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전염병
불과 어제 김형오 공천의 기술에 대해서 말했는데… 황교안 김형오 충돌이라곤 하지만 적당히 봉합했다고 봤는데 갑자기 트로이 목마… 대한민국 정치 최고!
아무튼 어제 점심을 큰 식당에서 먹었는데 사람이 없고 텅텅 빈 거였다. 평소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했다. 얼마 전에 동네 냉면집에 갔는데 원래 카운터에 있던 문통 싸인이 없어져 있었다. 작년 말에 송년회 할 때는 식당 사장님이 장사를 접기로 했다고 말한 기억도 난다. 이 정권에서 자영업은 희망이 없다며…
장사를 접을 수나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장사를 접을 방법도 없고 파리 날리는 가게를 유지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재난기본소득을 한들, 당장 그런 사람들에게 전달이 될 수 있을까? 추경을 11조7천억을 잡든 20조를 잡든… 전달경로가 없는데… 세금감면은 어떠냐 하지만 간이과세일 경우는? 정책자금 집행률 10%가 안 된다, 이게 그냥 오버는 아니라고 본다. 일자리안정자금 작년 말에 어떻게 했는지 돌이켜보라.
콜센터 노동자들이 2주 전부터 증상이 있었음에도 검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언젠가 여기에 썼듯 오염에 대한 경각심은 그걸 가질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나 허용되는 것이다. 마스크? 마스크를 살 수는 있겠냐? 기사에도 나오지만 마스크 쓰고 떠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주에 팟캐스트 멤버의 가족이 기저질환자여서 마스크를 쓰고 녹음을 했는데 쉬지 않고 말하니까 30분만에 마스크가 걸레짝이 되더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공영방송사에서 전화왔다. 확진자가 나와서 전원 검사를 받고 있다며, 원하시면 방송을 전화로 하시라… 됐고 직접 가겠다고 했다. 어차피 확진자 발생한 건 옆 건물인데. 확진자는 외주업체 소속의 청소 직원이다. 병은 외주 직원이 걸리고 마스크 강제 착용 요구와 선제적인 어떤 검사 이런 것은 정규직들이 받는다. 뭐 사실관계가 이게 아닐 수도 있는데 대충 하여튼… 대충 살자. 코로나19 건강한 젊은이에겐 별 거 아니라지만 40대 사망자의 예를 보면 과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지금 그런 과로를 누가 하고 있겠나.
이 모든 일들이 평소에는 가려져 있다가 전염병이라는 평등한? 재앙이 닥쳤을 때에냐 드러났다는 게 가장 끔찍한 일이다. 방송도 신문도 염병할 SNS 잡글들도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나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롤 등급 얘기, 음주운전 얘기 이런 걸 갖고 전전긍긍 하는 게 한가하게 느껴진다. 오늘 방송에선 롤 얘기가 결격사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음주 무면허 이런 건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비례연합정당 안 한다는 원칙론도 정치적으로 힘을 받는다는, 그런 얘기를 했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 잔머리도 그걸 쓸 수단이 있는 놈들이나 쓰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