 합니다! 내 평생 소원이 핵미사일 하나 만져보는 것… 핵이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한미정상회담 국면)

대통령: 자, 이제 바이든 형님이랑 정상회담 해야되는데, 분위기 조성을 좀 해야되겠는데, 플레이 좀 하자고. 어? 야 좌식아 이거 바이든 형님이 준 모자랑 선글라스야. 섁끼가 알지도 못하면서… 언론에다가 응? 바이든 형님이 핵에는 핵으로 보복해준다고 각서 써준다고 그랬다고 흘려.

용와대: 예 알겠습니다!

언론: 단독! 날리면이가 핵에는 핵으로 보복해준다고 각서 써주기로 함! 사상 최초!

미국: 어어어? 그거 아니야

언론: 아니예요?

미국: 야 무슨 함무라비 법전도 아니고 핵에는 핵… 이걸 문서에다가 어떻게 써. 지금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 우리 대장이 말로 조지는 거면 모를까 우리가 핵을 절대로 각서를 써주진 않지.

언론: 그런가?

미국: 그냥 그 협의체 하나 만들고 확장억제를 확짱!억제로 확짱한다 뭐 그런 거지 핵에는 핵이다 이게 어딨어.

언론: 그럼 그 협의체는 나토식 핵공유 같은 거예요?

미국: 아니 그… 요즘 말로 뭐냐, 그 거기서 영감을 받기는 했지… 근데 유럽은 전술핵도 있고 협의체도 상설화돼있고 하지만, 한국에다가 핵을 갖다 놓는 건 아니고… 협의체가 어떤 걸지는 좀 아직 봐야…

언론: 흐음…

(대망의 한미정상회담)

바이든: 앞으로 협의체를 만듭니다. 그게 뭘지는 좀 더 지켜보죠. 글고 확장억제는 확짱억제가 됩니다. 전략자산들이 더 자주 움직이고, 그걸 어떻게 할지에 대해 한국 얘기를 더 많이 들어줍니다.

대통령: 크… 확장억제가 확짱억제가 됐구만… 성공했네… 아니 외교가 이렇게 쉬운데 왜 다들 이걸 못해서 그 고생을 한 거지? 이해가 안 되네… 이렇게 쉬운 걸…

바이든: 대신에 이 정도 해줬으니까 앞으로 핵무장은 얘기 안 하는 거다?

대통령: 아 그거야 뭐… 우리는 그 가치동맹 그걸루다가 가는 거니까…

바이든: 내 주특기가 외교야. 난 계산에 강한 사람이야. 만약에 핵무장 얘기 또 나오면 그때는 죽는 거야. 알지? 그리고 약속한 공장 똑바로 지어. 그리고 전화 걸면 전화 받고. 전화 안 받아도 소용없어. 전화 안 받아도 전화 받은 것처럼 할 수 있으니까 우리는.

대통령: 아이 형님 뭐 그런 걱정을 하고 그러십니까… 저기 그러면 다음에 그 한미일 정상회담으로다가 한 번 보시죠. 자 이제 복잡한 얘긴 그만하고, 건배~~!

용와대: 저 대통령님… 지금 국내 여론이 안 좋습니다.

대통령: 아 또 왜?

용와대: 우리가 얻은 게 너무 없다고 그러는데요.

대통령: 새끼덜이 알지도 못하면서… 넷플릭스는 만났고, 이제 일론 머스크 만나면 다 해결 될 거니까 좀 적당히 대처하면서 버텨보라고. 응? 가짜뉴스나 만드는 새끼덜한테 이렇게 끌려 다닐 거냐?

용와대: 아니 근데 저… 조선일보도 심상찮은데요.

