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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개혁

한동훈씨의 반정치 드라이브는 예상된 것

2024년 1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예상됐다고 하면 믿으시겠나? 지나고 나서 예상됐다고 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 이러실 것. 근데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고, 연초에 조선일보 김대중 할배가 다 한 얘기다, 이것이다. 이 칼럼을 눈여겨 봐놨다가 오늘 250석 얘기하니까 바로 떠올린 것. 아래 대목을 보시라.

현재로서는 윤 정부와 국힘이 상황을 뒤집을 만한 어떤 획기적인 방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주변은 주변대로 상황에 무반응이고 당은 당대로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무기력해 보일 뿐이다. 오히려 대통령의 잦은 외국 방문과 부인 문제, 인사의 난맥 등 악재(惡材)만 유발하고 있다. 기자의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상황에서 선거에 이긴 정당은 본 기억이 없다.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권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무엇인가 상황을 역전시킬 비장의 무기라도 준비해야 한다. 나는 인요한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 가운데 국민의힘이 승부처로 삼아야 할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공약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것은 혁신안 제2호 안건에서 언급한 국회의 개혁이다. 그 내용은 ①국회의원 숫자의 10% 감축, ②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의 전면 포기, ③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관철, ④현역 의원 등 선출직 평가 후 20% 공천 배제 등이다.

(…)

시중의 여론조사 목록을 보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대목에서 ‘집권 세력 견제’를 내걸고 있다. 웃음이 난다. 지금 이 상황이 집권 세력을 견제할 상황인가, 견제할 것은 괴물화돼있는 야당의 절대다수이지 소수 여당이 아니다. 차라리 이참에 정권을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를 묻는 것이 더 솔직하지 않을까.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12/12/YIDYONBISVFZXMI2IQLK64TTVU/

그러니까 이렇게 가겠다는 것이지. 나 한동훈은 특권 반대 -> 불체포특권 포기 등등 -> 국회의원 정수 축소 -> 민주당은 반대하겠지? -> 민주당은 운동권 특권 세력 -> 그런데 국회 다수 -> 국회 심판…

요런 자기들 딴에는 도움이 될 것 같은 얘기는 수용하는데, 대통령이 제발 사과라도 한 마디 해보라는 주장에는 입꾹닫 하고 있다. 오늘 중앙일보를 보니 신년기자회견은 공식적으로 물 건너 간 것처럼 얘기하고 있더라. 아래의 대목.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15일 전언이다. 그는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론 내렸다”며 “(기자회견을 대체할) 다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

왜 하지 않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답변이 명확하지 않거나 궁색하기 때문일 거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2156

하긴 이제 1월 중순인데 뭔 신년기자회견이냐. 그동안 보수언론은 다음과 같은 수위로 요구를 해왔다. 특검 그냥 수용하세요… 안 되니까 총선 후 특검이라도 수용하세요… 안 되니까 특별감찰관 제2부속실에 뭔가를 더 해주세요… 안 되니까 기자회견에서 사과라도 한 마디 해주세요… 안 되니까 요즘은 그냥 한동훈씨가 하는 거라도 열심히 응원해주자는 분위기.

잘해보시기 바라고.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의원 수 축소, 정치개혁

일본의 정치개혁 논의의 경우

2023년 1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진짜보수 정진석님께서 이렇게 페이스북에 쓰셨다고 한다.

“(일본이) 2인에서 5인까지를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면서 공천권을 갖기 위한 당내 파벌정치가 심화됐다”, “이 폐해를 막기 위해 소선거구제로 돌아갔고, 정당들의 파벌정치가 완화됐다고 평가된다”

1차적으론 틀린 말 아닌데, 디테일이 좀 있어야 한다. 당시 일본인들이 생각한 스토리라는 건 이렇다. 어느 날 뉴스를 보는데,정치인들이 부정한 돈을 받았다고 막 잡혀가는 거야. 심지어 수상을 지낸 인사까지 잡혀갔으니 말 다했지. 정치는 참 썩었군! 이게 록히드 사건이다.

