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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현안

호송선단식 경제와 자유

2023년 1월 3일 by 이상한 모자

윤통이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신년인사회를 개최한 자리에 가서 했다는 말을 보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렇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원래 한 몸입니다. 항공모함이 움직일 때 전투함과 잠수함, 호위함 등이 함께 ‘전단’을 구성해 다니듯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대한민국 전단’으로 세계를 누벼야 합니다.”

뭐 일견 할 수도 있는 말인데, 근데 이런 비슷한 표현을 분명 어디서 봤는데… 일본을 떠올렸다. 일본 경제에 대해 얘기할 때 흔히 쓰는 표현 중에 ‘호송선단식’이란 게 있다. 얼마 전 한겨레 글에도 나오더라.

관치금융은 개발 연대의 산물이다. 돈이 궁했던 당시 정부가 자금을 은행에 직접 배분하고 강력한 인허가·규제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했다. 은행은 자율성을 제약받았지만 대신에 생존과 이윤을 보장받았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경제발전 모델을 상당수 벤치마킹했는데, 이것도 일본을 본뜬 것이었다. 일본에선 ‘호송선단식 금융행정’이라 했다. 전시에 해군의 호위로 상선이나 보급선이 항행 안전을 보장받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관치금융은 개발 초기에는 경제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그 이후에도 관료들이 관성적으로 과도한 개입을 함으로써 금융업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한 원인이 됐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73524.html

여기서는 금융을 주로 얘기했는데, 대장성과 재벌이 주도하는 경제로 대표되는 일본식 시스템을 비판할 때 전반적으로 쓰이는 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일본 경제 왜 망했느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접근할 때 흔히 쓴다. 뭔가 시장원리에 의해 막 자유로운 경쟁을 해야 되는데, 나라가 나서서 기업들을 줄세우고 재벌 대기업과 손잡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도록 하면서 그 수단으로 관치금융을 동원했으니, 단기적으로는 고도성장을 이뤘을지 몰라도 결국 한계가 올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는 식의…

아무튼 그런 비판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자유를 살아 숨쉬게 하겠다는 윤통이 기업을 놓고 새삼 이런 개념의 접근을 한 것은 다소 특이하다… 그런 생각을 했던 거다. 신년사에서도 노사자율이든 뭐든 연공급제는 아주 혼내주겠다고 한 거 아닌가. 장애인도 반드시 1분 내에 지하철에 타고 내려야만 하는 세상… 자유는 어디에?

지난 번에 대통령실 이재명 씨가 불이 났을 때는 함께 달려가서 꺼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렇고, 전 정권에서 검머인 김현종 씨가 다카스기 신사쿠 타령을 한 것도 그렇고, 역시 한국 엘리트는 일본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하였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호송선단식 경영

엘리트가 기득권 저항 운운하는 정치

2023년 1월 2일 by 이상한 모자

윤통이 자꾸 기득권의 저항 얘기를 하네. 자기는 개혁을 하려는데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찮다는 거지. 여기에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까지 곁들여 뒤섞으면 뭐가 되냐? 이것이 바로 극우포퓰리즘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037

가령 지난 대선에서, 어떤 운동권 단체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재명=극우포퓰리즘 / 윤통=자유민주주의 이 도식을 주장하기도 한 것인데, 이제 어떠냐? 내가 그때도 그랬지? 자유민주주의 타령하지만 반공주의로 귀결된다… 내가 그 때도 여기다가 썼다고. 그 운동권 단체 일부 인사가 그런 주장도 했다대… 자유민주주의가 우선 구현돼야 좌파의 전략을 관철시킬 수 있다… 이게 무슨 스탈린주의 단계론의 속류적 변용인가? NLPDR? PDR?