대통령: 하… 왜 또? 그 새끼덜은 그렇게 새가슴이어서 신문을 어떻게 만드는지 원… 왜, 또 총선 얘기해? 그 좌식들은 나한테 검찰파와가 있는 한 민주당은 완전히 내 손 안에 든 생쥐래니깐 믿질 못허구… 거 박범계 얘기하는 거 봐라. 응? 역시 해본 사람이 알어. 눈치 빠르드만? 6월 지나면 다 해결된다고 얘기하고 끊고, 너도 이리와서 한 잔 해!

용와대: 아니 저기 대통령님, 조선일보가 지금 바꿔달라는데요.

대통령: 아놔 이 새끼들… 또 뭘 물어볼라고… 알었어. 줘봐. (전화 받고) 네 아니 저 그 저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그 핵심고위관계잔데요. 네, 뭐 궁금하신게?

조선일보: 핵무기…

대통령: 네?

조선일보: 내 핵무기 어딨어…

대통령: 뭐라구?

조선일보: 내 핵무기 어딨어!!!

대통령: 뭠마 무슨 핵무기

조선일보: 핵무기 사온댔잖아!! 내 핵무기 어디갔어!!!

대통령: 이 쌔끼가 뭐라는 거야

조선일보: 핵무기 핵개발 어디갔냐고!!!!

대통령: 미친새끼가

조선일보
워싱턴 선언, 전술핵 재배치 불가… 나토식 핵공유엔 못미쳐
[尹대통령 국빈 방미] 이번 韓美 합의의 한계

한미가 26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통해 ‘핵우산(확장 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지만 외교가에선 “한국이 핵우산을 강화하는 대신, 자체 핵무장이라는 카드 하나를 버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나토 핵 공유 협의체인 ‘핵기획그룹(NPG)’과 같은 핵우산 상설 협의체를 미국과 신설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앞으로 자체 핵무장을 논의할 명분은 약해졌기 때문이다. 전술핵 재배치도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핵을 억제하는 것은 협정이 아니라 핵으로 맞서는 것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

조선일보
[사설] 한미 핵 협의그룹 창설, ‘韓 핵 족쇄’는 강화됐다

한국민의 불안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조치는 이번에도 없었다. 나토식 핵 공유의 기본은 핵탄두가 나토국 공군 기지에 있다는 것으로, 이번 한미 협의와는 완전히 다르다. 한미 간에 어떤 문서나 약속이 나와도 미국이 워싱턴과 뉴욕이 핵 공격을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서울을 보호해줄 것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은 되지 못한다.

한미 정상의 선언문에서는 이례적으로 한국의 NPT(핵 확산 금지 조약) 회원국의 의무를 강조했다. 한국은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북핵 문제가 심각해지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이 문구를 넣었을 것이다. 미국은 브리핑을 통해 전술핵이나 어떤 형태의 핵무기도 한반도에 복귀시킬 계획이 없다고 했다. 전략 자산의 한반도 주변 영구 배치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핵 협의 그룹 창설을, 한국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 포기와 맞바꾼 모양이 됐다.

(…)

워싱턴 선언을 보면 미국은 북한 핵 무력화보다는 한국 핵개발을 더 우려하는 것 같다.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의 초석으로 이는 앞으로도 바뀔 수 없다. 다만 우리를 지키는 쪽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한미정상회담, 핵무장, 확장억제

옳게 된 주어 논란

2023년 4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옳게 되었다면…

(WP 인터뷰 현장)

대통령: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용와대: (허겁지겁) 대통령님 지금 그 말씀은 … 문제 소지가…

대통령: 어 내가 지금 잘못 말했나? 저기 그러면 다시 얘기할게요.

WP: 됐꾸여 버스 지나갔구여 빠빠

대통령: 아이씨……… 어떡하지?

용와대: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설명하시죠.