록히드 사건의 주인공은 야미쇼군 다나카 가쿠에이이다. 이 양반은 원래 요시다 시게루의 오른팔은 아니고 왼팔쯤 되는 사토 에이사쿠의 오른팔이었는데, 사토 에이사쿠 말년에 독립을 해서 자기 식구를 꾸려 수상이 된 사람이다. 학력이 중학교에서 끝난 전형적인 언더독 서사를 갖고 있는데, 그래서 현대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든지 많은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양반의 특기랄까 선호했던 정치전략이 ‘일본열도개조론'(책 제목)으로 대표되는 전면적 토건사업과 이를 통한 정경유착으로 형성된 금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거였다. 고도성장시대에 딱 맞는 전략이었기 때문에 다나카파는 강했다!

또 이 시기는 자민당의 태생적 갈등구도(일단 경제부터 키우고 보자는 쪽과 전범이라는 굴레부터 벗자는 쪽의 연합)가 가쿠(가쿠에이의 가쿠)후쿠(후쿠다의 후쿠)전쟁의 형태로 격렬하게 전개되었는데, 당연히 돈으로 사람을 모으는 다나카파가 강할 수밖에 없지. 뒤집어 말하면 다나카파의 금권정치라는 거는 파벌을 유지하는데 있어 비자금을 활용하는 형태였다는 거지. 이러한 사정의 전말이 문예춘추를 통해 공개되고, 다나카 가쿠에이 이후에도 몇 차례의 대형 정치부패스캔들이 화제가 되면서 정치개혁의 주요 의제는 파벌-부패 척결이 돼버린 거다. 그니까 우리도 옛날에 한나라당이 쎘을 때 보면, 뉴스에 친박 친이 나와서 싸우면 피곤하고 성질나잖아? 민생은 안 챙기고 말야. 근데 알고 보니까 이 피곤한 싸움이 가능한 이유는 친박 친이 구조를 부정한 돈으로 유지한 덕분이다… 그러니까 친박 친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없애는 게 정치를 똑바로 만드는 길이다… 이렇게 되는 거지.

그럼 자민당 파벌 구조는 어떻게 유지된 거냐? 여기서 문제라고 등장한 게 중선거구제였음. 비유하자면 친박도 1명 친이도 1명 이렇게 공천을 할 수 있는 조건인 상황에, 이 친박 친이가 다 동네를 쥐락펴락 하는 자본과 관료와 유착한 상태이다… 그니까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파벌 영수한테 잘 보여야 되고, 더 유착해야 되고, 부정한 돈은 더 필요하고… 이게 중선거구제 때문이 아니냐. 그러니까 이걸 바꾸자! 이렇게 해서 비례대표-소선거구제 조합으로의 제도개선이 정치개혁 의제의 알파이자 오메가로서 등장하게 된 것이었다! 이 과제는 우리 윤통도 좋아하는 기득권의 저항 때문에 관철이 안 되다가 정치개혁 원포인트를 의제로 비자민7당이 연립정권을 통해 집권하면서 관철이 되게 된 것이게 되는 것이 된 것이었드아!!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소선거구제 도입이 그러면 정치개혁의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느냐? 아니지. 소선거구제를 도입했더니 이제는 공천을 총재한테 받아야 되는 상황이 된 것 뿐임. 고이즈미의 극장정치까지 맞물리면서 파벌구도는 확실히 약화됐지만 대신에 총재의 권한이 강해지고 이게 나중에는 ‘아베1강’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됐음. 그럼 이제 아베1강이 문제니까 다시 중선거구를 도입하는 게 개혁인거냐?

그리고 파벌의 약화는… ‘자민당을 박살내겠다’는 구호로 집권한 고이즈미가 일부러 파벌을 개박살내는 일련의 제스처를 동원했기 때문인 영향도 크다. 파벌영수를 개무시하고 자기가 각 파벌의 2인자를 직접 포섭해서 키워버린다든지(같은 파벌 출신이었으나 아베 신조도 이들 중 하나였음), 우정민영화 이슈로 금권정치의 동력을 짓밟아 다나카파의 후신들(이 때는 세칭 하시모토파였겠지)을 고사 직전까지 몰아 붙인다든지… 근데 파벌구도가 완전히 해체된적은 없거든. 아베 신조가 아베1강시대인데도 2차집권기에 파벌안배를 했기 때문에, 파벌은 지금도 있지. 아베파 기시다파 아소파 모테기파 니카이파 얘기하잖아. 다만 옛날에 가쿠후쿠전쟁 같은 그런 분위기가 아닐 뿐이지.

