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지옥에 경찰을 보낸들

2022년 12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내가 뭐라고 아는척 하고 싶지 않지만 신문이니 뭐니에 개소리가 실린 걸 볼 때마다 열받는 걸 억누를 수가 없다. 법과 원칙,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 대통령의 이딴 소리도 웃기지만, 노동 문제에 전문성 있다는 분들이 떠드는 이상한 소리 하는 것도 견디기가 어렵다.

화물노동자, 건설노동자의 불법행위… 절대 하지 마시라고 얘기한다. 법적으로 책임지우라고도 한다. 공개적으로 여러 번 얘기했다. 그런데 때려잡으면 불법행위가 없어질까? 이전에도 썼지만 이러한 불법행위는 이들이 교섭력을 확보하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 노동의 현실에서 비롯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 정말로 현장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고 싶으면 때려잡는 것에 더해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 구조적 문제란 노조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책임있는 교섭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에 있다. 합법적 지렛대를 만들어 줘야 그걸 붙들고 씨름할 거 아니냐. 그게 없거나 미약하니 불법적 수단에 의존하는 길이 넓어지는 것.

옛날에 건설노조 왔다갔다 할 때 연맹위원장인가 하는 분의 조합원 대상 강연을 듣게 된 일이 있다. 우리 운동권들 그 양반 이름 들을면 바로 국민파… 이 생각부터 하게 되지. 근데 현장의 기준으로 보면 그 양반은 아주 똑똑한 사람으로 이름이 나있다고. 어쨌든 무슨 얘기를 하는데, 자본가들하고 싸우자 이런 얘기 할 줄 알았더니 뽀찌근절부터 시작하더라고. 타워크레인이 안 돌아가면 공사가 안 되는데, 그러다보니 작업을 빨리 하기 위해 현장에서 다이렉트로 타워크레인 노동자한테 얼마씩 찔러 준다… 이거 근절해야 한다… 건설노동자가 건설노동자한테 상납하는 구조라는 건데, 타워기사도 건설노조 소속이란 말야. 노조 입장에선 조합원끼리 갑-을이 되는 이런 구조는 전혀 도움이 안 되지. 이 얘기 들은 게 2006년이거든. 2017년인가에도 내가 이 얘기 나오는 기사를 본 거 같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인데, 건설현장에선 그냥 일상적으로 벌어진다고.

타워기사는 참 욕심쟁이 아니냐, 언론에서 이렇게 쓰거든. 근데 타워크레인 노동자 얘기 들어봐라. 타워크레인 알지? 대개 그 꼭대기까지 사다리 타고 기어 올라간다. 나름대로 안전로프니 뭐니 장구를 갖추지만 사고나기 딱 좋지. 매일 최소 2번씩 목숨 거는 거지. 거기다가 바람 불지? 타워크레인 넘어갔다는 뉴스 종종 보잖아. 그거 넘어가면 그냥 그대로 죽는거거든. 기술적으로 이런 게 유지 불가능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전망이 밝지도 않고. 거기다가 임금은 제때 나오나? 쓰메끼리라고 하는 게 있어요. 건설현장이라는 데는 일을 하면 임금을 두 달 있다가 줘. 그것도 제때 안 나오는 경우가 허다함. 하도급 구조니까 업자가 중간에 들고 튀기도 하지. 그러다보니 비공식임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타워크레인 뽀찌도 그런 종류 중 하나란 말이다. 절대 정당하진 않지만 때려 잡는 걸로는 해결 안 되는 거지.

노동자가 노동자한테 구조적으로 종속되고 서로 갑질하는 이런 구조는 특수고용 등의 형태에서 보다 빈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노동자와 업자의 구분이 흐려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가령 일부 언론에 그런 사례가 보도됐는데, 화물차량을 몇 대씩 소유하면서 차를 소유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영업을 맡기는 거야. 이 분은 노동자냐 자본가냐? 근데 운임을 기준으로 하면 차를 1대 갖고 있든 2대 갖고 있든 이해구조가 일치하거든. 그니까 막 이런 분도 노조에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해요… 현장에서 입김이 더 셀테니 노조 내에서의 지위도 올라가는 거지. 아마 화물도 그럴 건데 담쁘 아저씨들 옛날에 보면 자기들끼리 사장이라고 불러. 박사장 이사장… 노조 지회장을 맡겼더니 회장님이라고 하더라… 정회장님… 지회장은 어흠~ 하면서 어깨에 힘주고… 아무튼 그런 의식구조다 보니까 화물차를 5대 갖고 있는데 무슨 노동자냐 이런 시각보다는 나는 차량 1대 가진 사장이고 저쪽은 5대 가진 사장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것임.