대통령: 알었어. (대국민 메시지) 제가 평소처럼 긴장감 없이 말하다 보니 말이 헛나오는 바람에… 일본이 받지도 않을 요구를 계속 하는 것은 피해자에게도 좋지 않고 우리 국익에도 손해라는 말을 하려던 것이었는데 말이 그렇게 됐는데 뭐 하여간 죄송하고 바로잡겠슴다. 제가 심기일전을 해가지고 하여튼 열심히 좀…

정치권/언론: 그게 해명이냐~~ 작작해라~~ 언제까지 불안~~ 뭐 문재인은 잘했냐~~ 언제까지 전정권… (옥신각신 하겠지만 최소한 지금처럼 여당이 웃겨지진 않았을 것)

근데 실제 일어난 일은?

대통령: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용와대: (아이 씨… 어떡하지? 지금 잘못 말씀하셨다 해봐야 네가 뭔데 날 가르치냐 이럴 거고… 아이 씨 미치겠네 또… 어떡하지?)

대통령: (인터뷰 마치고) 야 역시 자유의 나라 미국 언론은 준비가 딱 제대로 돼있구만. 한국 새끼덜은 안 물어 보는 것도 정확하게 물어보더라니까. 가짜뉴스하는 새끼덜하고는 역시 상종을 말어야 되는데…

용와대: 아유 그럼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어차피 얼마 안 남았습니다! 케비에스는 수신료 완전 박탈… 엠비시는 그냥 계속 두들겨 패는 걸로… 총선 전에 싹 정리될 겁니다.

대통령: 그래그래. 하여간 내부총질이나 하던 새끼덜이 다 없어지니까 우리 용와대도 잘 하는구만. 그래 수고하고, 난 버번이나 한병 깔테니까 뭐 문제 생기면 불러.

용와대: 네, 열심히 하겠슴다! … 살펴들어가십쇼! …… 가셨나? 아이 씨… 야 이거 어떡할거야. 아이… 가만… 야 가만있어봐 저거 주어만 딱 빼도 그럴듯 할 거 같은데? 일단 이걸로 어떻게 시간을 벌어볼까? 일단 그렇게 공지를 해봐.

(용와대가 주어 없는 WP 인터뷰 내용 공지하고, 속보 뜨고 대변인 등 전화에 불나기 시작)

여당: 야 이거 또 뭐야? 뭔데? 또?

용와대: (주어 없는 인터뷰 요지를 슥 내민다)

여당: 흠… 가만… 잘 보니까… 이거 일본이 안 받아들인다는 걸로 마사지 가능하겠는데? 좀 우습겠지만 일단 그렇게 가보자고. 여러분~~~ 또 야당이 가짜뉴스를~~~ 어~~ 떻게든 대통령 순방 흠집내기하려고~~ 맥락 딱 봐도 주어가 다른데~~~

WP: 아닌데요. 주어 있는데요. 맞게 보도했는데요.

국내언론: 애초 보도 내용이 맞대잖아! 뭐야 이게?

여당: 아~ 제가 확인을 안 하고 너무 섣불리 주장을 했네요… 주의하겠습니다…

국내언론: 용와대 생각은 뭡니까?

용와대: 아니 여당이 뭐라 그랬는지 저흰 모르고요. 잘 모르겠네요. 일단 주어는 대통령이 맞습니다.

여당: 에에??? ええええ???

동아일보 / [사설]與 “주어 생략, 오역”에 WP 원문 공개… 이건 또 무슨 망신인가

일본의 무성의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비판의 화살을 우리 내부로 돌린 이번 발언을 그저 표현상의 실수로 넘기기는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그 발언이 얼마나 국민감정을 상하게 할지 걱정한 여당이 엉뚱한 해명에 나섰다가 WP 측의 원문 공개로 머쓱해지는 상황까지 연출됐을까 싶다.

(…)

국내 언론은 건너뛰면서 외신 인터뷰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윤 대통령의 협애한 소통 방식도 그렇지만, 한일관계 개선을 압박해온 미국을 향해 일본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주문하기는커녕 국내 갈등만 주목하게 만든 것은 현명하지 못했다. 그간 해외 순방 등 외교 무대에서 각종 실언 논란이 벌어진 데는 매사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며 외교 현장에까지 그런 시각을 투영한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가 있었다. 외교적 언행만큼은 무겁고도 무거워야 한다.

