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
늘 그렇듯 조선일보를 감시(?)하다가 웃긴 기사를 봤다. 요즘 저널리즘 뭐라는 프로그램에 신경을 끄고 있었더니 이런 일이 다 있었다.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1/2020022100157.html
손석춘 하차에 대해서는 미디어오늘에도 기사가 실려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363
그리고 이게 방송 내용 전문이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78007
애초에 미디어비평을 ‘쇼’로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뭔지를 돌아봐야 한다. 개별사안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언론 그 자체를 깊이 있게 다루자는 게 왜 재미가 있겠나. 그런 건 보통 재미없다. 시청률이 보장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신문을 안 보는데, 신문 비평을 보겠냐? 그럼에도 굳이 신문 비평을 보려는 사람들은 뭐다? 신문을 무지하게 욕하고 싶은 사람이지. 신문을 욕하고 싶은 이유는 당연히 언론 환경 그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기 보다는 정파성의 발현인 것이다. 미디어비평이 공공성을 제고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이런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려는 게 목적이니(그러니까 ‘쇼’겠지) 장난칠레오 KBS 버전 말고 뭐가 되겠나.
손석춘이라는 분이 여러가지 재밌는 말도 많이 한 사람이지만, 옛날에 신문읽기의 혁명이라고 있어요. 라떼는 말이야 그 책을 보면서 아 신문이란 걸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구나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알기도 하고 그랬다고. 이 양반이 이 프로그램 나와서 전의 정교수처럼 종횡무진 했으면 과연 뭐가 달랐을까? 비슷했겠지 결국. 그래도 이 정도면 자격은 되는 거 아니냐고. 근데 손석춘 같은 사람도 날라가요. 지지층이 난리를 치는 것도 난리를 치는 거지만 회사가 전혀 그걸 방어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 애기가 이렇게 되고 마는 거지. 요샌 비비시나 엔에치케이나 흔들리는 건 다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우리가 갖고 싶은 건 뭐야. 그래도 비비시야 중국 시시티비야?
중국 얘기 좋아들하시잖아. 틀에 박힌 지나친 공포감 조장, 정부 방역 활동 축소 왜곡… 이런 것보다 정권이 중국 눈치를 보느라 방역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식의 논조가 더 큰 문제이고 더 전형적이라고 본다. 근데 뭐 그냥 얄팍한 접근만 하고 있다. 왜 방역이 힘쓰는 정부 뒷다리 잡냐, 옛날에 이명박 박근혜 때는 왜 안 그랬냐, 중국인 혐오하지 말자… 그러면서 자해 자학 한 번 하고… 우리도 조선일보처럼 중국 식문화 얘기한 적 있어요 반성합니다 반성할 줄 아는 멋진 나? 도대체 뭐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과연 언론을 잘 아시는 분들인지가 의문.