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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다 아니다

2022년 12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뭐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런 일도 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특수고용노동자 문제야 말로 새로운 시대가 맞닥뜨릴 계급적 문제의 최전선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다. 이게 고전적인 스탈린식의 마르크스주의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겠지. 그래서 다들 금속노조와 현대차에만 주목을 하였는데(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표현해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특수고용이나 이런 데는 나 같이 별 배경도 없는 놈들이 가는 데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여러 특수고용 뭐라고 하는 직종 중에 노동자로서의 형식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분야 중 하나가 레미콘믹서트럭이 아닌가 한다. 여기는 사실상 레미콘 생산업체에 소속돼있는 노동자나 다름이 없이 일을 하는데, 고용관계의 형식과 생산수단 소유권에서만 노동자가 사장님으로 둔갑을 한다. 이들이 노조를 결성한 것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후 화물연대 등 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관계당국에서도 별 고민이 없었는지 1999년인가 2000년에 어영부영 노동조합설립신고를 받아주고 말았다. 그래서 결성된 것이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이었다. 2002년에 이들의 투쟁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김미례 감독이 제작하였는데, 이게 바로 <노동자다 아니다>이다. 김미례 감독, 최근에 들어본 일 있지?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아무튼, 이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s://youtu.be/h9GpfSMJbRE

나로서는, 눈에 익은 얼굴들도 있고… 다들 건강하신지… 어쩌다 보니 사장님이 돼버린 노동자들의 당혹감 같은 것들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초창기 싸우는 모습을 보면 민주노총 마크를 건설노조의 것보다 앞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건 담쁘아저씨들도 그랬는데, 큰 조직이 배경에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어했던 것 같다. 아저씨들이 처음부터 그랬것니? 노조라 그러고 싸워야겠다 싶으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지… 저 영상에 찍힌 노동자들 상태를 봐라. 공산주의자 같냐? 에휴…

그거 아냐? 유로트럭시뮬레이터라는 게임이 크게 유행하던 때가 있었잖아. 디시인사이드 이런데서 모니터 2개씩 연결해서 과몰입하는 애들 있었거든? 룸미러에 다는 장식품 같은 것도 비슷하게 모니터 앞에 걸어 놓고… 아예 실감나게 한다고 화물연대 조끼까지 구해서 입고 하던 녀석도 있었다. 얘가 공산주의자라서 그런 거냐? 아니잖아. 그냥 이 편에 서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야…

아무튼 내용을 흝어보면 최근에 화물노동자 얘기하고, 노동조건이나 형태에 있어서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노래에 삽입된 주제곡이 귀에 꽂힌다. 제목은 똑같이 <노동자다 아니다>이다. 멜로디를 잘 들어보면 일본 만화 주제곡 같은 데가 있어 오타쿠의 심성을 자극한다. 건설노조 언저리들 노래가 좀 다 그런 느낌이다. 아무튼 가사를 음미해보시길 바란다. ‘탕뛰기’란 한탕에 얼마란 식으로 오고 간 횟수에 따라 운송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시멘트 가득 싣고서 오늘도 떠나는 이 길
언제나 끝이 날까 얼마나 더 돌아야 사람답게 살 수 있나
오고 가는 길 위에 석양은 고달픈 오늘을 알까
어느 새 탕뛰기의 노예가 되어 힘겨운 하루가 덧없이 저무네

레미콘도 돌고 운전대도 돌고 세상은 미친듯이 돌아가는데
이랬다 저랬다 부르는대로 온 몸을 내던지고 구르라 하네

노동자다 아니다 따지지를 마라
우리 앞에 갈림길은 이제는 없다
오늘도 달린다 세상을 바꾼다
투쟁의 시동을 멈추지 마라
노동자의 길을 가련다

20년 전, 20년 전이다. 20년 전에! 똑같은 얘기를 똑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더 말해 뭐하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레미콘, 전국건설운송노조, 특수고용노동자,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삶에 관심이나 있냐

2022년 12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안전운임제는 거의 끝났다고 본다. 정치적 효과만 생각하지 실제 노동자의 삶에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갖기 때문이다. 지금 예산도 합의를 못하는데, 예산 합의하고 나서 연내에 처리해야 할 소위 쟁점법안이 여러가지일텐데, 거기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이 낄 수 있을까? 끼더라도, 대통령과 정부가 저런 태도인데 여당이 용인할까? 여당이 용인하더라도, 피 맛을 본 맹수가 돼버린 윤통이 거부권 행사 안 하고 그냥 넘어갈까? 장담 못한다. 말일까지 수를 내지 않으면 뭐 그냥 끝나는 거다. 그러면 시멘트와 컨테이너 운송 업종은 직접적인 임금 하락 효과가 바로 발생한다. 하지만? 뭐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지.

안전운임제 효과를 정확히 확인하자고 그러는데, 그럴려면 오히려 일몰 연장과 품목확대를 다 해야 한다. 지금 벌크시멘트랑 컨테이너에만 초점에 맞춰가지고는 대량의 인원을 동원해 실질적 추적조사를 하지 않는 한 효과 확인은 어렵다. 가령 아래의 KBS 기사를 보자.