중앙일보 / 신중해야 할 대통령의 외교 언사…취지 오해받는 일 없도록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외교 관련 발언, 특히 민감한 한·일 관계 언급엔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감정도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설득은 충분히 했다”거나 “유럽에선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며 유럽 상황과 한·일 관계를 병렬적으로 비교한 데에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

이번엔 특히 집권 여당의 어설픈 감싸기가 논란을 증폭시킨 측면도 있다.

(…)

지난해 9월 윤 대통령 뉴욕 출장 당시의 비속어 논란이나 미국의 도·감청 의혹처럼 대통령을 감싸려는 여권의 엇박자 해명으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이 또 반복될까 우려스럽다. 미국 방문 기간 중에도 윤 대통령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발언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이번 WP 인터뷰 논란이 좋은 예방주사가 되길 바란다. 야당 역시 대통령의 국익 외교에 흠집만 내려는 지나친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마땅하다.

조선일보 / [사설] 대통령 말실수만 기다리는 野, 불필요한 구설 만드는 대통령

성공한 정상들은 절제된 언어를 이용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해왔다.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무슨 말을 하느냐’보다 ‘국민과 상대 국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문제 소지가 크다. 한국에는 윤 대통령 생각과 같은 사람도 많겠지만 아닌 사람도 그만큼 많다. 특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한국 대통령이 할 표현은 아니다. 민주당이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했다”고 비판한 것은 일리가 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많은 말을 한다. 그만큼 사고 소지도 크다. 이제는 대통령이 말은 줄이고 실천을 할 때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한 번 걸러서 정제되게 했으면 한다.

여당: ……

용와대: ……

여당: …… (물끄러미)

용와대: …… 뭐.

여당: ……

용와대: 뭐 임마, 내가 시켰어?

여당: ……

용와대: 내가 그렇게 떠들고 다니라고 시켰냐고?

여당: …… 에휴……

나도 에휴~~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워싱턴포스트, 윤석열, 일본 무릎, 한미정상회담

조선일보 사설의 행간

2023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주방위군 일병… 황당하지. 믿을 수 없다. 이게 끝이라면 미국도 진짜 웃긴 나라다. 아무튼 유출된 건 진본이고, 위조라는 거는 유출된 이후에 이뤄진 거라는 게 확인됐다고 봐야 한다.

오늘 조선일보 사설 심상찮은데, 한참 쉴드치다가 아 이제 더 이상 안 되겠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하는 기분이 들면 이런 사설을 쓴다. 주옥같은 내용. 한 번 읽어보시라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11일 최근 SNS를 통해 공개된 미 정보기관의 기밀 문서가 2월 28일, 3월 1일 작성된 자료라며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기밀 문서엔 한국 등 우방국에 대한 감청 내용도 들어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 6일 첫 보고를 받았다며 기밀 문서 유출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감청도 사실이란 것으로 여러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같은 날 이를 인정했다.

이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밝힌 것과는 상반된다. 김 차장은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고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고 했다. 양국 국방 장관이 이 문제로 통화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

윤석열 정부는 외교·안보 문제에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남은 것이 무언지 희미해진 상황이고, 한미 정상회담은 걸 그룹 공연 문제로 국가안보실장이 경질되는 사태까지 낳았다. 국가 사이의 관계는 국내 문제처럼 되지 않는다. 의욕만 갖고 앞서가서는 안 된다. 정부의 외교 목표는 제대로 세웠지만 그 고지까지 갈 치밀한 전략도 이를 실행할 전문 인력도 잘 보이지 않는다. 상대국의 선의(善意)만 믿고 아마추어 외교를 하다가 여론 악화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은 빨리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이 난맥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04/14/RHU2TC7RN5EJBDPMQOJMLYMQWM