하여간 윤통이 이 분들의 기대를 조금이라도 충족시키려면 적어도 엘리트 정권의 미덕이라도 보여줬어야지. 우리가 이끌테니 제발 따라주십시오라는 설득과 타협과 포용과 절충… 그런 거 있잖아. 근데 그게 아니고 이 쌔끼들 감히 나 윤-개혁의 앞을 가로막아? 혼 좀 나볼래? 이렇게 가면 이게 이제 뭐냐? 하여간…

여기서 우리가 아셔야 되는 거는, 역시 윤통은 극우포퓰리즘이고 더블민주당은 아니다 이런 게 아니고, 전 세계 민주주의가 그러한 길로 가는 어떤 조건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위기적인 어떤 증상이 아니고, 그냥 민주주의가 살아가는 과정일 뿐인 거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위기의 치유나 정상적 상태의 복구가 아니라 조건과 정세에 맞는 전략 전술의 실천이 중요한 것일 따름이지.

그런 점에서 올해 정치개혁 논의는 상당히 걱정되는 바인데, 결국 이것도 무슨 ‘개혁’이잖아. 각자 자기 유리한 거 말하면서 그게 ‘개혁’이라고 우기고, 사람들은 그 얘기 따라가다 지쳐서 널부러지고 그런 거거든. 늘 말하듯 정치개혁이든지 선거법개정이든지 대찬성이다. 대찬성! 그러나 그것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자타칭 진보들이 튼튼해야지 지금처럼 허약하면 될 것도 안 된다는 생각. 이러한 생각의 흐름을 좀 정제된 그러한 태도로 쓴 것이 위의 링크의 글이다 이 말이요.

엊그제 보니 누가 보수언론에 연금개혁 관련 고이즈미 얘기를 갖다 붙이던데, 고이즈미 얘기하면 또 할 말 많거든? 그건 나중에 함 해봅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주의, 정치개혁, 포퓰리즘

노조 회계를 국가가 관리하고 싶다면

2022년 12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오전 내내 추운데 하수구를 뚫는 아저씨들 옆에 가만히 서있었는데 나도 왠지 같이 지쳐버렸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대략 3년마다 이 난리를 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금은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왠지 눈물이 나서 쉬는 중이다. 하루 이틀 청소로는 안 될 것 같다. 청소 도구도 변변치 못해 배달의민족을 불렀다. 부르는 김에 밥도 시켰다. 여기가 유전도 아닌데 하수구에서 기름(섞인 오수)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그 광경을 보고도 밥이 넘어가나? 놀랍게도 그렇다…! 불굴의 노동계급이다.

배달 기다리면서 한 자 적는데, 아침에 노조 회계 공시 이게 왜 웃긴 얘긴지는 이미 떠들었고… 기업 공시는 주주자본주의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니까 시스템화 돼있는 건데 노조 회계 공시는 대체 개념이 뭐냐… 그리고 정부 묘사대로 하면 노조들이 회계 장부나 예결산 관련 자료를 꽁꽁 숨겨두고 때마다 소각이라도 하는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 대의원대회 등에 다 보고 한다… 물론 껍데기만 보고하면 뭐하냐 이런 반론도 할 거 같은데, 그러면 기업은 거래원장을 공개하나? 말장난을 하고 있어…

정 그런 시스템으로 가고 싶으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동조합을 공적조직화 하면 된다. 노조를 국유화? 그건 좀 자주성을 침해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자주성이 침해가 안되려면 공적조직 전반이 노동계급 친화적이고 자주적이어야지. 전사회적으로 공동으로 결정하고 공동으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지. 이것은!? 소비에트!? 참여계획경제?!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에서 이름난 조직가로 이모씨가 있어요. 최근 중공의 비밀경찰서라고 찍혀버린 중국집에서 대규모 회식을 하였다는군. 이들의 정체는 공산주의자인 것이 아닐까? 윤정권은 극우주의-수사전문관료의 외피를 두르고 우측으로 페인트를 주면서 정작 전사회적 좌편향을 달성하려는 비밀임무를 갖고 있는 것인가? 싱하이밍과의 의심스러운 관계… 부정투표… 모든 것이 하나로 꿰어맞춰지는 느낌이다. 자유민주주의…! 그것은 핑계에 불과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노동개혁, 노조 회계 공시, 동방명주, 윤석열, 이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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