정부와 화물연대가 이처럼 같은 연구보고서를 보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된 건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내용 자체가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충분치 않은 근거로 양측 모두 각자의 논리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만 인용해 주장 하다 보니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입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도 해당 보고서가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판단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더욱이 일부 데이터에는 조사 방식과 대상이 다른 데이터가 혼재돼 있어 일관된 추이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맥락 설명 없이 단순 수치만 나열돼 있어 각자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점도 문제입니다. 가령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년 상반기 수출입 컨테이너와 국내 시멘트 물동량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가 이후 대폭 늘어난 상황이나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 사고 등 전례 없는 해운물류 대란으로 수출입 컨테이너 시장이 출렁인 계절적 효과 등은 수치만 보고 파악할 수는 없는 내용입니다. 교통사고 발생을 유발하는 요인이 안전운임제 외에도 관련 제도나 도로상태, 날씨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지만, 해당 보고서 내용이 그런 변수까지 반영된 건 아닙니다.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한, 위 그래프에도 나와 있다시피 양측이 내세운 조사 대상 자체가 ‘견인형 화물차’, ‘사업용 특수자동차’, ‘화물차’ 등 제각각입니다. 현재 안전운임제 대상인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차량만 따로 떼어내 조사한 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당 결과들 역시 ‘오차’나 ‘착시’가 생길 수밖에 없어 각 데이터 간 비교를 하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꼭 들어맞는 데이터가 없다 보니 관련 데이터를 통해 ‘추론’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안전운임제를 시행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축적한 데이터로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있다, 없다를 논하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도 그런 한계점이 있다는 점이 분명히 명시돼있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3849

예를 들면 추레라도 다 추레라 나름이다. 추레라에 대해서 아니? 내가 담쁘에 있었을 때는 말이다. 추레라는 공공의 적이었다. 무슨 얘기냐. 덤프트럭은 법적으로 건설기계로 분류된다. 화물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다. 그런데 추레라라는 게, 앞에 끌고가는 차가 있고 뒤에 끌려다니는 차가 있는 거잖아. 그게 각각 별개의 차량이다. 번호판이 각각 나옴. 근데 앞에는 일반적인 트레일러인데 뒤에가 덤프인 경우가 있어요(이거 하려면 앞의 트랙터도 유압펌프를 추가하는 등의 일부 개조를 해야 됨). 덤프트럭이랑 사실상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거지. 근데 그렇다면 가격경쟁력은 어디가 유리하겠어? 유가보조금 받는 덤프-트레일러가 더 많이 깎을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덤프아저씨들은 덤프트레일러를 미워하게 되고 우리도 유가보조금을 달라 이러다가, 안 줄거면 쟤네도 주지 마라고도 하고… 이렇게 되는 것임. 추레라를 쫓아내자는 게 거의 구호이고 요구사항인 현장도 있었음.

여기서 알 수 있는 거. 화물노동자가 평생 한 종류의 차량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앞의 트랙터와 뒤의 트레일러가 어떻게 연결돼있는지에 따라 업종이 다 다를 수 있는 건데 이걸 그냥 나와있는 통계나 이런 것만 가지고 안전운임제가 효과가 있는지를 과연 파악할 수 있느냐는 거. 차라리 넓게 적용하고 장기적으로 보는 게 답이지. 근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지. 이번 기회에 부담스러웠던 거 그냥 치우자… 이렇게 갈 가능성이 높겠지.

화물노동자들이 월 5백씩 벌면서 뭐 그렇게 말이 많냐, 이러는데… 화물노동자가 한 달에 얼마를 버냐,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본다. 예를 들면 또 연합뉴스의 기사를 참고해보자.

https://www.yna.co.kr/view/AKR20221202080500502

이런 저런 항목을 막 얘기하고 있지. 저게 노동자마다 다 달라. 예를 들면 애초에 상당한 자본을 들고 시작하는 노동자라면 차량 할부금 부담이 경감되겠지. 할부금 다 내면 차량은 어차피 자산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감가상각이라는 게 있고, 업종에 따라서는 할부금 다 갚을 때 되면 차량을 바꿔야 되는 경우도 있다. 옛날에 담쁘에 있을때 소위 말하는 앞사발이 24톤 덤프트럭 노동자 중에 그런 아저씨가 있었음. 최대한 적재함이 상하지 않는 업종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또 어느 시기에는 일감이 없기도 하는 등… 결국 다 지나봐야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가 나오는 거지, 월급쟁이처럼 딱딱 월급명세서 찍혀 나오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부분 돈 쓸 때는 자기가 실제보다 더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차 바꾸면서 옵션 같은 거 추가하면서 한 탕 더 뛰면 되지 뭐 하는거) 또 한편으로는 결산하면 어떨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과노동하는 것이기도 함.

그니까 이게 맞냐고. 이런 삶이 맞습니까? 그건 온데간데 없고 뭔 불법 타령만 하고… 뭘 부쉈습니까 어딜 점거를 했습니까 도대체… 그러나~~ 말해봐야 소용없지요. 지지율 40% 고지로 가즈아~~~!!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특수고용노동자, 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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