그니까 다 지나고 보면… 일본의 경우에 한정해 보면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바꾸거나 말거나 달라진 게 뭐냐는 것임. 뒤집어 말하면, 일본의 문제 그러니까 파벌정치라든지 아베1강이라든지 이런 거는 오히려 선거구제 문제가 핵심이 아닌 것임. 선거구제는 일종의 참주선동에서의 참주처럼 끌려나온 것에 불과했던 거지. 그래서 제가 어떤 제도가 어떤 제도보다 낫다든지, 이런 논쟁만큼(소용이 없다는 게 아님) 정치적 맥락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임. 정치적 맥락 없는 제도 논의는 허깨비 같은 결말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함.

가령 제가 책에 이렇게 썼어요. 연동형무슨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놓고 위성정당을 맨들어서 그걸 개박살내버렸잖아. 그럼 선거법 개정을 염원한 우리 국민들이 위성정당 만든 정당들을 막 심판해야되잖아. 그러든가요? 아니지. 왜지? 정의당이나 우리공화당(제가 균형감있게 하려고 일부러 넣어봤습니다)을 키워줄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임. 내가 이거를, 2019년에 정의당 관계자가 출연한 한겨레 팟캐스트 방송에서도 말씀을 드렸는데, 선거법 개정 타령만 하면 오히려 망한다, 이 말씀을… 에휴 아닙니다 이제와서… 됐고요.

결국 정진석 씨가 유도하는 정치적 맥락은 뭐다? “조건 없이 원상태로 돌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 중대선거구제 갖고 물고 빨고 핥는 걸 한 달 정도는 하리라 봤는데…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선거법 개정, 일본정치, 정치개혁, 중대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 논의에 대한 생각

2023년 1월 4일 by 이상한 모자

자 이 염병할 정치개혁… 화요일날 한겨레 인터넷 방송에서 잘 안 될 거다라고 얘기했다. 다들 아는 얘기지. 되겠냐? 근데 이런 얘기하면 그런 소리 하는 사람들 꼭 있어. 왜 좀 진지하게 해보려는데 발목잡고 지랄이냐… 내가 뭘 언제 발목을 잡아 정신차리시오. 우리가 뭐 언제 되는 얘기만 했냐?? 오히려 안 되는 때 뭐든지 얘기를 해놔야 될 때 뭐가 되는 법이다. 그러니 뭐든 열심히들 하시고.

윤통 언급도 그렇고 중대선거구제 얘기가 유행이 될 조짐인데, 여러 생각이 든다. 일단 우리는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두 가지 맥락 때문이다. 첫째, 과거에 이런 저런 선거개혁을 하자고 할 때마다 물타기로 활용됐다. 둘째, 옆나라에서 하는 걸 보니 오히려 부작용이 많았다.

그런데 비례대표제가 여러 갈래가 있듯(준연동형비례대표제인지 뭔지 이전의 제도도 병립형비례대표제-소선거구제였다), 단순히 중대선거구제라고 하는 게 다 똑같은 제도는 아니다.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도 양당제를 강화하는 것도 다 가능하다.

군소세력의 일원으로 살다보니 내 주변에는 자칭 선거제도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 비하면 나는 각 제도를 비교해서 우위를 찾는 일에는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제도를 서로 비교하는 것 못지않게 정치적 맥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령 지금 너도나도 중대선거구제 얘기를 하는 건 뭔가 이상적인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의 결합이라는 맥락이 지난번 선거법 개정과 위성정당으로 깨졌기 때문 아닌가?

그런데 그 ‘비례대표제를 강화한 소선거구제’라는 맥락은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가? 뭐가 안 되던 시절에 시민사회+진보정당이 한국적 정치현실에서 나름대로 절충/타협을 해가며 상상하고 논쟁하고 토론한 결과였다. 독일식정당명부비례대표제 쟁취를 위해 독일식 맥주집에만 간다는 농담 같은 거… 그니까 결국 코미디로 끝나더라도 공간이 열렸을 때 맥락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지금으로서는 언론에 나오는 소위 박주민안이 괜찮아 보인다. 다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나는 제도 자체를 비교하고 그런 기준을 갖고 깊이 생각하진 않았으니 참고만 하시고… 그럼에도 굳이 이 안이 좋아보인다 라고 말하는 거는… 만약에 선거법마니아들의 의향이 특정 형태의 중대선거구제로 모아지는 맥락이 형성되면, 그때부터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양당의 물타기로 등장하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임. 그럼 이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선거법, 선거제도 개혁,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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