그래서, 항상 우리 운동권들은 강조했어. 제1의 목표는 노동자성 쟁취다, 사장의 굴레를 벗어던지자! 조합원들이 입으로는 머리로는 그러자 해.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급한건 뭐다? 업자고 뭐고 돈이 제일 급한거야. 화물연대는 규모가 큰데 비해 업태가 다양하고 임금노동자로서의 형태는 거의 완전히 해체된 상태인 만큼 옛날부터 보조금이나 운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음. 어떻게 보면 경제주의라고 할 수도 있겠지. 유가보조금, 표준요율제-표준운임제-안전운임제 세트가 다 마찬가지. 노동자성 쟁취? 그게 당장 되는 게 아니잖아요 먹고 살기 힘든데… 이렇게 되는 것임.

그니까 이게 이종격투기도 아니고 뭐냐고. 내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만약에 지옥이라는 게 있다면 말이다. 그건 지옥의 관리자가 개별 죄인들에게 어떤 구체적인 형벌을 영구히 주는 그런 게 아닐 거다… 그저 서로 죽고 죽이고 짓밟는 끝없는 free for all의 상태를 만들고 방치하는 것, 그게 지옥의 참 모습일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내가 본 특수고용이나 그와 별다를 것 없는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지옥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볼 수 있겠지. 이미 지옥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준법이니 하는 말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바다 건너 코포라티즘 국가의 사례를 읊는 것은 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오바하지 말라고? 알겠습니다… 그만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건설노조, 특수고용, 화물연대

노동자다 아니다

2022년 12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뭐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런 일도 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특수고용노동자 문제야 말로 새로운 시대가 맞닥뜨릴 계급적 문제의 최전선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다. 이게 고전적인 스탈린식의 마르크스주의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겠지. 그래서 다들 금속노조와 현대차에만 주목을 하였는데(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표현해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특수고용이나 이런 데는 나 같이 별 배경도 없는 놈들이 가는 데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여러 특수고용 뭐라고 하는 직종 중에 노동자로서의 형식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분야 중 하나가 레미콘믹서트럭이 아닌가 한다. 여기는 사실상 레미콘 생산업체에 소속돼있는 노동자나 다름이 없이 일을 하는데, 고용관계의 형식과 생산수단 소유권에서만 노동자가 사장님으로 둔갑을 한다. 이들이 노조를 결성한 것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후 화물연대 등 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관계당국에서도 별 고민이 없었는지 1999년인가 2000년에 어영부영 노동조합설립신고를 받아주고 말았다. 그래서 결성된 것이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이었다. 2002년에 이들의 투쟁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김미례 감독이 제작하였는데, 이게 바로 <노동자다 아니다>이다. 김미례 감독, 최근에 들어본 일 있지?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아무튼, 이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s://youtu.be/h9GpfSMJbRE

나로서는, 눈에 익은 얼굴들도 있고… 다들 건강하신지… 어쩌다 보니 사장님이 돼버린 노동자들의 당혹감 같은 것들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초창기 싸우는 모습을 보면 민주노총 마크를 건설노조의 것보다 앞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건 담쁘아저씨들도 그랬는데, 큰 조직이 배경에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어했던 것 같다. 아저씨들이 처음부터 그랬것니? 노조라 그러고 싸워야겠다 싶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지… 저 영상에 찍힌 노동자들 상태를 봐라. 공산주의자 같냐? 에휴…

그거 아냐? 유로트럭시뮬레이터라는 게임이 크게 유행하던 때가 있었잖아. 디시인사이드 이런데서 모니터 2개씩 연결해서 과몰입하는 애들 있었거든? 룸미러에 다는 장식품 같은 것도 비슷하게 모니터 앞에 걸어 놓고… 아예 실감나게 한다고 화물연대 조끼까지 구해서 입고 하던 녀석도 있었다. 얘가 공산주의자라서 그런 거냐? 아니잖아. 그냥 이 편에 서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야…

