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씨의 반정치 드라이브는 예상된 것
예상됐다고 하면 믿으시겠나? 지나고 나서 예상됐다고 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 이러실 것. 근데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고, 연초에 조선일보 김대중 할배가 다 한 얘기다, 이것이다. 이 칼럼을 눈여겨 봐놨다가 오늘 250석 얘기하니까 바로 떠올린 것. 아래 대목을 보시라.
현재로서는 윤 정부와 국힘이 상황을 뒤집을 만한 어떤 획기적인 방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주변은 주변대로 상황에 무반응이고 당은 당대로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무기력해 보일 뿐이다. 오히려 대통령의 잦은 외국 방문과 부인 문제, 인사의 난맥 등 악재(惡材)만 유발하고 있다. 기자의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상황에서 선거에 이긴 정당은 본 기억이 없다.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권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무엇인가 상황을 역전시킬 비장의 무기라도 준비해야 한다. 나는 인요한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 가운데 국민의힘이 승부처로 삼아야 할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공약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것은 혁신안 제2호 안건에서 언급한 국회의 개혁이다. 그 내용은 ①국회의원 숫자의 10% 감축, ②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의 전면 포기, ③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관철, ④현역 의원 등 선출직 평가 후 20% 공천 배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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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의 여론조사 목록을 보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대목에서 ‘집권 세력 견제’를 내걸고 있다. 웃음이 난다. 지금 이 상황이 집권 세력을 견제할 상황인가, 견제할 것은 괴물화돼있는 야당의 절대다수이지 소수 여당이 아니다. 차라리 이참에 정권을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를 묻는 것이 더 솔직하지 않을까.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12/12/YIDYONBISVFZXMI2IQLK64TTVU/
그러니까 이렇게 가겠다는 것이지. 나 한동훈은 특권 반대 -> 불체포특권 포기 등등 -> 국회의원 정수 축소 -> 민주당은 반대하겠지? -> 민주당은 운동권 특권 세력 -> 그런데 국회 다수 -> 국회 심판…
요런 자기들 딴에는 도움이 될 것 같은 얘기는 수용하는데, 대통령이 제발 사과라도 한 마디 해보라는 주장에는 입꾹닫 하고 있다. 오늘 중앙일보를 보니 신년기자회견은 공식적으로 물 건너 간 것처럼 얘기하고 있더라. 아래의 대목.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15일 전언이다. 그는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결론 내렸다”며 “(기자회견을 대체할) 다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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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지 않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답변이 명확하지 않거나 궁색하기 때문일 거다.
하긴 이제 1월 중순인데 뭔 신년기자회견이냐. 그동안 보수언론은 다음과 같은 수위로 요구를 해왔다. 특검 그냥 수용하세요… 안 되니까 총선 후 특검이라도 수용하세요… 안 되니까 특별감찰관 제2부속실에 뭔가를 더 해주세요… 안 되니까 기자회견에서 사과라도 한 마디 해주세요… 안 되니까 요즘은 그냥 한동훈씨가 하는 거라도 열심히 응원해주자는 분위기.
잘해보시기 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