근데 제목이 “아마추어식 불안, 미숙한 외교 안보 근본 원인 찾아야”고 결론이 “난맥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인데, 맨날 신문 보는 게 일인 제 기준에선 의미심장한 얘기로 보인다. 이게 근본 원인이 있는 문제인가? 근본 원인은 따지고 보면 대통령 아닌가? 외교비서관이 미국 대통령하고의 통화에서 포탄 지원 약속 덜렁 해버릴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양을 보라. 근데 대통령이 문제라는 얘길 하고 싶은 거면, 실제 그렇게 썼을 거다. 대통령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거 쓰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근본 원인을 찾으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그냥 할 말 없어서 하는 얘길까? 그렇다고 보기에는 또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김성한 씨하고 이문희 씨가 충신 아니냐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뭐 반만 맞는 얘기라고 본다. 유출된 대화 내용 잘 보면 ‘우크라이나에 포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 그에 맞춰서 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으므로 안 된다’는 논리다. 뒤집어 말하면 ‘결정’을 하면 ‘가능’하다는 거다. 대통령이 까라면 깔 수 있다는 거지.

근데 포탄을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지금도 유지가 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 폴란드 총리가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걱정하니까 미국이 좀 뭔가 해주세여 이렇게 말을 했다는데, 뒤집어 말하면 한국발 포탄은 공식적으로는 지금도 폴란드 선에서 멈춰있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에 굳이 ‘대여’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빌린 거를 미국이 함부로 우크라이나에다가 때려 박을 수는 없다. 경향신문이 어젠가 이걸 갖고 벌써 직접지원 사실상 하기로 것처럼 사설을 썼던데, 오바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결정’을 안 했기 때문에 김성한 이문희가 우왕좌왕하는 거지, 대통령이 ‘결정’을 했으면 이 분들이 들이받고 반기들었을 분들이 아니다. 그래서 항간에 이 분들 짤린 이유가 혹시 이 문제냐 라는 얘기가 있으나, 나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 나는 여전히 ‘건라인’과의 충돌이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 이 분들 입장에선 절차와 프로토콜이 문제인 거지 정책의 방향 자체가 문제인 거는 아니다.

‘건라인’이라는 걸 잘 생각해봐라. 영부인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세간의 지적대로 제2부속실 만들고 그 틀에 맞춰서 하면 되는데 제2부속실 왜 안 만드냐? 제2부속실 만들면 영부인은 거기에 갇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통령실 곳곳에 건라인들이 침투하듯이 들어가있고 비선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해야 영부인의 관여 가능 범위가 실질적으로 넓어진다. 가끔 정상 외교 현장을 보면 영부인이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놓고 왈가왈부 하고 그러잖아? 영부인이 대통령에게 지시를 한다 그런 거? 근데 그게 아니고, 그게 뭐냐면, 영부인은 지금도 유례없이 적극적인 영부인의 역할을 넘어 대통령의 부족한 정무-홍보 감각을 보충하는 제1참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라인’은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손발이다. 북한으로 치면 힘센 김여정 같은 거? 요샌 좀 죽은 거 같지만.

뒤집어 말하면, 블랙핑크 공연 문제를 단서로 해서 볼 때, 결국 ‘아마추어식 외교’와 ‘미숙한 외교 안보’의 근본 원인은 ‘건라인’이고 그걸 용인하는 대통령 아니냐? 이 얘길 하고 싶은 걸까? 그런 생각을 아침에 했다는 거다. 뭐 두고 보면 알겠지요. 미르재단도 티비조선이 떠들기 시작한 거였다는 걸 잊지 마라. 잊어버리지도 않는 기사 제목이다. ‘팔짱낀채 웃으며 조사 받는 우병우’ …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건라인, 김건희, 김태효, 도청, 미국, 조선일보, 한미정상회담
1 2 다음 »

최근 글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 극우와 보수 구분하기
  • 비난을 위해 남의 노동을 이용하는 사람들

분류

누적 카운터

  • 1,487,058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