아무튼 내용을 흝어보면 최근에 화물노동자 얘기하고, 노동조건이나 형태에 있어서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노래에 삽입된 주제곡이 귀에 꽂힌다. 제목은 똑같이 <노동자다 아니다>이다. 멜로디를 잘 들어보면 일본 만화 주제곡 같은 데가 있어 오타쿠의 심성을 자극한다. 건설노조 언저리들 노래가 좀 다 그런 느낌이다. 아무튼 가사를 음미해보시길 바란다. ‘탕뛰기’란 한탕에 얼마란 식으로 오고 간 횟수에 따라 운송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시멘트 가득 싣고서 오늘도 떠나는 이 길
언제나 끝이 날까 얼마나 더 돌아야 사람답게 살 수 있나
오고 가는 길 위에 석양은 고달픈 오늘을 알까
어느 새 탕뛰기의 노예가 되어 힘겨운 하루가 덧없이 저무네

레미콘도 돌고 운전대도 돌고 세상은 미친듯이 돌아가는데
이랬다 저랬다 부르는대로 온 몸을 내던지고 구르라 하네

노동자다 아니다 따지지를 마라
우리 앞에 갈림길은 이제는 없다
오늘도 달린다 세상을 바꾼다
투쟁의 시동을 멈추지 마라
노동자의 길을 가련다

20년 전, 20년 전이다. 20년 전에! 똑같은 얘기를 똑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더 말해 뭐하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레미콘, 전국건설운송노조, 특수고용노동자, 화물연대

해임건의와 침대축구

2022년 12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누가 댓글 달은 걸 봤는데 그런 얘기였다. 진보들은 지들 말 안 듣는다고 지랄할 줄만 알지 보다 나은 쪽에 힘을 실어주는 일에는 관심도 없다! 최악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듯 했다. 피꺼솟. 알겠냐? 당장 지난 대선에 거의 울면서 내가 정의당 지지자지만 이재명을 찍었노라 말한 사람이 내 주변에만도 수두룩하다. 이번만 그런 게 아니고 문재인 두 번 연속 찍고 손가락을 어떻게 하고 싶다고 말하고 뭐 그런 사람들 부지기수다. 다시 말하지만 그 사람들 민주당 지지자 아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이 염병을 몇십년째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말할 거면 진보들한테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지, 싫은 소리 요만큼 좀 했다고 남은 백원마저 다 내야 천원이 맞춰질 게 아니냐며 역정 내는 게, 그게 양심을 가진 사람의 짓거린가? 내가 정의당 욕도 맨날 하는 사람이야! 그 당으로는 이제 뭐가 안 된다라고 한 적도 있어. 그러니까, 좀 그냥 누가 욕을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좀 들어 좀… 반박을 할 게 있으면 구체적으로 하든지. 더 나은 쪽에 힘을 실어줘라???? 뭐 어떻게 하라고? 나더러 어떻게 하라고? 방송이든 인터넷이든 무조건 문재인 이재명 만세 만세 윤석열 나쁜놈 살인자 정치보복 내가 죽일거야 김건희 주가조작 검찰공화국 오로지 이런 얘기만 말하고 써야 된다는 건가? 그 심보가 엠비씨 조지는 윤석열 하고 뭐 다르냐?

아무튼. 민주당이 무슨 해임건의라고 하는 걸 보면서 잘 이해가 안됐다. 방송에서도 말하고 글에도 썼다. 해임건의 그래. 이건 박진 때하고는 다르다. 명분있다. 해임건의 할만하다. 유가족들도 원한다. 유가족 심정 돼봐라… 알겠어? 명분있다!!!!!!!!!!!!!!!!!! 명분있다고!!!!!!!!!!!!!!!!! 할 만 하다고. 못 알아들어? 명분이 있다고 했어 분명히. 그런데, 정치라는 게 그냥 명분 있으니까 지금 할게요 ㄳ 이렇게 해갖고 되는 게 아니잖아? 실제 거둘수 있는 효과 이런 걸 같이 고려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 해임건의안 낼 거면 진작 냈어야지 왜 국정조사 합의한 다음에 갑자기 던져가지고 다 하나로 묶어버리냐? 연환계냐? 연환계 같이 됐으면 또 말을 안해. 아니잖아 결국 해임건의는 해임건의대로 무시당하고 예산은 예산대로 진전없고… 국정조사는 또 침대축구로 가고…

사실은 국정조사도 국힘 제끼고 하는 게 편하고, 예산안도 국정조사를 이유로 양보하기보다는 계속 밀땅하는 게 더 좋고, 이상민 이상민 노래부르면서 우리편끼리 할 말 생기는 것도 좋고, 뭐 그런 거 아닌가? 오히려 원하는 그림 아니냐는 거지. 그래 뭐 그럴 수 있어. 근데 그게 좋은 거냐? 좋은 거다라고는 얘기 못해주지. 그래서 글에다 이렇게 쓴 거다.

오늘날의 양당정치는 양당 내의 강경파들에 끌려가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능동적인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룬다. ‘윤핵관 중의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애초에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애초에 해임건의안이 아니라 탄핵소추안을 냈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 조건으로 보면 앞으로 일어날 일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울 걸로 보인다.

최악의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대통령이 해임건의안 불수용 의사를 밝히고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보이콧하며 예산안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지지부진하는 끝에 민주당이 단독으로 수정안을 제출해 의결하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국민의힘이 빠진 상태에서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보다는 성토대회 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다. 정권과 여당은 야당들끼리 일방적으로 진행한 국정조사의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며 폄훼할 것이고 유가족 단체의 요구에 대해선 정파적 프레임을 씌우며 무시로 일관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권의 대응과 유사하게 흘러가는 거다. 권성동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괴상한 주장을 적는 것도 다 이런 결말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한 이런 구도가 정작 양당의 정치공학으로 보면 오히려 윈-윈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정치공학에 포커스를 맞춰 상황을 다시 재구성해보자. 양당이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에 합의한 것은 각자의 정치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기회가 됐다. 그런데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한 합의는 민주당의 협상력을 저하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에서 ‘국정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국회 다수당으로서 예산안 합의를 빨리 이뤄달라’고 주장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에게 있어서 이번에 예산안 관련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잖아도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 등 리스크 때문에 조직적 뿌리를 제대로 내리는 데에 실패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층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도덕적으론 불안할지 몰라도 유능하다는 평가가 작용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취임 100일이 되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평도 나오는 상황이 됐다. 이재명 대표로서는 예산안 협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지역 조직에 나름의 실리를 안겨주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 거다.

이런 조건 하에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은 민주당의 협상력을 다시 복구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잖아도 대통령이 국정조사 합의를 달가워 하지 않는 판국에 국민의힘이 해임건의안을 핑계로 보이콧을 주장할 수 있는 국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제 민주당은 ‘이상민 장관을 지키고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기 위해 예산안도 버릴 수 있는 정부 여당’이라는 방식의 공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국정조사의 실효성’과 연계돼 있다는 예산안 협상의 성격은 중립화(neutralize)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국민의힘은 ‘대선 불복’과 ‘이재명 방탄’ 타령으로 일관하고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반대’를 외치며 서로 대립하는 익숙하고도 쉬운 구도를 서로 반복하면 된다.

정부 여당 입장에선 민주당이 그들이 주장하는 ‘서민감세안’을 단독으로 제출해 처리하더라도 큰 걱정은 없다. 내년 초에 바로 추경안을 제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서로 손가락질 하는 지리한 예산안 협상의 줄다리기 2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다. 올해를 넘기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예산안 협상은 어떻게든 합의가 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결과로 우리 사회는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갈등을 모범적으로 해소할 기회를 잃게 된다.

… 그래서 이 모든 게 이태원 참사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극복하느냐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 상황은 양쪽의 침대축구에 불과한 거다 이 말이다. 이런 얘기하면 또 양비론이라고 지랄하지. 글의 결론은 윤통이 이상민을 잘라야 한다는 거다. 가서 봐라.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724

보고도 똑같은 소리가 나온다면,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라. 온세상이, 모든 결론이 이재명 만세 불러야 직성이 풀리는 그 정신머리라는 게 도대체 뭔지. 피곤하다… 개발자 같은 게 됐어야 했는데… 개발자는 안 피곤하다는 게 아니고, 프로그래밍이라는 건 적어도 뭘 입력하면 뭔 결과가 나오는지 정해져 있잖아.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뭐가 잘못됐는지를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서 고치는 게 가능하잖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정치 현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그게 가능한가요? 아뉘. 윤통이 운동권 초년생 같이 구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운동권 초년생! 그 얘기는 나중에 해봅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상민, 해임건의안
« 이전 1 … 134 135 136 … 347 다음 »

최근 글

  • 엘리트-포퓰리즘과 포퓰리즘-엘리트주의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분류

누적 카운터

  • 1,496,483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